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년 결산] 오토뷰가 뽑은 2016 아쉬운 모델

  • 기자명 로드테스트팀
  • 입력 2016.12.30 13:22
  • 댓글 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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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토뷰가 2016년 한 해 동안 시승했던 모델 중 아쉬운 모델을 뽑아봤다. 해당 모델들 역시 뛰어난 장점들을 갖고 있지만 그보다 치명적인 단점을 갖고 있기에 좋은 점수를 받지 못한 모델들이다. 충분히 좋은 점수를 받을 수 있었기에 더욱 아쉬운 모델. 빠른 개선을 희망하는 마음에 아쉬웠던 모델을 선정했다.(알파벳 순)

BMW X1 : BMW가 만들었다고?

최근 BMW가 예전 같지 않다는 얘기가 종종 들린다. BMW만의 드라이빙에 대한 철학, sheer driving pleasure, ultimate driving machine ? 이건 다 과거형이다. 그럼에도 BMW의 기술력을 의심하지 않았다. 자동차 시장을 선도하는 100년 역사의 프리미엄 브랜드이기 때문이다.

그런데 이번 X1 만큼은 이해하기 힘들다. 마치 잘나갔던 맛집 사장이 돈에 눈이 멀어 맛보다 매출 늘리는데 매진하는 모습이다. 서스펜션 뿐 아니라 차체나 구동시스템 등 전체적으로 실망감이 컸다. 2세대 X1에는 혁신이란 것이 없었다. 비전도 없으며, 심지어 완성도까지 떨어졌다. 남은 것은 단지 BMW 배지 뿐이다.

디렉터의 메시지 : X1은 매우 인상적인 모델이었다. 지금은 단종된 204마력의 X1 xDrive 23d 모델이 기억난다. 그냥 즐거웠다. 오버스펙의 타이어가 엔진을 이겨버리며 어색한 밸런스를 보였을지라도 운전 자체가 즐거웠다. 그리고 일상에서도 편했다. SUV에게 있어선 일상 주행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적어도 이번 모델은 편안함과 성능 모두를 만족시키는 독일 BMW의 작품이 아닌 것 같다. 다시 예전의 BMW로 돌아와주면 안될까?

쉐보레 올란도 1.6 디젤 : 차라리 중형 SUV를 구입하는 것이 현명하다

우리팀은 올란도와 카렌스를 비교해 카렌스가 왜 안 팔릴 수 밖에 없는지 짚어본 바 있다. 하지만 이제 올란도를 추천하기 힘들어 졌다. 가격은 날로 오르는데 상품성이 제자리다. 2011년 이후 5년간 무려 400만원 이상 올랐다. 올란도에게는 모델체인지도, 페이스리프트도 없었다.

올란도의 가격으로 무엇을 살 수 있을까? 넓은 실내공간을 원한다면 쏘렌토를 선택하면 된다. 싼타페를 선택하면 더 저렴한 가격에 7인승 모델까지 고를 수 있다. 르노삼성 QM6는 최고수준의 상품성을 갖는다. 많은 사람이 탑승하는 환경이라면 카니발이 합리적이다. 편안한 가족용 차량이 필요하다면 쏘나타, K5, SM5, 말리부 어떤 것을 선택하더라도 돈이 남을 수도 있다. 올란도가 잘 팔릴 수 있었던 이유는 경쟁모델인 기아 카렌스가 형편없는 완성도, 더 좁은 공간을 가졌기 때문이다. 상대가 못났기 때문에 반사이익을 본 것일 뿐 결코 본인이 이 정도로 몸값을 올릴 정도로 뛰어나지는 않다.

디렉터의 메시지 : 올란도는 좋은차다. 그래! 가격을 얼마 정도 올릴 때까지 참을 수 있었다. 하지만 한국지엠은 기아차와 소비자를 비웃으며 가격을 수직 상승시켰다. 그럼에도 한국지엠을 욕하기 힘들다. 이는 원조의 삽질 때문이니까. 카렌스의 개발자들이 아직도 회사를 잘 다니고 있는지 궁금해진다. 아직 재직 중이라면 이번엔 좋은 가격에 멋진 신차가 나오도록 힘써주시길 바란다. 이제 올란도에게 시간이 얼마 남지 않았다. 아쉽다. 5년만 더 연명할 수 있었다면 4~5천만원대 국산 MPV를 만날 수도 있었을 텐데.

캐딜락 CT6 : 높았던 기대만큼 실망도 컸다

CT6의 가격이 발표되었을 때 매력적인 가격이라 칭찬했다. 하지만 실제 차를 경험하니 매우 비싼차라는 인식이 강해졌다. 우리팀 대부분은 1천만원을 더주고 제네시스 EQ900 3.3T 모델을 택하는 것이 더 낫다는데 의견을 모았다. 제네시스 EQ900이 그만큼 뛰어나서? 아니다. 그만큼 CT6의 경쟁력은 떨어졌다.

어댑티브 크루즈 컨트롤과 자동주차 기능은 정상 작동하지 않았으며, 나이트 비전은 종종 먹통이 됐다. 무선충전 패드는 최신 스마트폰은 지원하지 않았다. 가솔린 모델이지만 진동이 컸으며, 불필요하게 단단한 서스펜션은 주행 중 노면 굴곡에 대한 충격이 그대로 전해졌다. 이밖에 CT6는 세세한 부분서 우리팀에게 지속적으로 지적을 받아야만 했다. CT6는 너무 급히 시장에 나왔다. 큰 차체가 필요치 않다면 CTS는 어떤가? 완성도, 성능 여러 가지 면에서 더 경쟁력이 높다.

디렉터의 메시지 : 아마도 CT6 소비자들은 우리를 원망하고 욕했을 것이다. 하지만 우리팀 누구도 당신들에게 이차를 구입하라 압박하지 않았다. GM은 우리가 테스트한 차의 품질에 문제가 있다는 의견을 내비쳤다. 이에 우리는 재 테스트를 약속하고 해당차에 문제가 없을 경우 바로 잡겠다고 말했다.

피아트 500X : 이도저도 아닌 비싼 소형 SUV

피아트 500X…. 어떤 차라고 설명해야 할까? 우리 팀은 ‘4륜 구동을 갖춘 패션 SUV’라고 말한다. 무엇보다 소비자들을 끌어들일만한 한방이 없다. 오프로더로서 성능이 빼어난 것도 아니고 디젤엔진을 갖췄지만 연비도 나쁘다. 좋은 타이어를 장착해 온로드 성능을 올렸지만 아직 미니 컨트리맨을 따라가지 못한다.

신차인 만큼 피아트 특유의 잔고장 문제에서 자유로운지 지켜봐야 한다. 잔고장 문제는 둘째 치고 극소수의 A/S 센터 문제도 해결해야 한다. 그렇다면 저렴한 가격으로 소비자들에게 어필해야 한다. 하지만 500X의 가격은 4,090만원이다. 300만원을 더 주고 미니 컨트리맨을 구입하는 것이 좋을 듯하다. 그래도 지프의 4륜 시스템이 탐난다? 차라리 지프 레니게이드가 좋은 선택이 될 것이다.

디렉터의 메시지 : 알차장까지 나서 카톡으로 차를 팔겠다고 나섰다. 그는 무슨 죄인가? 그를 믿고 차를 구입한다면 당신은 탕하게 9번 웃게 될 것이다. 피아트 500X는 무려 5년 무이자 할부까지 진행 중이다. 이것이 무엇을 뜻하겠는가? 끝났다는 얘기다.

재규어 F-페이스 : 멋지지만 애매하고 비싼 SUV

F-페이스는 애매하다. 특히 F-페이스S는 추천하기 어렵다. 디자인은 독창적이다. 그만큼 존재감도 있다. 달리기 성능도 수준급이다. 하지만 이것이 전부다. 무엇보다 가격이 문제다. 차량 가격만 1억원이 넘는다. 모든 문제는 여기서 시작된다. 1억원이 넘는 SUV지만 어댑티브 크루즈 컨트롤 조차 옵션이다. 그렇다면 F-페이스만의 독창적인 고급 사양이 있는가? 그것도 아니다. 뭔가 이것 저것 많이 장착한 것 같지만 마땅히 눈에 들어오는 것은 아무것도 없다.

아무리 잘 달린다고 해도 SUV의 한계는 뛰어넘을 수는 없다. 보다 높은 성능을 원한다면 금액을 추가해 카이엔 S 디젤이나 BMW X5 M50d처럼 확실한 솔루션으로 가는 편이 낫다. 그렇다고 브랜드 밸류 측면에서 재규어가 벤츠나 포르쉐를 앞서지도 못한다. 하지만 가격에서는 이들을 앞섰다. 막 나온 신차들은 대부분 높은 경쟁력을 갖는다. 하지만 F-페이스는 가격에 대한 자신감(?)만 갖췄다. 가격 인하가 시급하다.

디렉터의 메시지 : 주행감각이 제법 좋았다. 실내도 그럴싸해 보인다. 좋은차라 생각했다. 하지만 가격을 알고 놀랐다. 아무리 봐도 착오가 있었을 것이다. 누군가의 실수로 2천만원 가량 높게 가격이 잘못 표기되었고 홍보부서에서 이를 확인하지 못한 채 신차 가격을 발표하는 실수를 저질렀던 것이다. 그것 말고는 이유가 없다.

르노삼성 SM6 : 르노삼성의 성공적인 고급화 전략, 부자들을 위한 차

엄밀하게 따지면 SM6는 나쁜 차 까지는 아니다. 하지만 가격이 모든 것을 아쉽게 만들었다. 고급화된 상품은 그에 걸맞은 장비와 성능까지 갖춰야 한다. 하지만 가격을 놓고 봤을 때 상급의 기아 K7, 현대 그랜저 대비 월등한 점을 찾기 힘들다. 어차피 둘 다 성능 추구엔 한계가 있다.

디자인에 중심을 두는 패션카로서 의미가 있다. 하지만 여러 가지 부분에 대한 완성도로 따진다면 차라리 현대 쏘나타가 앞선다. 적어도 여러 부속들이 일정 수준이상으로 조율되었기 때문이다. 사실 화려한 구성이라는 것도 그만큼 높은 가격을 지불해야만 누릴 수 있다. 중형차, 그것도 2.0 자연흡기 엔진을 장착한 차 값이 무려 3,500만원을 넘어서기 때문이다.

디렉터의 메시지 : 가격도 비싸다. 하지만 S-LINK는 정말 졸작이다. 겉만 화려하다. 고속도로에서 공조장치를 조작하려다 사고가 날 수도 있다. 그걸 돈 주고 사야할까? 물론 국내서는 기능성보다 화려함이 먹힌다. 아직도 남들에게 보여 주기식의 차량구입이 시장을 지배하기 때문이다. 후륜 서스펜션도 아쉽다. 초짜들이 말하는 지오메트리는 눈으로 보고 판단할 수 있는 성질의 것이 아니다. 중요한 것은 셋업이며 우리가 알 수 있는 것은 이를 통한 표출되는 결괏값이다. 하지만 이 부분이 아쉬웠다. 차라리 댐퍼의 움직임을 조금 더 자유롭게 만들어 편안함을 강조하는 편이 낫지 않았을까? 하지만 이를 특징으로 받아들인다면 만족도를 높일 수도 있다. 상급 트림의 가격이 아쉬울 뿐 차 자체는 무난하니까.

쌍용 코란도 스포츠 : 대안이 없기 때문에 팔린다. 대안이 없으니…

코란도 스포츠는 국내 유일의 픽업트럭이다. 분명 이런 성격의 차를 원하는 소비자들도 있다. 그리고 이는 판매량이 말해준다. 하지만 특별한 목적(?)없이 접근한다면 만족도가 상당히 낮아진다. 현대 포터나 기아 봉고 같은 본격 화물차 보다 일상 생활서 조금 더 편안한 정도로만 봐야 한다.

그럼에도 차량 가격은 비합리적이다. 상급 트림에 옵션을 더하면 3천만원이 훌쩍 넘는다. 높은 가격 때문인지 쌍용차는 코란도 스포츠의 경쟁모델이 현대 싼타페와 기아 쏘렌토란다. 1년 세금 약 50만 원 정도를 아끼기 위해 3천만 원 넘는 트럭을 구입할 것인가? 코란도 스포츠는 대안이 없었기에 인기를 누릴 수 있었다. 만약 경쟁사에서 픽업트럭을 내놓는다면? 결과는 뻔하다.

디렉터의 코멘트 : 코란도 스포츠에 올랐다. 그리고 생각했다. 액티언 스포츠에서 무엇이 달라진 것인지. 화장만 고쳤을 뿐 본판은 그대로다. 헐거운 차체는 세월의 흔적마저 느끼게 한다. 코란도 스포츠 소비자의 상당수는 트렁크에 탑을 씌운다. 차라리 승차감 좋고 구성좋은 중형급 SUV를 타는 것이 더 합리적이지 않을까?

정리=김선웅, 강현영, 전재휘 기자


디렉터=김기태 P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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