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형차 시대 끝...경차는 8~10년 할부 전쟁, SUV는 승승장구

  • 기자명 김기태 PD
  • 입력 2019.07.10 12: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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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차 그룹의 마지막 소형 세단, 엑센트가 단종된다. 대형차를 선호하는 국내 시장에서 더 이상 수명을 연장하기 어려웠던 것. 경쟁차인 기아 프라이드, 쉐보레 아베오도 이미 단종된 바 있어 순수한 국산 소형차를 시장에서 만날 수 없게 됐다.

현대자동차 그룹을 예로 시장을 주도하는 것은 세단을 기준으로 준대형급 그랜저다. 과거엔 고급차로 통했지만 이제 그랜저를 고급차로 보는 시선은 없다. 대중차가 된 것이다. 그 덕에 첫차로 그랜저를 구입하는 소비자들도 많아졌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쏘나타, 아반떼의 판매량도 과거 대비 신통치 않다. 신형 쏘나타(DN8)가 첫 달 1만 대 이상의 판매량을 기록했지만 초기 신차 효과일 뿐, 이후 지속적인 하락세를 이어갈 것이라는 전망도 많다. 물론 파워트레인 다양화가 쏘나타의 입지를 재구축할지 모른다는 의견도 있다.

유럽에서는 합리적인 소형차가 인기다. 연비도 좋고, 공간도 적게 차지한다. 수요층이 많다 보니 실용성을 위한 소형차 외에도 고성능을 추구하는 소형차들도 있다.

일본은 경차의 천국으로 불린다. 다양한 장르의 경차들이 존재한다. 반면 국내에서 팔리는 경차는 기아 모닝, 쉐보레 스파크 정도다. 그나마 판매량이 예전 같지 않다 보니 최근 장기 할부 프로젝트에 돌입한 상황이다.

기아차는 지난 7월 4일 100개월(8년 4개월) 할부를 시행한다고 밝혔다. 경차 모닝을 대상으로 소비자들의 초기 구입 부담을 줄여주겠다는 취지다. 여기에 한국지엠도 스파크 구매 고객 대상 120개월 할부 프로그램을 내놨다. 기아차 보다 1년 8개월 더 긴, 10년짜리 할부 프로그램이다. 경차 스파크를 10만 원에 구매할 수 있다고도 알렸다. 하지만 이는 기본형 'LS 베이직' 트림에 수동변속기를 택할 경우로, 실제 소비자들은 이와 같은 순수 기본형을 거의 구입하지 않는다. 그래도 초기 부담을 줄여 판매량을 높인다는데 의미가 있다.

소형차의 빈자리는 소형 SUV들이 채우는 중이다. 현대차는 '베뉴', 기아차는 '스토닉'이 이 시장을 담당한다. 소형차의 단종, 소형 SUV를 늘리려는 제조사가 많아지는 것은 이윤이 더 많기 때문이다.

자동차 제조사들에게 가장 이윤이 적은 것은 경차 및 소형차로 통한다. 특히 옵션이 거의 없는 깡통 모델은 판매에 따른 마진이 많지 않다. 같은 이유로 이윤을 높이기 위해 옵션 정책에 심혈을 기울이는 것.

SUV 시장은 꾸준히 성장하는 추세다. 지난 2018년 1~6월 판매량과 2019년 동기간 판매량을 비교해 봐도 SUV는 늘고, 세단은 줄었다. 소비자들의 인식 속에는 'SUV=비싼 차'라는 공식이 세워져 있다. 즉, 마진율 적은 소형차는 빨리 단종시키고, 그 틀을 바탕으로 만든 소형 SUV를 파는 것이 수익적 측면에서 더 유리하다는 얘기다.

이에 자동차 업계 전문가들은 지상고 높이고 가격까지 높인 소형급 SUV보다 준중형 세단을 구입하는 것이 더 합리적이라고 말한다. 험로를 가지 않는 소비자들이 대다수이며 소형 SUV들의 지상고도 생각보다 높지 않다. 또한 세단이 보여주는 승차감 및 안정감을 SUV로 구현하는데 어려움이 따르는 것도 이유로 꼽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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