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우디, 반도체 부족으로 감산에 들어갈수도

  • 기자명 박종제 에디터
  • 입력 2021.05.31 10: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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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우디가 생산라인 작업 일정을 수정할 계획이다. 이유는 반도체 부족 때문이다. 대체 왜 이런 일이 일어나고 있는 것일까?

과거에는 철이 산업의 쌀이었다면, 현재 산업을 지탱하는 쌀은 단연코 반도체다. 우리가 사용하는 거의 대부분의 기기에는 최소 1개 이상의 반도체가 들어간다고 해도 과언은 아닐 것이다. 그리고 그 수요는 계속 증가하고 있다. 하지만 지난해부터 조심스럽게 반도체 부족현상이 일어났다. 전자기기 브랜드 뿐만 아니라 이제는 자동차 회사에게 까지 그 여파가 미칠 전망이다.

실제로 아우디는 최소 6월까지는 조립 라인의 일정을 변경해야 할지도 모른다고 예측했다. 이유는 역시나 반도체 때문이다. 조금 더 구체적으로 살펴보면, 우선 잉골슈타트를 비롯한 아우디 주력 생산 공장의 약 1만명의 근로자들이 6월에는 좀 더 적은 양의 근무를 하게 될 것이다.

그리고 현재 이 공장에서 생산되는 A3를 시작으로 A8까지 모든 세단, 해치백 모델의 생산 일정도 늦출 것이라 한다. 물론 굳이 세단과 해치백이어야만 하는 이유는 있다. 그만큼 전세계적으로 SUV의 선호도가 높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해도 이번 생산 일정 조정이 아우디 전체 매출에 미치는 영향은 상당히 클 것으로 보인다.

이처럼 생산 일정을 조정하고 감산 정책을 펼치는 브랜드는 비단 아우디 뿐만이 아니다. 최근 닛산, 미쯔비시, 스즈키 등 일본 회사들이 조립라인을 일시 중단시켰다. 현대자동차 역시 아이오닉 5 생산을 일주일 정도 늦춰야했다.

이들이 생산을 일시 중단한 이유 역시 아우디와 동일한 반도체 부족 때문이다. 한마디로 필요한 부품이 제때 조립라인에 투입되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적시생산을 위해 많은 투자를 펼쳤던 자동차 회사들에게는 이보다 더 허탈한 일도 없을 것이다.

그렇다면 왜 이들이 이런 결정을 내려야만 하는 것일까? 우선 가장 큰 원인은 수요예측 실패에 있다. 자동차업계는 코로나 19로 인해 자동차 판매율이 급감할 것으로 내다보고 반도체 부품주문량을 축소시켰다. 이에 반도체 회사들은 기존 생산량을 가전쪽에 집중했다. 하지만 코로나 19 펜데믹이 자동차 판매에 미친 영향은 생각보다 크지 않았다.

결국 뒤늦게 주문을 시작했지만 이미 선주문 물량을 생산하기 바쁜 반도체 회사들은 자동차 회사의 사정을 봐줄 여유가 없다. 하지만 단지 이것만으로는 반도체 부족 현상의 모든 것이 설명되지 않는다. 이유는 다른 곳에서도 터져나왔다.

미국의 경우 텍사스에 사상 유례없는 한파가 닥치면서 유류 부족 현상까지 겪었는데, 그야말로 지역 전체가 셧다운되면서 그곳에 위치한 다수의 반도체 공장들도 일제히 생산을 중단할 수 밖에 없었다. 게다가 대만의 경우 극심한 가뭄에 시달려 공장용수를 조달하지 못했는데, 대만의 TSMC가 전세계 반도체 공급량의 50% 가량을 점유하고 있기 때문에 이들이 멈추면 전세계 반도체 시장도 멈출 수 밖에 없다. 대체 생산지인 일본도 마찬가지였다. 특히 차량용 반도체를 생산하는 르네사스 생산 공장 화재로 인해 생산 자체를 할 수 없었다.

또한 코로나 19 펜데믹으로 인해 가정 내 머무는 인구가 폭증하면서 네트워크 관련 장비들에 대한 수요도 함께 폭발했다. 게다가 5G와 같은 차세대 네트워크 장비들의 반도체 수요도 이전보다 증가했다. 결국 반도체 제조사들은 우선 수요가 폭증하고 있는 가전과 IT기기를 중심으로 생산력을 편성했고, 자동차쪽은 축소시킬 수 밖에 없었다. 그 영향력이 지금 발휘되고 있는 셈이다.

더 심각한 문제는 시간이 갈수록 새롭게 개발되는 자동차의 경우 반도체 필요량이 더 높아진다는 점이다. 특히 자율주행과 전동화는 전보다 몇 배 이상의 반도체를 요구한다. 이런 문제를 예측한 일부 제조사는 반도체 사재기에 나섰다고 한다. 미리 물량을 확보하지 못한 회사는 더 오랜시간동안 감산 정책을 펴야만 할 것이다.

따라서 이 사태는 장기화될 가능성이 높다. 현재 삼성과 인텔 등 다수의 반도체 제조 기업들이 증산에 돌입하면서 공급부족을 해결하고 나아가 시장 지배력을 높이고자 하지만, 그럼에도 업계에서는 최소 2022년까지는 반도체 부족을 해소하지 못할 것으로 내다봤다.

당장 올해면 업계 추산 약 400만대의 자동차를 생산하지 못할 것으로 예측했는데, 이는 단순히 자동차 생산량 감소만으로 바라볼 문제가 아니다. 그만큼 다수의 근로자들이 작업에 투입되지 못한다면 그로 인해 발생하는 부정적 경제효과는 결국 자동차 업계와 아무런 관련이 없을 것 같은 불특정 다수에게도 전가될 것이다.

박종제 에디터는?

F1 레이싱 코리아 전 편집장으로 포뮬러 1과 관련된 뉴스 그리고 레이스의 생생한 이야기와 트랙 밖의 이야기를 다수의 매체를 통해 전해왔다.

레드불 코리아, 한국 타이어 매거진 뮤(MiU) 등의 온/오프라인 채널에 F1, 24h 르망, WRC 등 다양한 글로벌 모터스포츠 이야기를 전하고 있는, 모터스포츠 및 자동차 전문 에디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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