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MW, "미래의 M3는 전기차가 될 수 있다"

  • 기자명 박종제 에디터
  • 입력 2022.08.16 16: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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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MW M의 보스, 프랭크 반 미엘의 이야기에 따르면 BMW M을 대표하는 M3가 향후 EV로 바뀔수도 있다고 한다. 반대하는 사람도 있겠지만 의외로 90~95%의 고객들이 파워트레인은 상관없다는 의견을 제시했다고 한다.

전동화는 더 이상 낯선 단어가 아니다. 그게 심지어 스포츠카라고 해도 말이다. 포르쉐도 이미 조심스럽게 전동화를 제안하고 있으며, 페라리와 람보르기니의 로드맵에 전기차가 포함되고 있는데다가 최근 등장하는 하이퍼카들 중 상당수가 내연기관에서는 경험한 적 없는 출력을 일렉트릭 파워트레인을 통해 만들어 내고 있다.

그렇다면 M3는 어떨까? 오랜 역사를 지니고 있으며 M의 대표 모델인 M3가 전동화가 된다는 이야기에 벌써부터 고개를 가로젓는 사람도 분명 있을 것이다. 그런데 알고 보면 M3만큼 유연한 파워트레인 전략을 가지고 있던 스포츠카도 찾아보기 어렵다. 일단 M3의 시작은 4기통이었다. 이후 6기통으로 바뀌었고 심지어 E92 M3는 V8이었다. 그리고 지금은 다시 직렬 6기통으로 돌아왔다. 그런데 출력은 전보다 더 높아졌으며 새로운 듀얼 클러치 트랜스미션으로 효율도 더 높아졌다. 게다가 xDrive의 장착으로 후륜과 AWD를 자유롭게 오가며 누구나 쉽게 다룰 수 있는 스포츠 세단이 됐다.

물론 현재의 M3도 보는 시각이 마냥 곱지만은 않다. 먼저 이야기한 쉽게 다룰 수 있다는 것이 불만인 사람도 있으며, xDrive의 존재가 거슬린다는 의견도 많다. 게다가 터보차져가 마음에 들지 않는다는 사람도 있다. 그럼에도 여전히 M3는 수많은 사람들의 엔트리급 드림카 중 하나이며 시대가 가면 갈수록 더 강력하고 민첩하며 날카롭다. 실제로 다양한 M3를 접해본 사람들은 파워트레인이 세대마다 바뀌는 것에 대해 큰 불만을 품지 않는 편이다. 물론 예전이 좋았어, 라는 식의 회상 젖은 의견은 있지만 M3가 가진 본질적인 개성에는 누구도 불만을 품지 않는다.

따라서 향후 M3가 전동화된다고 해도 고객들은 크게 상관하지 않을 것이라는 게 BMW M의 CEO, 프랭크 반 미엘의 의견이다. “아마도 언젠가는 M3도 전동화가 되겠지만 그럼에도 여전히 M3만의 개성은 갖고 있을 겁니다. 파워트레인이 무엇이든 고객들의 사랑을 받을 것이며 고객들이 M이라는 것을 바로 알아챌 수 있는 차가 될 겁니다.”

이어서 그는 M3 고객들 중 90~95%가 파워트레인이 무엇이든 상관하지 않는다는 의견을 내놓았다고 이야기했다. 결국 빠르면 다음 세대 M3는 전동화가 이루어질 가능성이 높다. 이 가능성을 뒷받침하는 중요한 이유 중 하나는 일단 BMW는 2030년까지 전세계 자동차 중 50%가 전기차가 될 것이라 예상하고 있다는 점이며, 조금 완화 또는 유예되는 분위기이긴 하나 2035년부터는 내연기관 자동차를 더는 판매할 수 없다는 점 때문이다.

이미 M의 미래는 예고되었다. 몇 해전 있었던 VISION M NEXT에 등장한 M은 BMW의 내연기관 사운드가 아닌 한스 짐머의 퓨처리스틱 사운드로 채워져 있었다. 물론 그 당시 많은 사람들은 새로운 M의 내일이 이렇게 빨리 다가올 거라고 예상하지 못했겠지만, 어느새 다음 세대 M의 전동화를 꽤 진지하게 논의해야 할 시점이 도래했다. 아직 다음 세대 3시리즈가 발표되지 않았기 때문에 앞으로도 몇 년의 시간은 더 남아 있으나, 어쨌든 우리가 사랑했던 M3의 목소리와 필링의 미래에 대해 생각해야 할 때가 찾아온 것은 분명하다.

하지만 당장 100% 일렉트릭 드라이브 트레인으로 변화하진 않을 것이다. 가장 가능성이 높은 변화는 플러그인 하이브리드로의 전환이다. 이미 수많은 하이퍼카들이 PHEV화를 계획하고 있으며, BMW는 그들 중 가장 빨리 i8을 통해 PHEV 스포츠카를 세상에 공개한 회사다. 따라서 이들에게 PHEV M은 그렇게 낯선 도전은 아닐 것이다.

그러나 PHEV는 어디까지나 과도기적인 시스템이며, 전동화로 이전되는데 거부감을 줄이는 범퍼와 같은 역할에 불고하다. 언젠가 우리는 M3 EV를 맞이해야만 한다는 뜻이다. 파워트레인이 바뀐다고 해도 크게 상관하지 않는다던 90%의 고객들의 이야기에서 중요하게 생각해봐야 할 점은 ‘그게 내연기관이라면 무엇이든 괜찮다.’ 라는 전제가 깔려 있다는 것이다. 달리 말해 페라리처럼 플래그십은 반드시 12기통이어야 하고, 8기통 이하는 납득하기 어렵다. 라는 고정 관념이 M3에는 비교적 약하게 적용된다는 뜻이다.

따라서 전기모터와 배터리로 대체된다면 당분간은 꽤 강한 진통이 있을 것임에 틀림없다. M3는 어쩌면 마지막까지 BMW의 내연기관으로 남아주기를 간절히 바라는 모델일텐데, 이것마저 전동화로 전환된다면 지금과 같은 동경과 환호는 받기 어려울지도 모른다. 하지만 어쩌겠나? 시대의 흐름이 이러한 것을. 한스 짐머의 BGM이 질리지 않기만을 바랄 수 밖에 없다.

박종제 에디터는?

F1 레이싱 코리아 전 편집장으로 포뮬러 1과 관련된 뉴스 그리고 레이스의 생생한 이야기와 트랙 밖의 이야기를 다수의 매체를 통해 전해왔다.

레드불 코리아, 한국 타이어 매거진 뮤(MiU) 등의 온/오프라인 채널에 F1, 24h 르망, WRC 등 다양한 글로벌 모터스포츠 이야기를 전하고 있는, 모터스포츠 및 자동차 전문 에디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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