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스바겐그룹, 부가티 팔고 리막 지분 인수

  • 기자명 뉴스팀
  • 입력 2021.02.23 14: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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폭스바겐그룹이 자사의 슈퍼카 브랜드 부가티를 크로아티아 고성능 전기차 업체 리막오토모빌리(Rimac Automobili)에 매각한다. 대신 폭스바겐은 리막 지분 15.5%를 보유하게 된다. 폭스바겐이 100년 이상의 역사를 가진 브랜드 부가티를 설립 10년 남짓한 스타트업의 지분과 맞바꾼 것은 시사하는 바가 크다.

리막은 크로아티아 출신 마테 리막(Mate Rimac)이 스물한 살이던 2009년에 세운 전기차 회사다. 지난 2011년 프랑크푸르트 모터쇼에서 2인승 스포츠카 콘셉트원(Concept One)을 공개해 주목받은 바 있다.

현재 리막의 핵심 비즈니스는 직접 완성차를 생산하기보다 전기 슈퍼카 플랫폼을 판매하는 데 있다. 엔지니어링 회사로써 시제품을 만들어 여기에 들어가는 파워트레인이나 배터리 등 전기차 관련 기술과 부품을 다른 완성차 업체에 판매한다는 전략인 것. 포르쉐뿐 아니라 애스턴마틴, 코닉세그 등에 핵심 기술을 제공한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폭스바겐그룹은 부가티뿐만이 아니라, 람보르기니, 벤틀리 등 제조사 평균 연비에 악영향을 미치는 슈퍼카 럭셔리 브랜드를 다수 운용 중이다. 새로운 전동화 시대에서 살아남기 위해서는 전기차 기술 확보가 핵심으로 꼽힌다. 폭스바겐그룹은 이러한 해답을 리막이라고 생각한 것.

가볍고 날렵한 주행 성능을 내야 하는 슈퍼카에 적합한 배터리·전력 기술을 확보한 것도 리막의 경쟁력이다. 무거운 배터리는 슈퍼카의 주행 성능을 저하시킬 수 있는데 리막은 이를 개선할 수 있는 파워트레인과 배터리팩뿐 아니라 배터리 관리 시스템(BMS) 기술도 개발하고 있다. 슈퍼카의 성능을 끌어내는 운전법을 안내해 주는 별도의 프로그램도 개발한 바 있다.

한편, 리막은 폭스바겐 그룹 산하 포르쉐뿐 아니라 현대차그룹, 중국 배터리 업체 카멜로부터 투자를 받은 바 있다. 카멜이 2014년 리막 지분 14.0%를 인수한 것을 시작으로 2018년 포르쉐가 10.0%를 인수했다. 이후 카멜과 포르쉐는 지분을 각각 18.1%, 15.1%로 확대했다. 현대차와 기아는 지난 2019년 5월 리막에 총 8000만 유로(1100억 원)을 투자해 각각 11.0%, 2.7% 지분을 보유한 상태다.

폭스바겐이 부가티 매각을 통해 리막 지분을 추가로 확보하면 리막에 대한 폭스바겐그룹의 지배력은 더 확대된다. 폭스바겐은 포르쉐 지분 100%를 갖고 있어, 이번에 폭스바겐이 리막 지분 15%를 확보하면 폭스바겐그룹의 리막 지분율은 30% 수준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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