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스크뷰] 수입 컴팩트 SUV 비교

  • 기자명 로드테스트팀
  • 입력 2019.12.24 17: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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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입차가 낯설지 않다. 대중을 위한 수입차가 많아졌다는 것을 뜻한다. 대중 수입차들은 국산차 일부 모델과 겹치는 가격을 갖는다. 여기에 SUV의 인기까지 더해지면서 수입 컴팩트 SUV를 찾는 소비자들도 크게 늘었다. 자동차의 완성도, 수입차로는 저렴한 가격대, 적당한 크기의 SUV라는 점도 소비자를 만족시킨다.

이번 데스크뷰에서는 수입 컴팩트 SUV를 모아 비교한다.

국내에서 판매되는 수입 컴팩트 SUV는 토요타 RAV4, 혼다 CR-V, 닛산 엑스트레일, 폭스바겐 티구안, 푸조 3008, 시트로엥 C5 에어크로스, 쉐보레 이쿼녹스, 지프 체로키 등이다. 국내에서 판매되지 않지만 포드 이스케이프, 마쯔다 CX-5, 스바루 크로스트렉 등의 모델도 존재한다. 경쟁 모델이 정말 많고 다양하다.

여기서 의외인 모델이 눈에 띌 것이다. 수입차를 대상으로 하는데 쉐보레 이쿼녹스가 들어가 있다는 것. 잘 알려져 있지 않았지만 이쿼녹스도 미국에서 수입되는 수입차다. 트래버스나 콜로라도처럼 수입차 신분을 갖는다는 것. 국내에서 생산됐다면 현대 투싼이나 기아 스포티지 등과 싸워야 하지만 출신(?)이 다르다 보니 수입 모델과 경쟁한다.

제원

간단히 제원을 보자. 가장 긴 차체를 가진 것은 닛산 엑스트레일이다. 엑스트레일은 북미시장에서 컴팩트급으로 분류되지만 유럽에서는 중형급으로 인식된다. 폭에서 큰 차이 나지 않지만 가장 넓은 차체를 가진 것은 지프 체로키다. 휠베이스는 시트로엥의 C5 에어크로스가 가장 길다.

닛산 엑스트레일을 제외하면 일본과 유럽 브랜드들이 다소 작은 크기, 미국 브랜드들이 상대적으로 큰 덩치를 갖고 있다.

우리 팀이 실제로 측정한 무게를 확인해보자. 우리 팀이 테스트하지 못한 토요타 RAV4나 시트로엥의 C5 에어크로스는 제외했다.

무게

대체적으로 크기와 무게가 비례한다. 체로키는 상대적으로 큰 배기량과 4륜 시스템 때문에 무게가 많이 나간다. 때문에 체로키를 중형급 SUV로 바라보는 시각도 있다.

SUV에서 크기를 내세우는 것은 실내 공간 활용성에서 유리해지기 때문이다. 세단보다 공간을 효율적으로 쓸 수 있는 것이 SUV의 장점이기에 소비자들도 넉넉한 공간을 선호한다.

이제 옵션을 보자. 우선 국내 소비자들이 가장 중요시하는 요소인 통풍시트의 유무를 살펴봤다.

앞좌석 구성

아무래도 유럽 브랜드의 컴팩트 SUV에게 통풍시트를 기대하기 어려웠다. 메르세데스-벤츠나 BMW와 같은 프리미엄 브랜드 또는 E-클래스나 5시리즈처럼 어퍼 미들급 정도가 되어야 통풍시트가 장착되는 경우가 많다. 일본 브랜드도 통풍시트에 인색하기는 마찬가지. 그래도 미국 브랜드들이 통풍시트를 갖고 있었다.

이제 그보다 중요한 뒷좌석을 보자.

뒷좌석 실내공간 및 구성

가장 넓은 공간을 가진 것은 닛산 엑스트레일과 쉐보레 이쿼녹스다. 이 정도면 컴팩트 SUV가 아니라 중형급으로 보는 것이 좋을 것 같을 정도. 반대로 지프 체로키는 가장 좁았다.

기능적으로 가장 많은 것을 담아낸 것은 티구안이다. 공간은 일반적이고 바닥에 돌출 공간도 컸지만 시트의 슬라이딩과 시트백 리클라이닝 기능, 여기에 피크닉 테이블도 갖추고 USB 포트도 있다. 기능성 면에서 가장 부족했던 것은 3008로, 경쟁 모델 대비 앞선 구성은 특별히 눈에 띄지 않았다.

트렁크 공간도 중요하다. 컴팩트 SUV 라지만 일반적인 세단보다 많은 짐을 적재할 수 있는 만큼 캠핑을 비롯한 각종 화물을 수납할 수 있는 것이 경쟁력으로 꼽힌다.

트렁크 공간 및 구성

트렁크는 CR-V의 폭이 가장 넓었다. 그리고 세로 길이가 가장 긴 것은 엑스트레일이다. 높이도 엑스트레일의 경쟁력이었다. 크기에서 알 수 있듯 동급 경쟁 모델보다 트렁크 공간의 이점을 잘 살리고 있었다. 반면 동급 경쟁 모델에 모두 있는 트렁크의 시트 폴딩 레버가 엑스트레일에만 빠졌다.

전동으로 작동하는 트렁크는 모든 모델이 기본이었다.

이제 파워 트레인을 보자. 여기서부터는 가솔린 모델은 제외하고 디젤 모델만 대상으로 했다. 신차인 RAV4가 없어 비교가 애매해진 것이 이유다. 이에 가솔린 모델은 RAV4 테스트 이후 다시 비교하기로 하고 디젤을 대상으로 나머지 비교를 진행하기로 했다.

파워트레인 (엔진 & 변속기)

가장 큰 엔진을 가진 것은 체로키다. 유일하게 2.0리터가 넘는 엔진을 쓴다. 푸조 3008과 이쿼녹스는 1.6리터 엔진을 사용하며, 티구안은 이들의 중간(?)인 2.0리터다. 때문에 수치적 성능에서는 체로키가 가장 높은 출력을 가진 것으로 나타난다. 티구안은 2.0리터 급 엔진을 쓰지만 연비를 의식한 셋업이라 엔진 출력이 150마력에 묶였다. 때문에 배기량 대비 효율(성능) 측면으로 보면 이쿼녹스의 것이 유리해진다.

변속기는 3008과 이쿼녹스가 6단 자동을 쓰며 체로키는 9단 자동을 사용한다. 모두 토크컨버터 방식이며, 티구안만 듀얼 클러치 7단 구성이다. 아무래도 가다 서다가 많은 도심 환경에서는 흔히 울컥거린다고 표현하는 특유의 구동 감각이 아쉽지만 동력 전달 능력이 좋다.

참고로 국내 수입되는 유럽 브랜드들은 2개의 바퀴만 굴리는 FF 방식이며 미국 브랜드는 4개의 바퀴를 굴릴 수 있도록 만들고 있다. 참고로 이쿼녹스는 전륜구동(FF)과 4륜 구동 중에서 선택할 수 있다.

가속 성능

가장 높은 출력과 토크를 가진 체로키가 가장 빨랐다. 다음으로 티구안, 이쿼녹스, 3008 순이다. 출력과 토크 순서대로 가속 성능을 보여줬다. 다만 체로키의 가속력이 생각보다는 덜 나왔다. 무게로 인해 다른 경쟁 모델 대비 큰 차이를 내지는 못한 것. 티구안과 비교해도 0.2초 내외, 배기량이 600cc 적은 이쿼녹스와 비교해도 1초 미만의 차이를 보였다.

제동력

제동 성능은 티구안이 가장 좋았다. 독일 브랜드에게 기대(?) 할 수 있는 준수한 제동 성능을 티구안에서도 확인할 수 있었다. 최근 좋은 타이어 궁합을 통해 놀라운 제동 성능을 보여주고 있는 푸조도 평균 이상의 제동성능을 보여줬다. 이쿼녹스는 GM 모델들이 평균적으로 내는 38~40m대의 제동거리를 보였다. 참고로 이쿼녹스의 타이어가 제동거리를 다소 늘리는 모습이었는데, 자세한 내용은 뒤에서 설명하겠다. 체로키는 40m 내의 성능을 보였다. 이 수치만 보면 준수하다. 정확히 유럽 브랜드들이 뛰어난 것이지 체로키의 성능이 부족한 것은 아니다. 하지만 테스트 반복에 따라 제동거리가 계속 늘어난다는 점이 문제다. 체로키는 제동 성능을 높여야 한다. 특히나 그립 좋은 타이어로 40m를 기록했다는 점이 아쉽다.

타이어

이번에는 제동성능과 직접 연관성이 있는 OE 타이어를 보자. 티구안은 피렐리, 3008과 체로키는 콘티넨탈, 이쿼녹스는 한국타이어를 쓰고 있다. 체로키를 제외하고 모두 프리미엄 4계절 타이어다.

3008에 탑재되는 콘티 스포츠 컨택 LX2는 현재 콘티 크로스 컨택 LX로 대체되어 겨울철 성능이 높아진 상태. 체로키는 여름용 타이어를 기본 장착하고 있다. 이는 온로드 주행에서의 이점이 크다는 것을 뜻한다. 다만 국내처럼 4계절이 뚜렷한 환경에서는 용도가 다소 제한적일 수 있다. 고성능 SUV라면 모르지만 범용 SUV로는 애매한 선택이 된다는 것. 이쿼녹스에 달린 한국 타이어 S1 노블 2는 성능이 부족하다. 여러 가지로 사고(?)를 많이 친 모델이라 지금은 벤투스 S2AS라는 모델이 이 타이어의 후속 역할을 한다. 무엇보다 제동거리가 길다. 또한 초기 발진 때 순간적으로 쏟아지는 토크를 잡아낼 때 버거운 모습을 보인다. 이쿼녹스는 타이어 하나만 변경해도 여러 가지 성능을 득할 수 있을 것이다.

정숙성

가솔린 SUV를 택하는 소비자들은 N.V.H(소음 진동)에 민감하다. 반면 디젤 엔진 소비자들은 연비를 중심에 둔 경제성에 의미를 두는 경우가 많다.

비교 결과 시동이 걸려있는 아이들 상태에서는 푸조 3008이 가장 조용했다. 이쿼녹스와 티구안은 동일한 수준을 보여줬으며, 체로키가 다소 큰 소리를 들려줬다. 음색만 따지면 이쿼녹스가 상대적으로 부드러운 소리를, 티구안과 체로키는 전형적인 디젤 사운드를 들려줬다. 주행을 하는 환경에서는 모두 비슷했는데, 티구안이 조금 더 조용한 모습을 보여줬다.

연비

연비는 3008이 가장 좋았다. 엔진 힘이 가장 약했지만 대신 연료 소비가 적었다. RDE(실도로 주행) 인증을 적극적으로 도입하는데 힘쓴 브랜드답다.

티구안과 이쿼녹스는 동등한 효율을 보였다. 이는 고저차가 있는 구간에서 연비 테스트를 진행하는 우리 팀 환경 특성도 영향을 미친 것인데, 일반적인 평평한 도로라면 이쿼녹스가 더 좋은 효율을 보인다. 반면 고저차가 많은 구간, 정확히 오르막이 많은 구간에서는 티구안의 경쟁력이 커진다. 엔진 배기량, 무게가 가장 많이 나간 체로키가 상대적으로 떨어지는 연비를 보였다.

가격

마지막으로 가격을 보자. 가격만 보면 이쿼녹스의 경쟁력이 가장 크게 부각된다. 2천만 원대 후반부터 시작하는 가격 덕분이다. 최상급 트림에 모든 옵션을 더해도 3882만 원이다. 초기엔 4000만 원을 훌쩍 넘어 소비자들의 질타를 받았다. 특히나 국산차와 수입차 사이에서의 애매한 포지션도 가격 질타의 이유가 됐다. 반면 지금은 가격을 낮췄다. 덕분에 국산차인 투싼, 스포티지와의 격차도 대폭 줄었다.

수입 모델들의 가격은 모두 4천만 원대 이상, 때문에 가격 경쟁력은 이쿼녹스의 무기가 됐다. 푸조 3008과 티구안은 같은 수준이었는데, 푸조 3008에 2.0리터 급 엔진을 붙이면 가격이 크게 오른다. 그러나 체로키와 비교하면 3008마저도 저렴해 보인다. 체로키는 5천만 원대 중후반의 가격이 기본이다. 물론 대대적인 할인이 있긴 한데, 이를 감안해도 가격 경쟁력이 높지는 않았다. 높은 가격을 부르고 할인을 해주는 것은 현 수입차 업계의 공통된 문제다. 조금 더 합리적인 가격을 통해 소비자들의 혼란을 막아주면 좋겠다.

다음에는 국산 대표 주자인 기아 스포티지와 투싼을 비교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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