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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터사이클 라이더 위한 입는 에어백 등장

2020-11-27 오전 10:16:01
예전 자동차들을 보면 이따금 SRS라고 쓰인 스티커가 뒤 유리창에 붙어 있는 경우가 있다. 오디오 기능이나 새로운 브레이크 시스템을 뜻하는 것처럼 보이는 이 이니셜은 사실 에어백이 내장되어 있음을 뜻하는 것이었다.
정확히 말하면 Supplemental Restraint System의 약자로 보조 구속 장치 정도로 해석할 수 있다.



스티커까지 당당히 붙어 있었던 것만 보더라도 이 안전 장비가 당시에는 꽤 값비싼 옵션 정도로 여겨졌다. 하지만 오늘날에는 더 이상 에어백이 있다는 것이 자랑이 되지 못한다. 현재는 무려 4세대 스마트 에어백이 쓰이고 있기 때문이다.



스마트 에어백은 충격량과 시트로 감지한 탑승자의 무게를 감안해 백의 팽창률을 순간적으로 결정하는 방식이며, 심지어 어디에서 충격이 일어나는지 감지해 해당 지점의 에어백만 선별적으로 터트리기도 한다. 게다가 에어백의 개수도 엄청나게 늘어서, 스티어링 휠 안쪽을 기본으로, A 필러와 B 필러, 시트 측면, 윈도 심지어 무릎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곳에 에어백이 숨겨져 있다.



그런데 알고 있었나? 이 에어백이 처음으로 고안된 것이 무려 1920년의 일이라는 사실 말이다. 물론 당시 기술로는 특허를 받는 것 정도에 그쳤고, 실제로 시제품이 제작된 건 1950년에 들어서야 가능했지만, 비행기나 자동차를 타고 가다 사고가 났을 때 부상을 최소화해보겠다는 아이디어는 거의 100년 전부터 존재했던 것이다.



그래서 오늘날에는 모든 자동차에 의무적으로 에어백이 탑재되고 있으며, 위에서 언급한 것과 같이 엄청난 개수의 에어백이 지금도 여러분들의 주변을 감싸고 있다. 물론 에어백이 모든 사고로부터 탑승자를 지켜줄 수 있는 것은 아니다. 특히 초기형 에어백의 경우 강력한 폭발 가스에 의해 팽창했기 때문에 오히려 경미한 사고에 시스템이 작동할 경우 에어백이 안면을 강타해 더 큰 부상을 초래하기도 했다.



수많은 시행착오를 겪은 끝에 자동차 에어백 기술은 현재에 도달했는데, 애석하게도 모터사이클은 그렇지 않다. 사실 사고가 발생하면 부상을 당할 위험이 더 큰 쪽은 모터사이클이다. 자동차처럼 튼튼한 금속제 차체가 없이 라이더의 신체가 외부로 노출되어 있기 때문에 작은 사고에도 필연적으로 신체의 일부가 충돌에 노출될 수밖에 없다.



이런 이유로 그간 다양한 모터사이클 제조사에서 에어백을 모터사이클에 접목해보려는 시도를 해왔다. 대표적인 제조사가 바로 혼다였다. 혼다는 2005년부터 모터사이클용 에어백 개발에 돌입했고, 2007년에 들어서 기술을 완성시켰는데, 기본적인 원리는 자동차의 에어백과 동일했다.



핸들바 아래에 화약 폭발 시 발생하는 가스에 의해 팽창하는 에어백을 내장해두고, 충격이 감지되었을 때 이를 작동시켜 라이더가 모터사이클 위로 튀어 나가는 현상을 최소화했다. 특히 이들은 모터사이클의 움직임을 면밀히 검토해 만약 모터사이클이 측면으로 기울어진 상태로 충돌한다면 그 방향에 맞게 팽창률을 조절하는 기술까지 개발하기에 이르렀다.



하지만 그럼에도 모터사이클 에어백은 큰 인기를 얻지 못했는데, 이유는 모터사이클은 자동차와 달리 안전벨트와 같은 구속장치가 없어, 에어백이 터지면서 오히려 라이더를 반대 방향으로 밀어낼 수 있다는 우려와 함께 에어백이 팽창하면서 헬멧을 강타할 경우 뇌진탕과 같은 손상이 유발될지도 모른다는 이유 때문이었다.



그래서 혼다를 제외하고 다른 모터사이클 제조사들은 전용 에어백 개발에 좀 더 신중한 모습이었다. 게다가 타카타 에어백 스캔들이 발생한 후로부터는 더욱 조심스러운 입장을 취해야 했다. 모터사이클의 경우 자동차에 비해 에어백 시스템 자체가 직사광선에 노출되기 쉽기 때문에 오작동에 의한 사고 발생 가능성도 더 높을 수밖에 없다.



그럼에도 모터사이클 라이더들을 위한 추가적인 안전장치에 대한 연구는 계속되었다. 이번에는 시선을 돌려 모터사이클이 아닌 라이더의 보호복에 에어백을 넣는 방식으로 연구가 진행되었는데, 물론 쉬운 과제는 아니었다.



우선 모터사이클 라이더들의 움직임에 제약을 가할 정도로 부피가 크거나 무거우면 안 된다. 동작이 둔해질수록 라이더들의 피로도와 사고 위험은 더 높아지니 말이다. 게다가 팽창 과정에서 라이더의 신체에 오히려 위해를 가할 수 있다는 점 역시 간과할 수 없는 문제였다. 게다가 움직임이 자동차 운전자보다 많은 라이더들의 동작을 충격으로 오인해 에어백이 터질 경우 더 큰 사고로 이어질 가능성 있다.



이런 이유로 라이더들에게 직접 에어백을 부착하는 방식 역시 매우 조심스럽게 연구가 진행되었다. 초기에는 모토 GP 라이더들을 위한 시스템으로 개발됐는데, 일단 에어백이 내장된 조끼를 걸친 후 데이터 케이블을 모터사이클에 연결한 다음, 라이더가 모터사이클과 이탈해 케이블이 끊어지면 에어백을 작동시켜 목과 어깨 그리고 가슴을 보호하는 방식이었다.



그러다 몇 해 전, 다이네즈가 라이더들을 위한 베스트(Vest) 타입의 에어백 내장형 보호대, D-Air를 발표했다. D-Air는 라이더 재킷이나 슈트 안쪽에 겹쳐 입는 이너 보호대로 라이더의 가슴과 등을 감싸는 조끼와 같은 형태로 구성되어 있다.




그래서 라이더들의 어깨 움직임을 보장함과 동시에 상체의 이동에도 높은 자유도를 부여했다. 하지만 사고가 발생하면 1/100초 만에 팽창해 라이더들이 가장 많이 다치는 부위 중 하나인 갈비뼈와 더불어 심각한 2차 부상과 장애를 불러오는 척추 부상을 방지한다.



이 이너 베스트는 충전식 리튬이온배터리로 동작하는데, 하이사이드나 로우사이드가 발생한다거나 혹은 다방면에서 충돌이 감지되면 내부의 센서가 작동하며, 이때 압축 질소가 에어백 내부로 유입되어 라이더의 가슴과 등을 보호하는 방식이다.



그리고 최근 알파인스타에서도 비슷한 방식을 가진 시스템을 발표했다. Tech Air 5라 명명된 이 제품의 기본적인 원리는 다이네즈의 D-Air와 동일하다. 무선 방식으로 작동되며, 내장된 센서가 충격을 감지하면 가스를 불어 에어백을 순식간에 팽창시키는 방식이다.



이와 같은 이른바 웨어러블 에어백이 가장 유용하게 쓰일 때는 모터사이클과 분리되어 높이 떠올랐다 지면과 충돌할 때이다. 헬멧을 정상적으로 착용했다면 이 경우 머리의 1차 부상은 방지할 수 있지만, 생명에 곧바로 지장을 줄 수 있는 가슴과 등 부분은 오직 얇은 보호대로만 보호받을 수밖에 없다. 문제는 충격에 의한 운동 에너지가 신체로 유입될 경우 이를 완충할 수 있는 시스템이 전혀 없었다는 점이다.



이때 웨어러블 에어백은 가슴을 어깨 등을 포함해 가장 치명적인 부상을 유발하는 등과 척추에 전달되는 운동 에너지를 효과적으로 흡수한다. 특히 에어백 내부에 마이크로 파이버가 내장되어 있어 가스만으로는 충분치 않은 충격을 2차적으로 흡수, 분산시킨다.



특히 자동차 에어백의 경우 팽창 후 운전자가 빨리 자동차에서 탈출할 수 있게 곧바로 가스를 배출하는데 반해 라이더 웨어러블 에어백은 팽창되어 있는 시간이 좀 더 긴 편이다. 이유는 역시나 모터사이클에서 이탈에 다시 지면 또는 다른 물체와 충돌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자동차에서는 당연하게 여겨졌던 에어백은 그동안 모터사이클 라이더들에게는 큰 도움을 주지 못했으나, 이제는 이렇게 위급한 상황에서 그들의 목숨과 신체를 구할 수 있을 정도로 발전했다. 물론 한 가지 남은 과제는 꽤 비싼 가격을 지불해야만 한다는 점인데, 라이더들을 부상이나 사망으로부터 구하는 최소 그리고 최후의 안전 보루인 만큼 좀 더 합리적인 가격에 제공되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특히 요즘은 스포츠, 취미 혹은 생계를 이유로 삼은 모터사이클 라이더들이 폭발적으로 증가하고 있으니 말이다.


박종제 에디터는?
F1 레이싱 코리아 전 편집장으로 포뮬러 1과 관련된 뉴스 그리고 레이스의 생생한 이야기와 트랙 밖의 이야기를 다수의 매체를 통해 전해왔다.
레드불 코리아, 한국 타이어 매거진 뮤(MiU) 등의 온/오프라인 채널에 F1, 24h 르망, WRC 등 다양한 글로벌 모터스포츠 이야기를 전하고 있는, 모터스포츠 및 자동차 전문 에디터다.

오토뷰 | 박종제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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