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은 어떻게 변속 하십니까? 조작법 제각각인 자동변속기

  • 기자명 뉴스팀
  • 입력 2017.04.24 11: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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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동변속기는 1921년 캐나다의 알프레드 호너 먼로(Alfred Horner Munro)가 최초로 개발했다.

1932년 브라질 엔지니어가 이 기술을 발전시켜 현재와 같은 토크컨버터 방식을 사용하는 자동변속기를 만들어 냈다. 이 기술을 사들인 제조사가 GM이다. 이후 1940년 GM 산하의 올즈모빌(Oldsmobile)이 양산차에 최초로 자동변속기를 적용시키는데 성공했다.

이후 자동변속기는 해를 거듭하며 다단화를 이뤄갔다. 2002년 BMW는 6단 자동변속기를 최초로 시장에 내놨고, 2003년에는 메르세데스-벤츠가 7단 자동변속기를 공개했다. 2007년 토요타는 8단 자동변속기를 장착한 렉서스 LS를 내놓으면서 다시금 다단화 경쟁을 이끌었다. 현재는 ZF가 전륜 9단 변속기를, 다임러가 후륜 9단 변속기를 보급하는 중이며, 경쟁 구도에 있던 GM과 포드가 공동 개발한 10단 변속기를 보급해 나가고 있다.

최근에는 다단화 경쟁과 함께 변속기의 전자화가 가속화되고 있다. 변속기의 전자화는 바이-와이어(by-wire) 기술의 발전으로 가능해졌다. 바이 와이어란 쉽게 기계적인 연결로 장치를 조작하는 것이 아니라 전기적인 신호로 기계 장치를 조작하는 기술이다. 전기 모터를 사용해 운전대와 차량 바퀴를 조작하는 것을 스티어 바이 와이어(Steer-by-wire), 전자식 변속 방식은 시프트 바이 와이어(Shift-by-wire)라고 표현한다.

전자식 변속 방식을 사용하면 크게 2가지 이점이 생긴다. 첫번째는 기계적인 결합이 사라지면서 변속기가 위치했던 자리를 보다 넓게 활용할 수 있다. 동시에 한결같이 동일했던 P, R, N, D를 오가는 변속 방식에서 벗어나 제조사만의 개성을 부여할 수도 있다.

두 번째는 자율주행 자동차가 될 수 있는 요건을 충족시키게 된다. 자율주행 자동차는 일상 주행은 물론 주차를 위해 전 후로 움직이는 것까지 가능해야 한다. 누군가가 직접 조작해줘야 하는 기계식 변속기로는 자율주행차가 될 수 없다.

전자식 변속 방식이 도입되자 각 브랜드마다 자사만의 독특한 변속 방식을 사용하기 시작했다. 변속하는 방법에서도 자사만의 브랜드 특징을 소비자들에게 인식시키기 위함이다.

메르세데스-벤츠는 변속레버를 운전대쪽으로 옮겼다. 이를 칼럼식 변속 방식이라고 한다. 원래 변속기가 놓여있던 자리에는 인포테인먼트 조작을 위한 다이얼이나 주행모드 설정 버튼 등을 위치시켰다. 동시에 컵홀더나 수납공간은 한층 넓게 사용할 수 있도록 했다. 이러한 칼럼식 변속 방법은 운전자가 운전대에서 손을 파지한 상태에서 편하게 변속할 수 있다는 장점을 갖는다.

BMW의 차량에 쓰이는 변속 방식은 이제 익숙해진 형태지만 처음 등장했을 때는 신기한 방식으로 주목 받았다. 변속기를 조작해도 다시 본래 위치로 되돌아오기 때문이다. 특유의 조작감도 특징이었다. 주차를 위한 P는 버튼을 마련했고 이 버튼 하나만 눌러주면 변속기가 주차 모드로 변경됐다. 전기자동차 i3는 독특한 칼럼식 방식 변속 방식을 도입했다. 변속기에 위치한 시동버튼을 눌러 주행 준비를 마친 후 독특하게 생긴 레버를 돌려 주행을 시작한다.

상식에서 벗어나는 변속 방식을 갖는 차량들도 속속 등장하고 있다. 링컨과 재규어랜드로버가 대표적이다. 링컨의 경우 버튼을 눌러 변속하는 방식을 사용한다. 조작을 위한 어떠한 기구도 필요 없이 센터페시아 속 버튼으로 녹아 들었다는 점이 독특하다. 변속기가 위치했던 부분에는 커다란 수납공간을 만들었다. 현대자동차의 전기자동차 아이오닉 일렉트릭도 기존 방식에서 벗어나 버튼식 변속 방식을 도입했다.

재규어랜드로버의 경우 원형 다이얼을 돌려 변속기를 조작하는 방식을 사용한다. 시동을 걸면 숨겨져 있던 다이얼이 밖으로 돌출된다. 스포츠 모드를 활성화시키려면 다이얼을 살짝 누른 후 S가 위치한 방향으로 돌리면 된다. 주행 중 다이얼이 돌아가 D에서 R로 변경됐다고 해도 시스템 스스로 판단해 기어를 바꾸지 않는 똑똑함도 겸비했다.

쉐보레는 전기차 볼트 EV를 통해 처음으로 전자식 변속 방식을 도입했다. 변속 레버의 생김새는 BMW를 연상시키지만 D에서 한 칸 밑으로 더 내리면 배터리 충전을 적극적으로 하는 L 모드가 나타난다. 또한 독특하게 후진은 레버를 위로 옮긴 이후에 왼쪽으로 밀어야 한다.

변속기 디자인에 자유도가 높아지자 변속 레버의 디자인에도 변화가 일기 시작했다. 볼보는 XC90을 통해 스웨덴의 유명 크리스탈 제조업체 오레포스(Orrefors)社와 협력해 실제 크리스탈과 알루미늄을 가공한 기어레버를 만들어 냈다.

메르세데스-AMG의 고성능 스포츠카 AMG GT는 마치 조각작품을 연상시키는 기어레버 디자인이 특징이다. 특히 중앙에 구멍이 뚫려있는 독특한 모습을 한다. 조작 방법은 후진(R)과 전진(D)만 있으며, 주차(P)는 버튼을 눌러 화성화시킨다.

소수의 소비자를 대상으로 하는 슈퍼카의 경우는 더욱 독특한 변속 방식을 사용한다. 람보르기니는 버튼 방식을 사용한다. 하지만 중립 기능을 실행하는 N 버튼은 없다. 중립으로 설정하기 위해서는 운전대 뒤에 위치한 양 옆 2개의 패들을 동시에 당겨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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