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이프] 제주도에서 DS7으로 여행하기

  • 기자명 제주=김선웅 기자
  • 입력 2019.07.08 16: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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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의 종류는 제각각이다. 자전거나 모터사이클로 낭만을 찾을 수도 있고 천천히 세상을 만끽하는 도보 여행도 매력적이다. 자동차와 함께하는 여행은 어떨까? 조금 더 여유롭고 편안한 환경이 구축된다.

제주도는 지리적 특성상 자동차와 함께하는 관광지다. 멋진 해안 도로도 많다. 하지만 자가 차량으로 제주도까지 가기는 힘들다. 이 때문에 렌터카 시장이 상당히 발전해 있다.

그리고 다수의 렌터카 업체 중에 유독 눈에 띄는 곳이 있다. 푸조 시트로엥 렌터카다. 왜 이곳에서 렌터카 사업을 할까?

푸조 시트로엥 렌터카라고 이용 방법이 다르지는 않다. 인터넷이나 전화로 예약을 하면 제주 공항에서 픽업 서비스를 제공해준다.

픽업 위치는 제주 공항의 렌터카 하우스 야외 주차장 3구역 5번. 어렵게 생각할 필요 없다. 공항에 도착하면 많은 사람들이 우르르 몰려가는 그곳이다. 렌터카 픽업을 위한 주차장이라 생각하면 된다. 그곳으로 향하다 보면 특이하게 생긴 차가 대기하고 있으니, 바로 그곳이다.

푸조 시트로엥 렌터카에 도착하면 다른 렌터카 업체와 다른 규모에 놀란다. 그냥 차 몇 대만 준비한 것이 아닌 푸조, 시트로엥, DS 브랜드의 13개 차종 200여 대가 운영되기 때문이다. 게다가 노후된 차도 아니고 평균 마일리지 5000km 이하의 신차 급 차량들만 있다.

이번에 이용한 차는 DS 오토모빌의 DS7. PSA 그룹의 프리미엄 브랜드이자 브랜드 내 기함급 SUV다. 그렇다고 차량이 큰 편은 아니다. 전체 길이 4595mm 수준으로 르노삼성 QM6보다 80mm 짧다. 국산 준중형과 중형 SUV 사이 정도 크기다. 덕분에 여성 운전자도 쉽게 적응할 수 있다.

제주도의 이국적인 풍경과 DS7 디자인은 의외로 잘 어울린다. 제주도를 여행하다 보면 자동차에서 타고 내리는 과정을 꽤 많이 반복하게 된다. 그때마다 렌터카를 보게 된다. 이국적인 풍경의 제주도와 이국적인 디자인의 DS7은 여행자의 마음을 조금이라도 더 설레게 한다.

제주도까지 왔다면 푸조보다 시트로엥이나 DS를 빌려보는 것을 추천한다. 이왕 튀고 이국적인 것을 택했으니 확실한 컨셉을 갖는 차가 낫다는 것이다. 그리고 이렇게 튀는 디자인 덕분에 주차장에서도 찾기도 쉽다.

물론 시동 버튼이 센터페시아 송풍구 중앙에 있거나 윈도 스위치가 기어 레버 주위에 있다든지 등 프랑스 차만의 4차원적인 인터페이스에 대한 이해(타협?)는 필요하다.

DS7에는 177마력과 40.8kgf•m의 토크를 발휘하는 2.0리터 디젤엔진이 탑재된다. 변속기는 자동 8단.

제주도에서 차량의 성능을 끌어내기는 어렵다. 과속의 기준이 50~60km/h대로 설정돼 있으며, 과속 방지턱도 많다. 천천히 주행하며 제주도의 풍광을 즐기기에도 시간이 부족하다.

차량 성능보다 인상적인 것은 DS7의 섀시 성격이 제주도 도로에 잘 맞는다는 것. 프랑스를 비롯해 유럽은 도로 사정이 좋지 않다. 이런 환경에서 개발된 덕에 이따금 오프로드나 노면 공사 중인 구간을 지날 때 좋은 승차감이 장점으로 부각된다.

부드러우면서도 차체를 지지해줄 때는 확실하게 지지해줬다. 또한 SUV답게 다양한 지형을 만나도 부담 없이 여행을 즐길 수 있었다. 참고로 DS7은 주행모드 설정을 통해 스탠다드(Standard)를 중심으로 컴포트(Comfort), 에코(Eco), 스노(Snow), 머드(Mud), 샌드(Sand) 등 기능을 활성화시켜 다양한 노면에 대응할 수 있도록 했다.

해안가의 구불구불한 길은 DS7과 드라이빙 하기 좋다. 스티어링 휠을 비롯해 브레이크도 제법 민감한 편이라 다루는 재미가 많다. 지붕의 대부분은 파노라믹 글래스가 덮여있어 개방감도 좋다. 다만 A-필러가 의외로 시야를 많이 가렸다.

넉넉한 트렁크는 짐은 물론 사람도 걸터앉아 쉬기 편하다. 범퍼 하단에 발을 차는 동작으로 리프트게이트를 열고 닫을 수도 있다. 때문에 리프트게이트가 열린 상태에서 트렁크에 걸터앉아 발을 요리조리 흔드는 행동은 피할 필요가 있다. 가끔 센서가 인식해 저절로 문이 닫히기도 한다.

해가 지고 어둠이 깔리면 DS7의 매력이 한 번 더 살아난다. 독특한 형태의 램프 덕분인데, 헤드램프의 프로젝터가 회전을 한다. 헤드램프 당 3개의 프로젝터가 있는데, 모두 다 회전을 한다는 점이 독특하다. 여기에 리어램프는 파충류의 비늘을 형상화해 독특한 이미지를 강조하고 있다.

제주도는 의외로 가로등이 없는 구간이 꽤 있는데, DS7의 LED 라이트는 운전에 많은 도움을 준다. 회전으로 빛을 조절하는 헤드램프 덕분에 맞은편에서 차량이 접근해도 눈부심을 전달하지 않으면서 상향등을 유지시켜줄 수 있다.

DS7은 제주도와 궁합이 좋은 차다. 편안하게 운전할 수 있고 한국이지만 한국이 아닌 것 같은 독특한 분위기까지 전달한다. 단순한 이동 수단이 아니라 일종의 분위기 메이커라고 할까?

여기에 연비도 좋다. 제주도의 다양한 곳을 3일 동안 돌아다닌 후 최종적으로 확인한 연비는 약 14km/L. 연비에 연연하지 않고 편하게 주행한 결과이기에 체감적 만족감이 높았다.

연료 탱크 용량도 55리터 수준에 불과하다. 연료가 거의 소진된 상태에서 경유 2만 원만 넣어도 연료 게이지의 절반까지 찬다.

무엇보다 저렴한 가격으로 유도 후 차량에 문제가 발생한 것을 트집 잡아 금전적 손실을 입을 걱정이 없다.

여행은 고생을 위한 것이 아니다. 더 좋은 추억을 많이 만들수록 좋다. 전투와 같은 시승이 아닌, 제주도에서의 여유로운 환경이었기에 DS7과의 일정이 더 즐거웠다. 가끔은 이런 여유로움을 느끼고 싶다.

차량 협조 : 한불모터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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