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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라리, 당분간 전동화 스포츠카는 만들지 않을 예정

오늘날 자동차 회사들에게 주어진 가장 큰 숙제는 역시나 전동화다. 최근 자동차 회사들이 쿠페나 컨버터블을 더는 만들지 않고 있다는 소식이 있었는데, 가장 큰 이유는 전동화 작업을 위한 투자가 많이 필요했기 때문이라 했다.

그만큼 전기자동차로의 전환은 이제 거스를 수 없는 대세가 됐다.



이런 분위기에 동참하듯 전기자동차를 기반으로 하는 새로운 자동차 회사들도 계속 생겨나고 있다. 그들 중 꽤 많은 숫자는 전동화가 이루어진 스포츠카 회사들이다. 최근 포르쉐와 현대자동차로부터 큰 관심을 받은 리막도 그런 회사 중 하나다.



이런 분위기만 놓고 본다면 이제 우리는 소리 없는 스포츠카를 받아들어야 할지도 모른다. 이미 포르쉐도 동참했다. 그들은 자신들의 가장 최신 버전의 4도어 쿠페인 타이칸을 전기 자동차로 만들었다. 스포츠카의 거대한 축인 포르쉐가 그랬으니, 어쩌면 다른 회사들도 포르쉐에 이어 전기 스포츠카를 내놓을 가능성이 충분해 보인다.



페라리는 그럴 생각이 없는 것 같다. 보다 정확히 말해 당분간 페라리는 전기 자동차 플랫폼을 기반으로 한 스포츠카를 만들 생각이 없다고 한다. 그럼 그들의 이야기를 들어보자.

“일부 경쟁 브랜드가 새로운 기술을 기반으로 한 전기자동차 시장으로 뛰어들고 있다는 걸 우리도 잘 알고 있습니다. 하지만 그건 페라리에게 큰 문제가 되지 않습니다. 왜냐하면 우리는 여전히 소수의 특별한 사람들을 위한 자동차를 만들고 있기 때문입니다.”



이 이야기는 페라리 버전의 전기자동차는 한동안 없을 것이란 뜻이다. 물론 그렇다고 해서 전동화 기술 자체를 등한시하진 않겠다는 뜻도 함께 밝혔다.



페라리 수석 마케팅 홍보 담당자인 엔리코 갈리에라는 “근 시일 내에 전동화 기술은 개발될 것입니다. 그리고 우리는 그 기술이 우리의 자동차에 어떻게 적용될 것인지 고민하게 될 겁니다. 새로운 기술을 새로운 시장에 소개하는 것이 페라리가 지금까지 일해왔던 방식이고, 신기술을 통한 진화야말로 페라리의 DNA에 포함되어 있던 것입니다. 하지만 핵심은 단지 기술의 일부라는 것입니다. 우리는 당분간 전동화가 된 자동차를 만들 생각이 없습니다.”
라고 단언했다.



이런 확고한 자세가 얼마나 오래갈 수 있을지는 알 수 없다. 점점 내연기관을 퇴출시키려는 움직임이 거세지고 있으며 이에 대한 행정적, 법률적 방안들이 마련되고 있으므로 아무리 고집을 부려도 피해 갈 수 없는 상황들에 직면해야 할 시점은 반드시 찾아오게 되어 있다.



게다가 페라리는 이미 라 페라리를 통해 하이브리드 하이퍼카를 소개한 적이 있다. 어떤 이들에게는 무척 느린 발걸음처럼 보이지만 페라리의 입장에서 하이브리드화는 대단히 큰 도전이나 다름없다. 또한 지난해 발표한 SF90 스트라달레는 페라리식 대량생산 모델 중 첫 PHEV 모델이었다. 그들은 전기모터 하나로 가볍게 986마력에 도달했으며, 0-100km/h까지 2.5초 만에 도달하는 슈퍼카를 내놓았다.



하지만 이 과정에서도 페라리는 포뮬러 1이라는 자신들의 헤리티지를 명분 삼았다. 포뮬러 1에 쓰였던 KERS를 양산화했다는 것이 그들의 설명이다.

따라서 만약 (당분간은 그럴 리 없겠지만) 페라리가 열과 성을 다해 참가했고, 그들의 존재 이유이기도 한 포뮬러 1이 사라지게 된다면? 그래서 어쩔 수 없이 포뮬러 E로 눈을 돌리게 된다면 그들의 입장은 달라질지도 모른다. 그 때가서 전동화 버전의 페라리를 생산하게 된다면 그들은 포뮬러 E를 명분 삼을 가능성도 충분하다.



그러나 현재 페라리의 입장은 일단 확고해 보인다. 그들은 여전히 팬들이 무엇을 원하는지 정확히 알고 있는 것 같다. 알 파치노의 이야기처럼 페라리의 사운드처럼 들을만한 것은 없다고 믿는 팬들에게 전동화 전략은 절망적인 소식일지도 모르니 말이다.



다만 그들도 전동화가 불가피하다는 것은 알고 있다. 마케팅 홍보 수석의 이야기와 달리 페라리의 CEO 루이 카밀레리는 페라리 역시 전동화 단계로 접어들어야만 한다고 했으며, 다만 적어도 2025년까지는 현재의 내연기관을 계속 생산할 것이라 밝힌 바 있다.

실제로 지난해 인터뷰에서 페라리 CEO는 2022년까지 한 대의 SUV를 포함해 스포츠카 라인업에 60%를 하이브리드화할 것이라 밝힌 바 있다.



페라리가 말하는 마일드 하이브리드나 PHEV는 전동화로 향하는 시간을 늦춰주는 일종의 완충제와 같으며, 이런 전략은 페라리뿐만 아니라 다양한 회사들이 전동화로 넘어가기 직전, 탄소 배출 조건을 충족시키기 위한 일종의 솔루션으로 쓰고 있다.



당분간이라는 단서는 붙었지만, 어찌 되었건 페라리의 아름다운 오케스트라 사운드에 매료되었던 사람들 중 언젠가는 저 사운드를 가지고 말리라 다짐했던 사람들에게 남아 있는 시간은 그리 길지 않다. 비단 페라리뿐만 아니라 포르쉐는 이미 전동화를 시작했으며, 맥라렌도 이 흐름에 동참할 준비를 하고 있다.



적어도 5년 후 그리고 최소 10년 이내에 우리는 더 이상 멋진 사운드를 건물과 건물 사이로 내뿜으며 모든 사람의 시선을 잡아끄는 슈퍼카를 경험할 수 없게 될지도 모른다. 꿈을 실현하기 위해 조금 더 바쁘게, 열심히 살아야만 하는 크나큰 이유가 한 가지 더 생긴 것이다.

박종제 에디터는?
F1 레이싱 코리아 전 편집장으로 포뮬러 1과 관련된 뉴스 그리고 레이스의 생생한 이야기와 트랙 밖의 이야기를 다수의 매체를 통해 전해왔다.
레드불 코리아, 한국 타이어 매거진 뮤(MiU) 등의 온/오프라인 채널에 F1, 24h 르망, WRC 등 다양한 글로벌 모터스포츠 이야기를 전하고 있는, 모터스포츠 및 자동차 전문 에디터다.

< 오토뷰 | 박종제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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