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떤 시국인데... 러시아 카트 드라이버, 나치식 인사로 조사

  • 기자명 박종제 에디터
  • 입력 2022.04.15 13:25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15세의 러시아 카트 드라이버가 포디움에서 나치식 경례를 보여 논란이 일고 있다. 결국 FIA가 해당 드라이버와 팀 모두를 대상으로 본격적인 조사에 나섰다.

최근 국제 스포츠에서 러시아 선수들의 수난이 계속 일어나고 있다. 가장 최근의 일로 전 하스 F1의 드라이버이자 러시아 최대 비료 사업체의 아들이기도 한 니키타 마제핀은 이번 시즌 시작 전, 우크라이나 러시아 전쟁을 이유로 계약을 철회당했고, 해당 스폰서 역시 계약을 파기해야 했다. 그런데 수난은 여기서 끝나지 않고 니키타 마제핀 소유의 이탈리아 주택을 압류 당하는 등 그의 고통은 끝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현재 러시아 스포츠 선수들은 국제 무대에서 러시아 국기를 사용하지 못하는 것은 물론 포뮬러1의 상황처럼 아예 경기 자체에 참가하지 못할 때가 많다. 이런 상황이다보니 자연스레 러시아 출신 선수들은 몸을 사릴 수 밖에 없다. 그런데 최근 몸을 사리기는 커녕 충격적인 행동으로 모두를 아연실색하게 만든 선수가 있다.

러시아 출신의 카트 드라이버, 아르템 세베리우킨은 최근 유러피언 카트 챔피언십에서 포디움에 올랐다. 그런데 포디움에서 그가 한 행동이 큰 파장을 일으켰다. 가슴을 두 번 친 후 놀랍게도 나치식 경례를 한 것이다. 유럽에서는 아직도 나치를 표방하는 행동에 대해 강력하게 대응하는데, 올해 15세인 어린 드라이버는 그 사실에 대해 크게 인지하지 않았던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이후 행동이 더 큰 문제를 일으켰다. 나치식 경례를 한 후 호탕하게 웃었던 것. 단순히 치기어린 행동이라 여길 수 있겠지만, 해당 사건의 전말을 이해하고 나면 의도적으로 보이기에 충분하다. 앞서 서술한 것처럼 현재 러시아 출신 선수들은 국제 스포츠 무대에서의 활동이 제한되어 있다. 카트 역시 마찬가지로 해당 선수 역시 러시아 국적으로는 참가할 수 없어 부득이하게 이탈리아로 국적을 옮겨 참가하고 있었다. 그런데 이 부분에 불만을 품은 것인지 그는 조롱 섞인 행동을 포디움에서 저지르고 말았다.

결국 FIA는 이 선수의 행위에 대해 강도 높은 조사에 착수했다. 심지어 드라이버 본인 뿐만 아니라 그가 소속된 팀까지도 조사의 대상에 올랐다. 해당 사안은 단순히 스포츠 당국 차원에서 끝날 문제가 아니라 자칫하면 유럽연합 법정에 서야 할 수도 있는 심각한 사안이기 때문이다.

이에 팀은 즉각 해당 사건에 대한 성명을 발표하고 드라이버와의 계약을 즉시 종료할 것이라 밝혔다. 해당 팀은 “우리 팀은 있을 수 없는 행동을 저지른 드라이버에 대해 팀 입장에서도 크나큰 수치심을 느낍니다. 따라서 이런 점을 근거로 삼아 워드 레이싱은 아르템 세베르킨과 지속적인 협력 가능성이 사라졌다고 보고 그와의 계약을 종료할 예정입니다.” 라고 설명했다.

그런데 이후 드라이버가 남긴 성명이 더 큰 파장을 불러 일으키고 있다. 해당 드라이버는 “그날의 행동은 그저 팀과 러시아에서 온 내 친척들에게 감사의 뜻을 전한 것 뿐입니다. 저는 러시아인이자 러시아 출신이며 조국을 지지하는 사람입니다.” 라고 이야기했다.

러시아와 나치즘의 관계는 현재 벌어지고 있는 우크라이나 러시아 전쟁과 무관하지 않다. 현재 러시아는 우크라이나 침략의 정당성을 설명하기 위해 ‘탈 나치즘'을 표방하고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해당 드라이버가 의도하지 않았다고 하더라도 이 문제는 결코 간단히 넘어가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박종제 에디터는?

F1 레이싱 코리아 전 편집장으로 포뮬러 1과 관련된 뉴스 그리고 레이스의 생생한 이야기와 트랙 밖의 이야기를 다수의 매체를 통해 전해왔다.

레드불 코리아, 한국 타이어 매거진 뮤(MiU) 등의 온/오프라인 채널에 F1, 24h 르망, WRC 등 다양한 글로벌 모터스포츠 이야기를 전하고 있는, 모터스포츠 및 자동차 전문 에디터다.

저작권자 © 오토뷰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