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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승기] 현대, 팰리세이드 3.8 HTRAC

현대차의 욕심을 담은 대형 SUV

오토뷰 | 정리 김선웅 기자 startmotor@autoview.co.kr

현대자동차가 팰리세이드를 내놨다. 국내 시장에서는 대형 SUV로 분류되며 쌍용 G4 렉스턴, 기아 모하비와 경쟁한다. 수입차까지 범위를 넓히면 포드 익스플로러, 혼다 파일럿, 닛산 패스파인더와도 비교된다. 출시 전부터 소비자들의 반응이 뜨거웠다. 현대차는 사전 계약 실시 후 8일 만에 2만 506대가 계약됐다고 밝혔는데, 역대 사전계약 신기록을 갖고 있는 그랜저가 8일에 2만 5천여 대 수준으로 계약됐으니 팰리세이드의 인기가 어느 정도인지 실감하게 해준다.

팰리세이드의 예상외 인기에 이를 생산하는 울산 공장에서 수요를 감당하지 못하는 상황까지 벌어진다고 한다. 울산 공장은 포터와 스타렉스 등 판매량이 높은 차량들을 생산하는 주요 공장이다. 이에 현대차는 스타렉스의 생산량을 줄이더라도 팰리세이드의 생산량을 맞추겠다는 의견을 냈다.

이처럼 팰리세이드의 인기는 대단하다. 하지만 뭔가 이상하다. 팰리세이드는 현대차의 대형 SUV 다. 일반적으로 SUV의 인기는 투싼과 같은 컴팩트 SUV급이 가장 높고, 다음이 싼타페와 같은 중형 SUV로 이어진다. 이후 대가족이나 특정 환경을 위해 대형 SUV를 바라보는 소비자들이 다음 순서를 채운다.

결론적으로 대단한 인기를 누리고 있음에는 분명하다. 그렇다면 셋 중 하나다. 정말 엄청난 차이거나 소비자들의 가려운 곳을 정확하게 긁어주는 차, 또는 현대차가 보유한 자본의 힘에 의해 과대 포장된 차라는 것. 과연 팰리세이드는 어떤 차일까?

답을 찾기에 앞서 팰리세이드에 대해 알아보자. 우선 눈에 보이는 디자인, 쉽게는 존재감이 상당하다. 솔직히 이상하다 느껴지기도 한다. 프랑스의 푸조와 시트로엥이 독특한 디자인을 앞세워 전위적인 디자인, 다시 말해 아방가르드(Avant-garde) 하다고 말하는데, 팰리세이드도 아주 전위적인 모습을 갖는다.

여기서 한가지 배경을 알아두면 좋다. 현재의 자동차 산업은 디자이너들에게 정말 힘든 시기다. 날로 높아지는 안전 규제, 더더욱 허리를 조여오는 배출가스 인증, 이것저것 더해지는 첨단 장비들… 안전성을 기초로 효율을 높이기 위해 공기역학적인 디자인을 갖춰야 하며, 여기저기 추가되는 센서들까지 달면서도 브랜드 이미지를 각인시켜야 한다. 더불어 타사와 차별화된 부분까지 갖춰야 한다.

한마디로 “네가 하고 싶은 디자인 모두 안돼. 규제는 다 맞춰야 해. 하지만 우리 회사만의 디자인을 만들어”. 이것이 현 세대 자동차 디자이너들이 해야 할 일이다. 이에 폭스바겐은 “앞으로 이런 흐름이 보편화되면 모든 자동차 회사의 디자인들이 거기에서 거기일 것”이라고 불만을 드러내기도 했다.

토요타 캠리


이럴 때 토요타가 한가지 묘안을 짜낸다. ‘멋있지 못할 거라면 차라리 튀자’는 작전이다. 그것이 바로 최근 토요타가 앞세우는 ‘킨-룩(Keen-Look)’ 디자인이다. 얼마나 튀는 디자인이면 약 180m 거리에서도 토요타 모델임을 알아볼 정도라고 한다. 실제도 그렇다. 그냥 딱 봐도 튀는 디자인이며, 멀리서 봐도 토요타 차라는 것을 알게 해준다. 프리우스도 효율성을 떠나 정말 못생기긴 했다.

벤틀리 컨티넨탈 GT


벤틀리는 가장 먼저 이런 작전을 써왔다. 처음 등장할 당시 정말 이상한 모습이다. 하지만 이제 벤틀리만의 디자인이 많은 소비자들에게 각인돼 있다. 이것은 성공을 의미한다. 그리고 벤틀리의 모습은 곧 비싼 차라는 공식으로 이어졌다.

푸조와 시트로엥? 어쩌면 이들이 아방가르드 디자인의 원조일지도 모른다.

현대차도 이런 부분을 노렸다. 국내 시장에서나 현대차의 점유율이 35%를 전후하지 전 세계 시장에서는 이렇다 하고 힘을 쓰지 못한다. 가장 큰 문제는 브랜드 이미지의 한계다. 그렇다면 어떻게 해야 할까? 토요타도 저렇게 튀고 싶어서 열심히다. 그보다도 인지도가 떨어지는 현대차는 그야말로 발악이라도 해야 한다. 그런 상황에서 나온 것이 팰리세이드와 제네시스 G90이다.

디자인이 예쁘고 이상하고를 떠나 소비자들에게 각인시키기 좋은 모습이다. 일단 눈에 띄어야 관심을 갖는다. 그렇게 한 번 타보기라도 해야 좋은 차인지, 나쁜 차인지 알 수 있다. 국내 시장에서는 어떻게 든 팔 수 있다. 언론을 중심으로 다수의 여론이 그들의 자본 앞에 힘을 보탠다. 하지만 세계 시장은 다르다. 악플보다 무플이 무섭다는 것을 현대차도 알고 있다는 얘기다.

이렇게 설명했지만 정작 디자인이 쉽게 받아들여지지는 않는다.



우선 앞부분부터 살펴보자. 2등분으로 나뉜 헤드 램프 디자인이 독특하다. 옆으로 누운 ‘U’자 형태의 주간 주행등도 새로운 시도다. 독특한 형태의 대형 캐스캐이딩 그릴의 면적도 한층 키웠다. 뭔가 이상하지만 확실히 튄다.

참고로 북미형 모델은 U자형 램프가 끊어져 있고 내수용은 끊어진 부분에 램프를 추가해 이어진 모습이다. 주간 주행등이 헤드램프로부터 6cm 이상 떨어져 있으면 안 된다는 국내 법규에 따라 추가된 것이다.



측면부는 크고 넓고 길다. 대형 SUV는 차가 길고 넓어 측면부가 밋밋하게 느껴질 때가 많다. 하지만 팰리세이드는 입체적이다. 헤드램프부터 리어램프까지 이어지는 캐릭터 라인이 차체를 길어 보이게 하고 로커 패널을 입체적으로 꾸며 다부진 모습이 되도록 했다.

여기에 20인치 크기의 휠이 하체를 탄탄하게 지지하는 느낌을 준다. 참고로 이 휠은 옵션 사양이며 하위 트림에는 18인치 휠이 쓰인다. 19인치는 없다. 우리 팀은 쉐보레 모델의 휠 구성에 대해 종종 질타한다. 말리부가 대표적이다. 16, 17, 19인치 휠이 있는데, 성능이나 디자인의 밸런스를 맞춘 18인치 규격이 없다. 트랙스도 그런 식이다. 가장 이상적인 사이즈를 선택할 수 없다는 얘기다. 현대차가 GM의 나쁜 버릇 중 하나를 배운 것 같다.

A-필러부터 C-필러까지 연결된 금속 라인은 경쟁 모델에서 볼 수 없는 요소다. 또한 D-필러가 없는 것처럼 디자인했다는 점이 눈길을 끈다.



뒷모습을 보자. 전면과 동일한 형태의 리어램프가 달려있다. 리어램프 안에서는 독특한 효과가 적용된 보조 조명이 인상을 만들어 낸다. 그런데 이 조명이 어떤 역할을 하는지가 불분명하다.

얼마 전 ‘2019 중앙일보 올해의 차’ 심사 현장에서 한 심사위원에 이에 대해 질문했지만 현대차 관계자도 이 질문에 아무런 답을 못했다. 신기술이 적용된 새로운 조명인데 어떠한 역할을 하는지 불분명하다니… 반면 테일 게이트와 범퍼를 입체적으로 만들어 심심하지 않도록 했다는 점은 좋다.

팰리세이드는 새로운 플랫폼을 바탕으로 탄생한 대형 SUV다. 싼타페보다 210mm 길고 85mm 넓고 70mm 가량 높다. 휠베이스도 135mm 가량 길어졌다. 분명 큰 차체다.



그런데 일부 소비자들이 한가지 의구심을 제기했다. 공차중량을 1870kg으로 인증받은 것이다. 팰리세이드보다 체격이 작은 제네시스 G80도 2톤이 넘는데 팰리세이드가 어떻게 더 가볍냐는 것. 이와 관련해 원가절감을 했거나 초고장력 강판을 적게 썼을 것이라는 등 여러 소문이 돌았다. 여기서 한 가지를 분명히 하자면 제네시스 G80은 경량화 기술이 더해지지 않은 무거운 세단이다. 특히나 경량화 기술이 더해진 동급 수입산 모델과 비교하면 격차가 확연히 드러난다. 즉, G80과의 비교는 맞지 않다.

또한 G80을 논외로 결과적으로 말하자면 소비자들이 한가지 숫자만 보고 잘못 이해한 것도, 현대차의 꼼수(?)도 함께 섞여있다.



위 표는 싼타페 DM, 맥스크루즈, 싼타페 TM, 팰리세이드 순이다. 동일한 엔진과 구동방식, 시트 구조를 맞추기 위해 2.2 디젤 2륜 7인승 모델로 통일해 봤다. 결과적으로 공차중량이 약속이라도 한 것처럼 75kg씩 증가한 것을 볼 수 있다. 여기에 싼타페 DM에서 TM으로 넘어오면서 10kg 늘어나고 맥스크루즈에서 팰리세이드로 오면서 10kg 가량 무게가 늘었다.

한마디로 팰리세이드의 무게는 맥스크루즈보다 더 무거워졌다. 최근 추세가 크기를 늘리는 가운데 무게를 줄이는 것이기에 살짝 아쉬움도 생긴다.

이번에는 경쟁 모델과 비교해서 팰리세이드의 무게가 어떤지 비교해보자. 이번에는 3리터급 엔진에 4륜 시스템 장착 모델로 통일시켰다.



최근 출시된 모델에 속하는 혼다 파일럿(F/L)이나 쉐보레 트래버스는 2톤 안쪽의 무게를 갖는다. 반면 예전 플랫폼 기반으로 만들어진 익스플로러나 패스파인더의 무게는 꽤나 무겁다. 만약 팰리세이드가 2톤이 넘었다면 오히려 우리 팀의 지적을 받았을 것이다. 아직도 경량화 기술이 부족하다는 질타였을 것이다.

또한 아직 검증이 남았다. 충돌 테스트 결과다. 파일럿은 이미 미국 IIHS에서 좋은 점수를 받아냈다. 그렇다면 크기와 무게가 비슷한 팰리세이드가 동등한 점수를 받거나 더 높은 점수를 받는다면 경쟁력이 한층 커지게 된다. 때문에 향후 IIHS 및 NHTSA의 시험 결과가 기대된다. 참고로 KNCAP에서야 당연히 최고 등급을 득할 것이다. 현대차 입장에서도 가장 난이도 낮은 시험에 불과할 것이다.

한마디로 팰리세이드의 공차중량 1870kg은 일종의 허수다. 팰리세이드를 구입하는 대부분의 소비자들은 1.9톤 중후반대 무게를 갖는 팰리세이드를 구입하게 된다. 1870kg 짜리 팰리세이드는 거의 모든 소비자들이 선택을 하지 않을, 소위 깡통 모델이다. 반면 수입차들은 대부분 무게가 늘어난 풀옵션이 기본이다.



어쨌든 현대차는 무게가 가벼운 입문형 팰리세이드를 팔고 있고, 이 가벼운 무게를 기준으로 연비 인증을 받았다. 결국 수입 경쟁 모델 대비 상당히 높은 수준의 공인 복합연비를 받게 됐다. 입문형 트림은 팔긴 하는데 연비 인증용 모델이라고나 할까? 만약 다수의 소비자들이 이 같은 입문 트림만 구입한다면 팰리세이드의 수익성이 꽤나 나빠질 것이다. 대부분의 자동차 회사들이 그렇듯 옵션을 통해 수익을 키우기 때문이다.

어쨌든 소비자들은 자동차 연비나 제원 등 자료를 볼 때 보도자료 기반의 뉴스만 보고 믿으면 안 된다. 기업은 단점은 안 보이고 싶어 하며 좋은 점만 강조하려 한다. 이건 잘못이 아니라, 상식적인 문제다. 물론 과장 광고는 불법으로 간주되기 때문에 기업들은 이에 해당하지 않는 선에서 장점을 키우려 한다. 때문에 구입을 망설이는 실제 소비자라면 직접 홈페이지를 방문해 다양한 사실을 확인하는 것이 좋다. 예외 사항을 비롯해 옵션 구성 사항, 연비의 경우라면 2륜인지 4륜인지, 휠의 크기에 따른 공인 연비를 고지하기 때문이다. 물론 이렇게 일반 소비자들이 잘 모르는 부분을 알려주는 것이 오토뷰의 역할이기도 하다.



이번에는 팰리세이드의 인테리어를 보자. 간결하며 넓다. 실제로도 아주 넓었다. 특히 수평형 대시보드를 통해 안정적인 이미지를 보여준다는 점이 좋다.



새로운 센터페시아 디자인도 눈길을 끈다. 10.25인치의 대화면을 사용한 덕에 시원스럽다는 느낌도 크다. 물론 12.3인치 급 디스플레이였다면 더 좋았겠지만 이는 제네시스 G90에 사용되고 있으니 현대차 입장에서는 고급 사양으로 남겨두고 싶었을 것이다.

그 밑으로는 송풍구와 오디오, 공조장치 조작 버튼이 있다. 또한 변속기 제어를 위한 버튼, 통풍 및 열선 버튼으로 순서가 정해져 있다. 사실 버튼 개수가 적은 것은 아니다. 하지만 버튼 수 대비 깔끔한 인상을 전한다. 그리고 그룹별로 버튼을 잘 모아 뒀다. 덕분에 처음 조작하는 사람이라도 쉽게 장비들을 이용할 수 있다. 현대차는 이와 같은 인터페이스 디자인에서 최고 능력을 보여준다.



계기반은 아날로그 다이얼과 LCD 모니터를 통해 구성된다. 하지만 여기엔 조금 차별이 있다. 북미형 모델에는 12.3인치 디스플레이가 적용되기 때문이다. 이에 싼타페 때처럼 향후 팰리세이드의 인스퍼레이션, 혹은 고급형 트림이 추가될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물론 가격도 상승할 것이다. 이르면 2020년형 팰리세이드에 추가되지 않을까?

헤드-업 디스플레이는 싼타페의 7.4인치보다 큰 9.7인치 사이즈를 달았다. 국산 모델인 만큼 내비게이션 연동이나 각종 정보를 잘 보여준다는 점이 강점이다.



앞좌석 시트는 통풍과 열선 기능을 지원한다. 여기에 국산 SUV 최초로 2열 시트에도 열선은 물론 통풍 기능까지 달았다. 40도를 육박하는 최근 여름 기온을 생각하면 만족도 높은 아이템이 될 것이다.



2열 공간도 당연히 넓다. 시트는 슬라이딩과 시트백 각도 조절 기능도 제공한다. 하지만 가장 인상적인 것은 3열 탑승을 위한 2열 시트의 조작법이다. 해외 경쟁사들은 레버를 당기거나 시트를 들어 올리는 작업을 거친 후 3열에 탑승할 수 있다. 상황에 따라 시트백을 접은 후 앞쪽으로 당겨야 한다. 시트 레일이 뻑뻑한 경우도 있어 많은 힘이 필요할 때도 있다. 하지만 팰리세이드는 버튼 하나만 누르면 된다. 버튼 하나로 시트백이 접히며 앞으로 당겨지기에 편하다. 포드 익스플로러, 혼다 파일럿, 닛산 패스파인더 모두 3열에 쉽게 드나들 수 있다고 자랑한다. 하지만 팰리세이드가 이 부분에서는 최고다.

현대차는 팰리세이드의 3열에 키가 180cm에 이르는 성인도 앉을 수 있다고 말한다. 구체적으로 184cm라는 수치까지 제시했다. 때문에 기대감이 컸다.



하지만 실제 탑승한 결과 익스플로러나 파일럿, 패스파인더와 비슷한 수준이었다. 사실 기아 모하비도 만만치 않게 넓었다. 결국 몇 mm 가량 더 넓다는 것을 강조했던 정도다. 분명 3열 시트 활용성은 충분하지만 타사에 비해 엄청난 공간은 아니라는 사실이다.



트렁크 공간도 넓다. 3열 시트가 펼쳐진 상태에서도 509리터의 수준의 공간이 갖춰진다. 3열 시트를 접으면 1297리터까지 공간이 확장된다.

사실 그보다 인상적인 것은 편의 기능들이다. 먼저 3열 시트를 접었다 펼 때 전동식으로 작동해 편하다. 2열 시트는 전동식은 아니어도 버튼을 눌러 한 번에 폴딩이 된다.

카시트도 2열에 2개, 3열에 1개를 설치할 수 있다. 아이 때문에 미니밴으로 가야 하는 수요를 잡을 수 있다는 얘기다 된다. USB 충전 포트도 6개나 있으며 부가적으로 12V와 220V 충전 소켓도 갖췄다. 미국 시장을 겨냥한 모델답게 컵홀더를 무려 16개나 장비한 것도 특징이다.

운전석과 3열 승객과의 대화를 돕는 후석 대화 모드도 있다. 국내에서는 혼다 오딧세이를 통해 먼저 만나본 기능이다. 혼다의 것은 목소리가 울리는 등 활용성이 떨어졌다. 하지만 팰리세이드의 시스템은 목소리가 훨씬 또렷하고 깔끔하게 잘 들렸다. 이와 반대되는 개념으로 뒷좌석 승객이 잠을 자고 있을 때 1열 스피커에만 음악을 활성화시키는 기능도 넣었다. 후석 취침 모드라고 부르는데, 사실 별 기능은 아니지만 포장을 잘했다.

참고로 후속 대화모드에도 약점이 있다. 3열 시트 승객과 원만한 소통을 하려면 3열 시트에도 스피커가 장착되어야 한다. 하지만 이런 구성을 갖추려면 최상급 프레스티지 트림에 177만 원짜리 테크(Tech) 옵션을 달아야 한다. 이 옵션이 빠지면 3열 스피커가 빠진다. 참고로 팰리세이드에는 기본으로 6개 스피커가 장착되며, 테크 옵션이 추가된 경우만 크렐 사운드 시스템을 기반으로 스피커가 12개까지 늘어난다.



크렐 사운드 시스템의 성능은 매우 좋았다. 팀 리더인 김기태 PD는 특히 사운드 시스템에 대한 만족감을 표했다. 참고로 랜드로버, 볼보에 탑재되는 고급 사양의 사운드 시스템처럼 스피커의 음장 효과를 선택할 수 있는 메뉴도 있다. 하지만 Live 기능은 추천하지 않는다. 이 기능은 그저 억지스럽게 메뉴 하나를 차지하고 있는 ‘쓰레기’ 같은 구성 같았다. 억지스러운 기능보다 순수한 크렐 사운드가 들려주는 밸런스를 감상하라고 추천하고 싶다. 참고로 우리 팀이 제작한 오토뷰 로드테스트 ‘팰리세이드’편 영상을 보면, 사운드 평가 부분에서 만점을 득한 것을 볼 수 있다. 또한 4~5천만 원대 수입 및 국산 어떤 차와 견줘도 사운드 시스템 영역에서는 지지 않을 것이다.



이외에 주차 때 차량 주변 360도를 보여주는 서라운드 뷰 모니터, 발을 차지 않아도 키만 갖고 있으면 자동으로 트렁크를 열어주는 스마트 테일게이트, 주행 소음에 반대되는 주파수를 발생시켜 체감 소음을 낮춰주는 액티브 노이즈 컨트롤(ANC), 2~3열 승객을 볼 수 있는 컨버세이션 미러도 있다. 내비게이션과 연계해 터널을 진입하면 자동으로 창문을 닫고 내기 순환모드로 바꿔주는 자동 내기 전환 시스템도 과거 보다 완성도가 높아진 모습이다. 기아 K9 때는 될 때도 있고 안될 때도 있었는데, 이번에는 잘 구현되는 모습이었다. 여기에 한겨울, 한여름에 도움이 되는 원격 시동 기능도 있다.

액티브 세이프티 기능도 잘 갖춰졌다. 어댑티브 크루즈 컨트롤, 차선이탈 경고 및 방지, 전방 추돌 경고 및 긴급제동, 사각 및 후측방 경고 기능 등 요즘 차에 들어가는 모든 기능이 달린다. 순수 기능 구현 능력도 좋은 편이다.



또, 국산 SUV 최초로 험로 주행 모드를 넣었다. 진흙, 모래, 눈길 등 주행 모드를 선택할 수 있는데, 4륜 시스템과 변속기, 엔진 반응, 전자 제어 시스템 등이 각각 주행 모드에 맞춰 시너지를 발휘하는 기술이다. 물론 이 기능이 랜드로버, JEEP 등에 적용된 AWD 기술과 비교될 수는 없다. 또한 온로드 SUV 성격상 이를 활용하는 소비자들도 1% 미만에 불과하겠지만 적어도 기능 확장을 위한 제조사의 노력이 가미되었다는 점만큼은 인정해주는 것이 좋겠다. 당연한 얘기지만 이 기능은 4륜 시스템인 HTRAC이 탑재될 때만 적용된다.

사실 옵션이나 기능적인 면으로 보면 최고다. 특히 국내에서 판매되는 쌍용 G4 렉스턴, 기아 모하비를 비롯해 포드 익스플로러, 혼다 파일럿, 닛산 패스파인더 역시 이런 기능 모두를 갖추지 못했다. 이에 우리 팀은 실내 평가에서 편의 장비 섹션에 별 5개(만점)을 줬다. 당연한 결과다.

많은 기능 들을 살펴봤으니 본격적으로 주행에 나서보자. 테스트 모델에는 3.8리터 가솔린 엔진과 HTRAC 4륜 시스템이 달려있다. 7인승 시트 구조에 20인치 휠이 적용된 최상급 및 풀옵션 사양이다.



이 차의 가격은 4683만 원이다. 계산을 해보니 3.8 HTRAC 모델 중 최상급 트림인 프레스티지 트림을 선택하고 각종 액티브 세이프티 기능인 테크 옵션을 추가하면 4467만 원이 된다. 익스플로러, 파일럿, 패스파인더와 비교해 더 많은 기능과 안전 장비를 갖고도 1천만 원가량 저렴하다는 얘기다. 물론 수입차와 국내 공장서 생산되는 차를 동일한 범주에 놓고 볼 수는 없다. 하지만 가성비(기능성)가 상당하다는 것만큼은 사실이다.

하지만 기능성 분야에서 가성비가 좋다 해도 차의 본질적 성능이 떨어지면 가치가 훼손될 수 있다. 그리고 지금부터 차의 본질에 대해 알아보려 한다.

우선 정숙성 확인을 위해 시동 버튼을 눌렀다. 계측 장비는 36.5 dBA 내외를 오가는 모습을 보얐다. 이는 메르세데스-벤츠 E300, 쉐보레 임팔라 2.5, 현대 아슬란 3.3등의 모델과 동일한 수준의 정숙성이다. 당연히 좋은 수치다. 특히 경쟁 차인 패스파인더가 37.0 dBA, 익스플로러 2.3 터보가 40.0 dBA, 파일럿이 43.0 dBA 수준을 보였으니 팰리세이드가 갖는 정숙성의 경쟁력을 확인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다.



하지만 진동이 거슬린다. 이건 현대차답지 않다. 그랜저 만해도 소음이나 진동이 없는 수준이어서 시동이 걸린 줄 모르고 다시 한번 시동 버튼을 누르게 만든 바 있다. 하지만 팰리세이드는 스티어링 휠과 시트에서 미세한 진동을 남겼다. 물론 다른 수입차와 비교하자면 유사 수준으로 볼 수도 있겠지만 현대차가 보유한 N.V.H 튜닝 능력을 감안하면 다소 미달 수준으로 비쳤다. 어쩌면 현대차가 보유한 GDI 엔진이 갖는 한계로 봐야 할까?

참고로 팰리세이드의 엔진 아이들 스피드(공회전 속도)는 650 rpm 전후였다. 낮은 편이다. 과거 차량들은 통상 700후반에서 800 rpm을 전후하는 속도를 가졌었다. 소비자 입장에서는 이것에 큰 의미가 없다고 볼 수 있지만 이는 미세하게나마 연비를 줄이는 데 도움이 된다. 하지만 rpm이 낮다는 것은 시동성 유지에 어려움이 생긴다는 것을 의미한다. rpm을 낮출수록 엔진 시동이 꺼질 가능성이 높아진다고 이해하면 쉽다. 즉, 쉽지 않은 튜닝이다. 다만 rpm을 소폭 높이더라도 진동을 억제시키는 편이 낫지 않았을까 하는 아쉬움이 남긴 한다.

또한 시속 90~100km 이후부터 바람소리 증가폭이 크다고 느껴진다. 바람소리에 민감한 소비자라면 이 부분에 대해 불만을 드러낼 가능성이 크다. 참고로 이런 소음이 한번 인식되면 매일 그 속도영역을 달릴 때마다 신경 쓰이는 것이 보통이다. 특히나 윈도우 주변 소음은 조금 감소시킬 필요가 있겠다.



일반 주행 환경에서 팰리세이드를 즐긴다. 주행감각은 조금 묵직한 편. 너무 가볍지도 않고 적당히 진중하면서 대배기량 가솔린 SUV의 매력을 뽐낸다. 다만 요철을 넘을 때 단단한 서스펜션 특유의 반응을 남긴다.

평탄한 노면을 달릴 때는 좋은 승차감이라 느껴지는데, 노면이 조금만 거칠어져도 조금은 신경 쓰이는 충격을 승객에게 전한다.

우리 팀은 이 차에게 중요한 2열과 3열을 오가며 승차감 테스트를 진행했다. 그 결과 운전석과 크게 다르지 않았다. 특히 후륜축 뒤에 위치한 3열 승차감이 가장 나빴다. 일반적으로 3열 공간에 여성 또는 어린이가 탑승하는 경우가 많은데 장거리 이동이 아니길 바란다. 특히 어린아이는 성인보다 작은 움직임과 충격에 예민하다. 때문에 주행 거리나 조건을 감안해 승객에 따른 시트 배열을 정하는 것이 좋겠다.

참고로 순수 2~3열 시트의 승차감으로 보자면 여전히 토요타 시에나 쪽이 좋았다. 지난해 우리 팀은 미니밴인 시에나, 오딧세이, 카니발을 대상으로 2~3열 승차감 테스트를 진행한 바 있는데, 그 결과 시에나, 카니발, 오딧세이 순으로 승차감 만족도가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운전자 입장에서의 만족도는 오딧세이, 카니발, 시에나 순으로 바뀌었는데, 운전자 입장에서는 시에나의 주행 만족도가 가장 떨어졌다.

최근 현대차는 성능 중심의 튜닝을 해 나가는 중이다. 시점으로 본다면 싼타페 DM이나 LF 쏘나타, 아반떼 AD부터 확실히 단단한 성향을 보여주려는 모습이다. 단단함을 통한 감각적 이점, 핸들링 향상은 득이 되었지만 이 문제로 동급 최저 승차감을 갖는다는 문제가 생겼다. 사실 코나 1.6T의 승차감도 동급에서 최악이다. 하지만 이 차는 성능을 중시하는 20~30대 내외 소비자들에게 초점을 맞추기에 문제가 없다. 하지만 싼타페의 단단함도 일부 아쉬움을 키웠고, 이번 팰리세이드도 단단함이 크게 부각되는 모습이다. 우리 팀은 싼타페 보다 쏘렌토의 서스펜션에 더 가치를 둔다. 어차피 이런 SUV들은 달리기를 위해, 핸들링을 즐기기 위해 선택되지 않는다. 2열, 그리고 가끔 사용하는 3열의 만족도를 위해 선택되는 경우가 많다. 팰리세이드도 3열을 감안한 소비자의 선택이 주를 이룬다. 그렇다면 우선순위를 분명히 했어야 한다. 그런 면에서 팰리세이드의 서스펜션이 쏘렌토 보다 좋다고 보기는 어렵겠다.

다만 차체가 전하는 만족도 측면에서는 팰리세이드가 낫다. 큰 차체를 갖게 되면 충격에 의한 떨림이 지속되는 시간이 길어지는 편이다. 같은 이유로 대형급 SUV에서는 일정 수준의 충격 이후 진동 발생을 이해해야 할 때가 있다. 특히 대중 브랜드들이 만든 대형급 SUV에서 이런 모습이 잘 나타난다. 하지만 프리미엄 브랜드들이 만든 SUV로 가면 이런 현상이 억제된다. 팰리세이드는 적어도 프리미엄 SUV와 맞먹는 수준의 차체 만족도를 보여준다. 아마도 차량 완성도를 높이기 위해 조금 더 많은 레이저 용접이나 차체용 본드를 사용했을 것이다. 사실 팀 내에서는 시승차인 만큼 용접을 더 촘촘히 한 거 아냐? 하는 농담도 나왔는데, 그 정도로 만족도가 높았다.

즉, 서스펜션 튜닝 부분에서 아쉬움을 남긴 일부 영역을 차체가 방어한다고 봐도 되겠다. 굳이 점수를 부여하자면 차체 튜닝에 95점, 서스펜션 튜닝에 65점 정도를 주고 싶다.

이번에는 팰리세이드의 가속성능을 알아보자. 정지 상태서 발진한 팰리세이드는 시속 100km에 이르는데 7.78초를 소요했다. 가속페달을 끝까지 밟아 엔진의 최대 힘을 끌어내는 환경에서는 부족함 없는 성능을 뽐낸다.



다만 실용구간에 있을 때, 특히 초기 발진을 할 때 약간의 답답함이 든다. 수치로 보자면 팰리세이드의 성능은 파일럿 다음으로 동급 최고 수준이다. 특히나 290마력에 엔진을 장착한 차는 혼다 파일럿과 팰리세이드 뿐이다. 하지만 초기 발진 때 토크가 다소 부족하다는 느낌이 짙다. 차의 컨셉과 달리 고회전 지향 엔진을 그대로 가져와 얹은 것이 이유가 아닐까 싶다. 대다수의 브랜드들은 세단에서 사용하던 엔진을 SUV로 가져올 때 일부 성능을 낮춘다. 대신 저속을 중심으로 중속 영역대의 토크를 보강한다. 이는 많은 승객이 탑승했을 때 초기 견인력 확보를 위한 구성이다. 팰리세이드 파워트레인 연구진들은 이 부분을 놓친 것 같다. 특히나 저속 토크를 중시하는 미국 시장에서 조금의 약점이 되지는 않을까 싶은 생각도 든다. 페이스리프트(부분 변경) 등에서 이런 엔진 특성을 바꿔주면 좋겠다.



변속기는 8단 자동이 기본이다. 사실 현대차가 8단 변속기를 처음 얹으면서 이런저런 일들이 많았다. 특히나 그랜저, 싼타페 등에서 발생한 일부 현상이 소비자들의 불만을 자아냈다. 반면 이런 현상을 경험한 뒤 탑재한 변속기이기 때문인지 팰리세이드에서는 별 아쉬움이 느껴지지 않았다. 오히려 적정 수준의 성능, 변속기의 반응속도에서도 만족감이 높았다. 특히 수동모드로 조작할 때가 재미있다. 폭스바겐 모델들이 즐겨 쓰는 방식인데, 수동으로 조작할 때 타코미터(엔진회전계) 바늘이 매우 빠른 속도로 움직인다. 실제 변속기 반응 속도보다 바늘이 더 빠르게 움직이다 보니 시각적으로 더 빠르게 다가온다는 이점이 생긴다. 물론 이를 꼼수라 표현할 수도 있겠지만, 한편으로 생각하면 트렌드이자 만족도 향상을 위한 부가적 요소라 볼 수도 있다.

다만 변속기 내부의 기어 비율이 아쉽다. 특히나 3~4단에서 다소 길게 느껴지는데, 크루징(정속 주행)을 하다 90~100km/h 영역에서 갑자기 급가속을 해야 할 때 아쉬움이 커진다. 3.8리터 급 대배기량 엔진이 그 영역에서 다소 멍하게 있다는 생각이 짙다. 앞서 언급한 대로 팰리세이드에는 8단 변속기가 장착된다. 이전 싼타페 가솔린 때도 같은 아쉬움을 표했는데, 8단 변속기라면 그에 걸맞은 기어비 구성을 해주면 좋겠다. 지금의 기어비는 8단이라기 보다 6단 효율 정도에 그저 상징적으로 2개의 기어를 넣어 구색 맞추기를 한 것 같다. 물론 팰리세이드 뿐 아니라 일부 제조사 모델에서 이런 경우가 눈에 띄기도 한다. 최신의 10단 변속기라지만 최종 기어비를 낮춰 정속 주행 연비를 향상시킨 것 외에 성능적 이점이 없는 차들도 있었다. 물론 10단 변속기에는 기술적 가치라는 이점이 생긴다. 하지만 지금의 8단에겐 기술적 가치에 대한 가산점이 생기기 어렵다. 그렇다면 전반적인 효율과 성능을 맞춰주는 편이 낫지 않았을까?

참고로 엔진 성향은 고회전 지향이다. rpm이 높아졌을 때 조금 더 힘차게 달려나가는 특성을 갖춘다. 보통 이런 엔진은 고회전 영역을 자주 사용하는 스포츠카에 쓰는 경우가 많다. 사실 지난해 시승한 기아 K9 5.0 퀀텀의 엔진에서도 같은 현상이 느껴졌는데, 아무래도 다양한 배기량의 엔진 튜닝에 대한 노하우를 키우는 것을 추천한다. 만약 현대차가 고급형 쿠페를 내놓는다면 지금의 3.8 및 5.0리터 엔진이 좋은 궁합을 보여줄 것이다.

정리하자면 파워트레인의 만족도는 평균 내외였다. 아직 이런 부분에 대한 노하우가 적어 보이긴 한다. 하지만 국내 시장에서 팰리세이드 3.8을 구입하는 소비자는 제한적이다. 또한 다른 대형 SUV에서 팰리세이드로 넘어올 가능성 또한 극소수에 불과한 만큼, 앞서 제기된 아쉬움을 잘 모르고 넘어갈 소비자들이 90%에 달하지 않을까 싶다. 무엇보다 우리 시장에서 3.8리터 급 국산 SUV가 흔하지는 않으니까.



이번에는 코너를 돌아보자. 다양한 속도 영역에서 테스트한 결과 바디롤은 크지 않았다. 아무래도 승차감과 타협한 단단한 서스펜션이 보여주는 이점 때문이다. 실제 코너링 속도 및 성능, 코너를 돌아 나갈 때 운전자에게 전하는 감각적 측면에서도 아쉬움은 없었다. 타이어도 이런 성능을 만드는데 큰 도움을 줬는데, 우리 팀이 테스트한 팰리세이드에는 미쉐린 프라이머시 투어 A/S 이란 모델이 장착돼 있었다. 미쉐린은 한쪽의 성능보다 밸런스를 중시하는 타이어를 많이 내놓곤 하는데, 이번 모델은 의외로 드라이(마른 노면) 그립이 좋았다. 특히나 245mm 급 너비로 2톤에 가까운 차체를 잘 지지했다는 점이 마음에 든다. 참고로 팰리세이드에는 미쉐린, 그리고 브리지스톤의 듀얼러 스포츠 A/S(올시즌)이란 모델이 쓰이는데, 두 타이어 모두 일정 성능을 기반에 둔 타이어다.

245mm 급 이상으로 너비를 늘리지 않으면서 차체 무게를 감당할 수 있는 셋업을 취했다는 점. 이번 OE 타이어 선택은 분명히 잘 됐다. 참고로 기아 K9 5.0을 보면 전륜 245, 후륜에 275mm 급 타이어를 쓴다. 여기에 AWD까지 갖췄는데, 코너를 돌 때마다 리어 휠이 춤을 춘다. 쉽게는 낮은 한계에서도 뒤축이 쉽게 날아간다는 얘기다. 혹자는 이런 세단으로 코너링을 즐길 일이 없다고 말한다. 맞는 말이다.

하지만 세계적인 차들을 보자. 메르세데스-벤츠의 S 클래스, BMW 7시리즈, 아우디 A8, 재규어 XJ 등등. 특히나 수백 마력 급 엔진과 컴포트 타이어를 매칭 시키는 경우는 드물다. 빨리 달리기 위함? 물론 그것도 포함된다. 하지만 정말 급박한 상황에서 급조작을 한다면 어떨까? 대부분의 최고급 대형 세단들은 탄탄한 타이어 성능 덕에 위기를 모면할 것이다. 하지만 성능이 떨어지는 어떤 차는 에어백을 어루만지며 견인차를 기다려야 할지 모른다. OE 타이어(출고용 타이어)의 성능과 중요성이란 그런 것이다. 기아차도 K9 타이어를 바꿀 것이라는 얘기가 들리는데, 이상적인 선택이 나오기를 바란다.

어쨌든 팰리세이드의 코너링 성능은 좋다. 핸들링도 좋다. 다만 스티어링 휠이 중앙 영역에 있을 때 조금 민감하다는 느낌이 짙다. 보통의 SUV들은 스티어링 휠 중앙 영역에서 조금은 무딘 반응이 나오도록 하는 경우가 많다. SUV는 편안함을 중시하는 자동차다. 특히나 고속도로 등 장거리 운행이라면 스티어링 시스템의 묵직함도 부드러운 쪽이 유리해진다. 우리 팀은 과거 현대차의 C-MDPS(칼럼식 전자 스티어링 시스템)에 대해 악평을 해왔다. 하지만 SUV 때는 다른 평가를 냈다. SUV이기에 타협할 수 있었기 때문이다. 이번 팰리세이드는 R-MDPS(랙타입 전자식 스티어링 시스템)이 기본이다. 하드웨어 구성으로는 좋다. 하지만 조금은 무딘? 아니 민감한 움직임을 억제시키는 것도 좋지 않았을까? 전반적인 차량의 제어 느낌은 좋았지만 약간 더 튜닝한다면 꽤나 이상적인 시스템이 나올 수 있을 것이다.

타이어나 스티어링 시스템은 분면 팰리세이드의 코너링에 큰 도움을 주고 있다. 다만 20인치 휠의 필요성에 대해서는 의구심이 든다. 이건 그저 멋을 위한 것이기 때문. 하지만 제동 시험 이후 우리 팀 내부에서는 다른 의견들이 나왔다.

이번에는 제동 시험을 해보자. 시속 100km를 달리던 팰리세이드는 급제동 상황에서 안정적으로 멈췄다. 제동 밸런스도 좋았다. 그렇게 팰리세이드가 기록한 최단 제동거리는 약 38.4m였다. 이 정도의 제동거리라면 승용차로는 꽤나 좋은 편에 속한다. 통상 37m 미만으로 들어가는 것은 독일 프리미엄 브랜드의 모델들인데, 대중 브랜드 상품으로 본다면 38m 중반의 성능은 상당히 좋은 수준임에 분명하다. 하지만 우리 팀은 팰리세이드의 제동 시스템에 높은 점수를 주기 어려웠다. 시험 반복에 따라 제동거리가 4~5m까지 늘어났기 때문이다. 즉, 한 번 정도는 짧은 거리에 정지하지만 점차 긴 제동거리를 갖게 된다는 얘기다.



특히나 아쉬움이 되는 것은 차량 성격이다. 팰리세이드에는 최대 8명의 승객이 탑승할 수 있다. 평균 60kg의 승객 8명이 앉았다고 보면 대략 480kg이 증가한다. 이와 같은 무게 증가는 다시금 제동 시스템이 큰 부담이 된다. 즉, 팰리세이드의 제동 시스템에는 여유가 많지 않다. 팰리세이드에는 20인치 휠이 쓰이는데, 안쪽에 위치한 브레이크 디스크, 캘리퍼 사이즈를 감안하면 여유가 있다. 아무래도 18인치 휠까지 감안했기 때문일 것이다. 브레이크는 안전의 기초적인 장비다. 때문에 20인치 휠을 기본으로 쓰더라도 제동 시스템의 용량을 키우거나, 마찰재의 소재를 바꿔 보다 안정적으로 성능을 이어갈 수 있도록 해줬으면 한다. 다만 현재의 마찰재는 소음 억제 측면에서는 이점을 발휘한다. 즉, 소음과 성능 중 소음의 이점을 택한 것이다. 하지만 ‘제동 성능=안전성’으로 연결되기에 조금 더 여유 있는 성능을 보여주면 좋겠다. 정확히는 성능의 지속성을 높여달라는 얘기다.

이번에는 주행 연비를 보자. 팰리세이드는 시속 100km 내외로 고속도로를 정속 주행할 때 약 12km/L 내외의 연비를 보였다. 경쟁차들과 유사한 수준이다. 아무래도 배기량이 큰 편이니 300cc에 대한 부담까지 감안하면 무난한 수준으로 해석될 수 있다.

특히나 가속페달을 끝까지 밟아 고회전 영역에서 보이는 성능 이점은 팰리세이드가 갖춘 3.0 GDI 엔진의 매력이다. 성능 대비 고속주행 연비를 고려해 봐도 충분한 타협이 된다.

다만 시내 주행 연비는 5.5km/L 수준으로 조금의 아쉬움이 됐다. 연비 수치야 대배기량의 SUV이니 이해할 수 있다. 하지만 다른 SUV들 대비 저속에서 답답함이 있다. 즉, 답답함을 감내하는 만큼의 연비가 나온다면 모르겠지만 답답함과 연비 모두가 뚜렷한 이점을 보여주지 못하고 있다. 이것 하나를 내줬다면 다른 하나를 얻었어야 하는데…

우리 팀에 테스트한 팰리세이드의 연비는 종합 7km/L 정도도 나타났다. 사실 연비를 위한 솔루션으로 디젤 버전도 있다. 하지만 3.0리터 급이 아닌, 2.2리터 디젤이다. 대부분의 소비자들은 이와 같은 디젤 엔진을 선택한다. 조금 씁쓸한 것은 이 같은 대형급 SUV에서 필요한 것은 편안함인데, 단순 연비에 의미를 두는 소비자들이 많다는 것이다. 사실 2.2 디젤의 연비가 빼어난 것도 아닌데…



정리를 해보자. 팰리세이드는 현대차가 처음 만든 대형급 SUV다. 물론 적당히 큰 차체를 가진 베라크루즈가 있었지만 직접 비교되긴 어렵다. 처음이란 측면으로 보자면 현대 팰리세이드는 대부분의 영역에서 80점 이상을 받을 수 있을 완성도로 만들어졌다. 각 영역을 바라볼 때 순수한 최고점이란 존재하지 않는다. 그런 측면에서 80점이란 의미는 최소 ‘좋음’ 또는 그 이상이란 것을 의미한다. 특히나 차체, 사운드 시스템, 3열 승차 기능은 거의 만점에 가까운 모습을 보였다.

다만 초기 포장된 이미지만큼은 아니다. 현재 현대차는 온라인을 중심으로 한 ‘반현대 정서’를 잡기 위해 막대한 자금을 쏟아붓고 있다. 관련 부서 예산도 해마다 늘리는 모습이다. 대부분의 언론도 현대차의 장단 아래 발을 맞춘다. 여기에 다수의 블로거, 유튜브들도 현대차의 그늘 아래 자유롭지 못하다. 조회 수를 뽑아야 살아남을 수 있는 시장 구조 안에서 현대차란 아이템을 버릴 수 없는 노릇이다. 때문에 팰리세이드는 생각보다 큰 포장 속에서 데뷔할 수 있었다. 순수한 상품성 대비 과장이 다소 섞였다는 얘기다.

하지만 해외 시장에서 싸울 만한 경쟁력 정도는 갖췄다는 것만은 사실이다. 해외 시장은 국내와 다르다. 국내 시장의 소비자들은 편의 장비를 우선시한다. 반면 해외 소비자들에겐 가죽 시트나 통풍시트 보다 안정화된 차량의 성능과 품질에 의미를 둔다. 여기에 브랜드 이미지도 큰 역할을 한다. 국내서는 어떻게 든 일정 수준의 판매량을 만들 수 있지만 해외에서는 브랜드 이미지의 한계 속에서 경쟁차들과 싸워야 한다. 그래도 팰리세이드에서는 적정 수준 기대감을 키워도 좋을 듯싶다. 특히나 첫 작에서 이 정도의 완성도를 냈다는 점이 기대감을 키운다.

물론 우려되는 점도 있다. 특히나 올해 나올 포드의 신형 익스플로러를 신경 써야 한다. 그동안 포드는 자신들의 스타일에 맞는 차를 만드는 느낌이 짙었다. 하지만 SUV에 올인하겠다는 전략 이후 나온 신형 익스플로러는 꽤나 좋은 모습과 구성을 갖고 있다. 국내 시장에서는 팰리세이드의 압승이 당연시 되지만 본격적인 싸움터인 미국 시장이라면 얘기가 달라진다.

그럼에도 팰리세이드가 전통적 강호들과 잘 싸워 현대차를 지지하는 탄탄한 디딤돌이 되기를 희망한다. 지금의 현대차에게 팰리세이드는 너무나 중요한 아이템이다. 특히나 세계 시장에서 잃어버린 많은 것들을 채워야 한다는 막중한 역할도 맡는다. 차체 크기만큼이나 큰 의미를 갖는 팰리세이드 얘기였다.



마지막으로 현대차 소프트웨어 담당 엔지니어들에 대한 얘기를 하고 싶다. 현대차는 비어만 사장 띄우기에 열중하는 모습인데, 사실 그로 인해 일정 부분 발전한 것도 사실이다. 하지만 몇몇 결과물로 본다면 아직 갈 길이 멀다. 단순히 수장 한 명에 백업 스텝 몇 명이 회사로 영입됐다고 갑작스레 엄청난 차가 탄생할 수는 없다. 그들을 중심으로 다시금 많은 노력과 투자를 했을 때 비로서 기술이 완성되는 것이다. 특히나 최근 현대차의 서스펜션을 보면 갈 일이 조금 남았다. 일부 SUV를 탈 때면 예전 현대차 스타일이 더 좋았다고 느껴질 때도 많다.

반면 우리에게 익숙한 너무나 뻔해 보이는 것들을 보자. 가령 혼다가 먼저 선보였던 후석 대화 기능. 혼다의 것은 실용성을 고려하지 않은 첫 시도에 불과했다. 하지만 현대차 엔지니어들은 이를 가져와 쓸모 있게 튜닝했다. 그 뿐인가? 무선 충전 포트에 스마트폰을 두고 내리면 안내해 주는 기능도 있다. HUD에서 구현되는 정보. 센터페시아에 자리한 디스플레이 안에서 구현되는 인터페이스는 또 어떤가? 사실 지금 현대차의 판매량에 더 큰 영향을 주는 것은 소비자 니즈에 맞춰 세세한 것들을 제대로 튜닝한 소프트웨어 엔지니어들의 노력 덕분이 아닐까 싶다. 현대차가 이런 엔지니어들의 경쟁력을 세상에 알려보는 것은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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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체의견 3개가 있습니다. 전체의견 보기
  • 붕붕자동차 (kong222)

    팰리세이드 디젤 리뷰 계획은 없나용?

    2019-02-12 오후 02:05 의견에 댓글달기
  • 홍이 (zesty13)

    rpm 파트중 k5 5.0 퀀텀 이라고 있는데 오타인듯 합니다~

    2019-02-07 오전 11:04 의견에 댓글달기
    • 강현영 (blueknight)

      안녕하세요 홍이님! 알려주셔서 감사합니다. 수정하였습니다.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2019-02-07 오전 11:49 의견에 댓글달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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