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슬라, 휴머노이드 로봇 옵티머스 계획 공개

  • 기자명 박종제 에디터
  • 입력 2022.09.30 17: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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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슬라가 이족 보행 로봇을 공개했다. 우선 테슬라 공장에 투입될 예정이라 한다.

다소 철학적인 이야기로 시작해보면, 인간의 자식을 낳는 이유는 자신을 닮은 존재를 복제해 자아의 불완전함을 해소하려는 욕망에 의한 것이란 이야기가 있다. 이런 욕망은 기계로 향하기도 한다. 예를 들어 자동차를 의인화하는 것도 그런 욕망 중 하나로 해석할 수 있다. 인간이 만든 피조물에 인간과 동격의 생명이 있다 스스로 믿으면서 불완전함을 해소하려는 것으로 볼 수 있다는 뜻이다.

그런 의미에서 우리가 갖고 노는 인형도 같은 개념이라 할 수 있겠다. 그리고 로봇도 그런 영역에 해당된다. 가령 건담과 같은 인간형 로봇을 오래 전부터 그리고 즐겨왔던 것도 비슷한 이유일 거다. 공학적 관점에서 보자면 이족 보행 로봇은 현재 우리가 사용하고 있는 다양한 로봇들에 비해 기술이나 비용은 많이 드는 반면 업무 효율은 높지 않다. 예를 들어 짐을 옮기는 것만 해도 그렇다. 캐터필러와 포크 리프터가 달린 로봇이 같은 시간이 더 많은 짐을 한 꺼번에 옮길 수 있다. 반면 인간형 로봇은 구조적으로 그보다 더 많은 짐을 옮길 수 없다.

그럼에도 인간의 의식 기저에 있는 욕망이 결국 이족 보행 로봇을 원하고 있다. 혼다가 아시모를 만들고 보스톤 다이나믹스가 아틀라스를 만든 것만 봐도 그렇다. 두 로봇보다 더 많은 일을 전문적으로 해낼 수 있는 다른 형태의 로봇들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기어코 이족 보행 로봇을 만들었다.

테슬라도 같은 꿈을 꾸었던 모양이다. 최근 테슬라는 옵티머스라는 로봇을 발표했는데, 이 로봇 역시 이족 보행 로봇이다. 심지어 아시모나 아틀라스보다 훨씬 더 인간에 가까운 형태를 지니고 있다. 일단 구성을 살펴보자. 먼저 무게는 56kg에 키는 대략 175cm 정도다. 사람으로 따지면 아주 날씬한 몸매다. 실제로 옵티머스의 그래픽을 보면 군살없는 매끈한 몸매를 갖고 있다.

신체 구조도 인간과 완벽히 동일하다. 한 개의 머리와 얼굴, 그리고 두 팔과 두 다리를 가졌다. 얼굴은 사람처럼 다양한 표정이나 정보를 그래픽으로 표현할 수 있게 모니터화 되어 있다. 크게 보면 40개의 관절이 움직이는데, 모두 액츄에이터로 작동된다. 손, 팔, 다리에 각각 12개의 모터가 들어가고, 목과 상체에 2개의 모터가 삽입됐다. 다리는 두 개의 축을 중심으로 균형을 잡으며, 충격을 인지하는 포스 피드백 센서가 포함되어 있다.

이렇게 액츄에이터와 더불어 동력원인 배터리까지 탑재하면 무게가 제법 나갈 수 밖에 없다. 그래서 테슬라는 바디를 경량 소재로 제작해 무게를 낮췄다. 덕분에 배터리 효율은 다소 높아지겠지만, 로봇에게 무게가 큰 문제인지는 알 수 없다.

신체적 능력이 어느 정도인지는 구체적으로 알려지진 않았지만, 손의 경우 사람과 비슷하게 정교한 움직임을 보일 것이라 했다. 또한 한 번에 옮길 수 있는 짐의 최대 무게는 20.4kg이다. 경우에 따라 다르지만 일단 사람보다 운송 능력은 떨어져 보인다.

옵티머스가 최초로 기획된 것은 2018년의 일로 원래는 사람이 하던 반복적인 작업을 수행할 수 있게 고안됐다. 특히 배터리 조립과 같은 기존 로봇들로는 충분히 처리하기 힘든 정교한 작업에 투입하기 위해 설계를 시작했다고 한다. 물론 개발에 어려움도 있었다. 예를 들어 넘어졌을 때 로봇은 사람보다 더 많이 다치거나 혹은 망가질 수 있다. 그래서 이족 보행 로봇은 개발도 힘들지만 실제 작업 현장에 투입하기 힘든 부분이 많다.

그럼에도 테슬라는 오래전부터 휴머노이드를 일상 혹은 생산 현장에 투입하기를 원했다. 기존의 로봇이 투입될 수 없는 그러면서도 반복적인 작업이 진행되어야 하는 생산 라인에 옵티머스를 투입한다는 것이 테슬라의 목표다. 그들의 계획에 따르면 수 천대의 옵티머스가 테슬라 조립 현장에 투입될 예정이다. 대당 가격 역시 아직 공개되지 않았지만 노무, 회계 입장에서 보자면 옵티머스는 배터리만 충분하다면 점심, 휴가, 월급, 연금, 보너스, 건강관리, 복지 혜택이 필요없으며, 결근, 지각도 없다. 늘 현장에 있으며, 그곳을 벗어나지 않을테니 말이다.

사실 이런 상상은 다른 개발사들도 충분히 갖고 있었다. 하지만 그 때마다 부딪혔던 것은 이족 보행 로봇이 과연 산업 현장에서 얼마나 효율적으로 쓰일 수 있을까? 라는 근본적인 의문 때문이었다. 과연 테슬라 옵티머스는 이런 생각을 깨뜨릴 수 있을까?

박종제 에디터는?

F1 레이싱 코리아 전 편집장으로 포뮬러 1과 관련된 뉴스 그리고 레이스의 생생한 이야기와 트랙 밖의 이야기를 다수의 매체를 통해 전해왔다.

레드불 코리아, 한국 타이어 매거진 뮤(MiU) 등의 온/오프라인 채널에 F1, 24h 르망, WRC 등 다양한 글로벌 모터스포츠 이야기를 전하고 있는, 모터스포츠 및 자동차 전문 에디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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