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ech Review] 올바른 유아용 시트 사용법

  • 기자명 뉴스팀
  • 입력 2018.08.14 21: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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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전을 할 수 있는 사람은 국가에서 지정한 하한 연령 이상의 나이를 갖고 공식적인 절차를 통해 면허를 취득한다. 그만큼 운전면허를 취득한다는 것은 일종의 성인식과 비슷한 의미를 갖는다.

운전을 할 수 있다는 것은 다른 뜻으로 운전으로 인해 발생하는 모든 결과를 책임질 수 있다는 뜻이기도 하다. 사고가 발생해도 그 책임은 운전자에 있다. 조수석에 탑승한 사람도 올바르고 안전한 운전을 할 수 있도록 도와야 한다.

하지만 성인들의 잘못된 운전으로 인해 큰 피해를 입는 부류가 있다. 바로 아이들이다. 아이들은 신체가 성인보다 연약하다. 여기에 자동차 대부분의 안전장비는 성인을 보호하기 위해 개발됐기 때문에 어린아이들을 보호하는 데 한계를 갖는다. 이를 보완하고 아이들을 보다 안전하게 지키기 위한 장비가 유아용 시트다.

1964년부터 현재까지 어린이 안전에 연구를 이어온 볼보에 따르면 어린이라도 안전벨트를 사용하면 사망이나 심각한 부상 위험을 68%나 낮출 수 있다. 만약 유아용 시트 혹은 부스터 시트 등의 어린이 안전장비를 사용하면 최대 90%까지 낮추는 것이 가능하다. 볼보는 현재 4만 2천 건 이상의 사고 기록과 7만 명이 넘는 부상자를 대상으로 사고 기록을 수집하고 있다.

중요한 것은 단순히 유아용 시트나 부스터 시트를 사용하는 것이 아니라 제대로 사용할 줄 알아야 한다는 점이다. 유아용 시트를 제대로 사용하지 못하면 오히려 아이들을 더 위험하게 만들 수 있는 흉기로 변할 수 있다.

내 아이들을 위해 자신의 목숨을 내놓을 수 있는 것이 부모의 마음이다. 이때 유아용 시트만 제대로 활용할 줄 알아도 나와 가족의 생명을 지킬 수 있다. 이번 Tech Review에서는 자동차 안에서 어떻게 어린이의 안전을 지킬 수 있는지, 그리고 올바른 유아용 시트 사용법에 대한 내용을 서술해보고자 한다.

임산부도 안전벨트는 필수!

여성들은 임신을 한 상태에서 불가피하게 운전을 해야 하는 상황이 발생할 수 있다. 안전벨트가 배를 조여 태아에게 어떤 문제를 일으키지 않을지 걱정해 안전벨트를 착용하지 않는 경우도 많다.

이에 대한 볼보의 대답은 태아가 태어나기 전까지(until the birth) 언제 어디서나 안전벨트를 사용하라는 것이다.

임산부를 위한 안전벨트 사용법은 다음과 같다.

▲ 착용자의 몸에 제대로 밀착이 됐는지, 비틀리지 않았는가?

▲ 벨트의 대각선 부분이 가슴 사이를 지나 어깨 중앙을 지나는가?

▲ 벨트의 허리 부분이 허벅지 부분에 낮고 평평하게 위치하는지, 배를 가로지르지 않는가?

▲ 스티어링 휠과 몸의 거리는 가능한 멀어야 한다.

간혹 임산부를 위한 전용 안전벨트가 시중에서 판매되고 있다. 안전벨트를 고무줄같이 탄성을 갖는 재질로 바꿔 복부 압박을 줄인다는 개념이다. 하지만 연구 결과는 안전벨트가 느슨해지면 오히려 탑승자가 위험해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무엇보다 안전벨트는 개발 당시 다른 재질과 연계해 개발을 하지 않는다. 다른 재질의 안전벨트는 안전을 책임지지 못한다는 것이다.

흔히 임산부가 착각하는 부분은 안전벨트가 태아의 머리 부상을 유발할 수 있다는 점이다. 하지만 실제 연구 결과에 따르면 태아 사망 원인은 머리 부상이 아니라 태반이 자궁벽으로부터 떨어지는 것임이 밝혀졌다. 자궁보다 태반이 약하기 때문으로 분석되고 있다. 분명한 것은 안전벨트를 착용해야 태아의 생존율도 높일 수 있다는 사실이다.

유아용 시트는 뒤를 봐야한다.

아기를 비롯해 어린이들은 부상에 매우 취약하다. 특히 머리 부상 위험이 가장 높다. 몸에 비해서 머리가 크기 때문이다. 9개월 아기의 경우 머리가 전체 무게의 25%를 차지하는 정도다. 성인 남성의 머리가 전체 무게 중 6% 정도 차지하니 비교가 될 것이다. 그만큼 목이 받는 힘이 상당하고, 충격을 받으면 큰 부상으로 이어질 수 있다. 여기에 뼈도 연약하다. 두개골이 매우 얇다. 신생아의 연골 부분이 단단한 뼈가 되기까지는 적어도 3년이 필요하다. 척추는 성인이 될 때까지 자란다.

이런 환경에 놓인 어린아이가 전면을 보는 방향으로 앉아있고 전면 충돌사고가 발생하면 어떻게 될까? 성인의 목은 어느 정도 버틸 수 있다고 해도 아기들은 절대 버틸 수 없다. 사고 유형 중 가장 많은 부분을 차지하는 것이 전면 충돌이다. 이러한 환경에서 아이를 가장 안전하게 보호할 수 있는 방법은 유아용 시트를 뒤를 바라보는 방향으로 설치하는 것이다.

유아용 시트를 뒤로 설치하는 아이디어는 1960년대 스웨덴 기술대학의 베르틸 알드만(Bertil Aldman) 교수가 제안했다. 실제로 실험 결과 앞으로 앉았을 때 보다 뒤를 향해 앉았을 때 목을 비롯해 등, 머리 부분이 받는 충격이 크게 감소하는 것으로 밝혀졌다.

스웨덴의 보험회사 포크삼(FolkSam)의 자료에 따르면 어린아이의 사망 또는 심각한 부상 위험이 유아용 시트를 뒤를 향한 경우보다 앞을 향한 경우 5배나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0세에서 15세 아이 기준 성인 안전벨트를 사용하면 사망이나 심각한 부상 위험이 68%나 감소한다. 유아용 시트나 부스터 시트를 사용하면 77%까지 높아진다. 만약 유아용 시트를 뒤를 향해 설치한 경우라면 90%까지 위험이 감소한다.

그렇다면 언제까지 아이를 뒤를 보고 앉혀야 할까? 가능한 오랫동안 뒤를 보고 앉는 것이 좋은데, 3살 혹은 그 이상이 권고사항이다. 아이가 클수록 발을 뻗지 못해 불편해할 수 있다. 하지만 발이 불편한 것은 아이의 안전에 아무런 영향을 주지 않기 때문에 오랜 시간 동안 뒤를 보고 앉는 것을 추천한다.

위치는 중요하지 않다.

어린이들은 가만히 앉아있는 것을 힘들어한다. 움직이고 싶어 한다. 이 때문에 안전벨트를 풀거나 달리는 차 안에서 움직이기도 한다. 몇몇 아이들은 운전자를 비롯해 다른 승객들의 무릎 위에 앉아있는 경우도 있다.

많은 부모들이 아이를 바로 확인할 수 있도록 조수석에 유아용 시트를 설치하는 것을 선호한다. 안전을 기준으로 바라봤을 때 사실 어떤 위치는 크게 중요치 않다. 설치 위치보다 중요한 것은 시트를 뒤로 향하게 설치하는 것이다.

단, 조수석에 유아용 시트를 설치하고, 유아용 시트가 뒤를 바라보는 경우 반드시 조수석 에어백을 끌 수 있는지를 확인해야 한다. 조수석 에어백을 끌 수 있는 차량과 끄는 방법은 모두 다르기 때문에 본인 차량은 어떠한지 확인 과정이 필요하다.

안전벨트는 가슴 중앙을 가로지르고 허벅지 부분을 감쌀 것.

어린 아기는 안전벨트를 사용할 수 없고, 유아용 시트의 전용 안전벨트로 몸을 고정시켜줘야 한다. 안전벨트는 생각보다 단단히 조여주는 것이 좋다. 아기의 몸에 딱 맞는 것이 가장 좋은데, 안전벨트와 아기의 몸 사이에 손가락 2개 정도만 들어가는 틈이 있으면 된다. 이를 썸 룰(thumb rule)이라고 한다.

아이가 4살 이상이 되면 사실상 뒤를 보고 있는 유아용 시트에 탑승하기 어려울 정도로 자란다. 이 시기부터 어린아이들은 앞을 바라보며 어린이 시트에 앉아 차량에 탑승하게 된다.

하지만 연구 결과에 따르면 대다수 부모들이 안전벨트를 제대로 장착시켜 주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 아들딸들이 답답해한다고 안전벨트를 겨드랑이 사이로 빼거나 헐렁하게 고정시키기 일쑤다.

하지만 올바른 안전벨트 사용법은 대각선 부분이 윗부분은 가슴 중앙을 가로질러야 하며, 가능한 어깨의 중간을 지나야 한다. 아랫부분은 복부가 아니라 허벅지 부분을 감싸줘야 한다. 쉽게 안전벨트는 골반, 늑골, 어깨와 같이 튼튼한 신체 부위에 걸쳐 놓아야 한다.

안전벨트가 허벅지 쪽을 지나야 하는 이유는 성인처럼 복부를 감싸면 관통상을 당할 우려가 높기 때문이다. 아직 나이가 어리면 피부도 약하기 때문에 이러한 부상 위험이 한층 높아진다. 관통상이 아니더라도 위 손상이 발생할 수 있다. 하지만 안전벨트가 허벅지를 감싸면 사고가 발생해도 충분히 몸을 지지할 수 있다.

안전벨트의 대각선 부분이 어깨의 중간을 지난다는 것은 목과 상당히 가까워진다는 것을 뜻한다. 혹시 이것이 더 위험하게 만드는 것이 아닌가 생각될 수 있지만 사고 발생 시 오히려 더 안전하게 지켜준다. 안전벨트의 대각선 부분이 어깨 바깥 부분에 가까워질수록 사고 발생 시 머리는 더욱 큰 힘을 받게 된다. 이는 어린이가 밖으로 튕겨 나가거나 머리에 큰 충격이 발생할 위험이 커진다.

저속 주행에서도 안전벨트는 필수!

아이들과 매우 가까운 근교를 가거나 매우 저속으로 이동하는 경우가 발생한다. 이때는 천천히 가니까 사고 위험이 적어 안전벨트를 장착해주지 않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실험 결과에 따르면 15km/h의 속도에서 사고가 발생해도 식탁 의자 위에서 자신의 아이들을 밀어서 떨어트리는 것과 같은 충격을 받게 된다. 만약 20km/h의 속도에서 사고가 발생하면 의자 4개를 쌓은 높이에서 자신의 아이를 떨어트리는 것과 동일한 충격을 받는다. 30km/h의 속도에서는 그 높이가 의자 8개를 쌓은 높이로 급격히 높아진다.

만약 40km/h의 속도에서 사고가 발생하면 어떻게 될까? 30kg의 몸무게를 가진 아이 기준으로 1톤의 충격을 받게 된다. 동네에서 아무리 천천히 운전하더라도 내 아이에게 안전벨트는 반드시 착용시켜줘야 한다.

연령대별 사용해야하는 시트는?

좌석은 항상 아기에게 알맞은 크기여야 한다. 너무 크면 몸을 제대로 잡아줄 수 없고 너무 작으면 불편해진다. 일반적으로 아기의 머리가 유아용 시트를 넘어서면 교체가 필요한 시기가 왔다고 판단하면 된다.

뒤를 바라보며 장착해야 하는 유아용 시트는 0세부터 3~4세 정도다. 이후 앞을 바라보며 앉는 형식의 어린이 시트를 사용해야 한다. 일반 안전벨트를 사용하는 것 역시 이때부터다.

흥미로운 부분은 어린이용 시트는 유아용 시트처럼 완전히 몸을 감쌀 필요는 없다는 것이다. 시트의 높이를 높여주는 부스터 시트나 부스터 시트와 별도의 등받이를 갖춘 시트 정도만으로도 제 역할을 충분히 할 수 있다. 머리까지 감싸는 풀 버킷 타입 어린이 시트도 있지만 연구 결과 잠잘 때 머리를 지지해 편한 정도이며, 실제 사고 발생 시 아이들을 보호하는 능력은 부스터 시트와 사실상 동등한 수준으로 나타났다. 부스터 시트는 10세 혹은 키가 140cm 정도까지 사용할 것을 권장한다.

유아용 시트 선택은 ISOFIX 규격을 확인하라! 만약 가능하다면 Plus Test 인증도 확인!

유아용 시트는 종류도 많고 가격도 천차만별이다. 내 아이에게 더 좋은 것을 해주고 싶은 것은 부모의 마음. 하지만 여러 가지 고민 사항 중에서도 ISOFIX 규격을 만족하는지 반드시 확인하고 구입해야 한다. 참고로 ISOFIX는 미국에서 LATCH, 캐나다에서 UAS라고 표기되기도 한다.

ISOFIX 규격은 1999년 자동차 제조사와 유아용 시트 제조사, 공공기관이 함께 채택한 국제 규격이다. 이후 개발되는 모든 차는 ISOFIX 규격을 기준으로 안전 테스트를 실시한다. 이 규격을 만족하는 유아용 시트를 사용해야 자동차 제조사가 약속하는 최상의 안전을 보장받을 수 있다. 간혹 시트 사이에 끼워 넣거나 하는 탈장착이 간편한 유아용 시트가 시중에 판매되고 있지만 ISOFIX 규격이 아니라면 유아용 시트가 사고 시 오히려 더 위험할 수 있다.

ISOFIX 시트는 올바르게 설치되면 딸깍 소리와 함께 제대로 설치됐다는 표시로 연결 부위가 녹색으로 변경된다. 이를 확인하고 설치를 마무리해야 한다.

만약 스웨덴의 유아용 시트를 구입한다면 ‘Plus Test’ 인증 마크를 확인하는 것도 좋다. 이 테스트는 정면 충격 테스트에서 아이의 목 하중을 평가하는 테스트다. 규제는 아니며, 자발적인 인증 테스트다. 이 인증 마크가 있는 유아용 시트는 아이의 목을 보다 안전하게 보호할 수 있다는 것을 뜻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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