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019년 8세대 골프가 공개됐다. 이후 3년이 흐른 2022년에야 한국 시장에 수입됐다. 현재 개발 중인 페이스리프트 모델이 포착되는 상황에서 출시된 것. 심지어 고성능 모델인 골프 GTI는 인증 문제로 아직 출시를 못하고 있다.

이번 골프는 좋지 못한 환경 속에서 태어났다. 디젤 게이트가 터졌고 폭스바겐은 전기차 올인 전략까지 냈다. 그렇게 골프급 전기차인 ID.3가 태어났다. 2025년 시행될 유로 7 배출가스 기준은 비싼 돈을 들여 후처리 장치를 추가할지, 내연기관 자동차를 팔지 말지 강요한다. 이처럼 8세대 골프는 시기적으로 어수선한 상태에서 힘겹게 판매되는 중이다.(물론 유럽 판매 1위 자리는 놓치지 않고 있다.)

이 상황에서 폭스바겐이 신형 골프의 개발에 제대로 집중했을까 싶다. 5세대 모델 이후 6세대나 7세대 골프에서 이뤄진 소극적인 변화, 차는 좋았지만 매우 인상적이지도 않았다. 이번에도 가솔린 엔진 대신 150마력의 디젤엔진을 달고 출시됐다.

‘이러니 골프 단종설이 돌지‘

8세대 골프 테스트카를 인도받아 주행을 시작했다. 우리 팀에게 주어진 것은 프레스티지 트림이다. 얼마간 주행을 이어간 후 쉽게 결론을 얻을 수 있었다. 여전히 골프는 최고였다.

디자인을 보자. 오랜만에 새로운 디자인을 썼다. 7세대 골프는 6세대 골프의 페이스리프트 버전이라 말할 정도로 변화가 소극적이었다. 이번에는 모델체인지에 어울리는 변화다.

각진 헤드램프 스타일도 유선형으로 바꿨다. 주간 주행등은 티구안 올스페이스처럼 좌우 램프를 직선으로 연결된 형태다. 평평했던 엔진 후드에 주름도 넣었고, 범퍼 하단 공기흡입구 양측면도 멋지게 다듬었다.

측면부는 누가 봐도 골프다. ‘>’자 디자인의 C-필러 디자인도 그대로 유지했다. 유럽에서 경쟁하는 푸조 308이나 현대 i30는 측면이 길어 보이는데 골프는 여전히 살짝 짧아 보이는 디자인을 유지한다. 휠도 공기저항을 감소를 위한 디자인이다.

후면부는 7세대 모델 대비 더 각을 많이 살렸다. 이 흐름에 맞춰 트렁크 패널과 범퍼, 리어램프도 다듬었다. 범퍼에 크롬 라인을 삽입했는데 듀얼 머플러를 연상시키는 디자인으로 멋을 냈다.

실내도 크게 달라졌다. 모든 디자인을 새로 했다고 말해도 과언이 아니다. 스마트키 디자인까지 바꿨으니 나름대로 준비를 많이 한 티가 난다. 물론 성의 없어 보일 수도 있다. 우리 시장 기준에서 보면 뭔가 허전하다고 볼 수도 있는데, 화려함보다 심플함에 집중했기 때문이다.

계기판은 10.25인치 디스플레이로 구성된다. 테마도 변경되며 보여주는 정보도 많다. 화면 전체를 내비게이션 지도로 활용할 수 있지만 테스트 모델에는 자체 내장 내비게이션이 없었다. ADAS 작동 상황을 계기판 전체로 볼 수도 있다. 테슬라를 시작으로 BMW, 제네시스 등 다양한 제조사들이 비슷한 효과를 내주는데 이 대열에 폭스바겐도 합류했다. 헤드-업 디스플레이는 윈드실드에 투영되는 방식인데 투아렉 다음 2번째로 적용된 것이다.

인포테인먼트 시스템은 10인치 디스플레이를 쓴다. 반응 속도가 빠르다. 이제 쾌적한 조작이 가능하다. 애니메이션 효과도 화려해졌다. BMW 만큼 다양하지 않지만 손짓으로 화면을 넘기는 것 정도의 제스처 컨트롤 기능도 쓸 수 있다. 테마 및 배경 색상도 바꿀 수 있다.

불편한 점도 있는데 간결함을 추구하다 보니 운전자가 원하는 기능을 찾아내는 데 시간이 걸린다. 예를 들어 ESC를 해제하려면 메뉴로 들어가 다시 차량 선택, 이후 화면을 한번 쓸어 넘긴 다음 브레이크를 선택해 ESC 기능을 해제해야 한다. 일반적으로 사용하지 않는 기능이기에 쉽게 체감되지 않을 수도 있지만 다른 기능을 쓰려 해도 메뉴를 수시로 찾아야 하는 불편함이 있다. 인터페이스를 다듬으면 좋겠다.

계기판 왼쪽 공간은 조명 제어 패널로 활용한다. 점차 많은 제조사들이 운전석 좌측 끝부터 조수석 우측 끝까지 패널로 연결하는 시도를 하고 있다. 깔끔한 디자인, 향후 더 큰 디스플레이 탑재에도 용이하다. 문제는 공간은 만들었는데 어떻게 쓸지 명확한 해답이 없다는 것.

캐딜락 에스컬레이드는 여기에 디스플레이를 추가했고, 현대 아반떼 N 라인은 스포츠 버튼을 달았다. 폭스바겐은 조명 제어 패널을 달았는데, 나중에 터치 디스플레이 패널이 들어갈 것 같다. 다양한 브랜드들이 어떤 아이디어들을 내놓을지 기대가 된다.

비상등 스위치 주변에는 각종 기능을 설정할 수 있는 터치 패널이 있다. 원하는 기능을 누른 후 인포테인먼트 모니터에서 조작하는 방식이다. 물리 버튼을 줄여 깔끔하지만 사용 편의성이 좋지는 않다. 에어컨을 켜고 싶을 때도 바로 켰다 끌 수 없다. “CLIMA” 버튼을 한번 터치 후 상단 모니터에서 조작을 해야 한다. 손을 이리저리 움직이는 등 설정을 위한 터치가 많다. 미니멀리즘이라는 트렌드가 유행이지만 이것이 맞는지 의문이 든다.

전자식으로 변경된 변속기 레버는 포르쉐 911에서 봤던 형태다. 상단에 파킹 버튼이 있고, 이 버튼과 똑같이 생긴 시동 버튼이 자리한다. 하단에는 전자식 주차 브레이크와 오토 홀드 버튼이 배치된다. 나머지는 수납함으로 활용된다.

선루프 조작 패널도 터치 방식이다. 벤츠 S-클래스에서 봤던 기능이 골프에 들어간 것이다. 대중 소형차에 다양한 최신 기술이 담겼다는 점이 칭찬할 만하다.

시트는 직물로 마감됐다. 등받이 부분에 벨벳 감각을 살렸고, 허리와 허벅지 받침대 면적이 넓어 착석감이 좋다. 시트 메모리, 마사지 기능도 있다. 반면 조수석은 수동 조작한다. 차 등급의 한계가 느껴지는 부분이다. 한국 소비자들이 선호하는 통풍 기능도 없다.

뒷좌석 공간은 평이하다. 물론 좁지는 않다. 준중형 해치백의 표준적인 공간이다. 그러나 국산 아반떼 등이 워낙 넉넉한 뒷좌석을 갖춰 한국 소비자들에게 크게 와닿지 않을 수도 있다. 게다가 4륜 구동까지 감안해 만들어져 센터 터널이 높아 시각적, 체감적으로 부족함이 느낄 수도 있다. 부가 기능으로는 USB C 포트와 송풍구가 있다.

실내외로 많이 바뀐 8세대 골프. 하지만 파워트레인 변화는 크지 않다. 2.0리터 디젤과 듀얼 클러치 조합. 엔진은 세부적으로 변했다. 특히 질소산화물을 감소시키기 위해 ‘트윈 도징(TWIN DOSING)’ 후처리 기술을 쓴다. 쉽게 말해 디젤엔진에서 만들어지는 질소산화물을 줄이기 위해 요소수를 분사하는 장치 2개를 장착해 일반 주행 상황과 큰 힘을 내는 고부하 조건에서 효과를 낼 수 있도록 만든 것이다. 이를 통해 질소산화물을 대폭 줄인다.

출력은 너무 평이하다. 14년 전에 나왔던 6세대 골프 2.0 TDI는 140마력을 발휘했다. 9년 전 나온 7세대 골프 2.0 TDI는 150마력이었다. 그런데 8세대 골프 2.0 TDI도 150마력이다. 10년이면 강산이 바뀐다는데 골프의 출력은 제자리다. 그래도 최대토크를 32.6kgf·m 에서 36.7kgf·m으로 높이긴 했다.

불만은 출력 정도였다. 그러나 주행을 시작하는 순간 놀라움을 경험하게 된다.

시동을 걸면 다소 거친 시동 소리를 곁들이며 디젤 엔진의 회전이 시작된다. 정숙성은 평이하다. 아이들 상태에서 40.5dBA 수준을 보이는데, 보편적인 가솔린 엔진과 유사한 정도다. 이 수치는 폭스바겐 티구안, 쉐보레 이쿼녹스 1.6 디젤 등과 유사란 정도다. 그러나 달리기 시작하면 정숙성이 꽤 좋아진다. 수치로 보면 59 dBA 수중인데, 2.0리터 급 국산 중형 세단에 준하는 정숙성이다.

변속기는 7단 듀얼 클러치 구조다. 7세대 모델이 쓰던 6단에서 기어가 하나 더 늘었다. 폭스바겐은 2003년 골프 R32부터 듀얼 클러치 변속기를 사용해 왔다. 근 20년 동안 DSG를 다뤄온 것이다. 노하우는 어디 가지 않는다. 초반에 출발할 때 최대한 부드럽게 동력을 전달하며 가속페달을 밟았다가 놓아도 울컥거리는 등의 부가적 충격을 만들지 않았다. 물론 듀얼 클러치 변속기 느낌은 남아있다. 세련미가 더해졌다고 보면 된다. 토크 컨버터 방식 변속기가 부럽지 않았다면 될까?

모든 영역의 조합이 적당했다. 아니, 딱 좋았다. 스티어링 휠에서 느껴지는 무게감, 동력 전달감, 가속페달과 브레이크 페달 조작감, 스티어링 조작 때의 차체 움직임, 서스펜션에서 느껴지는 감각에 이르기까지 수준급의 성능을 보였다. 부족함은 없었다.

포르쉐를 타면 모든 요소가 뛰어나다고 느끼는데, 이번 골프는 모든 요소에서 과하지 않은 이상적 설계 값을 그대로 보여주고 있었다. 본격적으로 달리지도 않았는데도 말이다.

장거리 주행을 위해 주행모드를 ‘에코’로 바꾼다. 오랜만이라 잊고 있었다. 폭스바겐 모델들의 에코 모드는 정말 달려볼 생각 자체를 하지 않는다는 점을. 쉽게 말해 꽤나 답답하다. 가속페달 조작에 따른 엔진의 반응을 최대한 둔하게 만들어 연료 분사량을 줄였지만 너무 심하다 싶다. 성격이 급한 운전자면 짜증도 낼 것 같다.

그러나 불만을 만족으로 바꿔주는 영역이 있는데, 연비를 확인할 때다. 고속도로에서 연비를 측정하니 주행 상황에 따라 적게는 28km/L, 잘 나오면 30km/L 이상을 오갔다. 하이브리드가 부럽지 않다. 가솔린 모델은 연료를 아껴도 가속페달을 밟아 가속할 때 허무하게 연비가 떨어지기도 하는데, 디젤은 확실히 편차가 적다. 연비에 크게 신경 쓰지 않고 편하게 달리면? 그래도 20km/L 이상은 쉽게 넘본다.

고속도로에 올라 ADAS 기능을 확인했다. 이제 골프에도 어댑티브 크루즈 컨트롤과 차로 중앙 유지 기능이 들어간다. 전방 인식 능력은 보통의 수준이다. 정체구간에서 앞차가 끼어들거나 나가는 상황에서 인식을 못 하고 그대로 돌진하려는 경우도 있었다. 하지만 일부 고가 차량을 제외하면 대부분의 차들이 유사한 모습을 보인다. 문제 삼을 필요 없다는 것. 소비자들도 ADAS가 안전 보조 기능일 뿐, 반자율 주행 기능이라고 인식하면 안 된다. 반자율은 없다. 마케팅 용어일 뿐.

어댑티브 크루즈는 정차 및 재출발을 지원한다. 차로 중앙 유지 기능은 스티어링 휠의 트래블어시스트 버튼을 눌러서 활성화시키는데, 크루즈 컨트롤과 분리해 사용할 수는 없다.

연비를 확인했으니 본격적으로 달려보자. 먼저 가속 성능을 보자. 골프 TDI는 정지 상태에서 시속 100km까지 8.35초 만에 도달했다. 7세대 골프 2.0 TDI의 8.30초와 거의 동일한 수치다. 0.1초 내외는 소소한 편차로 보면 된다. 물론 과거 모델 대비 성능 개선이 없다는 점이 아쉽긴 하다.

가속페달을 끝까지 밟으면 150마력의 한계가 느껴진다. 디젤엔진 특성상 토크감이 쏟아진 후 마력으로 밀고 나가는 느낌이 적다. 가솔린 엔진처럼 고회전 영역에서 마력으로 밀고 나가기 전에 변속을 해버려 속도를 올릴 때 시원스럽다는 느낌이 적다. 그래도 2.0 TDI에 런치 컨트롤 기능을 넣은 점이 재미있다. 소비자들은 사용하지 않겠지만.

차체 무게 변화를 보자.

7세대 모델보다 70kg가량 증가했다. 그래도 늘어난 무게를 리어 축에 더 많이 걸리도록 했다. 이 덕분에 전후 무게 배분이 개선됐다.

(고속주행 시험장에서) 가속페달을 계속 밟고 있으니 꾸준하게 속도를 올리며 200km/h 부근에 이르렀다. 속도 자체보다 안정감이 인상적이다. 노면이 좋았을 때의 당연함은 물론, 다소 거친 노면에서도 서스펜션의 탄력성이 안정감을 끌어내고 있었다. 많은 소비자들이 독일차는 고속 안정성이 좋다고 말한다. 하지만 요즘은 국산차 성능도 많이 좋아져 골프와 같은 대중 수입 소형차를 무시하는 경향이 있다. 하지만 이번 골프는 다시금 격을 달리했다. 아쉽지만 한 번 더 국산차와 기술 격차를 벌려 놓았다.

제동 성능도 확인했다. 시속 100km에서 완전히 정지하기까지 이동한 최단거리는 37.28m였다. 테스트를 반복해도 제동거리는 37m 대를 유지했다. 가장 많이 밀렸을 때가 37.85m였을 정도로 지속성이 좋았다. 평균 제동거리는 37.57m. 제동거리 자체도 좋았지만 제동 편차가 적었다는 점이 제동 시스템에 대한 신뢰도를 높이 사게 만들었다.

핸들링 점검 코스에서 복합적인 주행 성능도 확인했다. 섀시 밸런스와 주행 안정감은 최고였다. 스티어링 휠을 돌려 조향각만 설정하면 나머지는 차가 다 알아서 맞춰나가는 느낌이랄까? 부가적인 조향이 필요하지 않았다. 보통의 자동차들은 약간씩 조향각을 보정하며 코너를 빠져나오는 경우가 많다. 차량의 기본기가 좋다 보니 운전자는 부가 조작을 할 필요 없다. 적당히 스티어링 휠을 돌리고 가속페달 조작에만 신경 쓰면 된다.

하체의 설계 기술, 셋업 노하우 덕분이다. 스프링은 제법 탄력성을 갖는다. 반면 댐퍼가 단단하게 나머지 요소를 잡아내는 성격이다. 요즘 다양한 제조사들이 선호하는 설정인데, 이 셋업을 잘 못하면 일상에서 단단한 승차감을 보이고 코너에서 차체가 무너지는 모습을 보인다. 하지만 골프는 일상 주행에서 적정 승차감을 보이고 코너에서는 확실하게 차체를 지지해 나간다.

여기에 서스펜션 얼라이먼트와 설계 지오메트리, 타이어 성능과의 매칭, 폭스바겐 연구원들만 알 수 있는 노하우를 잘 반영하고 있다.

오토뷰 팀원들은 다양한 차들과 만난다. 1년을 기준으로 봐도 대략 80~100여 대를 만난다. 그러나 서스펜션을 보고 말할 수 있는 것은 단순한 소재에 대한 얘기뿐이다. 그러나 눈으로 확인하기 어려운 것들도 직접 타보면 바로 알 수 있다.

코너에서 스티어링 휠을 조작한다. 전륜 축이 움직이고 빠르게 후륜 축이 따라온다. 너무 빠르지도 느리지도 않다. 알맞게, 그리고 정확하게 움직인다. 당연한 얘기처럼 보이지만 앞축과 뒤축의 움직임에도 차이가 난다. 균형이 좋지 못한 차들은 흐느적거리며 마지못해 리어가 따라오는 경우도 있다는 얘기다.

골프는 기본 셋업에 의한 약한 언더스티어 이후 후륜이 적극적으로 따라온다. 특정 조건에서 리어가 빠지는 오버스티어 성향이 아니다. 코너를 잘 파고들 수 있게 돕는 셋업이다. 불안감은 없다. 일부 전륜구동(FF) 차량으로 빠른 코너를 위해 의도적으로 이런 코너링 성향을 만들기도 하는데, 골프는 알아서 이런 주행을 해낸다.

주행 밸런스가 뛰어나다 보니 ESP의 개입에도 여유가 있다. 균형감이 좋으니 초반부터 급하게 개입하지 않아도 된다는 것이다. 개입이 자주 이뤄지지 않는 것은 브레이크 시스템의 성능 저하를 막는 대도 이점이 생긴다. 균형이 나빠 계속 ESP가 제어하는 차들도 있는데, 정말 필요한 순간 브레이크 시스템의 (과열에 의한) 성능 저하로 원만한 제어를 못 해내는 경우도 있다.

타이어는 브리지스톤의 투란자(TURANZA) T005를 쓴다. 225/45 R17 사이즈다. 일상을 위한 여름용 프리미엄 타이어인데 너비도 등도 딱 표준적인 수준이다. 하지만 제동성능을 비롯해 코너링까지 다양한 요소에서 만족감이 높았다. 빠르게 달릴 때 차량의 밸런스도 잘 유지했으며 타이어 너비 대비 성능이 잘 나와줬다. 체감 성능은 235mm와 맞먹을 정도? 이 타이어는 벤츠(마이바흐)에도 쓰이고 있다.

오랜만에 좋은 차를 만났다. 우리 팀은 2022년 만났던 차량 중 최고였다는 찬사를 보냈다. 지금 당장 ‘올해의 차’를 뽑는다면 골프를 선택하겠다고 말한 스텝이 80% 이상.

물론 눈에 보이는 일부 것들이 부족하다. 차량 디자인도 크게 신선하다 말하기는 어렵다. 실내는 보는 이에 따라 호불호가 나뉠 것이다. 엔진 성능은 150마력에 불과하다. 한국 시장이 원하는 통풍시트도 없고 조수석은 수동으로 조작한다.

그럼에도 주행감각 하나가 모든 단점을 극복한다. 고속 안정성, 주행 밸런스, 연비, 주행 정숙성 모두 놀라울 정도였다. 150마력은 그저 숫자다. 체감 성능은 그보다 뛰어났고 운전 자체가 즐거움을 더한다.

가격은 프리미엄 3625만 원, 프레스티지 3782만 원이다. 7세대 골프가 3560만 원, 상급 트림인 R 라인이 3880만 원이었으니 많이 비싸진 편은 아니다. 오히려 국산차 가격이 크게 올랐다. 아반떼 N 라인에 상급 트림을 택하고 N 퍼포먼스 서스펜션이나 대용량 브레이크 패키지만 넣어도 3천만 원에 육박하는 시대다. 국산차가 저렴해서 구입한다는 것도 옛말.

첫차로 접근하는 소비자면 수치, 구성, 가격, 공간, 화려함으로 볼 때 아반떼를 구입하는 것이 좋다고 생각할 수 있다. 하지만 많은 차들 타보면 자동차 자체가 전하는 순수함에도 의미를 두게 된다. 편의 장비도 좋지만 우리가 타는 자동차는 여전히 운전을 해야 한다. 그 운전이라는 본질에서 만족도가 높다는 것은 그 어떤 편의 장비 보다 중요한 부분이다. 겉으로 보이지 않는 노하우와 완성도. 이번 8세대 골프는 그것이 무엇이고 왜 중요한지 다시 한번 보여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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