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자율주행 기능, 제조사별 성능 & 성격 제각각

  • 기자명 뉴스팀
  • 입력 2018.08.02 17: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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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고 완성도는 독일 3사와 볼보...현대차 그룹도 평균 이상

완전한 자율 주행 자동차의 등장 시기가 가까워졌다. 아직 완전한 자율 주행까지는 아니지만 최근 출시되는 차량은 다양한 반자율 주행 시스템을 갖췄다. 여기서 반자율 주행이란 SAE(Society of Automotive Engineers) 기준 레벨 2 수준의 시스템을 지칭한다.

미국 자동차 평가 기관 켈리블루북(Kelley Blue Book)에 따르면 소비자들이 자율 주행 기술을 경험할수록 향후 해당 기술이 탑재된 차량의 구매 의향이 더 높아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현재의 반자율 주행 기술만으로도 장거리 운전이 매우 편해지기 때문이다.

우선 엄밀하게 따지면 ‘반자율 주행’이라는 표현은 잘못됐다. 자동차 제조사는 어디까지나 이 기능이 ‘운전자의 안전 주행을 돕는 기능’이라고 강조한다. 사고를 막아주거나 막지 못하더라도 피해를 최소화시켜주는데 목적을 둔다. 어디까지나 자동차 스스로 주행하는 자율 주행과는 성격이 다르다.

같은 반자율 주행 기능이지만 제조사마다 부르는 이름은 제각각이다. 메르세데스-벤츠는 인텔리전트 드라이브, 드라이빙 어시스턴트 플러스, 볼보는 파일럿 어시스트, 현대자동차는 스마트 센스, 제네시스는 액티브 세이프티 컨트롤, 혼다는 혼다 센싱 등으로 부른다.

대부분의 소비자들은 이 기능이 있으면 고속도로와 같은 직선 도로에서 손을 놓고도 운전을 할 수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 하지만 같은 기능이라도 제조사마다 성격과 완성도에서는 차이를 보인다.

우리 팀이 오토뷰 로드테스트를 진행하면서 파악한 각 시스템의 성격과 완성도를 정리했다.

메르세데스-벤츠

볼보와 함께 상당한 완성도를 보여준다. 차량 스스로 가속도 부드럽게 처리하고 차선의 중앙 유지도 가장 깔끔하게 한다. 코너를 돌아나가는 환경에서도 운전자가 겁먹지 않도록 필요시 속도까지 줄여준다. 전면 센서의 물체 인지 영역도 넓어 끼어드는 차량도 이따금 인식한다.

현재는 코너가 없는 환경에서 초 단위가 아니라 분 단위까지 스티어링 휠을 잡지 않아도 될 수준을 보인다. 막히는 구간에서도 가다 서다를 반복하는 과정이 매끄럽다. 단, 앞차와 거리가 가까워질 때 차량 스스로 속도를 미리 줄이지 않고 예상보다 살짝 늦게 속도를 늦추는 경향이 있다. 빠른 속도에서도 완전히 멈추는 것이 가능할 정도지만 브레이크 작동 시점에 의해 탑승자가 살짝 겁을 먹을 수는 있다. 때문에 차간 인식 거리 설정을 가장 가깝게 하는 것보다 조금 더 멀리 설정하는 것을 추천한다. 해외에서는 방향지시등을 작동시키면 스스로 차선을 바꿔주거나 차선이 없어도 앞 차량을 따라 주행하는 것이 가능하지만 아직 국내에서는 적용되지 않는다.

볼보

현재 가장 높은 완성도를 갖춘 반자율 주행 기능을 담고 있다. 가속이나 제동 등 모든 과정의 진행이 매끄럽다. 차선 중앙 유지 성능도 훌륭하다. 이 시스템이 작동하면 스티어링 휠이 스스로 작동하겠다는 의지를 운전자에게 명확하게 전달한다. 마치 사람이 운전하는 것과 흡사하기에 가장 안심이 되는 시스템이라는 느낌도 준다. 전면 센서의 물체 인지 영역도 넓어 가끔씩 끼어드는 차량까지도 인식한다.

탑승자 입장에서는 가장 편안하고 겁먹을 일이 없지만 벤츠나 제네시스와 비교해서는 스스로 작동하는 시간이 짧은 편이다. 막히는 구간에서는 조금 더 부드럽게 멈춰줄 필요가 있다. 과거 시스템은 차량 스스로 제동 시스템을 작동하면 실제로 브레이크 페달이 움직였지만 현재는 페달의 움직임 없이 스스로 브레이크 시스템을 작동시킨다.

BMW

역시 완성도 면에서는 높은 수준이다. 가속과 제동 모두 매끄러우며 차선 중앙 유지 능력도 좋다. 대신 코너에서는 코너 안쪽 차선에 가까이 붙으려는 경향이 있다. 차선 중앙을 인식해 주행할 때 스티어링 휠이 가벼워지는 편이지만 운전자가 언제든지 개입할 수 있다는 점에서 성격으로 봐야 한다.

전방 차량에 대한 인식률이 벤츠나 볼보와 비교해 조금은 부족하다. 전방에 차량이 있지만 이를 인식하지 못하고 가속하는 경우도 있다. 차량 스스로 안전하다고 판단한 후 주행하지만 7시리즈처럼 차체가 큰 모델이 좁은 길을 통과할 때 속도를 줄이지 않아 탑승자에게 겁을 주는 경우도 있다. 차선을 넘으려 하면 스티어링 휠에서 진동을 만들어주긴 하는데 다소 희미하다.

아우디(레벨 3 지원하는 A8 제외)

장단점이 분명하다. 가속과 감속 모두 매끄럽게 진행하며 차선 중앙 유지도 잘 해낸다. 특히 전방에 차량이 없어 속도를 올리고 있는 상황에서 옆 차선에 주행 중인 차량이 감지되면 속도를 낮춰 가다 그 차량을 비켜간 후 다시 속도를 올리는 기술도 갖췄다. 타사에서도 벤치마크할 내용이다. 또한 가다 서다가 반복되는 환경에서 가속과 제동뿐 아니라 스티어링 휠까지 스스로 작동시켜 운전의 피로도를 낮춰준다.

대신 코너를 돌아나가는 환경에서 조작이 매끄럽지 못한 편이다. 마치 튕기듯이 스티어링 휠이 작동하거나 아예 차선을 인식하지 못하기도 한다. 전방 차량이 가까워짐에도 가속을 하는 경우도 있다. 속도 영역이 높아질수록 다소 헤매는 모습이 보인다.

현대 & 기아 & 제네시스

시스템 스스로도 매우 조심하려는 경향이 짙다. 가속도 소극적이고 차간 거리 센서를 가장 좁게 설정해도 멀리서부터 차량을 인식해 미리 속도를 줄인다. 차량에 가까이 붙으면 스스로 브레이크 시스템을 작동시키는데 다양한 업체 중 가장 빨리 개입한다.

사각 및 후측방 인식도 민감한 성격이기 때문에 운전자는 안전하다고 판단해도 차량이 개입하는 경우까지 발생할 정도다. 고속도로 과속 단속 카메라의 위치정보를 이용해 스스로 속도를 낮춘 후 다시 원래 속도로 되돌려주는 기능은 편하다.

시스템 자체가 여유를 두고 안전을 챙기는 만큼 탑승자 입장에서는 꽤 안전하다고 느낄 수 있다. 차선 중앙 유지도 잘 한다. 일부 고급 모델은 고속도로의 긴 직선구간을 수 분 이상 스티어링휠을 잡지 않고 운행이 가능하다.

하지만 전면 인식 면적은 좁은 편으로, 끼어드는 차량은 거의 인식하지 못한다. 차선을 유지하는 안정감 면에서는 좋지만 갑작스럽게 차선을 인식하지 못하는 경우도 종종 있다. 전방 차량을 인식하지 못하고 가속하기도 한다. 시스템이 갑자기 됐다 안되는 경우도 있다.

마세라티

SAE 기준 레벨 2로는 다소 아쉬운 성능을 갖는다. 기본 차량 성능이 뛰어나기에 앞차와 간격이 넓으면 터프하게 속도를 올린다. 차선 유지는 중앙을 유지하지만 미약하게 갈지자(之)를 그리며 이동한다. 코너를 만나면 코너 안쪽으로 바짝 붙어 주행하는 것도 특징이다. 차선을 유지할 때 스티어링휠의 답력이 생각 이상으로 강하다. 다만 기능의 개입 민감도를 3단계로 조절할 수 있다는 점은 장점이 된다.

혼다

현재의 기준에서 완성도가 다소 낮은 편에 속한다. 전방 차량을 인식해 가속과 제동은 원만하지만 차선 중앙 유지가 매끄럽지 못하다. 인식을 못하는 경우가 많은 뿐더러 스티어링 휠의 개입도 적극적이지 않다. 코너를 만나면 차선 인식을 하지 못하고 풀려버리는 경우도 종종 발생한다. 긴 직선 구간에서 일정 부분 스스로 주행이 가능하지만 지속시간이 짧다. 주행 중 제동 시스템을 스스로 작동시킬 때 브레이크 페달이 직접 작동하는 방식을 쓴다.

포드 & 링컨

해외 사양과 달리 차선 중앙 유지 기능이 없이 차선이탈 경고 및 스티어링 개입 정도만 지원한다. 타사는 차선에 가까워지거나 차선을 밟기 전에 개입을 하지만 포드와 링컨의 시스템은 차선을 밟고 넘어야 개입을 한다.

캐딜락

차선 중앙을 유지시켜주는 기능 대신 차선이탈 경고 및 스티어링 개입을 지원한다. 포드 링컨처럼 차선을 밟거나 가까워져야 개입해주는 시스템이다.해외에서는 SAE 자율주행 기준 레벨 3에 해당하는 슈퍼 크루즈(Super Cruise)가 양산화 됐지만 국내에서는 자율주행 기술에 필요한 고정밀 지도 데이터의 해외 반출이 불가능해 적용되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재규어 랜드로버

차선 중앙을 유지시켜주기 않고 차선이탈 경고 및 스티어링 개입 기능만 지원한다. 어댑태브 크루즈 컨트롤을 비롯해 이 기능 마저도 없는 경우도 많다. 재규어 랜드로버의 모델은 ADAS 시스템의 적용에 매우 소극적이다. 가격은 비싸지만.

인피니티

차선 중앙을 유지시켜주지 않고 차선이탈 경고 및 스티어링 개입 기능을 지원한다. 과거에는 차선이탈 방지를 차선 안쪽 브레이크 시스템을 작동해 차량의 경로를 바꿔주는 방식을 사용했지만 현재는 스티어링휠도 움직여준다.

푸조

차선 중앙을 유지시켜주지 않고 차선이탈 경고 및 스티어링 개입 기능을 지원한다. 대신 차선을 매우 끈질지게 넘지 않도록 도와준다. 마치 반자율주행 기술처럼 코너를 돌아 나갈 때까지 스티어링휠이 개입한다. 특히 다른 차들의 시스템이 감당하지 못하는 깊은 코너에서도 정상적으로 개입해 운전자를 놀라게도 한다. 다만 2회 이상은 보정해주지 않고 운전자에게 경고한 뒤 시스템 개입을 풀어버린다. 스티어링 휠이 개입할 때의 묵직함도 매우 강한편에 속한다.

토요타

차선 중앙을 유지시켜주지 않지만 차선이탈 경고 및 스티어링 개입 기능을 지원한다. 운전을 돕기보다 어디까지나 사고 위험을 낮춰주는 용도로 성격을 제한하고 있다. 개입정도도 소극적이다.

쌍용자동차

티볼리에 반자율주행 기능은 아니지만 차선 중앙을 유지시켜주는 기능을 지원한다. 대신 차간거리에 맞춰 속도를 조절해주는 어댑티브 크루즈 기능은 없다. 차선 중앙을 유지시키는 기능 하나만 본다면 현대차의 시스템보다 유사하거나 좋게 느껴지기도 한다. 물론 인식을 못하는 경우가 있지만 갑작스럽게 해제되어 운전자를 놀라게 하지는 않는다. 코너도 매끄럽게 돌아 나가는 편이다. 쌍용 티볼리에 적용된 ADAS 시스템은 얼마 전 인텔에게 인수된 모빌아이(Mobileye) 제품을 사용한다. 모빌아이는 GM과 BMW에도 제공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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