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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만 달러에 살 수 있는 포르쉐 비행기가 있다?

2021-03-01 오후 4:08:22
10만 달러(약 1억원)에 살 수 있는 포르쉐가 있다. 물론 그런 포르쉐는 중고차 시장에 가면 흔히 볼 수 있다. 하지만 이 포르쉐는 조금 특별하다. 왜냐하면 비행기이기 때문이다.


포르쉐가 트랙터를 만들었다는 사실을 기억하는 사람들은 많다. 그리고 한 때 포르쉐가 포뮬러1 엔진을 만들었다는 사실도 많은 사람들이 기억한다. 그런데 포르쉐가 비행기 엔진을 만들었다는 사실은 대부분 기억하지 못할 것이다. 포르쉐가 비행기 엔진에 관심을 가진 것은 꽤 오래전의 일이다. 정확히 말하면 페르디난트 포르쉐 박사는 이동하는 거의 모든 것에 관심이 많았다.


자신이 디자인한 엔진이 각종 모터스포츠에서 차례로 우승을 거둘 때 즈음, 그는 그 엔진이 하늘에서도 꽤 쓸만한 성능을 낼 것이라 기대했고, 몇 대의 실험용 엔진을 개발했다. 그리고 1935년, 자신의 사무실을 개설한 페르디난트 포르쉐는 1000마력짜리 Type 55 엔진을 개발했고, 약 4년 후 다임러의 45L 엔진으로 3,500마력의 출력을 만들어 내는데 성공했다.


하지만 그의 프로젝트는 2차 세계 대전의 시작으로 빛을 보지 못하고 그대로 사라지는 듯 했다. 그로부터 약 40년이 지난 1981년. 포르쉐는 아예 회사 내에 플라이트 엔진 사업부를 설립하기에 이르렀다. 사실 이전에도 포르쉐의 엔진을 비행기에 장착하는 사람들이 있었다. 포르쉐와 폭스바겐에서 사용했던 4기통 수평 대향 엔진은 소형 비행기에 쓰이기에 대단히 훌륭했는데, 부피와 무게가 작으면서도 공랭식 냉각 시스템이어서 부품의 숫자도 적은 편에 속했다. 그럼에도 포르쉐의 4기통 수평 대향 엔진은 신뢰성과 내구성이 좋아 소형비행기 제작사들 사이에 평판이 좋았다.


그래서 포르쉐도 자신들의 수평 대향 엔진이 비행기 엔진으로서도 가능성이 있음을 확신했다. 그리고 1981년부터 본격적인 제작에 돌입했다. 베이스 엔진은 놀랍게도 911 카레라의 3.2L 수평 대향 6기통 엔진이었다. 실제 자동차에 쓰이고 있는 엔진을 그대로 가져와 항공기용 엔진으로 개조한 것이다.


다만 이들은 중, 고고도 비행시 공기 밀도의 저하로 출력이 떨어지는 것을 우려해 터보차져를 추가로 장착했다. 이는 실린더 엔진을 사용하는 비행기들에게서 흔히 발견되는 기술이다. 또한 수형대향 엔진 역시 비행기 분야에서는 흔한 방식이다. 대표적인 회사가 BMW다. 그래서 그들은 지금도 자신들이 비행기 엔진을 만들던 회사라는 점을 자랑스럽게 생각하며, 박서 엔진을 모토라드의 상징으로 여기고 있다.


그렇게 1980년대, 포르쉐는 비행기 엔진 개발에 도전했고, 결국 최종 완성형인 포르쉐 PFM 3200 엔진을 시장에 출시했다. 911의 6기통 수평대향 엔진을 베이스로 듀얼 이그니션과 발전기, 캠 샤프트를 일부 개조한 이 엔진은 영국 항공 우주 개발의 스카이십 500을 비롯해 세스나 182 등 다양한 기체에 탑재됐다. 그리고 1985년 독일 정부와 미국 정부의 최종 승인을 받고 1987년부터 본격적인 생산에 들어갔다.


당시 개발된 포르쉐 PFM 3200 엔진은 자동차에서 이미 충분한 신뢰성을 검증받은 엔진에 최소한의 개조작업만 가해졌기 때문에 비행기 엔진으로서도 충분한 성능과 신뢰성을 보여줬다. 게다가 부피가 작고 무게가 가벼운데다, 연료 효율성이 좋아 폭넓은 사랑을 받았다. 특히 세스나 182를 조종했던 파일럿들 사이에서 호평이 이어졌는데, 100km를 비행하는데 고작 13L의 연료만 사용했다고 한다.


또한 PFM 3200 엔진의 정숙성 역시 좋은 평가를 받았다. 조종사들 사이에서 속삭이는 엔진이라는 별명을 얻을 정도였다. 하지만 이 모든 것을 앞서는 평가가 있었다. 바로 다루기가 무척 쉽다는 것이었다. 오직 레버 하나로 엔진을 자유롭게 컨트롤 할 수 있었기 때문에 조종에 따른 피로도가 급격히 줄어들었고, 덕분에 조종사들 사이에서 PFM 3200 엔진은 대단히 훌륭한 평가를 받았다.


하지만 애석하게도 포르쉐 PFM 3200 엔진은 80기만 판매되는데 그쳤다. 엔진 탓이 아니라 시기가 문제였다. 1980년대는 오일쇼크 등으로 인해 소형 비행기의 제작 및 판매가 극도로 부진한 시기였다. 결국 포르쉐는 훌륭한 엔진을 만들고도 이 사업부를 계속 이어갈 수 없다고 판단했고, 그렇게 포르쉐의 유일한 상업용 비행기 엔진은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졌다.


그로부터 약 40년이 지난 지금, 80대의 포르쉐 엔진을 사용한 비행기들 중 일부가 여전히 현역에서 활동하고 있다. 생산된 엔진 중 약 절반 가량을 무니(Mooney)라는 소형 비행기 제작 업체에서 사들였는데, 그들은 1988년부터 89년까지 총 41대의 무니를 제작했고, 모두 포르쉐 엔진을 사용했다.


그 중 한 대가 현재 중고 비행기 시장에 등장했다. 가격은 약 10만 달러이며, 한화로는 1억원이 조금 넘는 수준이다. 비행기치고는 무척 저렴한 가격임에 틀림없다. 심지어 현금이 부족하다면 부동산으로도 구입할 수 있다고 한다. 무언가 다급한 듯 한데, 이유는 비행기를 제작한 회사가 2005년을 끝으로 폐업했기 때문이다. 게다가 PFM 3200 엔진의 부품 역시 포르쉐 비행기 엔진 사업부가 철수하면서 쉽게 구할 수 없게 됐다.


물론 클래식 포르쉐의 부품 중 일부가 이 엔진과 호환되기 때문에 부품을 구하는 것 자체는 문제가 없으나, 그 외 나머지 비행에 관련된 부품이나 기체 유지 보수를 위해 필요한 부품들은 현재 수급이 쉽지 않다. 그럼에도 포르쉐가 만든 유일한 비행기 엔진을 탑재한 이 기체에 많은 항공 애호가들의 관심이 몰리고 있다. 1억원으로 포르쉐와 함께 하늘을 날 수 있는 기회는 흔치 않으니 말이다.


박종제 에디터는?
F1 레이싱 코리아 전 편집장으로 포뮬러 1과 관련된 뉴스 그리고 레이스의 생생한 이야기와 트랙 밖의 이야기를 다수의 매체를 통해 전해왔다.
레드불 코리아, 한국 타이어 매거진 뮤(MiU) 등의 온/오프라인 채널에 F1, 24h 르망, WRC 등 다양한 글로벌 모터스포츠 이야기를 전하고 있는, 모터스포츠 및 자동차 전문 에디터다.

오토뷰 | 박종제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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