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우디 파이낸셜, 자동차 무관한 일반 대출 영업 나서

  • 기자명 뉴스팀
  • 입력 2019.07.22 15: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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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A 씨는 아우디 파이낸셜로부터 전화를 받았다. 자사의 대출 상품을 이용하라는 내용이었다. 차량 구입에 따른 할부가 아닌, 일반 대출 상품 안내였다.

보통 수입사 소속의 금융회사들은 자동차와 무관한 금융 프로그램은 판매하지 않는다. 하지만 판매할 상품이 없는 아우디 파이낸셜은 무엇이라도 해야 하는 입장이다.

아우디 파이낸셜의 주 수익은 아우디 차량 판매에서 발생하는 할부, 리스 프로그램 운영에 따른 이자다. 하지만 폭스바겐 게이트 이후 불거진 인증 문제로 아우디는 차를 판매하지 못했다. 판매하는 차량 대수가 줄어드니 자연스레 금융 프로그램 사용자도 줄었다. 이는 매출 저하로 이어진다.

지난 6월 집계된 판매량을 보면, 아우디는 딱 1대를 팔았다. 수억 원대 슈퍼카 람보르기니가 6대, 롤스로이스가 11대 판매 실적과도 비교가 된다.

금융 회사에서 다양한 금융 프로그램을 판매하겠다는 것 자체가 신기한 일은 아니다. 그러나 자동차를 대상으로 판매하던 금융사가 자사 고객 DB를 활용해 일반 대출에 나섰다는 것은 매우 이례적이다.

자동차 시장에서 할부, 리스 등의 금융 프로그램 이용은 매우 보편화 된 일이다. 특히나 가격대가 높은 수입차 시장에서 금융 프로그램 사용은 매우 익숙하다. 자금 규모가 제한적인 수입사들은 대부분 금융회사들과 손잡고 할부 프로그램을 내놓는데, 판매량이 많은 수입사들은 직접 금융사를 만들어 운영한다. 자동차도 팔고 금융 프로그램으로 얻어지는 이자까지 득할 수 있으니 일거양득을 취할 수 있기 때문.

소비자 입장에서 보면 수입사 할부 프로그램이 그리 매력적이지는 않다. 신용도가 좋다면 1금융권의 대출, 할부 프로그램의 이율이 더 좋은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이에 수입차 계열의 금융사들은 차량 가격을 조금 더 깎아준다며 고객을 유인한다. 수입차 딜러들도 이와 같은 할부 프로그램 이용을 권장하는데, 금융 프로그램 사용 실적에 따라 수당을 지급하는 경우가 많다. 또한 소비자 입장에서도 추가 할인으로 수십~수백만 원의 혜택이 생기니 마음이 끌린다.

최근에는 딜러들도 자체 금융사를 만들어 운영한다. BMW를 판매하며 사세를 키운 도이치모터스의 자회사인 도이치 파이낸셜이 대표적이다. 물론 BMW코리아도 BMW 파이낸셜을 통해 금융 상품을 판매한다. 수입사가 금융 상품을 운영하는 가운데, 딜러의 금융 상품이 팔릴까 싶다. 경쟁력이 떨어질 것 같음에도 딜러가 금융 프로그램을 운영하는 이유는 간단하다. 상대적으로 신용도가 낮은 소비자들에게 차를 팔 수 있고, 금융 수익까지 남길 수 있기 때문이다. 이자가 비싸다 해도 차를 갖고자 하는 소비자들이 있기에 금융 상품은 유지된다. 판매자와 소비자 간의 요구 조건이 맞기에 가능한 사업이라는 얘기다.

하지만 자동차 회사 소속 금융사가 자사 고객들을 대상으로 일반 대출 상품을 파는 경우는 드물다. 수입차 업계서 금융 프로그램을 담당하고 있는 관계자는 아우디 파이낸셜의 일반 대출 상품의 운영에 대해 "기업이 본연의 목적인 수익 창출을 하는 것이 문제는 아니지만 현재 아우디가 처한 상황(차량 판매 문제)을 그대로 보여주는 예라 안타깝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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