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 일부 디젤 모델 생산 중단... 이유는?

  • 기자명 뉴스팀
  • 입력 2018.08.08 19: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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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환경 위한 디젤 포기? 속내는....

현대차가 오는 10일부터 자사의 i30, 쏘나타, 그랜저, 맥스크루즈 디젤 모델 생산을 중단한다. 판매는 생산이 이뤄진 재고 모델에 한해서 이뤄질 예정이다.

현대차는 전세계적으로 친환경차에 대한 선호도가 커지고 있어 세단 차종에서 디젤 모델의 비중을 줄이기로 결정했다며 SUV에서만 디젤을 유지한다고 밝혔다. 그랜저와 쏘나타는 전체 판매에서 디젤 모델의 비중이 10%를 밑돌고 있다. 즉, 인기가 낮기에 단종에 대한 부담이 적다.

현대차가 디젤 승용차의 생산 중단을 결정한 표면적인 이유는 친환경차 선호, 판매량 저조, 폭스바겐과 BMW 화재 사태로 인한 디젤 인식 악화 등이다.

하지만 업계에 알리기 꺼려하는 속내가 있다. 오는 9월부터 발효되는 WLTP(Worldwide Harmonized Light Vehicle Test Procedure)에 대비한다는 것.

WLTP는 현재보다 한층 강화된 배출가스 규제다. WLTP는 국제표준배출가스시험방식으로 배출가스 허용 기준은 기존과 같지만 측정을 위한 시험주행 시간(1,180초→1,800초), 거리(11㎞→23.3㎞), 평균 속도(33.6㎞/h→46.5㎞/h) 등이 늘어나게 된다. 더 큰 부하량에서 견뎌야 하며, 길어진 시험 속에서 동일한 수준의 배출가스 기준을 만족시켜야 한다.

WLTP가 시행되면 저출력 저중량 디젤 차량을 제외하고 기준을 맞추는 것이 쉽지 않다. SCR을 비롯해 다양한 후처리 시스템의 의존도를 높이거나 새로운 배출가스 저감 기술을 개발한 엔진을 적용해야 한다. 하지만 i30, 쏘나타, 그랜저, 맥스크루즈 디젤 모두 LNT와 EGR만으로 유로 6 기준을 통과해 지금에 이르고 있다.

현재의 현대차는 기존의 1.6 디젤과 1.7 디젤 모델을 스마트스트림 1.6D 신형 디젤엔진으로 대체하는 작업을 진행 중이다. 2.0 디젤과 2.2 디젤에는 SCR를 확대 적용하고 있다.

하지만 i30, 쏘나타, 그랜저, 맥스크루즈 디젤에는 새로운 디젤 엔진이 아닌 기존 엔진을 사용하고 있다. 결국 구형 엔진과 함께 단종 수순을 밟게 되는 것.

생산 중단되는 모델들에 신형 엔진을 넣으면 된다지만 기존 판매량을 감안할 때 그리 녹록해 보이지 않는다. 하지만 업계 일부에서는 디젤 소비자 수요를 감안해 다시 신형 디젤 엔진을 넣은 모델들을 내놓을 것이라는 관측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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