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네시스 GV80 디젤, 배출가스 인증 시험서 낙방

  • 기자명 김기태 PD
  • 입력 2019.11.29 14: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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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시 시기 늦추더라도 충분한 검증으로 완성도 높여야

조선비즈가 환경부, 현대차그룹의 입을 빌려 제네시스 GV80이 배출가스 인증 문제로 이달 출시 계획을 바꿨다고 보도했다. 현대차 그룹의 고급 브랜드 제네시스는 GV80을 지난 11월 28일 출시할 계획이었다.

하지만 디젤 엔진이 배출가스 관련 인증을 받지 못하자 출시 시기를 한 달가량 미루게 됐다. 폭스바겐 발 디젤 게이트 이후 세계 각국은 인증 부분에 대해 철저한 검증을 진행하고 있다.

현대차는 올해 디젤 버전을 먼저 내놓고 내년 상반기 가솔린 모델을 더할 예정이었다. 하지만 디젤 모델이 인증을 통과하지 못하자 다시금 보완해서 내달 9일께 재인증을 신청할 계획이다.

단순히 배출가스 기준만 맞추는 것은 어렵지 않을 수 있다. 성능을 낮추는 등 일부 요소들과의 타협을 통해 기준점에 다가서는 방법도 택할 수 있기 때문이다. 현대차가 개발한 3.0 디젤 엔진은 최고출력 278마력, 최대토크 60kg•fm 내외의 성능을 갖출 예정이다. 하지만 엔진 성능을 낮춰 판매하다 향후에 출력 및 토크를 높이게 되면 먼저 차를 구입한 소비자들을 외면하는 결과를 낳게 된다.

만약 성능을 그대로 유지하면서 배출가스 기준만 맞추게 될 경우 예상치 못한 문제들이 도로 주행에서 나타날 가능성도 생긴다.

자동차 제조사들은 엔진에 작은 변화가 생겨도 다양한 도로 조건에서 수십만 km 이상을 달리며 검증을 마친다. 실험실 안에서 엔진만 구동시켜 내구를 검증하는 방법도 있지만 실제 도로에서 나타나는 다양한 변수에 대응하기는 어렵다. 또한 실차 주행을 통해 계절에 따른 온도와 습도 변화까지 점검하는 것이 보통이다.

즉, 엔진이란 중요한 부속의 셋업 이슈를 급작스럽게 뚝딱 만져서 출시하기엔 부담이 커진다. 배출가스 기준을 맞추면서 성능을 내는 것이 쉬웠다면 폭스바겐 그룹도 편법을 시도하지 않았을 것이다.

결국 충분한 시험 기간을 거쳐 완벽한 완성도를 갖추지 못한 엔진이 탑재될 가능성도 배제하기 어렵다. 문제는 추가 인증에서도 떨어질 경우다. 업계 관계자들은 출시 시기를 늦추더라도 문제를 잡아 나가는 것이 보통이라고 밝혔지만, 출시 시기에 쫓겨 급하게 출시할 경우 브랜드가 입을 이미지 타격이 커질 수 있다.

현대 차는 제네시스 DH 출시 이후 한국 타이어로부터 납품받은 OE 타이어 문제로 곤욕을 치른바 있다. 이후 현대차는 이 문제를 OE 타이어 교체로 해결했다. 하지만 소모품인 타이어와 달리 엔진은 자동차의 핵심 부속이다. 그렇기에 충분한 검증을 통해 완성도를 높이는데 집중해야 한다는 업계 관계자들의 의견이 지배적이다.

자동차 전문가들은 신차가 막 출시된 이후 차를 바로 구입하기 보다 먼저 차를 구입한 소비자들이 문제점을 검증한 이후 구입하는 것이 좋다고 조언한다. 자동차 제조사들도 예상하지 못한 문제들이 소비자들에 의해 발견되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제네시스 판매부서는 빨리 GV80을 출시하라 재촉할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지금 필요한 건 한두 달의 판매 실적이 아닌 GV80의 완성도다. 프리미엄 브랜드, 이들은 한두 달 장사를 위해 이미지를 베팅하지 않는다. 이에 관련 업계 전문가들은 자사 연구진들에게 충분한 시간을 내주고 더 높은 완성도를 요구하는 것이 더 바림직하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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