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스바겐, 620km 주행 가능한 ID.에어로 공개

  • 기자명 박종제 에디터
  • 입력 2022.07.01 13: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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폭스바겐이 새로운 ID 패밀리를 발표했다. 아직 컨셉트 디자인 단계이지만 이 차는 실제로 양산될 가능성이 아주 높아 보인다. 특히 1리터 카 이후 주행거리 연장을 위한 적극적인 개념의 에어로다이나믹 설계가 들어가 있어 어떤 형태로든 다음 ID 시리즈에 반영될 가능성도 높다.

몇 년 전, 폭스바겐은 XL1이라는 실험용 자동차를 실제 도로에서 테스트했던 적이 있다. 이 차의 개념은 1L의 디젤로 100km를 달리는 것이었는데, 이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이들은 극단적인 수준의 에어로다이나믹 디자인을 적용한 바 있다. 실제로 이 차는 외부에 돌출된 것이 거의 없었다. 심지어 누구보다 빨리 디지털 사이드미러를 적용했고, 아주 근사한 버터플라이 도어를 갖고 있었으며, 뒤가 납작하게 눌린 패스트백 타입에 리어 타이어도 커버로 덮어 놓았다.

주행 조건에 따라 조금씩 차이는 있지만 놀라운 수준의 공기 저항계수를 보였던 XL1은 실제로 1L의 연료로 100km를 주행할 수 있었다. 대단히 실험적인 자동차였던 XL1은 이후 다른 폭스바겐 모델에게 다양한 유산을 남겨주고 역사 속으로 사라졌다.

그로부터 약 5년이 지난 지금, 비슷한 개념을 가진 또 하나의 컨셉트카가 등장했다. ID.라는 패밀리 네임으로 시작하는 것으로 미루어 이 차는 틀림없이 전기차다. 발표한 정식 명칭은 ID.Aero로 이름에서도 유추할 수 있듯 에어로다이나믹 설계 및 디자인이 반영되었다. 그런데 스타일에서는 XL1과 많이 다른 방향을 보여준다. 일단 XL1과 달리 누가보더라도 이 차는 곧바로 조립라인에 올라갈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거의 양산을 염두에 두고 디자인했음이 틀림없다. 정확한 수치는 밝히지 않았지만, 4도어 쿠페형 세단으로 보이며 전체 길이는 대략 5미터에 달하는 것으로 추측된다. 그러니까 대략적인 사이즈만 놓고 본다면 현재 폭스바겐에서 판매 중인 파사트나 아테온과 대칭되는 모델이라 할 수 있다. 단지 다른 점이라면 전기차라는 것 뿐이다.

폭스바겐의 발표에 따르면 이 차의 공기 저항계수는 0.23으로 이 수치는 그리 놀랄만한 수준은 아니다. 왜냐하면 몇 년 전 발표된 메르세데스의 CLA는 0.22에 지나지 않았기 때문이다. 이미 XL1을 개발하면서 공기역학적으로 유리한 디자인을 완성해본 경험이 있는 폭스바겐이 보다 낮은 저항 계수를 달성하지 못했다는 점이 다소 의아한 부분이기는 하다. 물론 이들에게는 나름의 이유가 있었으리라 어림짐작 할 뿐이다.

앞서 소개한 것처럼 이 차는 ID 패밀리의 새로운 식구가 될 예정이며 따라서 전기모터와 배터리로 구동하는 것이 기본이다. 발표에 따르면 77kWh급의 배터리가 장착될 거라고 한다. 그렇다면 주행 거리는 어느 정도나 될까? WLTP기준으로 70kWh급 배터리라면 대체로 400km대의 주행거리를 달성할 수 있다. 그런데 ID.Aero의 주행거리는 무려 620km에 달한다고 발표됐다. 물론 WLTP 기준이어서 각 나라별로 조금 상이한 결과를 보일 가능성이 높지만 그럼에도 이 수치 자체는 꽤 놀라운 수준임에 틀림없다.

폭스바겐은 이 주행거리를 달성하기 위해 말 그대로 공기 역학적 설계를 반영했으며, 여기에 효율을 중시하는 구동 시스템을 적용했다고 전했다. 구체적으로 일렉트릭 파워트레인에 어떤 혁신이 있었는지는 알려지지 않았지만, 지금보다 좀 더 효율적인 방식임에 틀림없어 보인다. 여기에 돌출부가 거의 없는 매끈한 바디 워크가 주행거리 연장에 많은 도움이 되었던 것으로 보인다. 사진 상에 드러난 ID.Aero의 바디에는 사이드미러를 제외하면 돌출된 부분이 아예 없다.

최근 트렌드에 맞게 도어 노브 역시 도어 패널에 완전히 밀착되어 있다. 다만 리어 휠을 가리는 극단적인 선택은 하지 않았다. 대신 터빈 팬 스타일의 투톤 휠을 적용해 휠에서 발생하는 저항을 최소화했다는 것이 폭스바겐의 설명이다. 가장 인상적인 부분은 리어 엔드 부분이다. C필러가 트렁크 리드와 거의 닿을 정도로 길게 뻣어 있는데, 최근 메르세데스의 EQS, EQE의 스타일과 꽤 비슷해 보인다. 패스트백도 아니고 전형적인 세단도 아닌, 모호한 프로포션인 건 분명하다.

이 컨셉트카 역시 다른 ID 패밀리들과 마찬가지로 바디 전체에 불필요한 장식이나 기교는 보이지 않는다. 어떻게 보면 아주 심심해 보일 수 있는 디자인이지만, 폭스바겐은 심심함과 심플함 사이의 경계에서 늘 균형을 잘 유지했던 브랜드이므로 실제로 보면 느낌이 꽤 다를 것 같다.

MEB 플랫폼을 통해 양산될 것이라 전해진 이 컨셉트카는 ID.3,4,6에 이어 새로운 ID 시리즈로 편입될 예정이다. 우선 공급될 시장은 중국시장인 것으로 밝혀졌다. 아무래도 중국 시장이 유럽보다는 세단에 대한 수요가 크기 때문에 결정된 사안으로 짐작된다. 물론 이어서 유럽과 북미까지 제공될 예정이라고 하니 한국에서도 머지 않아 만나보게 될 것이다.

박종제 에디터는?

F1 레이싱 코리아 전 편집장으로 포뮬러 1과 관련된 뉴스 그리고 레이스의 생생한 이야기와 트랙 밖의 이야기를 다수의 매체를 통해 전해왔다.

레드불 코리아, 한국 타이어 매거진 뮤(MiU) 등의 온/오프라인 채널에 F1, 24h 르망, WRC 등 다양한 글로벌 모터스포츠 이야기를 전하고 있는, 모터스포츠 및 자동차 전문 에디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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