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픈카(?)의 지붕, 하드탑과 소프트탑의 장단점은?

오픈카라 불리는 자동차들. 하지만 '오픈카'라는 것은 공식 명칭이 아니다. 업계에서는 컨버터블(convertible) 또는 로드스터(roadster), 카브리올레(cabriolet) 등으로 부른다. 미국에서는 주로 컨버터블, 유럽은 카브리올레 또는 카브리오 등으로 부르는 것이 일반적이다. 로드스터는 2인승 구조를 가진 오픈 모델을 의미한다.

이와 같은 컨버터블(카브리올레)을 이용할 때 얻을 수 있는 대표적인 즐거움으로는 오픈 에어링이 꼽힌다. 선루프에서는 느낄 수 없는 개방감, 그리고 승객 주변을 감싸는 바람의 신선함은 컨버터블에서만 맞볼 수 있는 특별함이다.

하지만 이와 같은 컨버터블에도 탑(지붕)이 필요하다. 비를 비롯해 겨울철 환경에 대응하기 위해서다. 이와 같은 지붕은 두 가지 형식으로 나뉜다. 과거부터 널리 쓰였던 것은 천 또는 비닐 소재로 한 소프트탑이다. 또 하나는 FRP, 알루미늄 등의 소재로 만들어진 하드탑이다.

소프트탑의 사용은 무게 중심을 낮추는데 도움이 된다. 때문에 운동성능을 중요시 하는 경량 로드스터들이 주로 소프트탑을 사용하는 경우가 많다. 이와 같은 무게 중심의 변화는 주행성능에도 도움을 준다.

스바루가 자주 이용하는 수평 대향 엔진의 이점 중 하나도 이와 같은 무게 중심을 낮추는데 있다. 혼다의 S2000, 마쯔다의 MX-5 등의 경량급 로드스터는 운동 성능이 매우 뛰어난 것으로 알려져 있는데, 소프트탑의 채용도 이와 같은 성능에 도움을 준다. 프리미엄 브랜드로는 포르쉐 박스터, BMW Z4 등이 이를 채용한 대표적 모델로 꼽힌다.

물론 약점도 있다. 재질 특성상 열화를 겪어야 하며 이는 탑의 내구에 영향을 준다. 리어 윈도가 유리로 된 경우도 있지만 비닐 재질을 사용하는 경우도 있다. 비닐 재질은 시간이 지남에 따라 누렇게 변하며 후방 시야를 제한하는 문제가 생긴다.

또한 외부 공격에 취약하다. 누군가 차량에 진입하기 위해 또는 악의적으로 훼손할 때 대책이 없다. 단순히 날카로운 물건 하나로도 심각한 손상을 줄 수 있다. 물론 위에서 언급된 소프트탑의 내구 문제 또는 훼손이 된 경우 탑을 교체할 수 있긴 하다. 문제는 비용이 높다는 것. 때문에 관리를 잘하지 못하는 경우라면 하드탑이 채용된 모델을 택하는 것이 낫다.

차량의 단가 측면에서 보면 하드탑이 비싸다. 탑의 수납을 위해 보다 견고한 구조가 요구되기 때문이다. 물론 장점도 뚜렷하다. 외부 침입은 물론 소프트탑 대비 좋은 내구성을 자랑한다. 천에 방음재를 덧댄 소프트탑 보다 정숙성 측면에서도 유리하다. 때문에 고급 컨버터블 및 로드스터에 이용되는 경우가 많다.

여기에 무거운 무게를 갖는 하드탑이 수납되면 무게중심이 단번에 낮아진다는 장점도 갖는다. 때문에 BMW 등 일부 제조사는 하드탑을 열면 보다 다이내믹한 운동성능을 갖는다는 점을 앞세운다. 단, 탑을 닫앋을 경우 그만큼 무게중심은 다시 높아진다.

늘어난 무게로 인해 소프트탑 대비 운동성능이 다소 저하된다는 아쉬움도 있다. 이와 같은 하드탑을 사용한 모델로는 메르세데스-벤츠의 SL 클래스 등이 꼽히며 마쯔다는 경량 로드스터인 MX-5의 탑을 소프트, 또는 하드탑 중에서 선택하도록 하고 있다.

독특한 형태의 탑을 갖는 모델도 있다. 포르쉐 911 타르가(Targa)는 알루미늄 롤-바와 후면 유리창이 마치 전투기의 캐노피를 연상시키듯 통째로 열렸다가 닫힌다. 수납식 루프패널은 마그네슘 프레임에 직물을 사용해 무게를 낮췄다.

쉐보레 콜벳, 람보르기니 아벤타도르 로드스터, 부가티 베이론 그란스포트 비테세 등 일부 모델은 단순히 루프 패널만 장탈착 할 수 있는 방식을 사용한다. 강성 확보를 하면서 오픈 에어링까지 느낄 수 있도록 고안된 결과다.

피아트 500C, 시트로엥 DS3 카브리오 등 모델은 루프 레일을 따라 소프트톱이 열리고 닫히는 형태를 갖는다. 파노라믹 선루프 대신 직물 소재의 소프트톱이 직접 열리고 닫히는 개념이다. 이는 차체의 변형을 최소화 시키면서 오픈카의 느낌을 전달할 수 있다는 장점을 갖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