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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래식 랜드로버 디펜더의 뼈와 살을 손목 위에서 경험한다

2021-07-30 오후 2:10:08
신형 디펜더가 도무지 마음에 들지 않아, 지금도 클래식 디펜더를 찾고 있는 사람이 있다면 이 시계를 주목할 수 밖에 없을 것이다. 기쁨 혹은 안타까움? 당신이 느끼게 될 감정은 알 수 없지만, 어쨌든 클래식 디펜더를 손에 올릴 수 있는 기회라는 건 분명하다.


디펜더는 미니와 함께 영국을 대표하는 아이코닉한 자동차다. 엘리자베스 2세 여왕가 스코틀랜드의 황무지에서 랜드로버를 즐겨타면서 무척 고급스러운 SUV라는 인식이 강하지만 사실 디펜더는 거의 농업용 자동차에 가까웠다. 당시 레인지로버와 같은 호화 SUV는 커녕 2차 대전 직후였기 때문에 SUV의 고급화된 버전은 생각할수도 없었다.


실제로 랜드로버는 농장에서 쓰일만한 힘 좋고 튼튼한 트럭을 염두에 두고 랜드로버를 개발했고, 그 뿌리를 그대로 이어받은 모델이 바로 디펜더다. 그래서 지금도 영국에서는 디펜더를 다양한 용도로 활용하고 있다. 재활용품을 수집하거나 군용 차량으로 쓰는 등 말이다. 오히려 탐험가를 위한 랜드로버는 따로 있었다. 바로 디스커버리였다.


그럼에도 특유의 강인한 모습과 절벽에서 굴러도 다시 시동이 걸릴 것 같은 내구성 덕분에 디펜더를 사랑하는 사람은 아직도 많다. 물론 디펜더라는 이름이 다시 부활하긴 했지만 오래전 디펜더를 기억하는 사람들의 뇌리에 지금의 디펜더는 너무 세련됐고, 게다가 비싸다. 그래서 복원이라는 까다로운 여정을 감수하고서라도 클래식 디펜더를 찾고 있는 사람이 아직 많다.


그런 이들의 갈망을 알아차린 랜드로버 리스토어 빌더가 아예 디펜더로 만든 시계를 내놓았다. 영국 서머셋에 자리한 RNR 아코닉(Arkonik)는 클래식 랜드로버를 전문적으로 리스토어하는 업체다. 이 업체에는 지금도 다양한 종류의 낡고 망가진 랜드로버로 가득한데, 이들은 그 중 하나를 선택해 시계의 재료로 쓰기로 결정했다.


그렇게 만들어진 시계가 지금부터 소개할 REC 워치다. 이 시계를 구성하는 대부분의 부품은 실제 디펜더에서 가져온 것들이다. 그 중에서도 5도어 모델인 110에서 가져온 것으로 워치메이커의 설명에 따르면 오른쪽 문으로 시계의 부품을 제작했다고 한다.


우선 이들은 도어패널에서 벗겨진 페인트와 프라이머를 완전히 제거했다. 그리고 다이얼을 비롯해 각각의 필요한 부품으로 모두 절단했는데, 이 과정은 모두 수작업으로 이루어졌다고 한다. 그 사이 디자인도 함께 진행했다. 이들은 자신들이 해체한 110에서 많은 영감을 얻었다. 가령 케이스는 디펜더의 헤드램프 패널의 모양을 그대로 따왔다.


또한 다이얼 가운데 금속판은 별도의 표면 가공을 하지 않고 원래 긁히고 마모된 부분을 그대로 살렸다. 또한 베젤은 110의 연료캡에서 아이디어를 얻었으며, 케이스 백에는 해체된 디펜더가 장착하고 있던 휠 디자인을 양각했다. 그리고 시계 케이스 곳곳에 디펜더의 그릴과 더불어 해체한 디펜더의 언더 바디에 그려져 있던 그림들을 새겨 넣었다.


마지막으로 다이얼과 더불어 러버스트랩에 클래식 랜드로버에 주로 쓰였던 스트라토스 블루를 입히는 것으로 시계 제작을 마무리했다. 이렇게 디펜더의 터프한 감성이 잘 녹아 있는 이 시계는 시계 자체로도 꽤 훌륭한 성능을 갖고 있다. 스위스 셀리타 SW290-1 무브먼트를 사용했는데, 셀리타는 워치 마니아들 사이에서 한때 ETA의 복제품 정도로 취급받았지만 최근에는 품질 개선이 이루어져 다시 호평을 받고 있는 무브먼트다.


이 무브먼트는 약 38시간의 파워 리저브 기능을 갖고 있으며, 50미터 방수 기능을 제공한다. 또한 전면은 사파이어 유리로 덮어 손상을 최소했다. 40mm 케이스로 실제 다이얼 크기에 비해 케이스가 과장된 면도 없지 않지만, 벨 & 로즈와 비슷한 분위기를 즐기기엔 충분해 보인다.


끝으로 실제 디펜더의 뼈와 살을 분해해 제작한 이 시계의 가격은 한화로 160만원이며, 총 302개만 생산하는 한정판이다. 무척 합리적인 가격에 입문용 오토매틱 워치로는 손색이 없어 보인다. 물론 워치 메이커가 메이저가 아닌 소규모 독립공방이라는 점이 약점이긴 하나, 디펜더의 오리지널리티를 사랑하고 지금도 디펜더를 찾아 밤새 웹을 뒤적이고 다니는 사람에게는 아무런 문제가 되지 않을 것이다.


박종제 에디터는?
F1 레이싱 코리아 전 편집장으로 포뮬러 1과 관련된 뉴스 그리고 레이스의 생생한 이야기와 트랙 밖의 이야기를 다수의 매체를 통해 전해왔다.
레드불 코리아, 한국 타이어 매거진 뮤(MiU) 등의 온/오프라인 채널에 F1, 24h 르망, WRC 등 다양한 글로벌 모터스포츠 이야기를 전하고 있는, 모터스포츠 및 자동차 전문 에디터다.

오토뷰 | 박종제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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