벤츠, BMW가 쉐보레와 르노삼성 보다 많이 팔렸다는데...

  • 기자명 김기태 PD
  • 입력 2018.03.07 15: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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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월은 다른 달에 비해 자동차 판매 일수가 짧다. 여기에 설 연휴까지 포함되는 만큼 차를 판매하기 어려운 기간 중 하나로 꼽힌다.

지난 2월 판매량을 감안해 보면 현대차가 5만 200대를 판매하며 1위 자리를 지켜나가고 있다. 이후 기아차가 3만 7005대로 2위를 유지한다.

한국지엠이 군산공장 폐쇄 등으로 고전하는 동안 판매량은 곤두박질쳤고 지난해 동기간 대비 절반가량 빠진 5804대를 파는데 그쳤다. 그리고 그 자리를 꿰어차며 3위 자리를 지키는 것은 쌍용차다. 신차 렉스턴 스포츠 등을 앞세운 쌍용차는 7070대의 판매량으로 3위에 올라섰다. 르노삼성은 5353대로 국산차 중 가장 낮은 판매량을 기록했다.

언듯 한국지엠과 르노삼성이 각각 4, 5위의 판매량을 가진 것으로 보이지만 국내서 시판되는 수입차까지 더해지면 상황은 달라진다. 특히 고급 브랜드에서도 최고의 자리를 지키는 메르세데스-벤츠의 판매량이 6192대로 전체 자동차 업계 4위로 올라섰다. BMW도 6118대를 기록하며 5위를 차지했다.

수입차까지 감안해 보면 현대, 기아, 쌍용, 벤츠, BMW, 한국지엠, 르노삼성 순으로 이어진다는 얘기다.

사실 벤츠가 전체 순위 5위권 이내로 들어갈 것이라는 얘기는 예전부터 나오던 전망이다.

BMW와 벤츠 간 격차가 불과 몇십 대 수준으로 보이지만 BMW는 3시리즈에 1천만 원 이상의 파격 할인을 더해 판매량을 높였다. 즉, 올해 모델 체인지 되는 신형 3시리즈가 나오기 이전에 차량 재고와 부속을 최대한 소진하는 것이 자사 수익에도 도움이 된다. 반면 벤츠는 제한적인 할인으로도 인기를 높여가는 중이다. 특히나 1억 이상을 호가하는 최고급 대형 세단 S-클래스도 인기를 보이고 있다. 잘 알려지지 않았지만 벤츠는 지난달에도 르노삼성보다 1천 대가량 많은 판매대수로 전체 5위를 차지한 바 있다.

현재 인기를 이어가는 수입 모델들은 모두 국산차들과 직접 경쟁하는 모델들이다. 현대 기아차가 소형~준대형 라인업을 석권하고 있다지만 실제 수익률이 높은 중형차 이상의 시장, 4~5천만 원대 이상 시장에서 수입차 업체들에게 상당 수준의 판매량을 빼앗기고 있다는 것이다.

파격적인 할인이 3시리즈의 판매량을 높인 이유지만 소비자들은 같은 가격대를 가진 제네시스 G70, 기아 스팅어 등을 선택할 수도 있었다. 참고로 지난 2월 3시리즈의 판매량은 2천 대를 넘어섰다 사실상 신차인 제네시스 G70의 판매량인 1062대 보다 2배나 더 팔렸다. 4백여 대 선까지 떨어진 기아 스팅어의 판매량도 기대만큼은 아니다.

지금까지 현대, 기아차는 자국 안방시장에서 쉐보레, 르노삼성을 압박하며 자리를 유지해 나갔다. 내수 시장의 특성상 여론몰이를 하기 유리한 측면도 많았지만 이제 직접 경쟁해야 할 상대가 유럽계 프리미엄 브랜드로 바뀌고 있다는 점을 인지해야 할 시기가 됐다는 얘기다. 특히나 대중 브랜드가 아닌 프리미엄 브랜드는 국내 자동차 제조사들이 직접 맞서기 힘든 상대들이다.

소형~준중형 시장에서는 현대, 기아차가 자리를 지켜 나가겠지만 전체 판매량 3위 자리를 넘보며 그랜저급 이상의 소비자들을 노리는 것은 벤츠다. 또한 그 뒤를 잇는 BMW를 비롯해 잠시 휴식기에 접어든 아우디가 고수익 시장을 겨냥해 압박해 올 예정이다.

다른 시장처럼 자동차 시장도 브랜드를 중심으로 양극화 현상이 두드러지고 있다. 이런 현상이 한국에서 생산 공장을 운영하는 제조사들에게 큰 부담이 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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