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표는 1위, 극한 성능에 투자 아끼지 않는 타이어 제조사들

  • 기자명 전인호 기자
  • 입력 2017.11.08 13: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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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0월 29일, CJ 대한통운 슈퍼레이스 챔피언십이 총 8 라운드 결승을 끝으로 올해 시즌을 마감했다. 슈퍼레이스의 가장 최상위 클래스는 S6000 스톡카(Stock car) 경기로 동일한 차체와 엔진을 사용한 경주차들이 출전한다. 하지만 경주에서 사용된 타이어는 각기 다른 제조사 제품들이었다.

경쟁 구도에 있는 타이어 제조사가 한 클래스에서 경쟁한다는 점이 특징인데, 라이벌 구도를 펼치고 있는 금호타이어(엑스타 레이싱팀)와 한국타이어(아트라스BX 레이싱팀)가 대표적이다.

또한 슈퍼레이스 챔피언십은 타이어 제조사들의 승부처 답게 국내 드라이버 뿐 아니라 F1 출전 경력 등을 갖춘 해외 드라이버들이 치열하게 경쟁하는 경기로도 유명하다.

한국타이어의 아트라스 BX 레이싱팀이 금호타이어의 엑스타 레이싱팀과 경쟁하고 있다.

해외의 유수한 드라이버들까지 영입하며 경쟁하게 된 주된 이유는 국내 타이어 제조사들의 신경전 때문이다. 무엇보다도 경쟁사가 후원하는 팀을 꺾고 자사 타이어를 사용하는 팀이 우승하는 것이 타이어 제조사들의 목표다.

승리를 위해선 빠른 경주차를 만들고 많은 경험과 실력 좋은 드라이버와 함께하는 것이 중요하다. 하지만 치열한 경쟁구도 안에서 대등한 조건이 갖춰졌음에도 타이어 하나가 승부를 가르는 경우가 많다.

금호타이어 엑스타 레이싱팀의 S6000 스톡카. 6200cc 엔진으로 436마력, 최고속도 약 270km/h를 기록한다.

금호타이어 후원을 받는 엑스타 레이싱팀이 S6000 경기에 본격 참가한 것은 지난 2014년부터다. 2014년부터 2016년까지 3년간 종합 우승을 해냈다. 하지만 올해는 한국타이어 후원의 아트라스BX 레이싱팀이 종합 우승의 영광을 안았다.

올해 한국타이어의 역전에는 에버랜드 스피드웨이 경기 개최 비중이 커진 것이 원인으로 꼽힌다. 지난 2016년 경기 때는 양팀 모두 익숙한 영암 코리아 인터내셔널 서킷과 인제 스피디움의 비중이 컸다.

작년만해도 금호와 한국타이어는 경기 일정이 아님에도 코리아 인터내셔널 서킷과 인제 스피디움을 임대해 타이어 시험을 진행해 나갔다. 경기가 열리는 시점의 계절 환경과 해당 서킷에 최적화된 타이어 개발을 위해서다. 실제 매 경기마다 특화된 타이어를 새로 개발하여 투입한다. 많은 개발비를 투자하면서 노하우를 쌓고 대등한 경기력을 보여줬던 작년과 달리 올해 금호타이어는 타이어 개발에 큰 힘을 쏟지 못했다. 금호 타이어의 경영 불안정이 원인이었다.

올해 총 8경기 중 5경기는 에버랜드 스피드웨이에서 개최됐다. 한국타이어는 에버랜드에서 타이어 개발에 힘을 쏟으며 다양한 데이터를 축적, 경주차를 최적화 시켰다. 그러나 금호타이어는 에버랜드 스피드웨이에서 타이어 개발 시험을 진행하지 못했다.

결국 금호타이어는 올해 2승을 제외한 나머지 경기에서 한국타이어가 모조리 우승하는 모습을 지켜봐야 했다. 레이싱 팀의 운영 비용은 통상 수억에서 수십억원 규모다. 타이어 개발 비용에도 많은 예산이 투입된다. 과거 브리지스톤 타이어가 F1에 참가할 당시의 예산은 매년 1000억원 규모였다.

또한 해당 서킷에 최적화 된 타이어를 개발하려면 실제 경기가 열리는 서킷을 임대해야 한다. 용인 에버랜드 스피드웨이 서킷의 하루 임대료는 수천만원에 달한다. 국내 다른 서킷보다도 약 두배 혹은 그 이상 비싼 것으로 알려져 있다. 자본력은 모터스포츠 경쟁에 있어 가장 중요한 요소 중 하나다.

올해는 한국타이어의 승리로 막을 내렸다. 내년 경쟁 구도는 금호타이어의 내년도 경영 여건 개선에 따라 달라질 전망이다. 다시금 금호타이어가 한국타이어와 박빙의 승부를 펼쳐나갈 수 있을지 내년 레이스 시즌이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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