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아차를 다른 공장에서 만들어? 위탁 생산의 세계

  • 기자명 뉴스팀
  • 입력 2019.07.25 21: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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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동차는 어디에서 만들어질까? 당연히 자동차 공장이다. 현대자동차는 현대자동차 공장에서, 메르세데스-벤츠는 메르세데스-공장에서 생산된다. 전 세계 모든 자동차 제조사는 저마다의 공장에서 자동차를 만들어 판매한다.

너무나도 당연한 이야기지만 현실적으로 어려움도 많다. 자동차 공장 하나를 완성하는데 수천억 원에서 수조 원의 천문학적인 비용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과거 대우자동차가 군산공장을, 삼성자동차가 부산공장을 만들고 재정적인 어려운 상황을 겪었다. 테슬라는 아직도 생산 공장을 만들고 있다.

지금의 공장으로는 물량을 맞추기 힘들고, 그렇다고 공장을 새로 만들자니 너무 큰 부담이 되고… 그래서 자동차를 대신 생산해주는 업체도 생겨났다. 바로 위탁 생산 업체다. 현대자동차가 추진했던 광주형 일자리 역시 이와 비슷한 성격이다.

위탁 생산은 윈윈하는 구조다. 제조사 입장에서는 큰돈을 들이지 않고 자동차 수요에 탄력적으로 대응할 수 있다. 만약 위탁 생산 공장이 유럽에 있다면 수출도 편해진다. 위탁 생산 업체는 당연히 큰 실적을 올릴 수 있다.

대표적인 위탁 생산 전문 업체는 마그나 슈타이어(Magna Steyr)가 꼽힌다. 오스트리아에 공장을 두고 있는 마그나는 현재 메르세데스-벤츠 G-클래스, BMW 5시리즈와 Z4, 토요타 수프라, 재규어 I-페이스와 E-페이스 등을 생산 중이다.

과거에는 더 다양한 차를 생산했었다. 메르세데스-벤츠 E-클래스와 M-클래스, BMW X3, 푸조 RCZ, 크라이슬러 300C는 물론이고 지금은 사라진 사브 9-3 컨버터블이나 슈퍼카로 분류되는 애스턴마틴 라피드도 생산한 전력이 있다.

원래 마그나 슈타이어는 위탁 생산에 본격적으로 뛰어들지는 않았었다. 1979년 메르세데스-벤츠 G 바겐에 필요한 4륜 시스템을 개발한 이후 차체 조립까지 담당하게 되면서 위탁 생산 시장에 뛰어들었다.

발멧 오토모티브(Valmet Automotive)는 핀란드의 위탁 생산 업체다. 원래 사브의 위탁 생산 업체였지만 사브가 사라진 현재 다양한 제조사 차량을 생산해주고 있다. 오픈형 루프를 제작하는데 기술 수준이 높아 다양한 컨버터블 모듈도 납품한다.

마그나 슈타이어만큼은 아니지만 발멧 오토모티브는 포르쉐 초창기 박스터와 카이맨을 생산했었다. 현재는 메르세데스-벤츠 A-클래스와 GLC를 생산 중이다. 컨버터블 모듈은 메르세데스-벤츠, BMW, 미니, 르노, 벤틀리 등 여러 회사에게 납품하고 있다.

국내 위탁 생산의 대표업체로는 동희오토가 꼽힌다. 기아자동차의 모닝과 레이를 생산 중이다. 르노삼성은 자체적인 완성차도 생산하지만 닛산 로그(국내명 : 엑스트레일)를 위탁 생산해 미국으로 수출하고 있다. 르노삼성의 닛산 로그 생산은 2019년 9월까지다. 대신 스페인에서 수입하던 전기차 트위지를 부산의 동신모텍에서 연간 5천 대 규모로 위탁 생산하기로 결정한 바 있다.

위탁 생신 업체가 아닌 완성차 제조사에서 타사의 제품을 위탁 생산해주는 경우도 있다. 과거 포르쉐는 경영난 문제에서 벗어나기 위해 메르세데스-벤츠 500E의 개발 자문 및 생산까지 맡았었다. 또한 아우디 RS2도 생산을 했는데, 개발과정에도 참여해 부품에 포르쉐 로고도 각인됐다. 이외에 맥라렌은 메르세데스-벤츠 SLR 맥라렌을 생산했었고, 토요타 86은 스바루가 생산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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