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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기태PD 칼럼

[칼럼] 일본 노조와 한국 노조의 차이

지난 2월, 일본 교통을 책임지는 JR 동일본 노동조합은 인금 인상을 이유로 파업 카드를 꺼냈다. JR 동일본은 도쿄를 중심으로 일본 교통의 핵심 지역을 책임지는 곳이다. 이곳의 파업은 일본 교통의 대란을 의미한다.

JR 동일본은 과거 국영 기업이었다. 하지만 지난 1987년 일본 내 국철을 7개로 나누면서 민영화로 탈바꿈시켰다. 과거 국철 시절엔 파업이 많았다. 민영화를 이루기 전엔 좌익단체와 손잡은 강성 노조원들이 수십 곳의 열차 케이블을 잘라내 일본 열도가 마비된 적도 있다.

하지만 그 이후 지금까지 노조는 파업을 하지 않았다. 또한 매년 인금 인상도 사측과 잘 풀어나갔다는 평가를 받아왔다.

그리고 30여 년이 지난 지금 노조는 임금 인상을 이유로 파업 카드를 꺼냈다. 그러자 노조원들의 노조 탈퇴가 이어졌다. 그리고 3개월이 지난 결과 전체 4만 7000여 명의 노조원 중 약 68%에 달하는 3만 2000여명이 탈퇴한 것으로 나타났다. 사실상 70%의 노조원이 탈퇴했다면 그 노조는 사측을 대상으로 힘을 행사하기 어렵다.

노조원들의 반발과 탈퇴가 이어진 것은 고수입의 안정적인 직장을 가진 상황에서 임금 인상을 요구하며 파업에 들어가는 것 자체에 대한 거부감 때문이었다. JR 동일본 직원들의 평균 연봉은 약 700만 엔(한화 기준 약 7000만 원) 수준으로 알려져 있다.

지난 4월, 기자는 도치기현의 브리지스톤 타이어 공장을 취재했었다. 당시 브리지스톤 일본 본사 직원들은 금호타이어 사태, 전망에 대해 궁금해했다. 간단히 전망에 대해 얘기한 뒤 질문을 건넸다. 브리지스톤 공장도 노조를 중심으로 파업에 들어가는가? 홍보 담당 직원은 수십 년 전의 일이라 정확한 때를 기억하기 힘들다고 말했다. 공장 직원들도 회사를 구성하는 하나의 구성원으로 협업을 통해 성과를 내는데 집중하고 있다고 했다. 다만 중국 공장에서는 이따금씩 파업을 한다고 덧붙였다.

우리는 어떤가?

지난 28일, 현대차 노조는 최저임금법 개정에 반대한다는 이유로 2시간 동안 부분적인 파업을 벌였다. 현대차 노조원들이 최저임금을 받고 있거나 이번 법 개정으로 직접 피해를 본다면 어느 정도 이해할 수도 있다. 하지만 현대차 노조는 최저 임금의 수배 이상에 달하는 연봉으로 유명하다.

사측에서도 이번 파업을 불법이라 규정하고 자제를 요청했지만 결국 노조는 부분 파업에 들어갔다.

그렇다면 현대차의 미래는 어떠한가?

자율 주행, 전기차, 카쉐어링 등 미래를 대변하는 말들이 많다. 특히나 이와 같은 시장 변화가 현대차에 악영향을 줄 것이라는 전망도 많다. 현대차 노조위원장도 지난 3월 한 매체와의 인터뷰에서 전기차는 재앙이며 이를 통해 일자리의 70%가 사라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런 현대차 노조는 지난 28일 정치 파업을 강행했다.

현대차의 인건비 비중은 토요타의 2배에 달한다. 매출 대비 인건비의 비중을 보면 현대차가 15.2% 수준으로 폭스바겐(9.5%), 토요타(7.8%)에 비해 높다.

참고로 자동차 한대를 생산하는데 소요되는 시간을 기준으로 보면 현대차의 한국 공장이 약 26시간, 미국 공장 14.7시간, 중국 공장 17.7시간 수준으로 알려져 있다. 수익률이 떨어질 수밖에 없는 이유다. 불과 7~8년 전만 해도 현대차는 10%, 기아차도 8% 수준의 이익률을 냈다. 하지만 지금의 현대차는 4.7%, 기아차는 1.2%의 이익률을 낸다. 이는 다른 경쟁사들이 내는 6~7%대에 못 미치는 수치다.

강성 노조 문제는 불과 한 회사만의 문제가 아니다. 회사 전체의 생존보다 생산직의 이득만 내세웠던 금호 타이어 노조.
정부, 미국 GM, 한국지엠이 논의를 이어가는 시점에 수당을 내놓으라며 사장실 점거, 기물을 파손한 한국지엠 노조도 국민들의 질타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

때문에 시민들의 불편을 무기 삼아 파업할 수 없다며 노조를 탈퇴한 JR 동일본 노조 사태의 의미가 더욱 커 보인다.

단결, 투쟁, 쟁취 등의 단어와 확성기로 메세지를 전달하는 우리 노조들이 JR 동일본 노조원들의 생각을 헤아릴 수 있을까?

우리네 노조를 바라보는 국민들의 차가운 시선은 노조 스스로 만들어 낸 일이다. 노조원들도 집행부를 구성한 소수의 의사가 아닌, 자신들의 의사 표명을 분명히 할 수 있는 솔루션 마련을 생각해야 할 때가 아닐까?

< 오토뷰 | 김기태PD kitaepd@autoview.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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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체의견 5개가 있습니다. 전체의견 보기
  • auto7 (auto7)

    일부 대기업 노조들이 노조 이미지 다 망치는 거죠...노조는 꼭 필요하다고 봅니다

    2018-05-31 오후 07:58 의견에 댓글달기
  • freetbet (freetbet)

    글에 나온대로 이번 민주노총의 파업은 자기들 이익을 위한 파업이 아닙니다. 거대 정당들의 야합으로 강행된 최저임금법 개정안에 저항하기 위한 것이죠. 이 개정안의 문제점은 이미 여러 매체에서 다루고 있으니 따로 언급하지는 않겠습니다. 글에 나온대로 민주노총은 이 개정안에 따라 피해도, 손해도 보지 않는데 파업한게 정신나간 짓일까요? 오로지 임금이나 사업장별 노조의 이익과 직결된 사안에 대해서만 파업하는게 올바른 방향인가요? 뭐, 우리나라 노동법이 이런 파업만 '합법파업'으로 규정하고 있긴 하지만, 전 세계의 수많은 노조들은 정치적 이유로 파업을 합니다. 부족한 면이 많긴 하지만 우리나라 노조 중에서 민주노총 만큼 비정규직에 신경쓰는 노조는 없습니다. 취업 장사하는 기아차 등 하위 노조의 문제가 있긴 하지만 중앙 조직에서는 할 수 있는 만큼 신경쓰는게 민주노총입니다. 그리고 이번 파업도 그런 의미에서, 노조 조직도 못하고, 사측이 '청취'만 하면 되는 취업규칙 개정에 따라 피해를 볼 수많은 저소득 노동자들과 동조하기 위한 파업이었습니다. 이게 욕먹을 일인가요?

    2018-05-31 오후 05:29 의견에 댓글달기
  • 락토바실러스 (ag960732)

    일본 jr 노조가 파업을 하려하니 조합원들이 탈퇴를 했다는 것은 여러가지로 평가할 수 있다고 봅니다. 일본이라는 나라의 정치적 특수성(민주주의 정체성 미약)과 일본 문화의 한 단면을 보여주는 것일 수도 있으니까요. 일본의 정치가 엉망인것 처럼 사회문제에 대한 일본 국민들에 대한 관심도가 낮고 해결의지도 약하다는 것을 종종 목결할 수 있습니다. 특히 취근의 미투 운동이 일본에서는 전혀 힘을 못쓰고 있는 것처럼요. 우리나라의 몇몇 대기업 노조처럼 임금인상만을 위한 무리한 투쟁을 하는 것은 분명히 잘못되었고 대안이 필요하지만, 우리나라가 노동자의 권리보장에 대해선 매우 소극적이고 많은 개선이 필요하다는 점을 간과해선 안 될 듯합니다. 노조가 그 권리보장의 시작점인것도요.^^

    2018-05-30 오후 01:22 의견에 댓글달기
  • 최강한화인천 (kdh9923)

    민노총은 망하더라도 자기의 목적만 달성하기 위해 망할때까지 파업하려하는데...역시 선진국은 다르네요...

    2018-05-30 오후 01:03 의견에 댓글달기
  • ATZ (ffk953)

    http://news.joins.com/article/22183879 韓 노조조직률 OECD 최하위...우리나라 노조 조직률이 수년째 10% 수준을 맴돌고 있다. 1989년에 19.8%이던 노조 조직률은 30년새 반토막이 났다. ----------------- 조합원 500인 이상 대기업 노조 조합원들이 전체 조합원 수의 78.3%(130만5000여명)를 차지하고 있다. 30인 미만 사업장의 노조 조직률은 0.2%에 불과하다. http://news.khan.co.kr/kh_news/khan_art_view.html?artid=201206231311031#csidxa0a34b3c1f1bae59f60ef87f73baa63 ---------------------- 한국은 사실 노조가 힘이 약한 나라입니다. 신문에서 하도 강성노조 운운해서 사회문제쪽에 관심없는 일반인들은 착각하는 경향이 있죠. 10%대인 것도 대기업 포함해서 그런 것이고 중소기업의 경우에는 제대로 된 노조가 한 줌 밖에 안 되는 수준이죠.(30인 미만 사업장의 노조 조직률은 0.2%) 그러니 저임금 장시간 노동이 일상화 되었구요. 요약하면 몇 안 되는 노조의 튀는 행동을 하는 바람에 일반인들에게 잘못된 인식을 심어주고 있는 상황이라 할 수 있겠네요.

    2018-05-30 오전 09:12 의견에 댓글달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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