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슬라, 캠리와 유지비가 비슷하다고 주장한다?

  • 기자명 박종제 에디터
  • 입력 2021.08.30 15: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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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기차의 유지비가 저렴하다는 것은 이미 알려진 상식이다. 하지만 구체적으로 어느 정도나 낮은지에 대해서는 정확히 알기 힘들다. 그래서 테슬라는 구체적인 비교 대상을 골랐다. 바로 토요타 캠리다.

전기차는 구입 비용에 있어서는 동급 모델에 비해 확실히 비싸다. 배터리를 비롯해 몇 가지 부품들이 아직은 온전한 규모의 경제 효과를 내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여기에 최근 곳곳에서 터지고 있는 반도체 문제까지 더해져 전기차의 가격이 내려갈 것이라는 기대를 걸기 힘든 상황이다. 물론 보조금이 있기 때문에 동급 모델과 거의 비슷한 수준에 구입이 가능하지만, 비싸다는 사실은 부정할 수 없다.

그럼에도 전기차를 구입할만한 이유는 역시나 유지 보수 비용이 생각보다 저렴하기 때문이다. 우선 엔진 오일, 냉각수, 각종 필터류의 경우 아예 교환 자체가 필요하지 않다. 더불어 브레이크 패드와 디스크의 경우 회생제동 시스템 덕분에 교환주기가 내연기관에 비해 훨씬 길다. 또한 부품의 숫자가 내연기관 대비 ⅓ 밖에 되지 않으며, 심지어 내연기관처럼 주기적으로 교환해야 할 부품도 거의 없다. 이런 점에서 전기차는 장기적으로 유지 비용이 내연기관보다 낮은 편이다.

이와 같은 사실에 근거해 테슬라는 최근 모델 3의 유지 비용 분석 결과를 비교적 알기 쉽게 내놓았다. 우선 테슬라는 모델3 스탠다드 레인지 플러스를 기준으로 1마일당 약 55센트의 비용이 소요된다고 밝혔다. 여기에는 유지 보수에 필요한 비용뿐만 아니라 전기를 충전하는데 들어가는 비용도 포함되어 있다. 게다가 보험과 같은 서비스 비용도 여기에 포함되어 있다.

비교 대상 중 가장 유지 비용이 낮은 모델은 토요타 캠리였지만, 테슬라의 주장에 따르면 모델3와 캠리를 비교하면 고작 몇 센트 밖에 차이가 나지 않는다는 것이다. 특히 이들은 캠리와 같은 대형 내연 기관 자동차에 비해 연료비, 타이어 교환비, 유지 보수비 그리고 기타 수리비에서 근소하게 앞서 있다고 전했다. 그럼에도 테슬라 모델3의 가장 큰 걸림돌은 역시나 캠리에 비해 구입 비용이 비싸다는 점이다.

모델3와 비슷한 구입 비용의 BMW 330i와 비교해본다면 어떨까? 두 모델은 약 4만 달러 수준으로 비슷한 가격에 판매되고 있다. 하지만 위에서 테슬라가 주장한 연료비를 포함해 유지 비용에 있어 모델 3는 BMW 330i보다 훨씬 저렴한 비용에 운영할 수 있으며, 이러한 특징은 시간이 갈수록 모델3의 운영 비용을 낮추게 될 것이라 전했다.

결국 테슬라는 지속 가능한 제품을 선택할 경우 가격과 성능 둘 중 어떤 것이라도 타협해야 하는데, 테슬라 자동차는 성능부터 안전, 효율 그리고 가격 경쟁력까지 어느 하나 뒤처지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일부에서 비판하고 있는, 전기차가 정말 친환경적인가에 대한 의견에도 테슬라는 최소 8,600km 이후부터는 기존 내연기관 자동차보다 친환경적인 자동차로 돌아설 수 있다고 이야기했다.

하지만 이러한 주장이 반드시 타당하다고 만은 볼 수 없다는 의견도 있다. 결국 현실적으로 가장 저렴한 유지 비용에 운영할 수 있는 자동차는 토요타 캠리임을 입증하는 것과 같다는 것이다. 게다가 만약 캠리보다 더 저렴하면서도 유지 비용이 훨씬 저렴한 코롤라와 비교한다면 여전히 모델 3는 유지 비용부터 생산 과정의 친환경 측면까지 어느 하나 우세하지 못하는 것이다.

물론 이에 대해 테슬라는 실질적으로 토요타와 경쟁하는 브랜드가 아니라, 메르세데스나 BMW 등과 같은 프리미엄 브랜드와 경쟁하는 브랜드라는 점을 내세운다면, 일견 테슬라의 주장이 타당한 것으로 보일 수도 있다. 하지만 애석하게도 이 주장에 근거가 약한 것은 이미 그들 스스로가 토요타 캠리와 비교했다는 점이다. 그리고 그들의 분석 결과에서도 여전히 토요타 캠리가 단 몇 센트에 불과하지만 전체 비용은 저렴했다.

따라서 테슬라의 이러한 주장에도 불구하고 전기차가 내연기관만큼의 비용 효율을 달성하려면 아직 해결해야 할 점들이 남아 있다. 특히 보조금이 전부 삭감된 이후의 판매 정책과 가격 정책은 현재 전기차를 생산하는 모든 회사들이 함께 고민해야만 하는 문제다. 이런 문제들이 모두 해결됐을 때 다시 한번 전기차와 내연기관의 운영비를 비교한다면 가장 정확한 결과를 산출할 수 있을 것이다.

박종제 에디터는?

F1 레이싱 코리아 전 편집장으로 포뮬러 1과 관련된 뉴스 그리고 레이스의 생생한 이야기와 트랙 밖의 이야기를 다수의 매체를 통해 전해왔다.

레드불 코리아, 한국 타이어 매거진 뮤(MiU) 등의 온/오프라인 채널에 F1, 24h 르망, WRC 등 다양한 글로벌 모터스포츠 이야기를 전하고 있는, 모터스포츠 및 자동차 전문 에디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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