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MW 3천만원대 가격으로 3117대 팔아... 투싼보다 많이 팔려

  • 기자명 김기태 PD
  • 입력 2018.03.19 13:19
  • 댓글 7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BMW가 대대적인 할인을 내세우며 판매에 열을 올리고 있다. BMW는 영업일이 짧은 지난 2월 한 달 동안 총 6118대를 팔았다.

벤츠가 판매한 6192대에 못 미쳤지만 3시리즈의 판매량이 3천 대를 넘어서며 높은 판매량을 기록할 수 있었다.

이 판매량은 국산 중심 모델들의 판매량에 견줄 수준으로 3천 대 내외가 판매되는 모델로는 현대 투싼(2766대), 제네시스 G80(3055), 코나(3366), 기아 K5(3664) 대 등이 꼽힌다.

업계에서는 1천만 원 이상의 할인이 소비자들을 매장으로 불러들인 주요 이유로 보고 있다. 실제 3시리즈의 모델들은 3천만 원대에 팔렸고 3시리즈의 최상위 모델 330i도 4200~4300만 원 선에 거래가 이뤄졌다.

이는 올해 말에 신형 3시리즈가 나오기 때문이다. 소위 끝물이지만 3천만 원대에 BMW를 구입할 수 있다는 점이 소비자를 이끌었다.

하지만 역효과도 많다. 우선 시장에서 경쟁하는 다른 브랜드들에게도 타격이 됐다. 이 때문에 적자를 감안하고 무리한 할인을 하는 브랜드들도 생겼다.

한 업계 관계자는 "3시리즈의 할인으로 판매량은 높였지만 BMW코리아도 수익을 포기한 것으로 보인다"며 아마도 향후 A/S 등으로 수익을 득할 가능성이 높다고 내다봤다.

또한 이와 같은 대대적인 할인은 기존 3시리즈를 구매자에게도 큰 피해를 준다. 특히 잔존가치 하락이 이뤄져 중고차 가격이 크게 떨어지게 된다.

실제 BMW 딜러들이 운영하는 인증 중고차 가격이 신차보다 높아지는 기현상도 나타났다. 한 딜러가 판매하는 BMW 320d 인증 중고차의 가격은 4200만 원대다. 누적거리 9천 km 수준의 이차는 신차 수준 또는 더 높은 가격을 갖게 됐다. 소비자들이 보유한 3시리즈의 매매가격은 더 떨어질 전망이다.

최근에는 BMW i8 재고 할인도 이슈가 됐다. 지난 2~3년 전의 재고가 남다 보니 7~8천만 원 이상의 할인을 통해 재고 처분에 나선 것.

i8은 BMW를 대표하는 상징적인 모델로 첨단의 이미지를 강조하는데 도움이 됐다. 하지만 다소 애매한 성능으로 슈퍼카 소비자들의 외면을 받았고, 판매량 대비 수입량이 많다 보니 재고가 남아돌았다. 이에 대대적인 할인을 하게 된 것. 이 역시 기존 소비자들이 보유한 중고차 가격에 타격을 주었기에 i8 소비자들의 불만을 자아내고 있다.

지난해 BMW는 신형 5시리즈를 내놓으며 정찰제를 시행할 뜻을 내비쳤다. 하지만 기대 보다 판매량이 떨어지자 다시금 1천만 원에 가까운 할인으로 고객들을 불러 모았다. 차량 가격 인하는 소비자들에게 좋은 일이지만 먼저 구입한 소비자들의 볼멘소리도 많다.

5시리즈 출시 이후 530i xDrive를 구입한 김모(48세)씨는 “짧은 시간 만에 손실을 봤다”며 아쉬움을 토로했다. 불과 몇 개월만에 이뤄진 대대적인 할인으로 1천만 원 가까이 손해를 봤기 때문이다. 김씨는 BMW만 2대째 구입했는데 다음 차는 다른 브랜드를 생각한다고 전했다.

문제는 브랜드 이미지다. 항상 대대적인 할인을 해준다는 이미지가 박히자 소비자들도 신차 출시 당시엔 차를 구입하지 않는다. 결국 BMW도 재고 부담을 느끼고 다시금 할인을 이어가게 된다. 악순환이 지속된다는 얘기다. 특히나 고가의 상품으로 갈수록 이미지 손상에 따른 판매량 저하가 심각하다. 과거 BMW 7시리즈는 물량이 부족해 항공편으로 운송할 정도로 인기 높은 모델이었지만 지금은 수천만 원을 할인해야만 팔린다. 경쟁사 메르세데스-벤츠 S-클래스는 할인이 거의 없음에도 BMW 7시리즈 대비 2배 이상 높은 판매량을 이어가 대조적이다.

일부 딜러들은 울며 겨자 먹기로 차를 판매한다. 수익률이 나빠졌지만 프리미엄 브랜드 상품을 구입한다며 다양한 서비스를 요구하는 소비자들이 늘자 짝퉁 액세서리를 구입해 소비자들에게 선물하는 일도 벌어졌다.

판매량을 높이기 위한 할인 정책은 수입차 업계에서 자주 있는 일이지만 먼저 구입한 소비자들에 큰 손해가 되는 만큼, 수입사들도 최소한의 선을 지켜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저작권자 © 오토뷰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