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쉐린, "타이어 일찍 바꾸지 마세요"

  • 기자명 뉴스팀
  • 입력 2017.05.19 13: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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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쉐린이 타이어를 일찍 바꾸지 말고 가급적 오랫동안 사용할 것을 권장하고 나섰다. 소비자들이 타이어를 빨리, 그리고 많이 교체해야 회사가 이득을 볼 수 있지만 이와 반대되는 언급을 하고 있는 것이다.

미쉐린에 따르면 최근 자동차 산업 표준 마모 한계선 기준을 1.6mm에서 3mm로 높이는 것에 대해 동의하지 않았다는 입장을 밝혔다.

미쉐린이 최소 마모 한계선 기준을 증가시키는데 동의하지 않은 이유는 크게 2가지를 꼽고 있다. 첫째는 마모 한계선이 1.6mm일때 교통사고가 증가하는 것과 연관이 없다는 것, 둘째는 마모 한계선이 3mm로 증가하면 타이어 교체시기가 빨라지고 이로 인한 소비자들의 지출증가 및 타이어 생산에 따른 환경오염 문제를 들었다.

미쉐린은 타이어 마모가 마모 한계선에 다다르기 전에 신제품으로 교체한다고 주행안전성능이 높아지거나 사고 발생 위험을 줄여주는 인과관계는 없다고 설명하고 있다. 이것을 비유한 표현이 재미있다. 신발을 세탁해야 하는데 버린다거나 치약을 절반 정도 사용한 후 버린다는 것.

이미 유럽연합 소비자들은 타이어가 마모한계선이 다다르기 전에 교체해 매년 1억 2,800만본의 불필요한 타이어 소비를 하고 있다. 이러한 불필요한 새 타이어를 만들기 위해 공장에서 내뿜는 이산화탄소 배출량만 9백만톤에 이른다.

미쉐린에 따르면 새 타이어보다 마모된 타이어의 마른노면 제동성능이 더 뛰어나다. 경주용 자동차들이 슬릭 타이어를 장착해 달리는 것과 같이 일반 타이어 역시 마모가 진행되고 또 진행되 평평해질수록 접지력은 더욱 증가하게 된다. 물론 제동거리 차이가 매우 크지는 않았지만 실제 테스트를 진행해도 마모된 타이어의 성능이 더 좋게 나왔다고 한다.

마모된 타이어의 또 다른 강점은 연비가 더 좋아진다는 것이다. 타이어가 마모될수록 타이어가 굴러갈 때 발생하는 저항이 감소하기 때문이다. 미쉐린의 테스트에 따르면 마모 한계선에 다다른 타이어는 새 타이어와 비교해 저항이 20% 감소했다.

그렇다면 젖은 노면에서는 마모된 타이어가 더 위험하지 않을까? 사실 이것 역시 새 타이어와 마모된 타이어의 차이는 사실상 동등한 수준이라고 한다. 젖은 노면 제동성능에 가장 큰 역할을 담당하는 것은 타이어의 마모 상태보다 트레드 디자인이다. 예를 들어 미쉐린의 마모 한계선에 다다른 프리미엄 타이어의 젖은 노면 제동성능은 자사 입문형 퍼포먼스 타이어와 비슷한 수준이라고 밝혔다.

미쉐린은 자동차 산업 표준 마모 한계선 기준을 1.6mm에서 3mm로 높이지 않고 차라리 타이어의 트레드 깊이가 1.6mm인 환경에서 젖은 노면 제동 테스트를 실시해 이를 타이어 평가에 반영할 것을 요구하고 있다.

마모 한계선을 높여 타사와 변별력이 하락하는 것보다 최악의 환경에서 성능 테스트를 해 자사의 우수성을 알리고 싶은 속내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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