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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승기] 마세라티, 르반떼 S

마세라티가 SUV를 만들면 이렇게 된다!

지난해 말 르반떼 디젤을 만났다. 고급 SUV 시장에 진입하기 위한 마세라티의 대표격인 모델이다.

이번에는 르반떼 S다. 디젤 버전과 달리 르반떼의 이미지 메이커 역할을 담당하는 고성능 모델이다. 그리고‘고성능’이라는 부분을 강조할 수 있는 이유는 엔진에 있다.

르반떼 S에는 페라리에서 디자인하고 조립한 엔진이 사용된다. 코드네임은 F160. 페라리 488 GTB와 캘리포니아 T 등에 탑재되는 V8 3.9리터 엔진(코드네임 F154)에서 2개의 실린더를 덜어낸 사양이라고 이해하면 쉽다. 때문에 연소실 디자인과 밸브 컨트롤, 트윈터보, 직분사 기술 등이 공유된다. 기본적인 실린더 블록은 크라이슬러의 펜타스타 계열이지만 설계부터 제작 및 검수까지 페라리가 진행한다는 점이 다르다.


이 엔진은 기블리와 콰트로포르테에 탑재되며 410마력의 출력을 발휘했었다. 하지만 르반떼 S에서는 430마력까지 높아진 성능을 제공한다. 토크도 3kg.m 가량 높아진 59.1kg.m를 낸다. 또, 이 엔진을 바탕으로 배기량을 100cc 줄이고 출력을 500마력 이상으로 끌어올린 엔진은 알파로메오 줄리아에 탑재된다.

변속기는 ZF의 8단 자동변속기가 기본이다. 토크 대응력 70kg.m 이상의 8HP70 사양을 사용하는 만큼 르반떼 S의 출력과 토크를 여유롭게 받아낼 수 있다. 르반떼 디젤도 같은 변속기를 사용한다.

강력한 파워트레인이 르반떼에게 어떠한 가속력을 갖게 해줄까? 정지 상태에서 시속 100km까지 가속하는데 소요된 시간을 측정한 결과 5.03초를 기록해 냈다. 그리고 정지 상태서 77.58m만에 100km/h에 도달했다. 우리 팀이 측정한 르반떼 S의 차체 중량이 2,255kg이었다는 점을 감안했을 때 상당한 가속력이다.


참고로 쉐보레 카마로 SS가 4.86초, 메르세데스-벤츠 C450 AMG 4MATIC이 5.08초를 기록했으니 덩치의 르반떼 S가 얼마나 빠른지 알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이런 가속을 즐기는 것이 그리 재미있지는 않았다. 배기 사운드 때문이다. 마세라티 특유의 멋스러운 배기 사운드에 심취해 정작 가속감에 대한 기억을 많이 남기지 못한 듯 하다.


정형화된 소음 수치를 나열했을 때 르반떼 S는 시끄러운 차로 분류된다. 아이들 상태의 소음이 48 dBA였고 스포츠 모드 버튼을 누르면 가변 배기 시스템의 작동으로 소음이 59. 5dBA까지 높아지기 때문이다. 일반적인 승용차가 시속 80km의 속도로 달릴 때 발생하는 소음을 르반떼 S는 제자리에서 만들어 내는 것이다.

하지만 이것은 소음이 아니다. 누가 들어도 사운드라 말할 것이다. 듣기 싫은 소음이 아니기에 더 크게 듣고 싶다는 욕심이 생길 만큼 마세라티는 배기 사운드 튜닝을 잘한다. 하지만 시내에서는 스포츠 모드를 활성화시키지 말 것을 추천한다. 운전자 본인은 만족스러울지 몰라도 다른 사람들이 언짢을 수 있으니까.

참고로 르반떼 S는 시속 80km의 속도로 정속 주행하는 상황서 일반적인 승용차와 별반 다르지 않은 약 60.5dBA의 정숙성을 기록했다. 295mm에 달하는 리어 타이어가 소음을 만들 법도 했지만 의외로 조용한(?) 수준을 보여준 것이다. 그렇다. 마세라티도 충분히 조용할 수 있다. 때와 장소를 가리지 않고 방방거리는 일부 마세라티 오너로 인해 사람들의 인식이 부정적으로 바뀐 것뿐이다.


높아진 가속 성능에 맞춰 제동 시스템도 업그레이드됐다. 디스크 사이즈를 한층 키우고 타공 기술까지 적용시켰다. 여기에 전륜 6피스톤, 후륜 4피스톤의 브렘보 시스템을 달았다. 하지만 문제가 있었다. 우리 팀이 테스트 카를 인수했을 때 주행거리가 약 200km 정도에 불과했다는 사실.

거의 새 차였다. 브레이크 길들이기조차 이뤄지지 않았고, 우리 팀이 버니시 작업을 했다지만 짧은 시간에 완벽한 컨디션을 만들기엔 한계가 따랐다.


이런 환경서 측정된 제동거리 측정 결과는 35.21m였다. 르반떼 디젤이 34.67m를 기록했다는 점을 생각했을 때 소폭 밀려난 것이다. 그럼에도 35m 대를 기록했다. 2.2톤이 넘는 거구가 말이다. 그동안 다양한 마세라티 모델의 제동력 테스트를 진행한 결과 모두 34~35m 사이의 성능을 기록하고 있었다. 때문에 르반떼 S 역시 제 컨디션을 찾을 경우 34m 대 내외의 성능을 보여줄 것으로 기대된다.


스티어링 휠 뒤에 위치한 커다란 패들을 사용해 보다 적극적으로 달리기를 시도한다. 마세라티 특유의 직설적인 감각이 느껴진다. 단순히 스티어링에서 느껴지는 것이 아니라 차체가 움찔거릴 정도로 매우 빠른 반응이다. 양산 SUV에서 이러한 감각을 느낀 경험은 거의 없다.

스티어링 조작에 따른 차체 반응도 빠르다. 하지만 운전자가 느끼는 불안감을 거의 없다. 이것이 장점이다. 신경질적으로 반응하는 차량은 날카로운 움직임을 갖기만 운전자의 긴장하게 만든다. 반면 르반떼는 이 속에서 안정감을 느끼게 해준다.


잠시 일부 제원을 살펴보자. 서스펜션은 알루미늄으로 제작된 전륜 더블 위시본, 후륜 5링크 사양이다. 여기에 스카이훅(Skyhook)이라는 이름의 가변 댐퍼가 갖춰진다. 에어 서스펜션 특성상 조금은 느슨한 감각을 전해줄 듯하지만 2톤이 넘는 무게를 여유롭게 받아낼 정도로 성능이 좋다. 반대로 부드러울 때는 서스펜션 스트로크가 길다는 것을 쉽게 느낄 정도로 탄력적이다. 하지만 서스펜션을 스포츠 모드로 설정했을 때 계기판 모니터에 출력되는 ‘스포츠 현탄액 모드’라는 말이 어색하다. 뭔가 다른 말로 바꾸길 추천한다.

주행모드를 스포츠 모드로 설정한다. 이때 배기 사운드만 부각되는 것은 아니다. 변속기도 적극성을 띄며 빠른 반응을 확보하며 엔진 역시 반응성을 달리한다. 터보차저가 장착됐지만 가속페달의 미세한 조작에도 움찔거릴 정도의 예민한 반응이다. 흡사 대배기량 자연흡기 엔진을 떠올릴 정도다. 우리 팀 다수는 이런 엔진의 반응성에 높은 점수를 줬다.

참고로 F160 엔진에 장착되는 2개의 터보차저는 모두 싱글 스크롤 구조를 갖는다. 하드웨어적으로 트윈 스크롤 터보차저보다 반응성에서 불리할 수 있다. 하지만 이 엔진은 어떤 터보 엔진보다 빠른 반응을 이끌고 있다. 하드웨어도 중요하지만 어떻게 세팅하는지가 중요하다는 것을 보여주는 예가 될 것이다.


4륜 시스템인 Q4는 다양한 환경서 능동적으로 구동력을 배분한다. 이미 르반떼 디젤에서 경험한 바 있다. 출발은 전후 50:50에서 시작된다. 이후 주행 상황에 따라 40:60에서 30:70 수준을 오간다. 스포츠 모드로 변경하면 20:80 혹은 후륜 쪽으로 보다 많은 구동력이 전달된다. 하지만 정속 주행을 하고 있는 상황이라면 100% 구동력을 후륜에 보내 동력 손실을 막도록 해준다. 물론 이 같은 과정을 계기판 모니터를 통해 확인할 수도 있다.


물론 이렇게 잘 달리는 SUV가 되기 위해 양보한 부분도 있다. 바로 연비다. 페라리 엔진을 달아서일까? 그만큼 연료 통 비우는 속도도 꽤나 빠르다. 시속 100~110km로 정속 주행을 해도 연비는 10km/L 수준에 머문다. 속도를 낮춰 시속 80km에 맞춘다. 이 속도에 맞춰 정속 주행을 하면 기어가 8단이 아닌 7단에 고정된다. 엔진 회전수를 높아지는 만큼 연비도 9km/L 대로 낮아졌다.

다행인 점은 100km/h 이상으로 속도를 높여도 연비가 크게 나빠지지 않는다는 점이다. 다른 모델들은 시속 100km에 접어든 이후 속도를 올릴 때마다 연비가 하락했다. 하지만 르반떼 S는 동일하게 10km/L 대를 유지해 냈다.

그리고 우리 팀이 시행하는 평속 15km 도심 연비 시뮬레이션 테스트에서는 약 6km/L를 보였다. 오토 스톱 덕분에 이득을 좀 봤다. 다양한 주행 환경서 테스트를 진행한 결과 르반떼 S는 8~9km/L 대 연비를 보였다. 물론 시내 주행만 하는 소비자라면 6km/L 미만의 연비를 봐야 하겠지만 종합적인 환경을 감안했을 때, 다시금 고성능 SUV라는 점을 생각했을 때 나쁘지 않은 수준이었다고 정리된다.

다양한 액티브 세이프티 기능을 기본으로 갖췄다는 점도 과거 마세라티와는 다른 행보다. 사실 초기 기블리나 페이스리프트 콰트로포르테 이전까지는 이러한 부분에 소홀했었다. 하지만 이제 정차 및 재출발을 지원하는 어댑티브 크루즈 컨트롤, 차선이탈 경고 시스템, 전방 추돌 경고 시스템, 어라운드 뷰 모니터 등도 갖춰진다. 전방 추돌 경고 시스템은 선생 차와 거리가 급격하게 가까워졌을 때 ‘브레이크!’라고 한글로 된 경고 메시지를 띄우고 경고음을 키워낸다.


르반떼 S는 디젤과 달리 고성능 SUV 르반떼라는 차량의 이미지를 이끌 충분한 능력을 지녔다. 충분한 성능을 발휘하는 파워트레인, 어떤 SUV에서도 느끼기 힘든 핸들링 감각, 여기에 마세라티만의 고급스러움을 담은 실내와 존재감 확실한 배기 사운드까지 갖췄다. 물론 1억 4,600~1억 6,830만 원에 이르는 가격은 부담스럽다. 하지만 가격 부담에 대해 상대적으로 자유로울 수 있는 것이 럭셔리 브랜드만의 특권이기도 하다.

물론 르반떼도 완벽한 차는 아니다. 버튼 조작감이나 다소 거친 마감이 느껴지는 실내 일부분, 3m가 넘는 휠베이스를 생각했을 때 다소 좁게 느껴지는 실내 등은 아쉽다. 하지만 한가지 확실한 점은 르반떼가 현재 마세라티 모델 중 최고의 완성도를 갖는다는 사실이다. 마세라티이기 때문에 이해하고 타야 했던 것이 아니라 누가 타도 만족감을 표현할 차로 거듭났다는 것.

< 오토뷰 | 정리 김선웅 기자 startmotor@autoview.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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