혼다 레전드, 자율주행 ‘레벨3’ 지원하긴 하는데..

  • 기자명 뉴스팀
  • 입력 2021.05.10 09: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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혼다는 자사의 고급 세단 ‘레전드’에 자율주행 ‘레벨 3’ 수준의 시스템을 달았다. 레전드는 국내에서도 판매된 바 있는 혼다 브랜드의 최고급 모델이다.

혼다는 레전드의 자율주행 시스템을 위해 2개의 전면 카메라, 볼 라이더 센서 5개, 레이더 센서 12개를 탑재시켰다. 여기에 다른 운전자로 교체할 수 있는지를 판단하기 위해 드라이버 모니터링 카메라도 달았다. 나름대로 신경을 쓴 것.

이렇게 12개의 센서를 통해 레전드의 주변 상황을 모니터링하고 고정밀지도와 GPS의 도움을 받아 보다 안전한 주행을 할 수 있다는 것이 혼다의 설명이다. 레전드는 최신 트렌드에 따라 무선 통신을 통해 ECU의 정보를 업데이트할 수 있는 기능도 갖췄다.

처음 ADAS(운전자 지원 시스템)가 도입되었을 무렵, 각 자동차 회사들은 자율주행과는 거리감이 있음에도 ‘반자율주행’이란 용어까지 만들어가며 마케팅에 열을 올렸다. 이에 소비자들은 반자율 주행을 자율주행으로 착각하고 스티어링휠(핸들)에서 손을 떼는 시간을 늘렸다. 운전자를 도와 안전을 높여줘야 하는 시스템이 오히려 안전 운전에 방해가 되고 있는 것.

최근에는 반자율주행이란 마케팅용어를 남발하는 자동차 제조사도 줄었고, 스티어링휠에서 손을 떼면 십수초 안에 스티어링휠을 잡으라는 1차 경고를 띄운다. 이후에도 운전자가 반응이 없으면 2차 경고를 준 이후 시스템을 중단시키는 것이 일반적이다.

현재 상황에서 레벨3 수준의 자율주행은 앞으로 우리가 맞이할 진정한 자율주행으로 가는 길목에 있다. 그렇다면 혼다의 자율 주행은 현시점에서 매우 획기적인 것일까?

아쉽게도 레전드에 장착된 자율주행 ‘레벨3’를 사용하려면 몇몇 조건이 갖춰야 한다. 가장 중요한 것은 속도 제한이다. 레전드의 자율주행 시스템은 30km/h 미만에서 작동되며 50km/h를 넘어가는 순간 해제된다. 또한 고속도로 및 도시고속화도로에서만 사용할 수 있다는 제한이 따른다. 장거리 여행에서 만난 정체구간 때만 유용하게 쓸 수 있는 기능이란 얘기다.

혼다가 제시한 조건(장소 및 속도)에서 벗어나면 시스템은 운전의 주체를 운전자에게 넘긴다. 이후 정체구간을 만나면 다시 레벨3 자율주행 시스템을 활성화시키는 식이다. 기술적 가치는 있지만 아직은 한계가 있다는 것.

이는 타사도 마찬가지다. 아우디가 4세대 A8을 통해 도입한 아우디 AI 트래픽 잼 파일럿(Audi AI traffic jam pilot)은 시속 60km 까지 범위에서 실행시킬 수 있으며, 가속이나 감속은 물론 전방에 차량이 끼어들어와도 인식한다.

메르세데스-벤츠의 기함급 전기차 EQS에 탑재된 드라이브 파일럿(DRIVE Pilot)도 독일 도심 구간에서 사용할 수 있다. LiDAR 센서와 HD 지도가 탑재되는 이 시스템은 독일 도심 구간에서 최대 60km/h의 속도로 차량 스스로 주행이 가능하다. 드라이브 파일럿 기능을 작동시키면 차량 내에서 웹서핑을 하거나 간단한 업무 처리도 할 수 있다.

여전히 시장은 자율주행에 대한 기대감이 크다. 하지만 사고 시 윤리 문제를 비롯한 다양한 숙제가 남은 터라 우리가 기대하는 자율주행 시스템을 만나려면 생각보다 많은 시간이 필요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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