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네시스 G90 승차감 문제가 고작 타이어 때문?

  • 기자명 김기태 PD
  • 입력 2019.05.16 14: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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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이어 공기압의 중요성

최근 우리 팀이 테스트했던 제네시스 G90, 현대 쏘나타는 첫인상이 좋지 못했던 대표적인 모델이었다. 디자인이야 개개인의 취향에 따를 부분이지만 승차감이 뚜렷하게 나빴다. 특히나 현대차그룹을 대표하는 대형 세단 G90의 승차감이 소형급 차와 견줄 수준이라는데 크게 실망했다. 현대차 내 막내 모델인 엑센트 보다 나쁜 승차감이었다.

최근 R&D 부분에 대해 신경을 쓴다고 믿었던 현대차 연구진들이 출퇴근 놀이나 하며 차를 만드는 줄 알았다. 어쩌면 그들이 만들고 싶은 건 대형 세단의 차체를 가진 레이스카가 아닐지도 모른다고 생각했다.

그런 비정상적인 승차감의 원인을 찾는 데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았다. 그러나 연구진들은 자신들의 업무에 충실했다. 단지 차량 관리를 담당하는 누군가가 업무를 소홀히 했던 것일 뿐. 이유는 간단했다. 타이어 공기압에 있었던 것.

우리 팀에게 전달된 제네시스 G90의 권장 공기압은 35psi. 하지만 테스트카에는 44psi 수준의 공기압이 유지되고 있었다. 무려 9psi 가량 공기압이 높았던 것. 주행을 시작하면 내부 압력이 상승하는데, 우리 팀이 테스트한 G90은 주행 중 48psi 수준의 공기압을 보여주고 있었다.

필요 이상으로 공기압이 높아지면 승차감이 떨어진다. 또한 타이어 바닥면 중앙부가 불룩한 형상으로 변하며 중심부의 비정상적인 마모도 만들게 된다. 단순 마모에서 그치는 것이 아니라 노면과의 접지 면적도 줄어 성능과 안전성에도 지장이 생긴다. 기준치 대비 10psi 가까운 정도의 차이라면 서스펜션 셋업이 달라진 것 정도로 큰 승차감 차이를 만들게 된다.

공기압이 낮아져도 문제다. 타이어는 적정 공기압을 바탕으로 하중을 지지하는 능력을 갖게 된다. 하지만 권장 공기압 대비 압력이 낮아지면 하중을 버티는 능력도 축소된다. 무엇보다 공기압 저하는 타이어의 변형 가능성이 높아진다. 앞서 공기압이 높았을 때 중앙부 마모 가능성이 커진다고 언급했는데, 공기압이 부족한 경우도 비정상적인 마모를 키우게 된다. 또한 코너링 때 사이드 월(타이어 옆면)에 손상이 생길 가능성도 커진다. 타이어 트레드(바닥면)의 손상은 수리가 가능하지만 사이드월의 손상은 수리가 되지 않는다. 타이어 공기압 하나가 안전과 필요치 않았던 지출까지 만든다는 얘기다.

자동차 매뉴얼 또는 운전석 도어를 열었을 때 보이는 스티커 속 타이어 공기압 정보는 자동차 제조사 연구원, 그 차량에 쓰인 타이어 제조사 연구원들의 노력에 의해 탄생한 최종 결과다. 단순한 숫자로 보이지만 그 숫자가 자동차의 연비, 코너링, 핸들링 성능, 승차감, 제동력 등 다양한 성능에 영향을 준다. 이 모든 성능을 두루 아우르는 것이 바로 권장 공기압인 것이다.

다만 운전자 취향, 도로 주행 조건에 따라 권장 값 대비 약 2~3psi 정도 압력을 높이는 정도는 무방하다.

과거엔 정비 업소를 찾아 타이어 공기압을 점검했지만 지금은 TPMS(tire pressure monitoring system)라 불리는 장비를 통해 차 안에서 공기압을 확인한다. 권장치로 공기압을 설정한 뒤 한두 달에 한 번 정도만 확인하면 된다. 작은 관심 하나가 타이어의 수명은 물론 자동차의 각종 성능을 최적의 상태로 만들어 운행하게 도움을 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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