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車만별? 저마다 다른 자동차 제조사의 작명법

  • 기자명 뉴스팀
  • 입력 2019.08.16 17: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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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세계에는 수많은 자동차 제조사가 존재한다. 그만큼 세그먼트별 경쟁 모델도 많다. 때문에 자동차 제조사들은 남들과 다르게 보이려 애쓴다. 눈에 잘 띄어야 소비자들도 관심을 갖기 때문이다.

가장 중요한 요소는 디자인이다. 남들과 다르면서도 단번에 브랜드가 떠올라야 한다. 멋져 보여야 하는 것은 당연한 요소. 토요타는 180m 밖에서도 알아볼 수 있는 디자인이라는 킨 룩(Keen Look)을 앞세우고 있다.

디자인만큼 중요한 요소는 이름이다. 읽고 쓰기 쉬우면서 발음도 편해야 한다. 짧고 간결해야 외우기도 쉽다. 여기에 그 브랜드만의 정체성까지 녹아있다면 최고의 모델명이 된다. 그렇다면 각각의 브랜드들은 어떤 방식으로 자동차에게 이름을 부여하고 있을까?

현대 : SUV 모델명은 휴양지 이름으로

현대자동차의 세단 모델명은 특별한 공통점이 없다. 하지만 대부분의 SUV는 유명 휴양지에서 이름을 빌려오고 있다. 대형 SUV 팰리세이드는 미국 캘리포니아 주 로스앤젤레스의 서쪽 해변, 퍼시픽 팰리세이드(Pacific Palisades)에서 따왔다. 싼타페는 미국 뉴멕시코주에 위치한 도시명이다. 투싼은 미국 애리조나주의 도시 이름이며, 코나는 미국 하와이의 지역명이다. 지금은 단종된 베라크루즈 역시 멕시코 동부 항구도시에서 이름을 빌려왔다. 다만 최근 출시된 베뉴는 신조어와 단어를 결합한 형태로 이름이 만들어졌다.

제네시스 : 세단은 G, SUV는 GV

제네시스는 세단형 모델에 G+숫자 조합을, SUV에는 GV+숫자 조합의 이름을 사용한다. 엔트리급에는 70, 미드사이즈 혹은 어퍼 미드 사이즈급에는 80, 기함급 모델에는 90을 붙여 모델명을 완성한다.

기아 : 세단은 K, 나머지는 S로 시작하는 이름을 즐겨 사용

컴팩트 세단은 K3, 중형 세단은 K5, 준대형 세단은 K7, 대형 세단은 K9이라는 이름을 사용한다. 이외의 모델에는 S로 시작하는 경우가 많다. 스토닉, 쏘울, 셀토스, 스포티지, 쏘렌토, 스팅어가 여기에 해당한다.

르노삼성 : 세단은 SM, SUV는 QM

르노삼성은 과거 삼성자동차 시절에 사용했던 SM을 세단형 모델에 이름으로 사용하고 있다. SM3, SM5, SM6, SM7이 대표적이다. SUV에는 QM이라는 이름 뒤 숫자 조합을 활용하고 있으며 QM3, QM6 등으로 분류하고 있다.

메르세데스-벤츠 : 브랜드+알파벳+숫자 조합

메르세데스-벤츠는 승용차 라인업인 벤츠, 고성능 라인업인 AMG, 럭셔리 라인업인 마이바흐, 전기차 라인업인 EQ로 구분된다. 승용차는 A부터 S까지, SUV는 GL 다음에 A부터 S까지 붙는다. 여기에 사용하는 엔진에 따라 160부터 600까지 숫자가 추가된다. 다만 AMG 모델은 3자리가 아닌 2자리 숫자를 사용한다.

여기서 끝이 아니다. 엔진 타입에 따라 가솔린은 별도 알파벳이 붙지 않으며, 디젤은 d, 플러그-인 하이브리드는 e가 추가된다. 4륜 모델이면 4MATIC, AMG 모델의 고성능 모델이면 S와 4MATIC+가 추가된다.

BMW : 숫자 조합

기본적으로 세자리 숫자를 사용한다. 첫 번째 숫자는 1부터 8까지 사용한다. 숫자가 높아질수록 상급 모델이다. 두 번째와 세 번째 숫자는 엔진을 뜻한다. 14부터 50까지 존재한다. SUV는 앞에 X가 추가되며, M 퍼포먼스 라인업은 M이 추가된다. 고성능 디비전 M 모델들은 M3, M5와 같이 간결하게 표기하며, SUV 모델에서는 X6 M처럼 M이라는 글자가 뒤에 온다. 친환경 라인업인 i 디비전도 i3, i8처럼 간결하게 표기된다. Z4와 같은 예외 경우도 있다.

가솔린 모델에는 두 자리 숫자 다음에 i가 사용된다. 디젤에는 d가, 플러그-인 하이브리드에는 e가 따라붙는다. 4륜 모델에는 xDrive라는 이름이 추가된다.

아우디 : 알파벳+숫자 조합

세단은 A+한자리 숫자, SUV는 Q+한자리 숫자 조합으로 구성된다. 다음으로 엔진 표기는 중력 가속도 1G가 100일 때 차량의 가속 성능을 비율로 따져 표기한다. 그 다음으로 디젤 모델은 TDI, 가솔린은 TFSI가 붙는다. 고성능 모델은 S 혹은 RS로 표기되며, 한자리 숫자와 조합된다. SUV는 S 혹은 RS+Q+한자리 숫자 조합 구조다. 고성능 스포츠카는 R8이라는 이름을 갖는다.

4륜 모델은 콰트로라는 이름이 붙는다. 플러그-인 하이브리드 혹은 전기차에는 E-트론, 천연가스 모델에는 g-트론이라는 이름이 추가된다.

렉서스 : 기함급 모델에는 ‘L’이, 컨셉트카에는 ‘LF’가

렉서스도 알파벳+숫자 조합의 이름을 사용한다. ES, GS, LS처럼 세단형 모델에는 S가, NX, RX, GX, LX 등 SUV에는 X가 사용된다. 공통적으로 기함급 모델에는 ‘L’로 시작한다. 숫자는 세자리 조합이며, 하이브리드 모델에는 h가 추가된다.

렉서스는 컨셉트카에도 공통된 이름이 적용된다. LF로 시작되며, 이것은 Lexus Future를 뜻한다. 이러한 이름을 갖는 컨셉트카는 근 시일 내 양산형 모델로 등장할 가능성이 매우 높다.

볼보 : 클러스터로 구분

볼보는 모델명을 세단, SUV가 아닌 클러스터라는 개념으로 묶는다. 여기에는 40, 60, 90 클러스터가 존재한다. 각각의 클러스터 내 세단, 해치백, 왜건, SUV 등 다양한 모델들이 존재한다.

세단은 S, 왜건은 V, SUV는 XC로 구분한 뒤 각각의 클러스터 숫자가 뒤에 붙는다. 그 다음으로 가솔린 엔진은 T+숫자 조합으로, 디젤은 D+숫자 조합으로 구분한다. 최상급 모델인 플러그-인 하이브리드 모델은 T8로 표기하고 있다.

재규어 : 세단에는 X를, SUV에는 PACE를

재규어는 과거에 S 타입, X 타입 등과 같이 모델명이 타입으로 끝났다. 하지만 현재 세단은 XE, XF, XJ처럼 X로 시작하고 SUV는 E-PACE, F-PACE, I-PACE 등 PACE로 끝난다. 과거처럼 타입을 모델명으로 사용하는 것은 F-타입뿐이다.

캐딜락 : CT와 XT로 재구성 중

캐딜락은 ATS, CTS와 과거 STS와 DTS처럼 모델명을 TS로 끝냈었다. 하지만 현재는 CT4, CT5, CT6 등으로 새롭게 바꿔 나가고 있다. SUV 모델은 XT4, XT5, XT6처럼 XT로 시작한다.

폭스바겐 : 바람 혹은 동물 이름

해치백의 대명사인 골프는 멕시코 만류로 알려진 걸프 스트림(Gulf Stream)에서 따왔다. 제타는 제트기류, 파사트는 독일어로 무역풍을 뜻한다. 시로코는 사하라 사막에서 부는 돌풍의 이름이다.

바람 이외에 동물 이름도 사용한다. 딱정벌레 비틀, 호랑이와 이구아나의 합성어 티구안, 늑대라는 뜻을 지닌 아마록 등이 대표적이다. 차세대 전기차 기반 차량은 I.D라는 이름으로 기존과 완전히 다른 작명법이 사용될 예정이다.

포드 : 몇몇 모델에는 F로 시작하는 이름을

포드는 자사를 상징하는 F로 시작하는 이름을 몇몇 모델에 녹였다. F-150이 대표적이며, 피에스타(Fiesta), 포커스(Focus), 퓨전(Fusion), 플렉스(Flex) 등이 있다. 하지만 포드의 라인업 중에서 F로 시작하는 모델명이 차지하는 비중이 큰 편은 아니다.

링컨 : MK에서 각자 모델명으로 전환 중

링컨은 MK+알파벳 조합으로 모델명을 사용했다. 세단과 SUV 모두 동일한 방법으로 모델명이 정해졌지만 현재는 이러한 작명법을 바꿔나가고 있다. MKS는 컨티넨탈, MKC는 커세어, MKX는 노틸러스, MKT는 단종 후 에비에이터로 이름이 변경됐다.

푸조 : 3자리 숫자, 중간에는 반드시 0을 사용

푸조는 전통적으로 X0X와 같은 이름을 사용했다. 첫 번째 숫자는 차량 등급을, 중간은 0, 마지막 숫자는 세대를 뜻했다. 현재는 8세대까지 발전한 이후 더 이상 숫자를 높이지 않고 있다. 세단과 해치백에는 가운데 숫자 0이, SUV에는 00으로 표기하고 있다. 포르쉐의 대표 스포츠카 911도 원래 시작은 901이었지만 푸조 때문에 911로 바꾸는 해프닝이 있었다.

시트로엥 : C+숫자

시트로엥을 뜻하는 C 다음에 숫자 조합으로 모델명이 만들어진다. C1, C3, C4, C5, C6 등이며, SUV는 모델명 다음에 별도의 이름이 추가된다.

인피니티 : Q+두자리 숫자

인피니티는 과거에 G, M, Q 다음에 엔진 배기량을 뜻하는 두자리 숫자 조합을 모델명으로 활용했다. SUV는 EX, FX, QX 순이었다. 하지만 현재는 세단과 해치백, 쿠페에는 Q를, SUV에는 QX를 사용 중이다. 다음 두자리 숫자는 엔진 배기량이 아닌 차급을 나타낸다.

페라리 : 그때그때 다른 이름

과거에는 실린더 당 배기량을 모델명으로 사용했다. 주로 레이스 카에 이러한 숫자로 이뤄진 모델명이 사용됐다. 가장 최근 모델에 해당하는 488도 실린더 당 배기량을 뜻한다. 하지만 GTC4 루쏘, 캘리포니아, 포르토피너, 800마력의 12기통을 뜻하는 812, F12, F8 트리뷰터, SF90 등 일관적이지 않은 모델명을 붙이고 있다. F40과 F50은 페라리 창립기념 특별 모델이라는 의미를 가졌지만 엔초 페라리와 라페라리에서 이러한 작명법도 깨졌다.

람보르기니 : 황소이름

람보르기니의 거의 모든 모델명은 황소에서 영감을 받는다. 심지어 창립자인 페루치오 람보르기니의 별자리도 황소자리다. 미우라는 몸집이 크고 포악한 황소의 이름이다. 가야르도, 디아블로, 무르시엘라고, 레벤톤, 아벤타도르, 우라칸, 베네노 모두 황소의 이름이다. 에스파다처럼 투우사들이 황소를 찌를 때 사용하는 검 이름이 모델명으로 활용되는 경우도 있다.

LP는 'Longitudinale Posteriore'의 약자로, 세로 배치 엔진이 운전석 뒤쪽에 탑재됐음을 의미한다. 이후의 숫자는 출력, 다음으로 2륜 혹은 4륜을 뜻하는 숫자가 더해진다. 여기서 한 번 더 고성능 모델에는 퍼포만테, SV(SuperVeloce), SVJ(SuperVeloce Jota)라는 이름이 추가된다.

포르쉐 : 숫자와 모터스포츠, 혹은 동물

911은 포르쉐의 상징이다. 처음 개발 당시 901이었으나 푸조가 가운데 0이 들어간 이름의 상표권을 걸고넘어지면서 911로 바뀌게 됐다. 718은 포르쉐의 4기통 레이스 카의 이름에서 따왔으며, 918은 917의 후속 모델이라는 뜻이다.

마칸은 호랑이를 뜻하는 인도네시아어다. 전기차 타이칸은 터키어로 말을 뜻한다. 의외인 부분은 카이엔인데, 고추 품종의 이름이다. 911에 사용되는 카레라는 까레라 파나메리카나(Carrera Panamericana) 대회에서 가져왔다. 파나메라라는 이름도 여기에서 따왔다.

맥라렌 : 마력+S

초창기 모델인 MP4-12C는 맥라렌 F1에 붙는 이름인 MP4, 12는 차량의 퍼포먼스 인덱스 지수를, C는 카본 파이버를 뜻했다. 하지만 현재는 차량의 출력+숫자로 간단하게 표기하고 있다. 570S, 600S, 650S, 720S 등이다. 차량의 뒷부분을 길게 늘려 고속 안정감을 높인 모델은 Long Tail을 뜻하는 LT가 붙기도 한다. P1, 세나, GT 같이 별도의 이름을 갖는 경우도 있다.

애스턴마틴 : V 혹은 DB로 시작

애스턴마틴은 모델명에 V로 시작하는 단어를 종종 사용한다. 뱅퀴시(Vanquish), 밴티지(Vantage), 불칸(Vulcan), 발키리(Valkyrie), 발할라(Valhlla) 등이 있다. 이외에 애스턴마틴의 소유주 데이비드 브라운(David Brown)의 이름을 딴 DB4, DB5, DB9, DB11도 있다.

로터스 : E로 시작하는 이름

로터스는 E로 시작하는 이름을 좋아한다. 엘란(Elan), 엘리트(Elite), 엘리스(Elise), 엑시지(Exige), 유로파(Europa), 에스프리(Esprit), 에클렛(Eclat), 에보라(Evora), 이바이야(Evija) 등 사실상 모든 모델이 E로 시작하는 이름을 갖는다. 심지어 2-일레븐, 3-일레븐처럼 앞부분에 숫자가 있더라도 이름 자체는 E로 시작한다.

테슬라 : SEXY 라인업

테슬라는 모델(Model)이라는 이름 다음으로 한 가지 숫자나 알파벳을 사용한다. 순서대로 S, 3, X, Y다. 당초 모델 3는 모델 E라는 이름을 사용할 예정이었지만 포드가 모델 E라는 이름을 소유하고 있어 이에 대한 대안으로 ‘Model ☰’라고 표기했으며, 이후에 모델 3로 사용하고 있다.

롤스로이스 : 유령의 이름을 모델명으로

롤스로이스는 1900년대 초반 시속 100km가 넘는 속도에서도 시계 소리밖에 들리지 않을 정도로 조용한 자동차를 개발했다. 물론 과장된 표현이었지만 소리 없이 움직인다고 해서 이름도 고스트로 지었다. 이후 롤스로이스의 대표적인 모델에는 유령 이름이 사용된다. 레이스는 사람이 사망하기 직전이나 직후에 나타나는 유령이며, 팬텀은 유령 자체를 뜻한다.

부가티 : 전설적인 레이싱 드라이버의 이름

베이론은 1939년 부가티를 타고 르망 24시에서 우승을 차지한 피에르 베이론(Pierre Veyron)에서 따왔다. 시론은 부가티의 전문 드라이버였던 루이 시론(Louis Chiron)에서, 디보는 1928년과 1929년 부가티에게 두 번이나 승리를 안겨준 드라이버 알베르 디보(Albert Divo)를 기리는 의미에서 사용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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