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 강력하게 진화한 드론, 물류 업계에 게임 체인저 될까?

  • 기자명 박종제 에디터
  • 입력 2022.01.13 16: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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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시간을 비행하거나 1톤에 가까운 짐을 실어 나를 수 있을 만큼 드론 기술은 강력해졌다. 어쩌면 산업에 새로운 게임 체인저가 될 것으로 보이는 드론들을 육상, 공중, 어디서든 만날 날이 곧 찾아온다.

코로나19 팬데믹 여파로 올해 CES도 대폭 축소됐다. 일부 완성차 메이커들이 참가를 철회했고 대부분의 전시 부스에서 제한적으로만 관람객을 받기로 결정했다. 이런 분위기 속에서도 주목할 만한 기술들이 공개를 기다리고 있다. 아니. 오히려 이런 분위기이기에 더욱더 주목할 만한 기술들일지도 모른다. 바로 드론의 진화이다. 최근 두 신생 업체가 공개한 드론은 어쩌면 코로나19로 인해 급부상한 배달 업계에 새로운 게임 체인저가 될지도 모를 일이다.

먼저 첫 번째 드론은 육상으로만 다니는 드론이다. 캘리포니아 소재의 스타트업에서 개발한 U딜리브(Udelv)는 탄소 배출 없는 육상 화물 운송 드론을 소개했다. 사실 무인 육상 운송 수단 기술의 개발은 무인 항공기 개발 이상으로 까다롭다. 왜냐하면 장애물이 너무 많기 때문이다. 반면 강점은 단연코 비행 드론보다 훨씬 뛰어난 화물 적재량에 있다. U딜리브는 이런 강점을 극대화한 육상 운송 드론으로 최대 적재량이 무려 2000파운드 약 1톤에 달한다.

무인 운송 드론이기 때문에 구조는 매우 간단하다. 당연히 운전석은 없으며 배터리와 모터 그리고 시스템 제어를 위한 설비는 모두 바닥과 양 끝에 세워진 벽으로 흡수됐다. 그리고 화물은 벽 사이 공간에 적재할 수 있도록 디자인되어 있다. 적재 공간은 모듈식으로 구성되어 있어 윙 탑 형태의 캡이나 칸막이를 둘 수 있다. 최대 주행 속도는 무려 113km/h이며 배터리 용량은 최대 160kWh까지 설정할 수 있다. 여유 있는 배터리 용량 덕분에 주행 거리는 최대 483km이며, 한 시간가량 급속 충전을 할 경우 322km까지 주행 거리를 추가로 연장할 수 있다는 것이 개발사 측의 설명이다.

하지만 육상 운송 드론이라면 여기에 추가되어야 할 기술이 남아 있다. 바로 자율 주행 기술이다. 이 회사는 모빌아이의 자율 주행 기술을 탑재했다. 카메라와 라이다, 레이더 그리고 모빌아이의 5세대 자율 주행 칩 덕분에 레벨 4 수준의 자율 주행이 가능하다. 또한 적재 구역은 물론 주차장, 사유지를 구분할 수 있으며, 모빌아이에서 개발한 도로 경험 관리 시스템 덕분에 도로의 특정 차선을 색상으로 인식한다던가, 교통 패턴을 추적하고 표지판을 인식할 수 있다.

이와 같은 기술의 지원 덕분에 U딜리브는 1톤에 가까운 화물을 싣고 80여 개의 배달 지점을 자율적으로 순회하며, 심지어 충전까지 스스로 진행할 정도로 진화했다. U딜리브는 택배, 음식 배달과 같은 B2C 서비스는 물론이고 대형 물류 창고나 공장의 부품을 실어 나르는 트랜스포터로서의 역할도 무리 없이 담당할 수 있다는 것이 회사 측의 설명이다. 빠르면 2028년부터 약 35,000대 규모의 U딜리브가 상업 운행을 시작할 예정이나, 이미 대형 선박 관리 회사를 비롯해 다수의 회사가 1,000여 대 가량의 U딜리브를 선주문했다고 발표됐다.

두 번째는 항공 물류를 위한 드론이다. 항공 물류 드론 시장에 가장 먼저 진출을 발표한 회사는 아마존이다. 2013년부터 기술 개발 및 사업 시스템 구축을 진행한 아마존은 아직 상업 운영을 시작하진 못했지만 FAA(미연방 항공청)에 항공 운송 드론 비행 승인을 받은 만큼 빠른 시일 내에 상업 운영이 이루어질 것으로 보인다. 다만 한계는 있다. 바로 단일 배송 무게가 2.3kg으로 제한되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번 CES에서 이런 한계를 단숨에 뛰어넘은 무인 항공기가 등장했다. 파이퍼 플라이 헤비 리프트로 이름 붙여진 이 드론의 적재량은 무려 45kg으로 아마존 드론에 비해 19배에 달하는 적재량을 자랑한다. 단순히 적재량만 뛰어난 것이 아니라 이 정도의 무게를 싣고도 거의 2시간 가까이 비행할 수 있다는 것이 개발사의 주장이다. 만약 4.5kg으로 적재량을 줄인다면 7시간으로 비행시간은 연장된다.

하지만 현재 전기모터와 배터리 기술로는 이런 성능을 만들어 내기가 거의 불가능하다. 그래서 이 회사는 소형 내연기관을 함께 탑재한 하이브리드 방식을 채택했다. 덕분에 최대 적재량을 무려 453kg까지 키울 수 있으며 최대 160km/h의 속도로 비행할 수 있게 됐다. 이 드론은 테스트를 마친 상태로 이미 산불 현장에 투입되어 조기 진화에 도움을 줄 수 있음을 증명했다고 한다.

뿐만 아니라 재난 현장과 같이 헬리콥터가 진입할 수 없는 복잡한 구역이나 시야가 충분치 않은 곳에 진입해 의료, 구난 물자 등 중요한 보급품을 배송하는 데에도 유용할 것이라 전했다.

하늘의 픽업트럭이란 별명에 걸맞게 앞으로 이 드론은 건설 현장을 비롯해 다양한 산업 현장에 무거운 물건을 실어 나르는 역할을 담당할 예정이다.

그동안 물류 산업에서 드론의 역할은 무척 제한적이었다. 주로 제한된 구역 내에서 작고 가벼운 물건들만 실어 나르는 게 고작이었으며 이마저도 시범 운영 상태에 머물러 있다. 하지만 방금 소개한 두 드론은 개발만 완료된다면 당장이라도 다양한 분야에서 전통적인 물류 시스템의 역할을 대신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물론 일부에서는 이런 드론들이 결국 사람의 일자리를 빼앗아 갈 것이라 우려하기도 한다.

하지만 현재 아마존이 드론 조종사를 지속적으로 채용하고 있는 것으로 미루어 볼 때, 사라지는 일자리만큼이나 새롭게 태어나는 일자리도 분명히 있을 것이다. 가령 드론 물류 관제사라든지 자율 주행 관제사 혹은 드론 운행 경로 설계와 같은 새로운 직업군이 탄생할 가능성도 있다. 컴퓨터가 보급되면서 사라진 직업의 숫자만큼 새로운 직업이 생겨난 것처럼 말이다.

박종제 에디터는?

F1 레이싱 코리아 전 편집장으로 포뮬러 1과 관련된 뉴스 그리고 레이스의 생생한 이야기와 트랙 밖의 이야기를 다수의 매체를 통해 전해왔다.

레드불 코리아, 한국 타이어 매거진 뮤(MiU) 등의 온/오프라인 채널에 F1, 24h 르망, WRC 등 다양한 글로벌 모터스포츠 이야기를 전하고 있는, 모터스포츠 및 자동차 전문 에디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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