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년 결산] 오토뷰가 뽑은 2019 아쉬운 모델

  • 기자명 로드테스트팀
  • 입력 2020.03.17 13: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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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토뷰 로드테스트팀이 지난 2019년 테스트한 모델 중 아쉬운 모델을 꼽아봤다. 나열된 모델들도 뛰어난 장점들을 갖췄지만 그보다 눈에 띄는 약점이 있기에 좋은 점수를 받지 못했다. 충분히 좋은 점수를 받을 수 있었기에 더욱 아쉬웠던 모델들이다. 빠른 개선을 희망하는 마음을 담아 아쉬웠던 모델을 뽑았다. (가나다 순)

기아자동차 모하비

모하비는 분명 신차에 가까울 정도로 많이 달라졌다. 주행 부분에서 부족한 부분이 많았지만 그래도 특정 소비자층을 확실하게 공략할 수는 있을 것 같다.

문제는 가격이다. 이제 모하비는 5천만 원이 훌쩍 넘는 차가 됐다. 해외에서 기아자동차는 브랜드 밸류 때문에 많은 고민을 하고 있다. 고급차를 만들고 싶어도 소비자들이 ‘기아=저가 브랜드’라고 인식하기 때문이다. 스팅어가 기대 이하의 성적을 거둔 것도 결국 브랜드의 한계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그런데 국내에서는 그런 고민을 하지 않는 것 같다. 오히려 프레임 바디에 6기통 디젤엔진, 여기에 각종 편의 장비를 풍성하게 넣어 고급 SUV처럼 포장했다. 같은 값이면 차라리 수입 SUV를 선택하는 것이 낫다. 모하비의 적정 가격은 풀옵션 기준으로 4천만 원대가 적당하다. 팰리세이드와의 차액이면 연료비로 쓰고도 남는다. 차량 완성도? 일부 승차감 차이를 제외하면 팰리세이드가 낫다.

우리 팀은 최상급 트림 기준으로 1천만 원 정도는 하락해야 제대로 된 경쟁력을 갖게 될 것이라고 보고 있다. 기아자동차의 어떤 자신감이 이러한 가격 정책을 꺼내 들게 했을까?

가격만 높인 비싼 차와 고급차는 다르다. 주변에 모하비 더 마스터를 타는 친척 어른이 계시다면 인사라도 잘하자. 그는 부자다. 분명 두둑하게 용돈을 쥐여줄 것이다.

렉서스 LS500h

LS500h는 구입할 만한 차량인가? 고민이 필요하다. 가솔린 엔진의 LS500이 갖춘 가격은 LS500h의 것보다 2천만원가량 저렴하다. 하이브리드 엔진이라도 연료는 소모하기 마련. 결국 2천만 원의 차액을 연비로 보상받으려면 엄청난 주행거리를 달려야 한다. 아마도 99%의 소비자들은 그 이전에 차를 교체할 것이다. 결국 경쟁력 있는 것은 LS500, 가솔린 모델이 된다. 우리 팀은 애초 가격 대비 구성으로 LS500의 경쟁력이 더 높다고 봤다.

한 브랜드의 기함급 세단이라면 그에 걸맞는 품위 있는 승차감도 확보해야 한다. 특히 뒷좌석에서 말이다. 하지만 LS는 서스펜션에 점수를 주기 어렵다. 렉서스가 보다 이상적인 방향으로 가고 싶었다면 댐핑 컨트롤 기능에 탄력성을 크게 부여 했어야 한다. 컴포트에서는 기존 LS처럼 매우 부드럽게, 스포트 플러스에서만 단단함을 추구해 양쪽 측면 모두를 잡아야 했다.

하지만 지금은 그저 단단하다. 일부는 딱딱하다고 느낄 수도 있을 것이다. 그렇다면 코너링 성능을 얻어야 하는데, 타이어 한계로 인해 코너링 속도는 낮다. 여기에 20인치 휠과 타이어는 떨어지는 승차감에 한 번 더 재를 뿌린다. 현재의 셋업에서 만족감을 찾자면 코너링 때 바디롤이 줄었다는 것, 스티어링 휠(핸들) 조작 때 한층 민첩한 반응성을 끌어냈다는 것이다. 이것을 얻기 위해 너무 많은 것을 잃었다.

렉서스 UX250h

렉서스는 UX의 국내 출시 당시 ‘가장 이기적인 하이브리드’를 캐치프레이즈로 내세웠다. 정말 이기적이다. 비싼 가격 때문에 말이다. UX250h는 좋은 차다. 하지만 뭔가 이거다 싶은 한방이 없었다. 입문형 소비자층에겐 가격이 한방이라는 점을 알아줬으면 한다.

UX250h 기본 트림의 가격은 4510만 원이다. 경쟁차 볼보 XC40이 4600~5000만 원 선에 팔린다. 기능으로 보면 XC40의 승리다. 물론 연비에서는 UX가 낫다. 최상급 트림만 보자면 가격 차이가 400~500만 원 남짓이 된다. 주행거리가 많으면 모르지만 보편적인 소비자 입장으로 보면 차액을 연료비로 쓰는 편이 낫다.

소형 SUV는 입문형이다. 하지만 5천만 원대 중반이라면 입문 차 치고는 다소 부담스럽다는 느낌이 짙다.

우리 팀은 U250h AWD 보다 NX300(기존의 NX200T) 기본 트림을 구입하는 것이 낫다는데 의견을 모았다. 신차를 두고 이전에 나온 상급 모델의 가치를 더 높게 보는 것도 드문 일이다.

메르세데스-벤츠 GLE

GLE는 살 만한 가치가 있는가? 그렇다. 4세대 GLE는 동급에서 가장 좋은 완성도와 만족감을 전달했다. ‘역시 벤츠’라는 감탄사가 절로 나올 정도다. 시동 버튼을 눌러 엔진이 깨어나는 것만 보더라도 본인이 얼마나 앞서간 기술력을 만난 것인지 바로 느낄 수 있다. 주행의 고급스러움, 성능, 연비, 운전을 하면서 느낄 수 있는 만족감 등 모든 부분에서 칭찬을 아끼고 싶지 않았다.

그래서 더 아쉽다. 이렇게 좋은 차가 시장에서 인정받지 못하는 상품성을 가졌기 때문이다. 우리나라 소비자들이 차량 본질은 못 보고 옵션에만 집착한다고? 물론 그것도 사실이다. 하지만 GLE 450 4MATIC의 가격은 1억 원이 넘는다. 이런 거금을 줬는데 2천만 원대 풀옵션 국산차에도 있는 어댑티브 크루즈 컨트롤이나 중앙 차로 유지 기능이 없다는 것은 문제다.

아무리 다른 부수적인 기능을 많이 넣었다고 해도 소비자들은 본인들이 좋아하는 구성이 없으면 그저 빈약하다고 느끼게 된다.

인터넷에서 악평만 늘어놓는 사람들은 실제 소비자가 아니다. 하지만 여론이라는 것도 분명 중요하다. GLE를 구입하려고 망설이는 소비자들이 이러한 내용을 접한다면 일정 부분 다른 생각을 하게 된다. 현재 GLE는 기존 모델과 비슷한 월 판매량을 보이고 있다. 이 차의 완성도와 가치를 본다면? 여기서 2배는 더 팔렸어야 한다. 이번 경험을 계기로 메르세데스-벤츠 코리아가 상품성의 중요성을 깊게 고민했으면 한다.

쌍용자동차 티볼리

티볼리는 페이스리프트를 통해 기존 모델이 100점 만점에서 낙제점을 받았다면 이제 70점 이상은 받을 정도로 성장했다. 하지만 경쟁 모델들과 비교하면 여전히 개선할 부분이 많다. 편의 장비를 제외하고 보면 대부분의 경쟁 모델들은 80~90점 이상의 완성도를 보여준다.

차는 좋아졌는데 이번에는 가격이 발목을 잡았다. 우리 팀이 만난 트림은 2355만 원부터 시작한다. 쌍용차가 자랑하는 진정한 티볼리를 구입하려면 3천만 원에 육박하는 가격을 내야 한다. 이 가격이면 국산 중형차나 상급 SUV를 구입할 수 있다. 투싼이나 스포티지 등의 상급 모델도 2600~2700만 원 정도면 쓸 만한 구성을 갖춘다.

얼마 전 출시된 자사 코란도 가솔린 모델이 2256 ~ 2755만 원대 가격을 갖는다. 상급 모델이면서 동일한 파워 트레인을 갖췄지만 가격 차이가 생각보다 크지 않다. 티볼리 최상급 트림에 옵션을 이것저것 넣겠다고? 차라리 코란도를 구입하는 것이 낫다. 무조건 이것저것 넣어 차 값만 높일 필요는 없다. 당신은 부자인가?

티볼리의 가성비가 좋다는 것도 옛말이다. 그렇기에 적정 트림에 소소한 옵션만 넣어 실리를 추구하는 것이 좋다.

제네시스 G90

누군가에게 보여줘야 하는 차. 지금의 G90은 그런 의미가 강하다. 국내서는 어떻게든 팔릴 것이다. 최상급 모델이라지만 상징적인 것들이 없다. 업계를 리드할 수 있는 최신 기술도 없고, 그렇다고 최고의 승차감도 아니며, 스포티한 세단도 아니며, 안정감이 뛰어난 것도 아니다.

후발 주자에겐 다른 무엇인가, 남들과 다른 한방이 있어야 한다. 지금 제네시스 G90에겐 그런 특별한 무엇인가가 없다.

최고급차를 사는 사람들이 원하는 것은 가치다. 제네시스 브랜드가 성공한 시장은 국내 뿐이다. 물론 해외 시장에 막 나왔기 때문에 밸류를 논하기 어렵다는 것은 맞다. 하지만 고급 브랜드의 이미지는 뚝딱하고 생기는 것이 아니다. 또한 이 시장은 단지 싸다고 해서 먹히는 시장도 아니다. 그렇기에 우리의 제네시스가 조금 더 내실을 위한 투자를 해줬으면 한다.

BMW 320d

BMW 320d의 가격은 기본 트림 기준 5320만 원에서 출발한다. 고급 모델로 가면 5920만 원이다. 일부 옵션은 별도. G20이 등장하기 이전, 소비자들 3시리즈를 4천만 원대에 구입했다. 일부 입문 트림은 3천만 원대 후반에도 가능했다. 그 가격을 알고 있는 소비자라면 5천만 원이란 돈을 지불하기 어렵다.

우리 팀은 우리가 테스트한 트림에 2.5점(5.0점 만점)이란 점수를 매겼다. 옵션을 더해 6천만 원에 근접한 컴팩트 세단에 어울리지 않는 가격이었기 때문이다.

이전 F30 대비 눈에 보이는 변화도 크지 않다. 새로 차를 구입하는 입장에서는 뭔가 확실한 변화를 원한다. 메르세대스-벤츠 C220d 대비 차별화된 무엇인가가 부족하다는 점도 아쉬움이다. 과거엔 편이 갈렸다. 성능을 중시하는 소비자는 BMW, 편안함, 브랜드 밸류가 우선이라면 C-클래스를 택했다. 하지만 두 모델이 거의 비슷해졌다. 가속 성능이나 제동 성능을 봐도 그렇다. 코너링 성능 차이도 미미하다. 브랜드 이미지? 아쉽게도 벤츠가 우위에 선다.

결국 소비자들의 지갑을 열 수 있는 조건은 ‘가격’이다. 이 차의 가격이 4천 후반이 된다면? 그렇다면 동급 모델과 비교해 상당한 점수를 득하게 된다. 아마도 만점이 되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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