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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승기] 메르세데스-벤츠, C220d 페이스리프트

프리미엄 컴팩트 세단의 정석

오토뷰 | 정리 김선웅 기자 startmotor@autoview.co.kr

메르세데스-벤츠 C-클래스가 페이스리프트 모델로 국내 시장을 다시금 공략한다. 아무리 벤츠라고 해도 컴팩트 프리미엄 세단 장르에서는 도전자의 입장이다. 풀사이즈 프리미엄 세단의 기준이 S-클래스라면 컴팩트 세단에서는 BMW 3시리즈가 중심을 잡고 있기 때문이다. 신형 3시리즈가 곧 국내에 출시될 예정이다.

BMW 신형 3 시리즈


메르세데스-벤츠는 C-클래스 페이스리프트 모델로 신형 3시리즈에 대적해야 한다. 그래서일까? 벤츠는 페이스리프트임에도 6500여 개의 부품을 변경할 정도로 많은 변화가 있었다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

하지만 6500여 개의 부품이 쓰인 곳은 눈에 보이지 않는 곳인 것 같다. 외관상 기존과 크게 달라지지 않았다는 것이 이유다. 기존 모델 대비 외관의 변화가 적다는 것은 먼저 C 클래스를 구입한 소비자들이 반길 내용이다. 기존 모델을 구형 모델로 보이지 않도록 해주기 때문이다.



그래도 변화를 찾아보자. 우선 전면부 헤드 램프가 달라졌다. LED 하이퍼포먼스 헤드 램프라는 명칭으로 불리는데, 미래지향적인 이미지를 만드는 역할을 한다. 혼다와 어큐라(ACURA)를 시작으로 헤드 램프 디자인에 LED를 활용해 보석을 연상시키는 모습을 만들고 있는데 벤츠도 이 흐름을 따른다.

참고로 ‘하이퍼포먼스’라는 이름 때문에 상급의 LED라고 생각할 수 있지만 그것은 아니다. LED 하이퍼포먼스 헤드 램프가 기본 사양이며, 옵션으로 멀티빔 LED(MULTIBEAM LED) 헤드 램프가 준비되기 때문이다. 멀티빔 LED는 수십 개의 LED를 사용해 상대방에게 눈부심을 주지 않으면서 넓은 시야를 볼 수 있게 돕는다.

아무리 기본 사양이라지만 역시 벤츠는 벤츠다. 밝기 자체가 충분해 만족감이 높고 조명의 불이 들어오고 꺼지는 모습조차도 우아하게 처리했다. 단순히 라이트가 켜지고 꺼지는 모습에서도 고급스러움을 잘 살렸다는 것이다. 포드의 고급 브랜드인 링컨도 이러한 기능들을 상당히 강조하는 모습인데, 벤츠는 당연하다는 듯, 이런 것들을 크게 내세우지 않는다.

페이스리프트 된 C-클래스는 C 220d 아방가르드 모델부터 판매에 들어간다. 이후 다양한 엔진을 장착한 C-클래스들이 들어올 것이다. 아방가르드 모델의 특징은 커다란 벤츠 엠블럼이 그릴 중앙에 위치한다는 데 있다. 참고로 익스클루시브 모델은 S-클래스와 비슷한 디자인을 갖는다. 그러니까 아방가르드는 조금 더 젊고 스포티한 느낌, 익스클루시브는 보다 우아함을 강조한다고 보면 된다.

이외에 범퍼의 디자인도 소소하게 달라졌다. 하지만 다수의 소비자들이 큰 변화라고 느끼지 않을 것이다.

측면부의 변화로는 17인치 크기의 휠이 눈에 띈다. 큰 휠과 넓은 타이어를 넣지 않았다. 연비와 승차감 개선에 좋은 구성이다. 효율을 중시하는 차량의 성격과 잘 맞아떨어진다.

후면에는 C자를 연상시키는 새로운 리어 램프를 달았다. 기존의 리어 램프 디자인은 각 모델 간 차이를 잘 살려내지 못했다. 뒷모습 만으로 C-클래스인지 E-클래스인지 S-클래스인지 구분하기 어려웠다는 얘기다. 하지만 이제 대놓고 ‘C’라고 써놨으니 확실한 구분이 된다. 범퍼 하단에 머플러가 보이는데, 이는 디자인 요소일 뿐 실제 머플러는 하단에 숨겨져 있다. 최근 벤츠가 애용하는 방식이다.

인테리어의 기본 틀은 변하지 않았다. 하지만 의외로 변화가 두드러진 곳들이 있는데, 스티어링 휠과 센터페시아 모니터의 변경이 여기에 속한다. 스티어링 휠에는 최신 벤츠 모델들이 쓰는 터치 조작 기능이 들어갔다. 손가락 조작 만으로 각 기능들을 제어하는 기능이다. 계기판 디스플레이 패널을 통해 표출되는 그래픽도 최신 사양으로 변경됐다.

센터페시아 모니터는 기존 8.4인치에서 10.25인치로 확대됐다. 화질이 좋아졌고 후방카메라도 깔끔한 영상을 담아낸다. 더불어 난반사도 어느 정도 해소됐다. 여기에서 어느 정도라고 표현한 것은 타사와 비교해 일정 수준의 난반사가 있기 때문이다.

메뉴 구성도 다른 최신 벤츠 모델들과 같아졌다. 당연히 애플 카플레이와 구글 안드로이드 오토를 지원한다. 덕분에 조금 더 편하게 벤츠의 인포테인먼트 시스템을 조작할 수 있게 됐다.

이외에 시동 버튼과 키 디자인도 달라졌다. 최근 추세에 따라 스마트폰 무선 충전 시스템도 갖췄다. 가죽의 질감과 피아노 블랙, 금속 장식의 조화도 훌륭하다. 특히 무광 우드 트림은 따뜻한 느낌을 주면서도 고급스러운 분위기를 전달한다. 그렇다고 올드해(?) 보이지도 않는다.

시트 구성에 변화는 없다. 아직 이 급에서 통풍 기능을 바라는 것이 욕심일까? 그래도 앞좌석 시트 헤드레스트를 전동으로 조절할 수 있도록 했다는 점은 좋다.

뒷좌석 레그룸은 동급의 경쟁 모델 대비 넓은 편에 속한다. 사실 C-클래스가 넓은 것이 아니라 캐딜락 ATS, 렉서스 IS, 재규어 XE, 제네시스 G70 등 경쟁 모델들의 것들이 좁다. 곧 출시될 BMW 신형 3시리즈가 얼마나 넉넉한 뒷좌석 공간 경쟁력을 내세울지가 관건이다.

컴팩트 세단이지만 뒷좌석 시트백 각도도 누워있는 편이라 편하게 기댈 수 있다는 점이 좋다. 대신 헤드룸이 더 넓어지면 좋겠다. 또, 4륜 시스템 대응을 위한 센터 터널이 너무 높게 나왔고 뒷좌석 열선 기능이 없다는 점이 아쉬움으로 꼽힌다.

신형 C-클래스의 실내외를 간단하게 살펴봤으니 이제 본격 테스트에 나서 보자. 우선 새로운 디자인의 시동 버튼을 눌러 엔진을 깨운다.

아마 벤츠에서 말한 6500여 가지 새로운 부품 중 절반 이상이 바로 이 엔진에 사용됐지 않을까 싶다. 완전히 새로운 엔진을 달았다는 얘기다. 국내에서는 E220d를 통해 처음 소개된 엔진인데, 이제 C-클래스에도 탑재되기 시작했다.

지금까지 벤츠의 주력 4기통 디젤엔진은 2.15리터 배기량을 가졌던 OM651 엔진이었다. 2008년 등장했으니 10년이 넘었다. 터보차저를 1개 사용하면 모델명에 ‘220d’로 썼고, 2개를 사용해 성능을 높이면 ‘250d’라는 이름이 붙던 엔진이었다.

그리고 이 엔진이 이제 OM654로 진화했는데, 배기량이 2143cc에서 1950cc로 줄었다. 덕분에 연간 5만 원 내외의 자동차세 절감 혜택이 생겼다. 기존 엔진과 비교해 보면 실린더 직경인 보어는 거의 차이가 없는데 상하단 길이를 뜻하는 스트로크를 줄여 배기량을 축소시켰다. 커넥팅로드 길이도 4mm 가량 짧아졌다.

엔진은 알루미늄으로 만들었다. 여기에 실린더와 실린더 사이의 거리를 94mm에서 90mm로 좁혔다. 폭발력이 큰 디젤 엔진은 실린더가 두꺼워야 깨지지 않고 버티는데, 두께를 줄였다는 것은 기술적인 완성도가 높을 때 가능한 것이다. 작은 숫자로 보이지만 이를 통해 조금 더 컴팩트한 엔진이 된다는 것을 뜻하기도 한다.

알루미늄으로 만들고 배기량도 줄이고 실린더 간격까지 촘촘하게 만든 엔진 무게는 168.4kg 수준이다. 기존 2.15리터 사양이 202.8kg이었으니 엔진에서만 34kg 이상의 경량화를 이룬 것이다.

여기에 나노 슬라이드라는 이름의 실린더 코팅 기법을 넣어 마찰저항을 줄였고, 압축비는 16.2:1에서 15.5:1로 낮췄다. 디젤 엔진의 압축비를 높이면 연비가 향상되지만 질소산화물이 많아진다. 때문에 이에 대한 부담을 줄이고자 압축비를 조금 낮춘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무엇보다 이 엔진의 가장 큰 강점은 배출가스 후처리 시스템에 있다. 최근 디젤 엔진의 배출가스는 배출가스를 재순환시켜주는 EGR을 지나 산화촉매인 DOC를 거친 후 미립자 필터인 DPF를 통과한 이후 최종 관문인 SCR까지 가야 한다. 후처리 장치가 여기저기 덕지덕지 붙어있는 형상이다.

하지만 이번 OM654 디젤은 이것을 한곳에서 이뤄지도록 만들었다. 먼저 배출가스를 바로 재순환 시키는 고압 EGR과 냉각 후 재순환시키는 저압 EGR을 사용한다는 것은 최근 널리 쓰이는 방식이다. 산화 촉매장치를 사용하는 것도 같다. 그다음에 DPF와 SCR이 합쳐지는데, 엔진 바로 옆에 붙을 정도로 크기가 작아졌다. 벤츠에서는 이를 SDPF라고 부른다.

SDPF를 설명하기에 앞서 SCR 도징 시스템(SCR Dosing System)이란 개념을 알아야 한다. SCR 도징 시스템은 고압 요소수 인젝터와 요소수 냉각 장치 등으로 이루어져 있다. SCR은 너무 차가울 때 촉매 역할을 못하고 반대로 너무 뜨거우면 요소수가 증발되는 문제가 있다. 그래서 SCR 탱크는 항상 엔진에서 멀리 떨어진 곳에 위치해 열로부터 영향을 받지 않도록 해야 했다. 또 너무 차가우면 안 되니까 SCR이 이동하는 관에 열선을 넣어 일정한 온도를 유지할 수 있도록 한다.

SCR 도징 시스템은 요소수를 냉각시켜 분사 시킨다. 덕분에 엔진 옆에 있어도 열을 이겨낼 수 있다. 여기에 요소수를 기존보다 4배 높은 20바의 압력으로 강하게 분사시킨다. 그만큼 요소수 입자를 고르게 분포 시킬 수 있다. 이를 무화라고 표현한다. 배출가스와 요소수가 섞인 기체가 DPF에 모이면 질소산화물이 분해되고 미립자가 걸러지면서 한 번에 DPF와 SCR의 역할을 할 수 있다.

엔진에서 나온 배출가스를 다양한 과정으로 처리하지 않고 엔진 쪽에서 자체적으로 해결할 수 있는 기술은 분명 아무나 할 수 있는 것이 아니다. 부피와 무게도 감소한다는 이점까지 있다. 이렇게 벤츠는 다시 한번 디젤 엔진을 발전시켰다.

엔진에 대한 설명은 이 정도에서 마무리하고 주행 자체에 집중해보자. 아무리 최신 기술이 집약됐다고 해도 디젤은 디젤이다. 시동을 걸면 ‘겔겔’거리는 음색과 조금의 진동을 느끼게 한다. 볼보도, 재규어 랜드로버도, 현대 기아차도 저마다 최신 기술을 사용한 새로운 디젤 엔진을 내놨지만 역시나 디젤의 한계를 넘어설 정도까지는 아니다.

C220d는 아이들 정숙성 테스트에서 43.0 dBA을 기록했다. 쉐보레의 1.6 디젤(트랙스, 올란도), 볼보 S60 D3, 르노삼성 QM6 2.0d 등과 동등한 수준의 수치다. 이 정도라면 보편적인 디젤의 정숙성이라고 보면 된다.

정숙성을 표현한 숫자 자체가 조금 높아 보이지만 실제 차량이 주행할 때 전해지는 음색은 확실히 낮아졌다. 같은 소음이라도 화물차와 같은 음색을 전달하는 디젤이 있는가 하면 그래도 승용차에 어울리는 조용한 음색을 전달하는 디젤 엔진들도 있다. 쉐보레의 1.6 디젤이 후자에 속했는데 벤츠의 신형 엔진도 이 그룹에 속한다. 시속 80km로 주행하는 환경에서는 60.5 dBA로 일반적인 수준이다. 단, 프리미엄 모델이라는 점을 생각하면 조금 더 정숙했으면 하는 아쉬움이 남는다. 그래도 체감상 정숙성이 좋은 편이라 상당수 소비자들이 큰 불만을 갖지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사람이 들을 수 있는 주파수와 기기가 읽어내는 종합적인 주파수에서 오는 차이일 수도 있으니까.

일상생활에서 C220d는 부드러움에 초점을 맞춘다. 엔진의 부드러운 회전 질감. 9단 변속기도 변속 충격 없이 유연하게 변속해 나간다. 이 변속기는 에코 모드에서 중립 주행도 지원한다. 더불어 승차감까지 부드럽게 구현되다 보니 차량이 꽤나 고급스럽다는 느낌을 받게 한다.

참고로 9단 변속기의 문제로 지적됐던 변속 충격 문제도 일상 주행 상황에서 나타나지 않았다. 가속을 하거나 감속을 할 때 운전자를 불쾌하게 만드는 충격을 만들지 않는다는 얘기다. 물론 이따금씩 발생하는 경우가 있긴 하다. 주행모드를 스포츠+ 모드로 설정한 후 엔진을 고회전 영역으로 사용하다가 빠르게 감속하는 경우다. 대부분 부드럽게 기어 단수를 내려주지만 이따금 2단에서 1단으로 내릴 때 꽤 강한 충격을 만들어내는 경우가 있었다.

편안한 주행 환경 속에서 신형 C-클래스의 액티브 세이프티 시스템을 살펴보기로 한다. 벤츠는 이번 C-클래스에 탑재되는 카메라와 레이더 시스템의 성능이 향상됐다고 말한다. 덕분에 보다 정교한 안전기술 구현이 가능하다고 한다. 우선 전방 추돌 경고 및 긴급제동, 사각 및 후측방 경고 등의 안전장비가 기본 사양이다.

다만 어댑티브 크루즈 컨트롤인 디스트로닉을 비롯해 차선 중앙을 유지시켜주는 기술은 옵션으로 추가해야 한다. 아무래도 C220d 모델 자체가 입문형의 성격을 갖는 만큼 장비 탑재 부분에서도 제한이 있는 것 같다. 볼보는 최근 출시되는 차량들에 이러한 안전장비들을 기본 탑재하고 있다. 그래도 5520만 원짜리 고급 승용차인데 옵션보다 기본화 됐으면 어땠을까 하는 아쉬움이 남는다.

이 기능만 제외하면 구성적인 만족감이 높은 편이다. 벤츠의 커넥티드카 서비스인 메르세데스 미 커넥트, 텔레매틱스 서비스도 사용할 수 있다. 또한 주차공간을 설정하면 스티어링 휠과 변속기, 가속과 감속까지 자동으로 해주는 자동 주차 시스템에 대한 만족감도 높다.

C220d는 부드러운 감각을 잘 살렸기에 빠르게 달린다는 느낌이 부각되지 않았다. 엔진은 194마력과 40.8kg.m의 토크를 발휘하지만 체감 성능은 이에 미치지 못한다. 정확히 말하면 차량이 굼뜨다는 것이 아니라 안정감이 좋기 때문에 체감이 무디게 느껴진다고 보면 된다.

C220d의 동력 성능을 확인해본다. 정지 상태에서 시속 100km까지의 가속시간을 확인한 결과는 6.98초였다. 제원상 기록이 6.9초였으니 거의 유사한 수준의 결과다. 수차례 테스트를 진행한 결과 대부분 7초대를 기록했다. 매번 6.9초 대가 나온다는 것은 아니라는 얘기다. 참고로 180마력과 43.9kg.m의 토크를 발휘하는 재규어 XE 20d AWD 모델이 9.27초를 기록했으니 C200d의 성능이 상당한 수준이라는 것을 가늠할 수 있을 것이다.

운전자가 느끼는 가속감은 밋밋하지만 속도계 바늘의 움직임이 꽤 빠르다. 또한 어떤 속도 영역에서도 C-클래스는 안정적인 감각을 유지하고 있다. 역시 고속주행 안정성에서는 벤츠가 최고다.

때문에 운전자는 더욱 주의해야 한다. 안정감이 높기에 느리게 달리고 있는 것 같지만 실제 매우 빠른 속도로 달리는 경우도 많기 때문이다. 만약 코너를 앞둔 상태에서 운전자가 속도에 대한 감각을 일부 상실했다면 이는 사고로 이어지게 된다. 아무리 최첨단 안전장비와 차체로 만들어진 차라도 과속에 의한 사고까지 막아줄 수 없다는 점을 기억하자.

주행 환경을 와인딩 로드로 옮겼다. 주행모드를 스포츠+로 바꾸자 엔진 회전수가 770rpm에서 930rpm까지 높아진다. 터보차저에 의한 지연 현상을 최소화하기 위한 것이면서 제대로 달릴 준비가 됐다는 것을 알려주는 효과도 낸다. 버튼을 눌렀는데 차량이 뭔가 변한 것이 느껴진다는 것은 감성을 자극하는 요소가 된다.

와인딩 로드를 달린다. 부드러움에 초점을 맞춘 서스펜션이지만 코너에서 확실하게 차체를 지지한다. 굽은 코너를 반복해서 돌아 나갈 때의 움직임도 깔끔하고 좋다. 너무 신경질적이지 않으며 그렇다고 굼뜨지도 않다. 차분하면서 안정적으로 달려나간다고 보면 된다. 경박하지 않고 우아하게 달릴 수 있는 감각 자체가 인상적이다. 이것이 벤츠의 성격이기도 하다.

스티어링 휠에서 느껴지는 감각도 좋다. 주행모드에 따라 묵직함이 달라지지만 운전자에게 이질감을 전달하지도 않고 자연스러운 모습을 보이려 한다. 전반적인 핸들링도 수준급이다. 날카로운 것은 아닌데, 그렇다고 둔하지 않은, 꽤나 정직한 모습으로 제어된다.

순수한 코너링 성능도 좋은 편이다. 225mm 급 타이어의 성능도 무난했지만 코너링 한계를 파악하기도 쉬웠다. 체감상으로 속도감이 떨어지긴 하나 의외로 빠른 코너링이 가능했다는 점도 부가적인 이점이었다. 앞뒤 동일한 규격의 타이어 덕분에 뉴트럴 한 성향의 스티어 특성을 보인다는 점도 재미있다. 기본 운동 특성은 언더스티어를 기초로 하지만 가속 페달로 리어 휠을 자극하며 달릴 수도 있다는 것도 운전 재미를 키워준다. 재미없을 것 같던 차가 의외의 재미를 주는 모습이다. 참고로 C220d에는 17인치 휠이 쓰였다. 적당한 사이즈다. 요즘은 준중형 세단에도 18인치 급이 남발된다. 심지어 100마력대 차량에 19인치 휠을 쓰는 경우도 있다. 디자인에 도움이 되긴 하나 연비, 가속, 제동, 승차감 등의 종합적 성능을 비롯해 타이어 교체 비용 부담까지 키우게 된다. 소비자들도 너무 큰 규격의 휠 보다 적정 사이즈를 통해 실리를 찾으려 하면 좋겠다.

브레이크 성능도 좋은 편이다. 시속 100km에서 완전히 정지하는데 이동한 거리는 37.72m였다. 주행 테스트를 하며 지속적으로 브레이크를 괴롭혀 봤지만 쉽게 지치는 모습을 보이지 않았다. 초반부터 적당하고 민감하게 작동하는 느낌을 전하면서 중후반 영역에서도 충분히 제 성능을 이어가는 타입이라 만족감이 높다. 다만 우리 팀의 기대만큼의 성능을 내지는 못했다. 충분히 좋은 성능인 것은 사실이나 우리 팀이 기대했던 35~36m 내외의 성능까지 보여주지는 못했기 때문이다. 벤츠였기에 기대감을 키운 것이 원인이긴 하다.

물론 5520만 원의 가격으로 C220d를 구입한 소비자들이 와인딩 로드 주행을 즐길 가능성은 희박하다. 정말 즐기기 원한다면 같은 가격으로 다른 차량을 구입할 테니 말이다. 하지만 C220d는 뚜렷하게 뛰어난 요소 없이 충분히 고급스럽고 안정적인 감각을 내며 잘 달렸다. 또한 긴급한 상황에서 어떠한 조작을 해도 안정적인 모습으로 대처하는 능력을 보였다. 당연한 얘기지만 메르세데스-벤츠는 달리기와 무관할 것 같은 마이바흐 모델조차 뉘르부르크링 서킷에서 테스트를 한다. 늘 해왔기에 별도로 내세우지 않는 것일 뿐.

C220d의 강점을 꼽으라면 단연 연비다. 고속도로에서 시속 100km의 속도로 정속 주행을 해본 결과 C 220d는 24km/L의 효율을 나타났다. 심하게 고저차가 반복되는 구간에서 테스트를 해도 21km/L 이상의 연비를 보여줬다. 시내 주행에서의 경쟁력도 좋은 편이라 하이브리드가 필요할까 싶다.

실제 이 엔진은 유럽 신연비 기준인 WLTP와 실제 도로주행 연비 테스트인 RDE 모두 통과했다. 벤츠가 자신감이 넘쳤나 보다. 여기에 그치지 않고 유럽에서 시행되는 RDE 테스트 후원을 벤츠에서 한다. 다른 회사에서는 꽤나 얄미웠을 것 같은데 그만큼 벤츠는 당당했을 것이다. 물론 소비자들에게 중요한 것은 실제 체감 연비의 우수성이 되겠지만.

C220d는 벤츠의 신형 C-클래스 중에서도 낮은 등급에 해당하는 모델이다. 물론 유럽에서는 이보다 낮은 등급의 모델도 있지만 국내 시장에서는 C220d가 C-클래스의 입문형 모델 역할을 하게 된다. 그럼에도 이 정도의 완성도와 만족감을 전달했다. 가솔린 버전이나 AMG 버전이라면 또 어떤 만족감을 전해줄까?

사실 구성만 놓고 보면 너무 비싸다. 눈에 띄는 기능으로는 자동 주차 정도가 꼽힌다. 반자율 주행 기능은 옵션으로 돌려놨다. 그럼에도 C220d는 운전을 할 때 느끼는 감각으로 소비자들을 매혹시키기 충분하다. 일부 국산차는 부족한 실력을 화려한 장비들로 가리곤 한다. 하지만 벤츠는 그러지 않았다. 타보면 다르니까. 물론 ‘벤츠’라는 브랜드 밸류도 한몫했을 것이다.

자동차에 있어 ‘장비’는 분명 중요하다. 하지만 역시 자동차에 있어서 가장 중요한 것은 ‘기본기’다. 여기에 풍부한 장비들이 추가됐을 때 만족감은 더 커진다. 벤츠는 C220d라는 기본기 좋은 모델로 차량의 우수성을 강조했다. 향후 출시될 상급 모델들은 더 많은 장비와 더욱 강력한 성능 등으로 소비자들의 이목을 집중시킬 것이다.

C-클래스라는 이름을 사용하기 이전인 190 시절만 해도 BMW 3시리즈를 따라가기 바빴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이제 C-클래스는 자신만의 목소리와 자신만의 색을 강조하고 있다. 3시리즈가 ‘스포츠’라면 C-클래스는 ‘고급스러움’으로 귀결된다. 이에 소비자층도 다르게 나뉘는 모습이다.

지금의 C-클래스는 자신들이 가장 잘 하는 것이 무엇인지 알고 있고, 그 중심을 잃지 않고 발전시켜 나가고 있다. 충분히 많은 소비자들에게 사랑받을만한 차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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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체의견 3개가 있습니다. 전체의견 보기
  • 호연 (liuscore)

    역시 자기가 잘하는걸 해야 성공하죠. 이것이 벤츠의 색이고 씨클라스의 색

    2019-03-14 오후 03:49 의견에 댓글달기
  • kki0427 (kki0427)

    신형 엔진과 후처리설비의 기술적인 설명까지 이해하기 쉽게 풀어낸 좋은 기사네요! 그런데 본문에 RPM 단위가 천단위로 표기되야 하는것 아닌지 궁금하네요

    2019-03-14 오후 01:47 의견에 댓글달기
  • 리릿 (y3636)

    헉... 숄더 부분 너무 많이 씹혔네요. 오토뷰에서 테스트하면서 씹은건지, 아니면 기존 타사에서 공기압 부족 상태에서 씹어 놓은건지.. 궁금합니다. 사실 규정 공기압 상태에서 저렇게 씹혔으면.. 사이드월 접힐때 순간순간 접지력이 상당히 하락할텐데... 너무 언더스펙 타이어가 들어간게 아닐까 싶네요. 요샌 윈터타이어도 저렇게 안씹힐텐데;;;

    2019-03-12 오후 07:47 의견에 댓글달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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