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잉, 바이러스 확산 방지용 표면 코팅 우주실험 진행

  • 기자명 박종제 에디터
  • 입력 2021.03.05 19: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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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잉이 바이러스 확산 방지를 위해 자사의 여객기와 더불어 국제 우주 정거장(ISS)의 실내 표면에 특별한 실험을 하기로 결정했다.

코로나 19 바이러스가 전세계로 확산된지도 벌써 1년이 지났다. 그럼에도 여전히 확진자는 발생하고 있으며, 백신은 아직 이렇다할 효과를 거두지 못하고 있다. 물론 언젠가는 백신이 개발될테지만, 향후에도 이와 같이 보이지 않는 위협과 싸워야 한다는 것만은 분명하다.

그래서 백신을 개발하는 것만큼이나 중요한 것이 확산을 방지하기 위한 대책이다. 마스크와 손소독 그리고 손씻기, 비접촉은 바이러스와 세균의 확산을 막는 중요한 대책이다. 그럼에도 완벽할 수 없는 것은 인간은 살아가면서 매일같이 무언가와 접촉하고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보다 완벽한 대책이 필요하며, 특히 밀폐된 공간에서 발생하는 불가피한 접촉에 의해 바이러스나 세균이 확산되는 것을 방지해야 한다. 이를 위해 보잉이 새로운 실험을 진행할 것이라 한다. 1993년부터 NASA와 함께 국제우주정거장(ISS) 프로젝트를 함께 진행해온 보잉은 이번 실험을 우주에서 진행할 예정이다.

특히 ISS는 보잉이 이 실험을 진행하기에 더없이 좋은 환경이다. 우선 외부로부터 끊임없이 사람과 사물이 유입되는데다가 완벽히 밀폐되어 있다. 또한 전세계 서로 다른 환경에서 출발한 연구원들이 짧게는 수 주, 길게는 수개월 이상 좁은 공간에서 공동생활을 한다. 따라서 바이러스나 세균의 확산 가능성이 대단히 높은 곳이다. 게다가 더 심각한 것은 만에 하나 바이러스 확산이 시작되면 격리 의료 시설이 마땅치 않기 때문에 순식간에 바이러스가 퍼져나간다.

보잉이 제안한 솔루션은 표면 항균 코팅이다. 보잉은 ISS의 벽면을 비롯해 사용하는 각종 기기들의 버튼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곳에 표면 항균 코팅의 실효성에 관한 실험을 진행할 예정이다. 이미 이 실험은 지상에서 수차례 진행됐는데, 특히 ISS와 유사한 환경인 여객기 실내에서 사전 진행됐다.

호주 퀸즈랜드 대학교와 공동으로 진행한 이 실험은 비행기에서 사람들이 자주 만지는 부위, 예를 들어 시트벨트의 버클이나 섬유로 만들어진 시트 그리고 식탁 등에 미생물 발생 정도를 체크하는 것이었다. 비행기 실험에서 사용된 항균 물질은 나노 성분을 기반으로 하고 있으며, 실험은 며칠에 걸쳐 한 번에 두 개의 물체를 동시에 만지는 방식으로 진행됐다.

그리고 인간의 몸에서 자연스럽게 발생하는 미생물들이 항균 코팅된 물체로부터 얼마나 오랫동안 버틸 수 있으며 다른 물체로 옮겨갈 수 있는 가능성을 테스트했다. 그리고 이 예비 실험을 통해주목할만한 결과를 얻었다고 한다.

올해 말부터 진행될 ISS 실험은 이 실험법이 그대로 적용된다. ISS에 상주하는 연구원들은 항균물질을 바른 물체와 그렇지 않은 물체를 번갈아 만지며 생활하게 되고, 이 과정에서 미생물의 이동이 얼마나 이루어졌는지를 확인할 예정이다.

이 실험의 목표는 ISS에 근무하는 승무원들의 건강을 보장하며, 나아가 향후 이루어질 수 있는 행성간 이동시, 지구의 미생물들이 다른 행성의 오염을 유발하지 않도록 하는 것이라 한다. 실제로 달 또는 화성 등에 실험용 로봇이나 우주비행사들을 보낼 때, 지구의 미생물이 타 행성에 옮겨가지 않도록 철저한 소독 및 항균처리과정을 거쳐왔다.

또한 타 행성의 정체모를 미생물이 지구로 유입될 가능성 역시 철저히 낮춘다는 것이 이번 실험의 목적 중 하나다. 만약 아직 발견되지 않은 타 행성의 미생물이 지구로 유입될 경우 끔찍한 결과를 초래할수도 있기 때문이다. 달이나 화성과 같은 극한의 환경에서도 생존하는 생물체라면 지구의 환경에도 심각한 타격을 줄 수 있다.

자동차 업계도 이 실험을 주목할 필요가 있다. 비행기나 ISS만큼이나 자동차 역시 수많은 사람들이 다양한 부위에 매일같이 접촉하는 환경이기 때문이다. 자가용 자동차라면 노출의 빈도가 비교적 낮겠으나, 대중교통이라면 이야기가 완전히 달라진다.

이런 이유로 현재 대중교통 사업자들 대부분은 매일같이 실내를 소독하고 있으나, 이는 그만큼의 비용과 시간이 들어감을 의미하는 것이다. 따라서 만약 보잉과 호주 연구팀의 연구 결과 및 항균 코팅 솔루션이 긍정적인 결과를 내놓는다면 향후 출시될 자동차 등에 실험한 솔루션을 적용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물론 민간 분야에 적용되기까지는 장기 테스트가 필요하겠으나, 바이러스로 인한 펜데믹을 겪은 인류가 다시 이와 같은 사태를 겪지 않기 위해서는 꼭 필요한 실험이자 솔루션일 것이다.

박종제 에디터는?

F1 레이싱 코리아 전 편집장으로 포뮬러 1과 관련된 뉴스 그리고 레이스의 생생한 이야기와 트랙 밖의 이야기를 다수의 매체를 통해 전해왔다.

레드불 코리아, 한국 타이어 매거진 뮤(MiU) 등의 온/오프라인 채널에 F1, 24h 르망, WRC 등 다양한 글로벌 모터스포츠 이야기를 전하고 있는, 모터스포츠 및 자동차 전문 에디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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