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드, 전기차 핸즈 프리 충전에 대한 특허 출원

  • 기자명 뉴스팀
  • 입력 2022.03.14 15: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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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드가 손대지 않고 전기차를 충전할 수 있는 기술에 관한 특허를 출원했다. 우리가 흔히 알고 있는 무선 충전도 아니고 로봇 충전 방식도 아니다. 가장 늦게 공개됐지만 오히려 당장 상용화 할 수 있는 기술로 보인다.

전기차, 이제 더는 낯설지 않다. 물론 모든게 내연기관보다 편리하다는 뜻은 아니다. 여전히 불편함도 존재한다. 현재 등록된 전기차를 모두 감당하고도 남을 정도로 충전 설비도 충분해졌다. 그럼에도 내가 충전하러가면 언제나 충전기 앞에는 다른 전기차가 서 있다는 건 아이러니지만. 아무튼 불편함도 시간이 지나면 익숙해지고 그 후로는 습관이 되어 불편함조차도 잊어버리게 마련이다. 원래 그런 거라고 생각하면 아무래도 괜찮아지는 때가 찾아온다.

그럼에도 이것만큼은 늘 충전을 버겁게 만든다. 바로 무겁기 이를데 없는 충전 플러그다. 완속 충전기는 그나마 사정이 나은 편이다. 가정용 220V 케이블보다 조금 더 두꺼운 케이블이기 때문에 왠만하면 여성들도 충분히 감당할만하다. 진짜 문제는 급속 충전 케이블이다. 케이블의 두께가 어지간한 파이프만한데다가 속이 구리와 절연 피복 등으로 꽉 차 있어서 어지간한 남성들에게도 꽤 무겁게 느껴진다. 게다가 두꺼운 케이블을 다시 한 번 두꺼운 절연 피복으로 감싼 탓에 탄성이 없어 만약 케이블이 꼬여 있기라도 한다면 풀기가 여간 힘든게 아니다. 여기에 급속 충전 플러그 자체도 상당히 무겁다.

현대자동차는 차징 스테이션에 이런 불편함을 없애고자 케이블과 플러그를 스탠드 위에 수납해 필요할 때마다 아래로 내리는 방식을 적용했다. 확실히 케이블 무게에 대한 부담이 줄어들어 누구든 쉽게 충전할 수 있다. 다만 문제는 아직 현대차 차징 스테이션이 많지 않다는 점이다. 따라서 여전히 다수의 전기차 오너들은 한 겨울에도 낑낑거리며 케이블을 끌어와 뻣뻣한 플러그를 이리저리 힘주어가며 비틀어 포트에 꽂아야만 한다.

물론 이런 문제에 대한 확실한 대안들이 있긴 하다. 첫 번째는 무선 충전이다. 사실 이 방식은 전기차 시장 도입 초반부터 아이디어로 제시됐던 방식이다. 차체 바닥과 주차장 바닥에 각각 전자기장 패드를 두고 전류를 자기장 방향으로 흘려보내는 방식으로 그냥 주차장에 차를 세워두기만 해도 충전이 되기 때문에 케이블을 애써 꽂아야 하는 불편함이 없는 건 분명하다.

다만 이 방식은 아직 시중에 도입되지 못했다. 전파 인증과 같은 문제도 있지만, 내구성이라던지 안전성에 관한 검증이 필요한데다가 특히 바닥을 뜯고 매설해야 하기 때문에 기존 주차장에는 설치 비용이 제법 많이 든다. 깔끔하고 편리하긴 한데, 설치를 꺼려할 수 밖에 없다. 그보다 더 큰 걸림돌은 아직 무선 충전을 지원하는 전기차가 거의 없다는 점이다. 따라서 언제쯤 이 방식이 도입될지는 알 수 없다.

다른 하나의 솔루션은 폭스바겐 컴포넌트가 제시했다. 이 방식은 아주 스마트해보인다. 왜냐하면 로봇을 이용하기 때문이다. 사람은 그냥 주차장에 차를 세워놓고 떠나기만 하면 된다. 그러면 로봇이 충전용 배터리를 매달고 충전 포트 쪽으로 다가온다. 충전 포트 커버가 자동으로 열리면 로봇팔이 충전 플러그를 끼우고 떠나는 식이다. 좁은 주차장이라도 굳이 커다란 충전기를 별도로 설치하지 않고 주차장의 잉여 공간에서 로봇과 배터리만 충전하면 되니 공간 효율도 꽤 높다.

그러나 이미 눈치겠지만, 이 방식 역시 아직 아이디어 구상 단계일 뿐 현실화되지 못했다. 로봇과 자동차 사이의 통신 기능을 비롯해 로봇 자체 기술이 마련되어야만 가능한 기술인데다가 분명 초기에는 가격이 꽤 비쌀 것이다. 바닥 매립보다 더 많은 비용이 요구될 수 있다.

이 시점에 포드가 가장 늦게 새로운 충전 솔루션을 내놓았다. 이른바 핸즈 프리 충전 방식이라 불리는 이 방식도 현재는 아이디어 단계에 머물러 있지만, 아래 공개된 특허 자료를 보면 가장 늦게 내놓은 솔루션이면서도 가장 현실적인 솔루션으로 보이기에 충분하다.

특허 도안을 보면 우선 차체 옆에 파워 소스라 불리는 일종의 GPU가 놓여 있다. 파워 소스라 이름지은 것으로 봐서 폭스바겐 컴포넌트의 로봇 충전기와 흡사한, 포터블 배터리를 이용하는 방식으로 보인다. 그렇다면 다음 도안을 보자. 다음 도안에는 파워 소스에 대한 구체적인 형태가 그려져 있다.

아래 사각형 상자에는 몇 가지 장치가 들어 있다. 일단 액츄에이터와 커넥터, 그리고 에너지 스토리지 유닛과 컨버터 등이 있다. 또한 포지션 센서도 함께 내장되어 있다. 외부 홈에는 접이식 로드(Rod)가 수납되어 있다. 로드의 끝에는 우리가 아는 충전 플러그가 매달려 있다. 이제 이 솔루션이 어떻게 작동하는지 이해했을 것이다. 포지션 센서가 충전 포트의 위치를 확인하면 접이식 로드가 펼쳐지면서 포트에 플러그를 알아서 꽂는 방식이다. 이 과정에서 사람의 손길은 필요치 않는 것으로 보인다.

어떻게 보면 폭스바겐 컴포넌트 혹은 테슬라가 소개한 로봇 충전 방식과 비슷한 것 같지만 구조적으로는 그보다 훨씬 간단해 보인다. 간단하다는 건 훨씬 저렴하게 제작할 수 있다는 뜻이기도 하다. 물론 바닥에서 무선으로 충전되는 방식보다야 다소 불편할 수 있겠지만, 적어도 무선 충전보다는 더 빠르고 효율적으로 충전할 수 있다. 개인 차고가 흔한 미국에서는 꽤 각광받을 법한 디자인으로 보인다.

아직 세부 디자인이 소개되진 않았으나, 일단 포드는 이 방식을 특허로 출원해둔 상태다. 하지만 그 사이 인프라도 진화하고 있다. 최근 미국 미시간 주에서는 무선 충전 기능이 내장된 도로에 대한 아이디어가 상용화를 앞두고 있으며, 북유럽에서도 비슷한 스마트 도로 건설이 추진 중에 있다. 어떤 방식이 표준화될지는 알 수 없으나 어쨌든 조금이라도 전기차 보급을 늘이기 위한 편의 솔루션들이 계속 나오고 있다는 건 분명 긍정적인 현상이다.

박종제 에디터는?

F1 레이싱 코리아 전 편집장으로 포뮬러 1과 관련된 뉴스 그리고 레이스의 생생한 이야기와 트랙 밖의 이야기를 다수의 매체를 통해 전해왔다.

레드불 코리아, 한국 타이어 매거진 뮤(MiU) 등의 온/오프라인 채널에 F1, 24h 르망, WRC 등 다양한 글로벌 모터스포츠 이야기를 전하고 있는, 모터스포츠 및 자동차 전문 에디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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