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 위를 떠서 달리는 제트 스키 등장

  • 기자명 박종제 에디터
  • 입력 2022.11.25 15: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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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로운 스타일의 제트 스키 컨셉트가 공개됐다. 마치 스타워즈 제국군의 스피더 바이크처럼 생긴 제트 스키는 실제로 SF 무비의 그것처럼 물 위를 떠서 달린다고 한다.

제트스키 시장의 1위는 누구일까? 바로 가와사키다. 가와사키에서 만드는 지상 혹은 수상 이동 수단은 모두 스포츠를 위한 것이다. 이는 많은 사람들이 잘 모르는 사실 중 하나다. 곰곰히 생각해보면 시속 400km/h에 도달하는 모터사이클을 제작하는 이들에게 혼다 커브와 같은 베어본 모터사이클이나 베스파같은 스쿠터 제작은 그리 어려운 일이 아니다. 그럼에도 이들의 모델 라인업에는 생활의 냄새가 강하게 느껴지는 이동수단이 없다.

엄밀히 말해 모터사이클이나 제트 스키는 가와사키의 수많은 사업부문 중 아주 작은 일부분에 지나지 않는다. 정확히 말해 모터사이클과 같은 이동 수단은 가와사키 중공업 내에서도 레저 사업의 일부에 포함된다. 이게 이 회사 이동수단의 성격을 결정하는 중요한 단서가 됐고, 스쿠터와 저배기량 모터사이클 사업을 하지 않는 이유가 되기도 한다.

분위기가 이러하니 가와사키에서 제작하는 육상, 수상 이동 수단의 근본은 철저히 재미라는 요소를 충족시키는데 최적화 되어 있다. 모터사이클 뿐만 아니라 특히 제트 스키가 그러한데, 애초에 제트 스키라는 단어 자체를 처음 만들어 낸 것도 이 회사였으며 지금도 전세계 제트 스키 시장에서 압도적인 점유율을 갖고 있다. 그도 그럴 것이 가와사키가 제트 스키라는 것을 만들기 전까지만 해도 퍼스널 워터크래프트라는 개념 자체가 생소했으니 말이다.

물론 가와사키 이외에도 다양한 제트 스키 제조사가 존재하지만 이들의 아성을 무너뜨리는데 번번이 실패했다. 그런데 최근 이들의 한계를 극복하려는 새로운 개념의 디자인이 등장했다. 바로 제트 스키의 안전 속도 한계 말이다.

우선 대부분의 제트 스키는 워터 제트를 이용해 추진하는 방식으로 구동한다. 그리고 최고 속도는 80~105km/h 정도인데, 그 이상의 속도로 달릴 경우 파도에 따라서는 위험해질 수 있어 대체로 이 정도 속도에서 제한을 두고 있다. 게다가 수면 그리고 파도의 저항 때문에 더 이상의 스피드를 내려야 낼 수 없는 것도 사실이다. 출력을 더한다면 약간의 속도를 더 높일 순 있겠으나 출력을 높이기 위해 투자하는 비용 대비 속도 증가량이 적기 때문에 비효율적인 일이기도 하다.

이는 비단 제트 스키 뿐만 아니라 많은 종류의 군함은 물론 민간 선박에게도 주어진 숙제다. 다행히 함형에 변화를 주기 쉽지 않은 군함을 제외한 민간 선박의 경우 속도를 올릴 수 있는 다양한 아이디어를 현실화했다. 그 중 하나의 개념이 오늘 소개할 컨셉트 제트 스키 디자인에 반영되어 있다.

타입은 스탠드 업 타입으로 핸들바를 위로 들어올려 서서 탈 수 있게 고안됐다. 그런데 바디 앞쪽에 두 개의 포크와 더불어 아래에 핀 보드가 달려 있다. 그리고 바디 자체도 다른 제트스키에 비해 현저히 얇은 편이다. 이는 워터 제트 구동 방식이 아니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다.

이 제트 스키는 신기하게도 스크류가 바디와 한참 떨어져 있다. 그리고 스크류 위에는 얇은 빔 윙이 설치되어 있으며 두 개의 파일런에 매달려 물 속에서 구동하는 방식이다. 일단 구동을 시작하면 이론적으로는 수중 익선처럼 물 위에 어느 정도 떠오르도록 고안되었다. 선수에 자리한 핀 보드와 함께 스크류 위의 윙이 선수를 위로 들어올린 다음 안정화 시킨다. 방향 전환은 스크류 앞에 있는 베인으로 조종할 수 있다.

두 개의 모터는 각각 10.7마력 가량의 출력을 갖고 있는데, 이는 가와사키의 제트스키에서 경험할 수 있는 추력에 비해 1/30도 되지 않는 수치다. (가와사키 제트스키의 경우 최대 398마력 정도다.) 그럼에도 디자이너의 이야기에 따르면 대략 70km/h 정도의 속도로 주행할 수 있다고 밝혔다. 그렇다면 만약 가와사키 제트 스키의 워터 제트를 사용할 경우 운전자가 제트 스키에서 떨어져 나갈수도 있다.

이처럼 낮은 출력으로도 엄청난 스피드를 낼 수 있는 이유는 수중 익선의 원리를 그대로 이용했기 때문이다. 쉽게 설명하면 물과 선체가 부딪히면서 발생하는 저항을 대폭 줄인 디자인이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다. 안전상의 문제만 아니라면 더 빠른 속도가 가능할지도 모른다. 대부분의 수중 익선들이 적당한 파도는 가볍게 통과하는 것처럼 말이다.

아직 프로토타입 제작으로는 이어지지 않았지만, 설계자는 5.5kWh급 배터리를 탑재할 것이라 밝혔고 약 4시간 가량 주행할 수 있다 소개했다. 그러니까 제트 스키의 전동화 버전인 셈이다. 그리고 예상 가격은 19,000달러인데, 이는 가와사키 스탠드 업 제트 스키 가격과 맞먹는 수준이다. 과연 이들은 새로운 퍼스널 워터 크래프트의 압도적 강자, 가와사키를 위협할 수 있을까? 어쩌면 이미 가와사키 역시 어딘가에서 새로운 시대를 위한 제트 스키를 개발하고 있을지도 모르겠다.

박종제 에디터는?

F1 레이싱 코리아 전 편집장으로 포뮬러 1과 관련된 뉴스 그리고 레이스의 생생한 이야기와 트랙 밖의 이야기를 다수의 매체를 통해 전해왔다.

레드불 코리아, 한국 타이어 매거진 뮤(MiU) 등의 온/오프라인 채널에 F1, 24h 르망, WRC 등 다양한 글로벌 모터스포츠 이야기를 전하고 있는, 모터스포츠 및 자동차 전문 에디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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