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안에서 업힐 코스를 타는 법

  • 기자명 박종제 에디터
  • 입력 2021.08.06 18: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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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전거 마니아들의 도전 의식을 불러 일으키는 업힐은 고난과 성취감을 모두 안겨주는 궁극의 과제다. 하지만 기록을 단축시키려면 어쨌든 코스로 향해야 한다. 그런데 만약 남몰래 집에서 업힐 코스를 훈련할 수 있다면 어떨까?

자동차 마니아들 사이에서 소문난 다운힐 와인딩 코스들이 존재한다. 굉장히 위험하고 엄연히 불법이지만 그곳을 가장 빠르게 달렸다는 것만으로도 정복감과 성취감을 누리기에 충분하다. 그런데 자전거 라이더들 사이에서도 이런 코스들이 존재한다. 다만 자동차와 다른 점이라면 다운힐이 아니라 업힐이라는 점이다.

업힐은 자전거 라이더들이 가장 부담스러워하는 구간이자 동시에 가장 정복하고 싶어하는 구간이기도 하다. 그곳을 온전히 내 힘으로 주파했을 때 비로소 자전거 좀 탔다고 스스로 위안삼을 수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업힐은 프로 라이더들에게도 매우 부담스럽다. 가령 뚜르 드 프랑스나 지로 드 이탈리아에서도 가장 유명하고도 악명높은 코스들은 대부분 업힐이다. 업힐은 자전거가 가진 퍼포먼스를 무의미하게 만들 뿐만 아니라 라이더의 진정한 체력을 검증하는 구간이기에 분명 고통스러울 정도로 힘들지만 그럼에도 가져다주는 성취감은 실로 엄청나다.

그런데 자동차와 달리 자전거는 업힐을 훈련하기가 쉽지 않다. 어쨌든 그 코스를 직접 달리며 소화해야 하기 때문에 시간의 제약도 따른다. 만약 자동차처럼 시뮬레이터가 있다면 좋겠지만, 현재까지는 업힐에서 내 체력을 체크하고 훈련할 수 있는 시뮬레이터가 마땅치 않았다.

그래서 최근 한 업체에서 업힐 전용 홈 트레이너를 출시했다. 엘리트 라이저(Elite Rizer)라 불리는 이 시뮬레이터는 말 그대로 업힐을 더 잘 타기 위해 고안된 업힐 전용 홈 트레이너다. 그러니까 방에서 개인 업힐 훈련을 할 수 있다는 거다.

이 트레이너를 제작한 업체는 이미 40년 이상 이탈리아에서 사이클링 장비를 생산해온 꽤 깊은 역사와 노하우가 있는 업체다. 자전거 장비 뿐만 아니라 특히 프로 라이더들을 위한 트레이닝 장비도 함께 연구 개발한 업체인만큼 일단 훈련 성과에 대한 기대는 가져볼만하다.

구조가 일반 자전거 트레이닝 장비와는 약간 다른 편인데, 가장 큰 차이점은 프론트 휠이 없다는 점이다. 대신 포크가 기둥에 고정되어 있다. 무게는 약 120kg으로 결코 가볍지 않지만, 대신 강한 힘으로 구동하더라도 흔들림없이 훈련을 이어갈 수 있다. 특히 업힐의 경우 서서 페달링 하기 때문에 전달되는 하중이 상당한데, 적당한 장비의 무게가 이를 버티게 한다. 게다가 리어 휠에는 기어가 달려 있어 실제 업힐시 어떤 기어를 선택해야 가장 효율적일지 미리 계산할수도 있다.

이 트레이닝 장비의 핵심은 바로 포크를 붙잡고 있는 기둥이다. 이 기둥은 최대 20%의 오르막 또는 최대 10%의 내리막을 구현한다. 하지만 단순히 포크를 들어 올려 오르막 구간을 재현하는 것만으로는 부족하다. 대부분의 실제 업힐 구간은 하나의 경사도로만 이루어져 있지 않다. 다소 평탄한 구간이 나왔다가 다시 가파른 구간으로 변하는 경우가 일반적이다.

엘리트 라이저는 이런 업힐의 특성까지 모두 시뮬레이션할 수 있다. 또한 구배까지 재현할 수 있어 실제 업힐 코스를 달리는 것과 동일한 경험을 방 안에서 느낄 수 있다. 물론 단순히 체력 강화를 위해서라면 수동으로 전환해 특정 경사도에서의 훈련만 반복할 수 있다.

또한 전용 소프트웨어를 통해 미리 구현된 업힐 코스를 화면으로 보면서 직접 라이딩할수도 있으며, 주행거리 경사도 그리고 소모된 칼로리 등 다양한 정보들을 화면을 통해 실시간으로 관찰하는 것도 가능하다. 엘리트 라이저는 실제 업힐에서 경험할 수 있는 모든 동작을 그대로 구현하는데 집중했다.

그래서 일어서서 페달링을 할 때 핸들바가 움직이는 현상도 그대로 재현된다. 뿐만 아니라 기울어진 구간에서 바이크의 움직임도 구현했다. 그야말로 실제 존재하는 업힐 코스를 직접 달리는 것과 동일한 수준의 트레이닝이 가능한 셈이다. 자전거는 12mm 스루 액슬과 디스크 브레이크가 장착된 모델이라면 무엇이든 설치가 가능하다.

코로나 19로 바이크 라이더 역시 라이딩을 쉽게 즐기기 어렵게 됐다. 하지만 이 장비라면 집 안에서 언제든 원하는 코스를 즐길 수 있다. 특히 평지 뿐만 아니라 라이딩의 꽃이라 불리는 업힐을 방안에서 즐길 수 있다는 점에서 1,099달러의 가격이 결코 비싸게 느껴지지만은 않을 것이다.

박종제 에디터는?

F1 레이싱 코리아 전 편집장으로 포뮬러 1과 관련된 뉴스 그리고 레이스의 생생한 이야기와 트랙 밖의 이야기를 다수의 매체를 통해 전해왔다.

레드불 코리아, 한국 타이어 매거진 뮤(MiU) 등의 온/오프라인 채널에 F1, 24h 르망, WRC 등 다양한 글로벌 모터스포츠 이야기를 전하고 있는, 모터스포츠 및 자동차 전문 에디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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