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드, 오직 레이싱 시뮬레이션을 위한 컨셉트카 만들다

  • 기자명 박종제 에디터
  • 입력 2021.12.23 16: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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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드가 강력한 전기모터를 탑재하고 곧바로 트랙으로 뛰어 들 것 같은 근사한 디자인의 컨셉트카를 발표했다. 그런데 이 디자인은 놀랍게도 달리는 자동차를 위한 것이 아니다. 그저 레이싱 시뮬레이션을 위한 것이다. 그래서 사이드미러 대신 조명과 카메라가 달려 있다.

최근 포드가 독특한 디자인의 컨셉트카를 발표했다. 나즈막한 차체와 극한까지 낮춘 지상고 그리고 완벽한 에어로다이나믹 디자인에 미래지향적인 감성을 더한 이 디자인은 흡사 플레이스테이션의 그란투리스모를 위한 컨셉트카처럼 보인다.

윈드쉴드가 완전히 생략되어 있는 완벽한 디자인의 로드스터의 이름은 포드질라 P1. 그런데 잘 들여다보면 몇가지 이상한 구석이 보인다. 우선 사이드미러 대신 밝은 불빛의 조명과 카메라가 달려 있으며, 차체 곳곳에 다수의 카메라가 숨겨져 있다. 게다가 모터나 엔진이 있어야 할 곳에는 컴퓨터가 들어가 있다고 한다. 대체 어떤 목적인 것일까?

지금이라도 트랙에 뛰어 들어도 이상할게 없어 보이는 이 컨셉트카는 놀랍게도 레이싱 시뮬레이션을 즐기는 게이머들을 위한 컨셉트 디자인이다. 좀 더 구체적으로 이야기하면 이 자체가 하나의 레이싱 시뮬레이터다. 하지만 꽤 제대로 만든 레이스카처럼 보인다.

그도 그럴 것이 완벽한 에어로다이나믹 설계를 반영한 디자인과 함께 거대한 리어윙 그리고 그만큼 거대한 디퓨저까지 장착됐기 때문이다. 심지어 리어 휠 안쪽에는 포뮬러1카에서나 볼 수 있었던 대형 브레이트 덕트와 윙 렛들이 자리하고 있으며, 양쪽 휠을 구동하는 드라이브 샤프트까지 존재한다.

게다가 벌크 헤드에는 프론트 서스펜션을 위한 댐퍼가 J 링크 방식으로 설치되어 있다. 실제로 이 디자인은 컨셉트카로 제작된 바 있다. 2020년 경 포드질라 P1이라는 이름으로 디자인되었으며, 당시에는 렌더링 이미지 뿐이었지만, 이렇게 실제 시뮬레이터로 완벽히 거듭났다.

그럼 조금 더 자세히 살펴보자. 우선 모니터는 필요없다. 왜냐하면 VR 헤드셋으로 대신하기 때문이다. 스티어링 휠도 본격적이다. 시프트 인디케이터와 셋업을 위한 수많은 버튼과 다이얼이 달려 있는 스티어링 휠은 포스 피드백까지 완벽히 전달한다. 게다가 시트 포지션이 어지간한 레이싱 기어들보다 정확하기 때문에 제대로 드라이빙하는 기분을 느낄 수 있다.

또한 실내에 장착된 여러개의 스피커가 입체적인 음향을 전달해 몰입감은 그야말로 최고 수준. 이 시스템은 보는 이들의 즐거움도 함께 배려했다. 외부에 가로 10미터 세로 4미터의 대형 스크린을 통해 드라이빙 장면을 지켜볼 수 있는데, 실내에 설치된 여러대의 4K 카메라가 스티어링 휠의 움직임이나 페달 워크 등 모든 장면을 함께 촬영해 비춰주기 때문에 마치 실제 레이싱 드라이버의 드라이빙을 지켜보는 것 같은 느낌을 제공한다고. 특히 브레이크 페달을 밟는 순간 시뮬레이터 외부에 장착된 테일램프가 점등되면서 생동감을 더한다.

단 한 가지 아쉬운 점은 가격이 공개되지 않았다는 점이다. 물론 결코 저렴하진 않겠지만 포드는 이 시뮬레이터를 시판할 계획을 갖고 있지 않다. 물론 1:1 스케일의 레이싱 시뮬레이터를 집 안에 들일 수 있는 사람은 그리 많지 않을 것이다. 그럼에도 포드가 이 시뮬레이터를 제작한 이유는 e 스포츠 이벤트의 홍보를 위해서다. 현재 포드질라 P1은 유럽을 순회하며 각종 자선 행사에 설치되고 있다. 앞으로 약 서른 개의 이벤트에 동원될 예정으로 주로 레이싱 시뮬레이션을 경험하기 힘든 환경에 사는 어린아이들에게 혜택이 주어질 것이라 전했다.

박종제 에디터는?

F1 레이싱 코리아 전 편집장으로 포뮬러 1과 관련된 뉴스 그리고 레이스의 생생한 이야기와 트랙 밖의 이야기를 다수의 매체를 통해 전해왔다.

레드불 코리아, 한국 타이어 매거진 뮤(MiU) 등의 온/오프라인 채널에 F1, 24h 르망, WRC 등 다양한 글로벌 모터스포츠 이야기를 전하고 있는, 모터스포츠 및 자동차 전문 에디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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