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급 전기차 비교] 벤츠 EQA, BMW i4, 볼보 C40, 폴스타 2, GV60, 모델 Y

  • 기자명 로드테스트팀
  • 입력 2022.06.01 09: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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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30년이 되면 전체 자동차 시장에서 전기차 비중이 30% 까지 올라갈 예정이다. 2020년 기준 전기차 점유율은 4.6% 수준이었는데, 이를 감안하면 폭발적인 성장이 예고된 셈이다. 이미 많은 자동차 제조사들이 다양한 전기차를 내놨다. 저마다 강조하고 있는 특징도 다르다.

이번에는 같은 급의 전기차를 한 자리에 모았다. 이번에 모인 그룹은 배경부터 독특하다. 프리미엄 브랜드에 속하면서 국내에서는 전기차 보조금까지 일부 받을 수 있는 모델들이기 때문이다.

벤츠, BMW, 볼보 등은 국내 소비자들이 선호하는 고급 브랜드다. 동시에 컴팩트한 차체를 바탕으로 경쾌한 주행 경험도 할 수 있다. 프리미엄 브랜드에 어울리는 각종 신기술과 고급스러운 마감 등도 누릴 수 있다.

매력 포인트는 보조금 혜택에 있다. 환경부가 발표한 2022년 전기자동차 보급사업 보조금 업무처리 지침에 따르면 올해 최대 국가 보조금은 700만원이다. 이중 차량 기본 가격이 5500만원 미만이면 보조금 100%를, 5500만원 이상 8500만원 미만에 해당하면 50%를 받을 수 있다.

폴스타 2는 보조금 100% 혜택을 받을 수 있다. 롱레인지 싱글 모터 사양의 경우 5490만원으로 책정됐기 때문이다. 폴스타 2의 사촌 모델이라 할 수 있는 볼보 C40 리차지는 6391만원에 판매해 50% 보조금을 받는다. 비싸 보일 수 있지만 경쟁 모델들이 각종 각종 옵션을 추가할 경우 6500~7000만원대로 비싸지기 때문에 풀-옵션 사양에 해당하는 C40 리차지가 오히려 ‘가성비 좋다’는 말을 듣고 있다.

메르세데스-벤츠 EQA 250은 5990~6790만원대 가격으로 판매된다. 국산차를 대표해서 나온 제네시스 GV60의 판매가는 트림에 따라 5990~6976만원부터 시작한다. 모두 50%의 보조금을 받을 수 있는 요건을 충족했다. BMW i4는 엄밀하게 따지면 이번 경쟁모델 중 한 체급 크다. 하지만 i4는 eDrive40 모델이 6650만원, 고성능 모델에 해당하는 M50 사양이 8490만원에 판매 중이다. 보조금 50% 혜택을 받을 수 있는 것이다.

테슬라는 모델 Y로 참전했다. 전기차 하면 1순위로 떠오르는 브랜드다. 하지만 연이은 가격 조정(8950~9619만원)으로 인해 모델 Y는 더 이상 보조금 혜택을 받지 못하는 값비싼 전기차가 됐다.

이렇게 국내에서 구입 가능한 프리미엄 컴팩트 전기차 6개 모델을 한 자리에 모았다.

심사는 디자인, 공간, 인포테인먼트 시스템, 사운드, 정숙성, 주행성능, 가성비 등 다양한 항목으로 이뤄졌다. 전기차 특성에 맞춰 보다 공정한 심사가 이뤄질 수 있도록 각 평가 항목도 손봤다. 특히 디자인 부분은 지금까지 봐왔던 자동차 모습에서 벗어나 얼마나 창의적인 아이디어가 녹아있는지까지 평가했다. 실내 평가도 단순한 너비나 디자인 이외에 공간을 얼마나 창의적으로 탈바꿈 시켰는지, 어떤 친환경 소재를 활용했는지 까지 확인해 평가에 반영했다.

실내외 디자인과 소재를 비교했다. 입문형 전기차라지만 프리미엄 브랜드 일원인만큼 모두 눈길을 사로잡는 고급스러움이 강조됐다. 벤츠 EQA와 BMW i4는 한눈에 봐도 벤츠와 BMW 가족이라는 것을 알 수 있는 디자인을 유지했다.

볼보 C40 리차지와 제네시스 GV60은 전기차만의 아이디어와 내연기관차의 익숙함이 겸비된 디자인을 갖췄다. 폴스타 2는 전기차만의 아이디어가 더욱 돋보이는 디자인을 차용했으며, 테슬라 모델 Y는 완전히 새로운 접근법으로 참신함을 강조했다. 이중 C40 리차지는 심사위원들이 “예쁘다”며 입을 모았다.

단순히 디자인 뿐만 아니라 실내외에 사용된 소재는 고급스러운지, 마감이나 단차 등 조립품질은 우수한지까지 확인했다. 실내외 디자인 분야는 BMW i4와 제네시스 GV60, 볼보 C40이 높은 점수를 받아갔다.

24인치 여행용 가방을 준비해 컴팩트 전기차에서 중요한 공간활용성을 확인해보는 것은 물론 정밀 측정장비를 활용해 트렁크 공간, 주행 정숙성 등을 계측해 심사에 활용했다. 넓은 공간을 만들어내는 부분은 국산차가 잘 해온 영역이라는 인상이 있었지만 모델 Y가 가장 넓은 모습을 보여주는 이변도 나왔다. 앞좌석, 뒷좌석, 트렁크 공간이 시각적으로도 넓었다. 24인치 여행용 가방을 트렁크에 실어도 공간이 가장 여유로웠으며, 프런트 트렁크 경쟁력도 높았다.

인포테인먼트 시스템도 집중 비교했다. 최근에는 단순한 정보 표시 기능을 넘어 즐길 거리까지 추가되며 새로운 경험을 전달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 분야는 제네시스 GV60과 볼보 C40 리차지, 폴스타 2가 높은 점수를 받았다.

GV60은 누구나 쓰기 쉽게 메뉴 구성과 보기 좋은 디자인으로 호평을 받았다. C40 리차지와 폴스타 2는 모두 TMAP 모빌리티와 300억 원을 공동 투자해 개발된 TMAP 인포테인먼트 서비스가 탑재됐다. 음성인식률이 96%에 달해 차량 대부분의 기능을 음성 명령으로 제어가 가능했다.

오디오 평가도 중요한 요소다. 전기차는 조용하기 때문에 소비자들이 음향 경험에 보다 민감하게 반응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 부문도 GV60과 C40 리차지, 폴스타 2가 우위를 보였다. GV60은 뱅앤올룹슨 오디오를 사용했는데, 동급 경쟁모델과 비교해도 우위에 설 정도로 만족스럽다는 평가가 주를 이뤘다. C40 리차지와 폴스타 2는 모두 하만카돈 제품이 탑재됐다. 특히 C40 리차지는 볼보의 다른 모델과 같이 섬세하고 풍부한 음향 표현을 통해 역시 볼보답다는 평가를 받았다. 타사는 고급 오디오 시스템을 옵션으로 추가해야 하지만 C40 리차지는 기본 사양이라는 점에서도 가산점을 받았다.

전기차가 이동수단의 개념을 통째로 바꾼다고 해도 변하지 않는 점이 있다. 사람과 함께 달린다는 점이다. 이동수단의 개념이 어떻게 바뀌건 완전한 무인자동차가 되지 않는 한 사람이 직접 운전을 해야 한다는 것이고, 결국 주행 완성도가 중요해질 수 밖에 없다.

BMW i4는 스포티하면서 완성도 높은 달리기 실력으로 “역시 BMW”라는 말을 들었다. 전기차지만 가장 내연기관 같은 움직임을 보여줬는데, 서스펜션 완성도가 특히 뛰어난 모습을 보여줬다.

C40 리차지도 이 부분에서 높은 점수를 받았다. 비교 모델 중 가장 자연스럽고 예측 가능한 주행으로 운전하기 편했던 부분이 부각됐다. 주행 성격 부분은 폴스타 2와 비슷해 보이지만 C40 리차지는 더욱 편안하고 안정적인 주행 감각을 보여줬다는 점에서 보다 좋은 점수를 받았다.

승차감 평가를 위해 별도로 과속방지턱을 설치했다. 각 차량을 운행하며 하체에서 발생하는 충격을 얼마나 세련되게 처리하는지 확인하기 위함이다. 부드러운 승차감을 활용한 고급감 면에서는 제네시스 GV60이 좋은 점수를 받았다. 하지만 모두 칭찬만 받은 것은 아니다. 제네시스 GV60은 코너를 돌다가 의도치 않은 불안한 움직임을 보여주면서 세부적인 완성도를 올렸으면 좋겠다는 평을 받았다.

정숙성 면에서도 C40 리차지의 이점이 강조됐다. 편안하고 고급스러운 승차감에 직접 계측한 정숙성 평가에서도 높은 경쟁력을 보여줬다. 가격대비 구성 면에서도 C40 리차지는 빛났다. 다른 경쟁모델들은 각종 옵션이 추가돼 표기 가격보다 수백만원 높아진 반면 C40 리차지는 풀-옵션 사양으로 출시돼 합리적인 가격을 내세웠다.

최종 우승자는 총점 1017점을 받은 볼보 C40 리차지로 선정됐다. 이로써 볼보는 지난해 수입 프리미엄 컴팩트 SUV 비교 평가에 이어 2관왕을 차지하게 됐다. BMW i4는 1015점을 받아 간발의 차이로 2위에 올랐다. 3위를 차지한 모델의 점수는 1014점이었을 정도로 이번 경쟁은 특히나 치열했다.

이렇게 볼보 C40 리차지는 다양한 항목에서 높은 경쟁력을 보여주며 세그먼트 챔피언 자리를 꿰찼다. 사전계약 시작 후 5일만에 1500대 물량이 완판된 이유가 있었던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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