옛날 감성으로 승부, 레트로 디자인의 자동차들

  • 기자명 뉴스팀
  • 입력 2021.01.15 12: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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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격 전기차 시대를 맞이하며 중국을 중심으로 다양한 신생 브랜드들이 탄생하고 있다. 이들은 소비자들의 관심을 끌기 위해 SF 영화에 나올 법한 화려한 디자인을 무기로 한다.

하지만 이 흐름과 반대되는 시도도 있는데, 바로 ‘레트로 디자인’이다. 신생 업체들이 참신한 아이디어를 무기로 한다면 기존 자동차 업체들은 역사를 바탕으로 소비자들의 추억과 함께 발전해 온 ‘친숙함’이 무기다.

과거 디자인에서 영감을 받는 것에는 여러 장점들이 존재한다. 먼저 자사의 브랜드 아이덴티티를 해치지 않으면서 참신한 디자인을 만들어낼 수 있다는 점이다. 독창성도 강조돼 자사만의 이미지를 더욱 강화할수도 있다. 소비자들에게 추억을 소환하면서 보다 친숙하게 다가서는 역할도 한다.

이제 자신이 가진 무기를 십분 활용하는 레트로 디자인을 가진 자동차들을 보자.

현대 아이오닉 5

아이오닉 5는 현대자동차의 첫 독자 생산 모델이자 한국 최초의 독자 생산 모델인 ‘포니’를 떠올리게 하는 디자인이다. 포니 중에서도 아쉽게 양산까지 이뤄지지 않았던 ‘포니 쿠페’의 디자인을 재해석했다.

포니 쿠페는 이탈디자인의 손을 거친 디자인 덕분에 1974년 이탈리아 토리노 모터쇼 출품 이후 많은 관심을 받았다. 하지만 당시 ‘쿠페’라는 인식이 부족해 실제 양산으로는 이어지지 못했다.

포니의 디자인 특징은 ’45 콘셉트’로 부활하게 됐으며, 거의 그대로 ‘아이오닉 5’라는 이름으로 출시될 예정이다.

디자인은 포니에서 가져왔지만 내부는 첨단이다. 현대자동차그룹의 전기차 전용 플랫폼인 E-GMP(Electric-Global Modular Platform)를 최초로 적용했으며, 1회 충전으로 최대 500km 이상 주행할 수 있다. 800V 충전 시스템 덕분에 초고속 급속충전기 사용 시 18분 이내 80% 충전도 된다.

르노 5 콘셉트

1972년 등장한 르노 5는 프랑스의 국민 소형차로 통할 정도로 대중적인 인기를 누렸다. 당시 유럽 대부분 차량 공기저항이 0.4Cd 이상일 때 0.37Cd를 보였을 정도로 공기역학적으로 우수했다. 또, 고성능 모델인 르노 5 알핀(5 Alpine)도 내놨는데, 원조 핫해치로 불리는 폭스바겐 골프 GTI 등장과 시기가 겹친다.

르노 5가 세계적으로 유명해진 계기는 WRC 그룹 B에 출전하면서다. 엔진을 뒷좌석에 배치하고 최대 380마력까지 뿜어내며 곡예 운전을 연상시키는 주행은 여전히 많은 사람들에게 추억으로 남아있다.

그런 르노 5가 전기차로 부활할 예정이다. 현재 르노는 5 콘셉트카를 공개하며 소비자들의 반응을 살펴보는 중이다. 각진 차체와 사각형의 헤드램프, C-필러를 따라 연장된 리어램프 디자인을 유지했지만 미래지향적인 이미지도 함께 전달한다.

르노는 2025년까지 10종의 순수 전기차를 내놓는다는 계획이다. 2025년부터 시작되는 새로운 변화가 시작되며 2030년에는 수익 창출을 극대화하겠다고 밝혔다.

혼다 e

앙증맞은 디자인이 돋보이는 혼다 e는 1972년 등장한 1세대 시빅의 디자인을 재해석했다. 당시 시빅보다 더 귀여운 모습으로 소비자들에게 어필하는 것이 특징.

1세대 시빅은 혼다의 미국 시장 진출을 성공적으로 안착 시켰던 모델이다. 오일 쇼크가 발생하면서 미국에서는 ‘머스키법’이 시행됐다. 배출가스와 연비 기준을 비현실적으로 높여 수많은 제조사들이 반발을 한 바 있다. 하지만 혼다는 새로운 기술로 개발한 CVCC 엔진을 탑재한 1세대 시빅으로 머스키법을 단번에 통과하면서 혼다에게 큰 성공을 안겨줬다.

1세대 시빅의 디자인은 2017년 공개된 어반 EV 콘셉트를 통해 재해석됐다. 이후 ‘e’라는 이름의 전기차로 양산됐다. 혼다 e는 도심형 전기차다. 134마력과 151마력 2가지 사양으로 나뉘며 35.5kWh 용량의 배터리를 사용한다. 후륜구동 방식을 사용한다는 점이 특징.

닛산 페어레이디 Z

닛산의 스포츠카 370Z의 후속 모델도 과거 닛산의 디자인을 재해석했다. 240Z가 그것.

240Z는 1969년 등장해 주력시장인 미국에서 인기를 끌었던 모델이다. 당시 유럽 스포츠카는 고질적인 품질 문제로 골치를 썩었는데, 닛산 240Z는 안정적인 품질과 준수한 성능, 세련된 스타일로 어필했다. ‘완간 미드나이트’라는 만화에서 500마력 이상의 강력한 성능을 발휘하는 모델로도 알려졌다.

400Z라는 이름이 붙을 것으로 예상되는 370Z 후속 모델은 인피니티 Q60을 통해 장착된 V6 3.0리터 트윈터보 사양을 사용할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이 엔진은 400마력과 48.4kgf.m의 토크를 발휘한다. 기본형 모델은 낮은 출력을, 니스모 버전이 400마력을 발휘할 것이라는 설과 기본형이 400마력, 니스모 버전은 480마력을 발휘할 것이라는 2가지 설이 돌고 있다. 변속기는 7단 자동과 6단 수동을 사용한다.

르노 알핀 A110

르노 알핀 A110도 대표적인 레트로 디자인을 적용받은 모델로 꼽힌다. 프랑스 사람들에게 알핀은 자부심으로 통한다. 독일, 영국, 이탈리아 자동차들이 유세를 떨었던 모터스포츠 분야에서 당당히 우승을 차지했기 때문이다. 그것도 저배기량 자연흡기 엔진을 사용해서 말이다.

1963년 랠리 드 리온(Rallye des Lions)에서 첫 우승을 시작으로 1968년 프랑스 랠리 챔피언십 타이틀을 차지하면서 이름을 알리기 시작했다. 이후 1970년 유로피안 챔피언과 프랑스 챔피언 2관왕에 오르고, 1971년부터 랠리 몬테-카를로(Rallye Monte-Carlo)에 진출하면서 두각을 나타냈다. 1973년 WRC, 1978년 르망 24시에서 우승한 역사도 갖고 있다.

이제 알핀은 전기차 브랜드로 재탄생하게 된다. 현재는 A110뿐인 라인업이지만 향후 다양한 모델도 추가될 예정이다. F1 팀 이름도 르노에서 알핀으로 변경된다.

포드 브롱코

국내에도 출시를 앞두고 있는 브롱코도 레트로 디자인이 적용된 대표적인 모델이다.

브롱코는 같은 미국산 SUV인 지프 CJ-5와 경쟁하는 것을 목표로 개발됐다. 군용차 같은 생김새였던 CJ-5보다 현대적이고 도시적인 모습에 오프로드 성능은 유지하고 가격도 저렴한 SUV를 지향했다.

브롱코는 다양한 스타일을 가졌었다. 온전한 지붕이 갖춰진 ‘왜건’, 지붕이 없는 오픈형 모델인 ‘로드스터’, 활용성을 높인 ‘픽업’ 3종류로 판매됐으며, 특히 로드스터 모델은 현재도 희귀한 모델로 손에 꼽힌다.

부활한 브롱코는 지프 랭글러를 타깃으로 하기 위해 몸집을 줄이면서 강력한 오프로드 주행 성능에 초점을 맞췄다. 10단 자동 혹은 7단 수동 변속기, 옵션으로 선택 가능한 35인치 터레인 타이어, 랭글러처럼 탈착과 장착이 가능한 도어, 오프로드 지도를 다운로드해 저장해서 이용할 수 있는 전용 인포테인먼트 시스템 등 오프로드를 위한 다양한 요소를 갖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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