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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언맨 토니 스타크는 왜 R8을 탔을까?

자동차는 단순 이동 수단의 개념을 넘어 자신의 지위(Status)를 타인에게 직, 간접적으로 전달하는 중요한 수단이 되기도 한다. 하차감이라는 이야기가 나온 것도 이 때문일 것이다. 이는 비단 우리나라뿐만 아니라 전 세계적으로 비슷하게 일어나는 현상인데, 인간의 잠재적 본능 가운데 타인에게 자신의 존재를 보다 명확히 전달하고 싶다는 욕망이 자리하고 있기 때문이다.

드라마나 영화에 등장하는 인물들의 성향에 따라 그에 맞는 자동차가 협찬되는 것도 어찌 보면 당연한 일이다. 옷이나 말투와 함께 자동차는 등장인물의 성격과 상태를 함축적으로 드러내는 아주 훌륭한 소품이니 말이다.



어떤 경우는 출연한 자동차가 영화를 대변하는 일도 있다. 예를 들어 영화 아이로봇에서 윌 스미스가 탔던 아우디 RSQ는 영화가 표현하고자 했던 디스토피아적 세계관을 대변하는 소품이 되었으며, 비슷한 장르의 영화인 마이너리티 리포트에서도 렉서스 2054가 비슷한 역할을 했다.



또 어떤 경우는 주인공의 이미지를 더욱 강렬하게 각인시키는 역할을 하기도 한다. 블릿츠에서 스티브 맥퀸이 머스탱이 아닌 다른 차를 탔더라면 아마 그만큼 강렬하지 못했을 것이며, 애스턴 마틴은 제임스 본드의 국적과 성향을 포함해 실로 다양한 면모를 관객들에게 함축적이면서도 강렬하게 전달했다.



그렇다면 아이언맨 토니 스타크는 어떨까? 거만한 천재이며 동시에 인류를 위해 헌신한 우리의 영웅 토니 스타크가 가장 많이 탔던 자동차는 아우디다. 어째서 아우디였을까? 그리고 아우디는 어떤 기준으로 자신들의 자동차를 출연시킬 영화와 등장인물을 선택하는 것일까? 그들의 이야기를 직접 들어보자.
아래에 이어지는 이야기는 아우디 온라인 매거진- 아우디 소울에서 발췌한 것이다.



“작품이나 등장인물을 선택하는 과정에서 정해져 있는 절차는 없습니다. 우리가 직접 스튜디오에 연락할 때도 있고, 혹은 그 반대의 경우도 있습니다. 영화 제작에 앞서 미리 제작기획사나 영화사 혹은 감독 심지어 배우로부터 직접 연락을 받을 때도 있습니다. 그러면 우리는 먼저 영화의 대본을 검토하며, 그들의 제안이 우리가 수립한 전략과 고객 커뮤니케이션 목표에 일치하는지를 확인합니다.

그런 다음 자동차를 지원하는 것을 시작으로, 교체할 부품과 더불어 자동차에 대한 전문적인 지식까지 지원하는 프로젝트가 시작됩니다. 일이 진행되면 우리는 스튜디오에 필요할 것이라 예상되는 거의 모든 자원을 확보하고 지원해 줍니다.”



만약 영화의 기획 의도나 방향과 회사의 제품 커뮤니케이션 목표가 다소 맞지 않을 때 의견을 제시해 영화의 기획 방향에도 영향을 줄 수 있지 않을까? 이에 대해 아우디의 제품 기획 책임자 카이 멘싱은 다음과 같이 답했다.

“지금까지 어떤 경우에도 우리의 의도에 맞게 조정을 요청한 적은 없습니다. 그러고 싶지도 않습니다. 영화에 우리의 제품을 출연시키는 이유는 대중이 엔터테인먼트 컨텐츠를 통해 우리의 브랜드와 제품을 소개하는 것입니다. 그래서 영화의 내용과 우리의 이미지를 통합하고 이룰 유기적으로 전달할 뿐, 우리의 의도에 맞게 수정을 강요할 수 없습니다.”



그렇다면 토니 스타크는 왜 아우디 그중에서도 R8을 탔던 것일까?

“토니 스타크가 R8을 타게 된 것은 철저히 대본에 따른 것이었습니다. 극중 토니 스타크는 부자이고, 따라서 값비싼 자동차를 운전하는 것이 당연해 보였습니다. 게다가 아이언맨의 캐릭터 특성상 아주 스피디한 이미지가 필요했죠. 저의 관점에서도 우리의 자동차가 액션 영화를 통해 보다 역동적인 이미지를 통합적으로 보여줄 수 있어서 좋았습니다. 아무래도 정적으로 비치는 것보다는 긍정적인 면이 많습니다.”



그는 아우디가 출연한 마블 영화 중 가장 마음에 드는 영화는 캡틴 아메리카였다고 말했다. 특히 시빌워에서 윈터 솔져와 블랙팬서, 팔콘 그리고 캡틴 아메리카의 터널 추격신에 가장 마음에 들었다고.

“그 장면에 아우디 SQ7이 등장했는데, 터널 신 한 장면을 위해 거의 몇 주 동안 수많은 자동차에 둘러싸여 있어야 했습니다. 무척 까다로운 작업이었는데, 특히 막바지 작업에서 스턴트 스태프들과 우리 기술 전문가들이 치밀하게 준비를 해야 했지요.”



아우디는 마블 시리즈뿐만 아니라 실로 다양한 영화에 자신들의 자동차를 출연시켜 왔는데, 언제부터 아우디가 영화에 관심을 가지기 시작했을까?

“제 기억에 첫 번째 영화는 1982년 스티븐 스필버그의 영화 E.T였습니다. 그 영화에 아우디 5000이 출연했죠. 제가 이 부서로 온 후 처음 진행한 영화 협찬은 더 콜드 라이트 오브 데이였습니다. 거기서 브루스 윌리스가 Q5를 탔었죠.”



하지만 아우디가 액션 영화만 지원한 것은 아니다. 조금 의외의 장르에도 자동차를 지원했는데, 예를 들어 에로틱 로맨스 영화인 "그레이의 50가지 그림자" 같은 영화가 대표적이다. 자동차가 부각되기 힘든 영화이며 동시에 브랜드 이미지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영화에 어째서 지원을 승낙한 것일까?

“원작 소설에 이미 아우디가 여러 차례 언급됐습니다. 그래서 제작사도 아우디가 영화에 등장하는 것이 합당하다 판단했어요. 그리고 그 영화는 자동차보다 더 다양한 것에 시선이 집중될 수밖에 없기 때문에 우리의 이미지 훼손과 같은 걱정은 크게 하지 않아도 괜찮았습니다. 그래서 주저 않고 협력을 약속했어요.”



협력을 함에 있어 가장 까다로운 점은 무엇이었을까?

“물류입니다. 한 대부터 때로는 여러 대의 똑같은 자동차와 여분의 부품 그리고 기술팀을 현장에 배치해야만 합니다. 그런데 이따금 영화 세트가 멀리 떨어져 있는 경우도 있어요. 가끔은 재미있는 일도 벌어집니다. 한 번은 우리 자동차가 충돌해야 하는 장면이 있었는데, 비상 통화 서비스를 해제한다는 것을 잊어버린 적이 있었습니다.



그 기능이 켜져 있으면 사고가 발생했을 때 곧바로 긴급 콜센터와 연결되죠. 에어백이 터졌음이 감지되었을 때도 마찬가지입니다. 사고가 발생하면 GPS로 자동차의 위치를 파악하고, 이동 방향과 승객의 숫자가 콜센터로 전송되죠.

그런데 영화 촬영 중 콜센터에서 연락이 왔어요. 그들은 사고가 났다고 판단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결국 저는 이것이 영화 촬영 중에 일어난 일이며 위급한 상황은 아니라고 해명해야 했습니다. 저는 당황스러웠지만 오히려 영화 제작진은 이 기능이 얼마나 잘 작동하는지 제대로 알게 됐다며 오히려 즐거워했어요.”



아이로봇에 등장한 RSQ처럼 영화를 위해 별도의 컨셉트 카를 제작하는 경우도 있는데, 그런 경우는 어떤 과정을 거치게 될까?

“영화 제작진과 우리의 디자인팀 간에 긴밀한 협력을 기반으로 합니다. 먼저 영화사에서 상세한 내용을 브리핑해 주면 아우디의 디자이너들은 각자의 창의력을 발휘해 완전히 새로운 자동차를 디자인합니다. 그리고 다양한 시안들을 영화사와 함께 검토하고, 그들의 승인을 기다리죠.



승인된 디자인은 CAD 설계자들에게 보내 가상의 모델로 변환한 후 그래픽 작업까지 완성되면 다시 영화사로 보냅니다. 그리고 영화의 미학과 예술성에 부합하는지를 평가한 후 다시 아우디 디자인팀으로 넘어옵니다. 이런 과정이 수차례나 반복됩니다.”



카이 멘싱이 가장 만족스럽다고 평가하는 영화 속 아우디 컨셉트카는 무엇일까?

“우리가 디자인한 RSQ e-Tron 컨셉트카가 가장 마음에 들었습니다. 완전한 전기자동차에 가상의 사이드미러와 레이저 라이트 그리고 홀로그램 속도계까지 갖추고 있으며, 자율 주행도 완벽한 자동차로 디자인됐죠. 물론 영화에 등장했던 기술들 대부분이 현재 대량생산을 준비하고 있습니다.



이렇게 우리는 영화를 통해 미래와 현실 사이의 연결고리를 만들고 있습니다. 물론 컨셉트카 자체는 생산 계획이 없습니다. 애석하게도 그 컨셉트카는 조금 특별한 영화에 출연했기 때문입니다. 다름 아닌 애니메이션이었는데, 영화사에서 전적으로 우리에게 디자인을 부탁해왔습니다.”



그렇다면 마지막으로 아우디는 왜 영화에 자신들의 자동차와 인력들을 지원하는 것일까? 이것이 정말 효과가 있기는 한 것일까?

“영화는 우리의 이미지를 광범위하게 전달할 수 있는 매체입니다. 특히 블록버스터 영화는 팬, 고객 그리고 잠재 고객들에게 우리의 이미지를 전달하고 브랜드에 열광할 수 있게 만드는 가장 완벽한 무대입니다. 그래서 무엇보다 자동차가 영화 줄거리의 일부라는 인식을 심어줘야 한다는 것입니다. 그래서 영화에 대한 이미지의 일부가 되어야만 합니다.



영화라는 매체는 수십 년간 반복적으로 상영됩니다. 그리고 전 세계로 퍼져나가죠. 수억 명의 사람들이 영화를 보면서 우리의 자동차도 함께 보게 되는 것입니다. 재래식 광고와는 비교할 수 없는 전파 범위를 가지고 있습니다.”

지금까지 아우디는 E.T를 시작으로 18편 이상의 블록버스터 영화에 자신들의 스포츠카부터 컴팩트 해치백, 그리고 컨셉트카와 영화만을 위해 제작한 자동차를 등장시켜왔다. 그리고 그 자동차 중 일부는 지금도 극장, PC, 텔레비전 혹은 스마트폰을 통해 사람들에게 전달되고 있다.



앞으로 어떤 블록버스터 영화에 아우디가 출연할지 벌써부터 궁금해진다. 어쩌면 지금 이 순간에도 비밀리에 영화를 위한 새로운 컨셉트카를 디자인하고 있을지도 모를 일이다.


박종제 에디터는?
F1 레이싱 코리아 전 편집장으로 포뮬러 1과 관련된 뉴스 그리고 레이스의 생생한 이야기와 트랙 밖의 이야기를 다수의 매체를 통해 전해왔다.
레드불 코리아, 한국 타이어 매거진 뮤(MiU) 등의 온/오프라인 채널에 F1, 24h 르망, WRC 등 다양한 글로벌 모터스포츠 이야기를 전하고 있는, 모터스포츠 및 자동차 전문 에디터다.

< 오토뷰 | 박종제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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