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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기태PD 칼럼

[칼럼] 한국지엠만 모르는 자동차 시장 상식

앞으로 나올 신차들이 승부처를 찾는다면?

한국지엠에게 다시 빛이 보일 수 있을까? 이 질문에 대해 쉽게 답을 할 수 있는 사람은 없다. 한국지엠을 책임지는 카허 카젬 사장도 답할 수 없는 문제다. 지금 다양한 문제들에 직면해 있기 때문이다.

우선 그간의 실적을 보자. 판매량은 예전만 못하고 브랜드를 지지하던 소비자들도 서서히 등을 돌리고 있다. 한국지엠에게 '한국 시장 철수'라는 꼬리표는 아픈 상처 중 하나다. 이는 소비자들의 불안감을 키웠고, 판매량에도 악영향을 줬다.

쉐보레 크루즈

준중형 세단 '크루즈'의 실패. 이 실패는 예견된 일이었다. 당초 크루즈는 독일 오펠이 만들어 수입할 예정이었다. 하지만 한국지엠은 무리수를 두며 군산 공장에서 크루즈 생산을 감행했다.

독일 오펠이 만들고 수입해 판매되는 크루즈, 한국지엠 군산 공장이 만들어 내수 시장에 판매하는 크루즈. 똑같은 차다. 하지만 이 차를 바라보는 소비자들의 시선은 다르다. 독일 브랜드가 만들어 수입한 크루즈는 쉐보레 마크를 붙인 수입차가 된다. 2천만 원대 중반이라도 독일 차라는 일종의 프리미엄이 있으니 이해할 수 있었을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국내 공장에서 만들어진 크루즈는 '국산차'로 경쟁 차인 현대 아반떼, 기아 K3 등과 가격으로 승부를 벌어야 한다. 오펠이 개발한 크루즈는 완성도 측면에서 경쟁차들을 앞섰다. 하지만 이 시장에서 중요한 것은 눈에 보이지 않는 완성도가 아닌 가격이다. 특히나 첫차로 소형차 준중형차 소비자들에게 자동차의 주행성능, 감각, 완성도는 그리 중요한 것들이 아니다.

하지만 가장 핵심적인 문제는 가격이었다. 전 세대 크루즈(J300)는 한국지엠의 주도하에 개발, 군산 공장에서 생산돼 전 세계 시장으로 팔려 나갔다. 한국지엠은 수출 물량으로 수익을 창출했고, 내수 판매는 그저 부업 정도에 불과했다. 하지만 상황이 달라졌다. 군산 공장에서 생산된 크루즈는 순수 내수시장을 위한 것이었고, 시설 투자비 등의 수익 보전을 위해 차량 가격 자체를 높여버린 것이다. 아무리 좋은 차라도 가격대가 맞지 않으면 팔리지 않는다.

BMW 5시리즈

다른 예를 보자. BMW코리아는 지난 2017년 신형 5시리즈를 내놨다. 그동안 남발하던 할인 정책을 제한하겠다는 포부도 밝혔다. 하지만 실적은 저조했고, 결국 BMW코리아는 다시금 대대적인 할인 잔치를 벌였다. 소비자들의 마음속에 있는 기대 가격보다 비쌀 때 판매가 되지 않다는 것을 보여준 예다. 또한 올해 내놓은 3시리즈도 고가격 정책으로 판매량이 다소 주춤한 상황이다.

폭스바겐 게이트를 떠올려보자. 업계에 폭풍우가 몰아칠 당시, 폭스바겐은 단 한대의 차도 판매하지 못하고 그대로 나락으로 떨어질 것 같았지만 결과는 달랐다. 폭스바겐코리아가 시행한 할인이 소비자들의 지갑을 열고 줄을 섰다. 각종 조작이나 브랜드 이미지는 중요하지 않았다. 가격, 그것 하나가 모든 차를 매진 대열에 참여하게 만들었다.

가격에 민감한 우리 시장이다.

쌍용차의 구세주 티볼리를 보자. 쌍용차는 기본 트림의 수동변속기 모델 가격을 내세우며 가격 저렴한 경쟁력 있는 차로 포장했다. 하지만 티볼리를 저렴하다고 보는 업계 전문가는 없다. 특히나 초기형의 완성도는 양산차라 말하기 힘들 정도였다. 더욱이 가성비 좋다는 기본 트림의 수동 변속기 모델은 구입할 수도 없는 차였다. 기자가 만난 과거 쌍용차 임원은 티볼리는 당시 쌍용차의 전략에 의해 가성비 좋은 차로 포장됐지만 사실은 결코 저렴하지 않은 차였다고 말했다. 하지만 이는 중요하지 않다. 티볼리는 성공했다.

저렴한, 가성비 좋은, 이와 같은 이미지가 그 차의 미래를 결정한다는 것을 보여준 대표적인 예다.

과거 한국지엠은 현대차보다 경쟁력 있는 가격으로 차를 팔았다. 하지만 지금 일부 상품은 현대차 대비 떨어지는 구성을 갖고도 높은 가격을 요구한다. 물론 글로벌 지엠과의 협업, R&D의 투자가 차량 가격을 인상시킬 수는 있다. 하지만 그것들 모두를 차량 한대 한대에 부과하기 보다 가격 경쟁력을 바탕으로 브랜드 이미지를 세우고, 이를 통한 판매량으로 승부하는 것이 낫지 않을까?

두 가지 차가 있다고 가정해 보자. 고가 정책을 쓰는 A라는 차의 마진은 100만 원이다. 반면 B 차의 마진은 60만 원에 불과하다.
한 놈만 걸리라는 마음으로 한대 팔아 100만 원 남기기 보다 가격 경쟁력을 내세운 B 차를 2대 팔아 120만 원의 수익을 득하는 것이 낫지 않을까? 착한 가격 내세운 브랜드라는 소비자들의 지지는 덤이다.

유명 연예인 앞세운 TV 광고보다 합리적인 가격에 판매하는 브랜드, 가성비 좋은 차라는 이미지가 앞날을 밝게 만들 수 있다.


쉐보레 카마로는 가성비 좋은 스포츠카다. 미국보다 저렴한 가격을 갖는 것은 물론 경쟁차 포드 머스탱 보다 1천만 원 이상 저렴한 가격에 팔린다.

한국지엠은 트래버스와 콜로라도를 수입해 팔 계획이다. 이들은 수입차다. 카마로의 사례처럼 수긍할 수 있는 가격을 내세우며 이미지를 올려보는 것은 어떨까? 마침 현대차가 팰리세이드를 내놓고 선전하고 있다. 기본 트림은 3천만 원대 중반이지만 옵션 넣다 보면 4천만 원대 중반도 순식간이다. 생각보다 좋은 상황 아닌가?

쉐보레 트래버스

GM을 포함한 포드, FCA그룹은 픽업트럭 및 대형 SUV 분야에 많은 노하우를 갖고 있다. 오랜 차 만들기 경험은 경쟁력이 된다. 이제 가격만 남았다.

출시 당시 이미지가 그 차의 평생을 좌우한다. 그리고 한번 구축된 좋은 이미지가 그 차의 꾸준한 판매량을 견인해 나간다.

< 오토뷰 | 김기태 PD kitaepd@autoview.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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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체의견 20개가 있습니다. 전체의견 보기
  • gencms (gencms)

    카마로는 현지보다 1천만원 낮게 출시하면서... 트래버스나 이쿼녹스, 콜로라도 역시 그 정도까지는 아니더라도 경쟁력 있는 가격으로 출시되면 좋겠네요. 4후~5초 정도로...

    2019-07-12 오후 03:12 의견에 댓글달기
  • 새벽 (juliusl)

    이정도 까지 하는걸 보면 팔 마음이 없는거 같습니다...그냥 일반인들도 인지하는 사항을 걔들이 모를리가 있을까요? 팔 마음이 없는거지요

    2019-07-12 오후 03:03 의견에 댓글달기
  • mercy1 (mercy1)

    이 정도면 한국 시장을 모르는 것이 아니라 의도적으로 무시하는 거라고 봅니다.

    2019-07-12 오전 09:30 의견에 댓글달기
  • 좋다 (goodcar7)

    PCA - FCA 오타 수정이요

    2019-07-11 오후 10:30 의견에 댓글달기
  • zimcool (zimcool)

    쉐보레가 트레버스를 경쟁력있는 가격에 내놓아 가성비에서 경쟁사와 경쟁구도를 형성해서 건강한 경쟁구도를 가져가는 것이 자동차를 사랑하는 사람들의 심정이 아닐까 합니다. 트레버스의 성공여부는 가격표가 나오면서 결정될 것이고, 아무래도 과거의 여러 사례를 참조해볼 때, 이번에도 볼륨모델로서의 안착은 매우 힘들꺼 같습니다. 그런 만큼, 출시전에 시장분석을 잘 하고, 가격정책을 잘 만들어야 할텐데... 웬지 큰 기대가 들지 않네요. 안타까우면서도 기대를 쉽게 저버릴 수가 없네요. ...

    2019-07-11 오후 09:14 의견에 댓글달기
  • auto7 (auto7)

    깡통트림에 인조가죽시트 옵션만 추가해도 훨씬 잘 팔릴 듯...

    2019-07-11 오후 01:21 의견에 댓글달기
    • auto7 (auto7)

      깡통트림에서 열선핸들이랑 통풍시트도 선택 가능하면 판매량 대폭 증가

      2019-07-11 오후 01:22 의견에 댓글달기
  • 스눕독 (snoopdog)

    과거 기본기를 내세워왔던 쉐보레...막상 고객층 90이상은 기본기 잘 모르죠 내외관의 완성도를 더 보니까요. 현기는 부족했던 기본기를 거의 따라 잡았는데 쉐보레는 아직도 내외관의 투자가 너무 더딥니다. 차를 출시했으면 고객을 감동시킬만한 뭔가가 하나라도 있어야하는데 그게 없는거죠 가격이면 가격, 옵션이면 옵션, 디자인이면 디자인 등 한방이 필요합니다. 이번 콜로라도 트래버스의 경우도 마찬가지로 어차피 디젤엔진 없이 가솔린엔진만 들여올거면 신형 실버라도를 들여왔어야했고 트래버스의 경우 블레이져를 먼저 들여왔어야했습니다. 쉐보레 마케팅은 고객의 90프로 이상이 무엇을 원하는지 아직 잘 모르는것같아요 아니 알면서도 GM의 정책 한계에 자포자기하고 있는것일수도 있겠네요

    2019-07-11 오전 07:34 의견에 댓글달기
  • 오래된티지 (jl6h)

    현대기아를 우습게 보면 볼수록 현대기아에게 이길 수가 없습니다. 좁은 국토, 강력한 속도규제, 우수한 정비사, 좋은 도로환경 하에서 전통적으로 우수한 품질의 유럽 자동차, 일본 자동차, 미국 자동차는 현대기아를 이기기 쉽지 않습니다. 미국과 달리 장거리 승차감은 어느 정도만 되면 충분합니다. 와인딩로드 1년에 30분 탈 기회가 있나요? 출력이 높아봐야 120 이상 달리기 힘듭니다. 집앞에 카센터는 너무 많고요. 부품값도 넘 싸고 잘 고쳐주죠. 한국에서 자동차는 적당한 품질, 적당한 주행감, 적당한 출력, 적당한 내구성을 갖추고 가격이 매우 착해야 성공합니다. 또, 디자인과 옵션은 매우 중요한 사항입니다.

    2019-07-11 오전 00:06 의견에 댓글달기
  • BKM (bobo4112)

    잘읽었습니다. ^^

    2019-07-10 오후 11:48 의견에 댓글달기
  • 멀티맨 (winscom4u)

    쉐보레를 대우차라고 인식하는게 더 문제인듯합니다. 수입해와도 수입이라 표현도 안하는것도 문제고 이쿼녹스가 풀옵 할인받음 3600대에도 구매가능합니다. 싼타페는 4천중후반찍죠. 이미 지엠차는 현대기아차보다 가격이 따라잡혔으나 철수 이미지 부속비싸다 비싼대우차 이런 이미지때문에 또한 경쟁업체에서 부축여서 더 철수를 빨리할 이미지로 만들어버리는게 문제 아닌가싶네요.. 그에 대응하지 못하는 무능한 한국지엠역시 갑갑하구요

    2019-07-10 오후 07:36 의견에 댓글달기
    • 로드뷰 (baboya)

      이 부분 아주 중요한 부분입니다. 즉, 편견에 사로잡힌 한국사람들의 인식...이쿼녹스가 풀옵이 3600전후반 입니다. 그렇게 비싸다고 외면을 받아왔는데 막상 신형 싼타페는 풀옵이 4000을 넘겨 버립니다. 하지만 싼타페는 없어서 못팔죠? 이쿼녹스는요? 지금 스파크와 모닝은 외관이 그 전 세대에 비해 상당히 흡사합니다. 길에서 보면 어느 메이커인이 구분하기 힘들정도로요. 하지만 할인을 스파크가 남발해도 판매량은 모닝이 압도적입니다. 출력, 강성, 완성도 어느 것도 모닝이 따라오지 못하지만 우리나라 사람들에게 그런건 중요하지 않다는겁니다. 가격이 저렴하다고 구매할까요? 아닙니다.

      2019-07-11 오전 10:43 의견에 댓글달기
    • gencms (gencms)

      동감합니다만... 실제 이쿼녹스는 1.6리터 엔진이고, 싼타페는 2.0~2.2 엔진이죠. 배기량과 파워 차이는 무시 못하죠. 물론 이쿼녹스가 효율성 측면에서 도 좋을 수 있으나, 그렇다고 연비라도 뛰어나다면 모를까... 그게 아니니까 한국사람들이 외면하는 거라고 봅니다.

      2019-07-12 오후 03:15 의견에 댓글달기
    • 로드뷰 (baboya)

      그냥 현대기아차의 서비스가 우수하다는 착각속에서 앞뒤 돌아보지 않고 구매하는것입니다. 가격과 완성도는 네임밸류 아래에 있습니다. 며칠전 시골을 들렀다가 한 70 다되신 어르신의 말씀에 충격을 받았습니다. 농사를 지으시는 분이라 폄하하려는 의도는 없습니다만 자신의 지인에게 자신의 1톤 포터가 초라하게 비추어졌는지 이번달에 그랜져 하이브리드를 구매하신다고 자랑을 하시네요. 그랜져라는 네임밸류와 그 비싼 하이브리드 모델을 구매를 하신다는 말씀을 하시는데 이 연령대의 어르신들도 사회에서 그랜져라는 이름의 가치와 그 가치에 반영되는 자신의 모습을 중요하게 생각을 하신다는 것이죠. 시골에서 그랜져 하이브리드라??실용성이나 활용가치 등은 우리나라 사람들의 자동차 구매에서 아주 낮은 순위에 속한다는 사실이 참 안타까울 따름입니다.

      2019-07-11 오전 10:50 의견에 댓글달기
    • 좋다 (goodcar7)

      아직도 대우차 얘기 하는 사람들 보면 의심이 가죠

      2019-07-10 오후 11:07 의견에 댓글달기
  • uphere (uphere)

    BMW 사례에서, "소비자들의 마음속에 있는 가격보다 낮아서는 판매가 쉽지 않다" 는 "마음속에 있는 가격보다 높아서는" 이 맞는 거 아닐까 합니다..

    2019-07-10 오후 05:06 의견에 댓글달기
    • 로드뷰 (baboya)

      '마음속에 있는 가격'이라는 표현에서 여러가지가 느껴집니다. 현대기아차는 마음속에서 비싸도 잘 팔리는 차 일것이며, 타사의 자동차는 마음속에서 절대 비싸면 잘 팔리지 않는 차라는것이네요. 경쟁사 대비 잘 만들어지고 완성도가 높아도 내 마음속의 '쉐보레' 차량은 현대기아차보다 최소 300이상은 저렴해야 한다는것...근데 저렴해도 홍보를 못하고 내세우지 못하니 더 안팔리는것 같기는 합니다만 이미 가격 부분에 덜 민감한 사람들은 탈현기차가 더 가속화되고 있고, 가격에 예민해서 크고 무거운 차를 원하는 사람들만 5000만원 이상을 지불하면서 현대기아차를 구매하고 있는 실정입니다. 스포츠 지향의 차량도 마력수와 직빨성능이 좋으면 수입차를 능가한다고 보는 소비자들이죠

      2019-07-11 오전 10:57 의견에 댓글달기
    • 김기태PD (kitaepd)

      네. 그 표현이 맞습니다. 소비자 기대 보다 낮은 가격을 갖춰야 한다는 의미로 쓰다. 내용을 바꾸면서 의미 전달이 잘못됐습니다. 수정하였습니다.

      2019-07-10 오후 05:52 의견에 댓글달기
  • 현대기아노잼 (melanopus)

    아무리 잠재 수요층이나 언론에서 가성비를 강조해도 트래버스는 최소 5천이상입니다. 아마 4천 정도에 팔거면 벌써 한국GM 생산으로 여러가지를 고려했을겁니다.

    2019-07-10 오후 03:48 의견에 댓글달기
    • 지나가다 (tangolark)

      맞습니다. 트래버스 LT 트림에 가죽시트와 AWD 더해서 MSRP 4만2천불이니까, 운송비 포함 invioce 가격 4만불 잡는다면... 1불=1170원으로 들여와서 국내 자동차 관련 세금 3종 세트 17.1% 추가하면 단순계산으로 5475만원이니... 4천만원대는 불가능 입니다. ㅠㅠ

      2019-07-11 오전 11:56 의견에 댓글달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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