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현대기아차의 에바 가루 사태, 어떤 답이 필요할까?

  • 기자명 김기태PD
  • 입력 2018.06.18 14:32
  • 댓글 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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쏘렌토의 공조 장치에서 이물질이 검출된다는 소비자 불만이 쏟아지고 있다.

그리고 이물질은 에바포레이터(Evaporator)에서 나오는 가루로 알려져 있다. 기아차는 이 가루에 대해 수산화알루미늄이라 밝혔다.

초기엔 인체에 무해하다는 답변을 내놨지만 현재는 무해하다는 부분에 대한 입장을 철회한 상태다.

수년 전을 생각해 보자. 뿌연 하늘을 보며 그저 중국에서 넘어온 황사 때문, 혹은 날이 흐리기 때문이라 생각했다. 하지만 그 이유는 미세먼지 때문으로 밝혀졌다. 지금은 각 지역의 미세먼지 상황까지 정보로 제공하는 시대가 됐다. 한층 더 나아가 PM 2.5 수준의 초미세먼지에 대한 관심도 커졌다.

이와 같이 환경에 대한 관심은 공기청정기 수요를 크게 늘리는데도 이바지했다. 미세먼지가 심한 날에는 외부 활동, 운동을 자제하는 소비자들도 많다. 공기질에 대한 소비자 인식이 바뀐 것이다.

미세먼지는 호흡기를 통해 인체로 들어온다. 그 때문에 미세먼지 노출을 꺼리는 것이다.

또한 특정된 공간, 그 안에 거주한다면 자연스레 그 공간 속의 공기를 마실 수밖에 없다. 미세먼지가 심한 날이면 운전자들도 공조장치를 내부순환 모드로 돌린다. 외부에서 들어오는 미세먼지를 최대한 차단해 보겠다는 의도다.

하지만 실내 공기질이 더 떨어진다면 어떨까? 차라리 창문을 열고 미세먼지를 마시는 편이 나을지도 모른다.

소비자들이 제시한 사진에 따르면 육안으로 봐도 큰 수준의 입자가 차량 실내 곳곳에 퍼져 있다. 공조 장치 내부, 부속에서 나온 가루가 실내에 퍼져 눈에 띌 정도라면 사실 사태는 심각하다. 무엇보다 눈에 띄지 않는 작고 가벼운 입자들이 실내 곳곳을 날아다닐 가능성이 크다.

이 가루의 정체는 공조장치를 구성하는 부속 중 하나인 에바포레이터(Evaporator)의 알루미늄 코팅이 산화되어 날리는 것으로 수산화알루미늄이라 알려져 있다.

현재 기아차는 문제를 일으킨 차량에 한해 부속을 교체해 주겠다는 의견을 내놨다. 하지만 이미 다수의 차량에서 문제가 나온다면 확산에 대한 것은 시간문제다. 공조장치 사용량에 따른 차이가 있을 뿐, 부속을 구성한 소재 특성이 변경되지는 않기 때문이다.

현대기아차는 자사의 이미지 관리를 위해 많은 자금을 투입했다. 대외적인 부분은 물론, 인터넷 여론을 바뀌기 위한 활동도 이어가고 있다. 각 커뮤니티 등에서 활동하는 인력도 상당 수준 갖춘 것으로 알려져 있다.

과거 현대차는 자사의 제네시스 DH(현 G80)에서 타이어 공명음 이슈가 커지자 타이어를 무상 교환해 줬다. 당시는 단순한 소음 문제였다.

반면 공기질은 다른 문제다. 특히나 에어컨 가동률이 높아지는 여름철에 돌입한 지금, 소비자들의 불안감은 더 커질 수밖에 없다. 특히나 아이 때문에 SUV로 차를 바꾼 소비자들도 많다. 자신 보다 가족을 위한 선택을 했던 것.

또한 단순 에바포레이터를 교환하는 것 외에 공조장치 내부에 쌓인 가루 제거에 대한 고민도 필요하다.

자동차 제조사가 뭔가 대책을 내놓으려면 생각보다 긴 시간이 걸린다.

현재의 대처는 여러 가지 측면에서 미흡하다. 통상 자동차에서 문제가 된 부속이 나오면 특정 제품을 추려 무상수리를 진행한다. 해당 부속이 언제부터 생산되어 어떤 차량에 쓰였는지 데이터베이스가 구축돼 있기 때문이다. 현재는 문제가 가시적으로 나온 차량에 대한 무상 수리만 언급되는 상황이다. 문제는 있지만 큰 가루가 나오지 않아 눈에 띄지는 않는다면 모르고 넘어갈 수 있단 얘기다.

그보다는 문제가 된 제품 장착 차량들을 공개하고 해당 차량을 대상으로 무상 수리를 진행하는 것이 낫지 않을까? 수만 가지 부속이 들어가는 자동차에서 예상치 못한 문제는 발생할 수 있다. 세계적인 자동차 제조사들도 의외의 실수를 범한다.

최근 국토부도 이에 대한 조사를 벌이고 있다. 하지만 제조사 스스로가 나서 적극적인 대처를 보인다면 제조사에 대한 소비자 신뢰는 향상될 것이다. 그룹을 움직이는 최고 경영진의 결단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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