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호타이어의 PS91과 인연을 맺게 된 지 4개월이 지났다. PS91과 함께 달려온 거리는 약 9천 km 내외. 짧은 시간이었지만 다양한 와인딩 도로와 서킷 주행, 그리고 이동을 위한 고속도로 장거리 주행이 주를 이뤘다. 뜨겁기만 했던 여름을 지나 어느덧 첫눈까지 내렸고, 이제 PS91 체험기의 마지막을 남겨보고자 한다.

서킷 주행 이후 PS91에는 어느 정도의 편마모가 발생했다. 특히 전륜 쪽이 더욱 두드러졌다. 빠른 속도로 코너를 돌아나가는 환경이니 당연한 결과다.

그보다 PS91의 이러한 모습을 두고 오토뷰의 외부 패널 간 의견이 엇갈렸다는 점이 재미있다. 아마추어 레이스를 즐기는 한 패널은 PS91이 올라운드 플레이를 감안한 타이어라는 점을 생각하면 마모가 다소 빠르다는 의견을 내놨다. 금호 엑스타 V720과 같이 완벽하게 성능을 추구하는 타이어가 아니라면 내마모성이 중요한데 기대만큼은 아니라는 것이다.

프로 드라이버이자 우리 팀의 객원 패널로 활동 중인 이원일 선수는 새 타이어로 바로 서킷 주행을 한 것치고는 잘 버틴 것이라는 의견을 냈다. 특히 전륜 너비가 225mm에 불과한 상태로 차량의 속도와 무게를 감당했다는 것을 생각하면 오히려 좋은 수준이라고 언급했다. 또, 어느 정도 마모가 진행됐으니 랩타임을 더 단축시킬 수 있을 것이라고 조언했다.

위 이미지는 가장 최근에 촬영한 PS91의 마모 상태다. 현재까지 약 9천 km를 주행하며 3차례 서킷을 방문해 걸쳐 10세션 가량 트랙 주행과 간단한 와인딩 주행까지 겸한 결과다. 이제 마모 한계선 가까이 마모가 진행됐다. 또 트레드 안쪽은 안쪽으로 오목하게 편마모가 발생하기도 했다.

하지만 PS91이 정말 지우개처럼 빨리 달았을까? 그에 대한 답은 “No”라고 말하고 싶다. 오히려 내마모성에서 좋은 평가를 받지 못한 금호타이어의 일부 모델로 인해 전체적으로 이미지가 좋지 못해진 것은 아니었나 하는 생각이다. 미쉐린의 PSS였다면 “이 정도면 오래 버틴거지”라고 말하지만 금호 PS91은 “왜 이것밖에 못 가지?”라고 말하는 것일까?

사실 내마모성은 봐줄만했지만 소음 부분이 아쉬웠다. 편마모가 발생하니 주행 소음이 더욱 커진 것이다. 계측장비를 활용해 수치를 비교해보지 않아도 확연한 차이를 보였다. 이 부분에 대해 금호타이어 연구소에 문의한 결과 일반적으로 편마모가 발생하면 소음이 커지는 것이 일반적이며, 성능 중심의 스포츠 타이어는 보다 부각되는 경향이 크다는 답변을 받았다. 하지만 이 부분이 조금 더 개선됐으면 하는 바람이다. 아니면 소음은 포기하되 보다 확실한 성능 중심으로 방향을 바꾸는 것도 좋을 듯싶다.

지난 7월 29일. 수도권 지역에 갑작스럽게 엄청난 비가 쏟아져 내렸다. 너무나도 뜬금없이 왈칵 쏟아져 내린 비로 도로 위는 빗물로 덮이고 일부 지하주차장까지 물이 차기도 했다.

이때다 싶었다. 이렇게 비가 억수같이 쏟아지는 날이 바로 젖은 노면 제동 테스트를 진행하기 제격인 것이다.

계측 장비를 챙겨 서둘러 밖으로 나선다. 이미 도로는 빗물이 찰랑거릴 정도의 상황. 주행을 시작하니 ‘쏴아’거리는 소리와 함께 빗물을 가르며 앞으로 나가기 시작한다.

일반적인 젖은 노면 상황과 다른 반응이다. 주행할수록 빗물에 대한 저항이 상당히 크게 느껴진다. 반면 타이어 바닥면에서 느껴지는 접지는 일반적인 마른 노면과 큰 차이가 없을 정도다. 뭔가 앞으로 나가는 것이 힘들지만 확실하게 바닥을 밟고 가는 느낌이랄까? 이질감이 느껴졌을 정도다.

주행 속도를 높일수록 저항감은 더욱 크게 느껴진다. 물살을 가르는 소리도 함께 커진다. 이래도 되나 싶지만 어느 때보다 명확한 노면 피드백이 불안한 마음을 달래준다. 정말 물살을 제대로 가르면서 노면에 착 붙어서라도 가는 것일까?

테스트 코스에 도착했다. 여전히 빗줄기는 세찬 상황. 자동차 부품 연구소에서 진행했던 인위적인 젖은 노면 환경보다 물이 더 많은 상태다. 환경은 달랐지만 시속 80km의 속도에서 완전히 정지하는데 이동한 거리를 측정하는 방식은 동일하게 진행했다. 결과는 다음과 같았다.

평균 26.7m의 제동거리를 기록했다. 상당히 짧은 거리다. 그보다 놀라웠던 사실은 빗길에서 급제동을 진행했지만 ‘끼긱’거리는 스키드음을 발생시키며 차량을 멈춰 세웠다는 것이다. 타이어가 빗물은 무시하고 온전히 마른 노면에서 제동력을 발휘한 것만 같은 감각이었다.

우리 팀은 그동안 4계절용 타이어, SUV용 타이어, 겨울용 타이어의 젖은 노면 제동 테스트를 진행했었다. PS91의 젖은 노면 제동성능은 다른 성격의 타이어와 어떤 차이를 보이는 것인지 비교를 해봤다.

현재까지 테스트한 일부 타이어의 젖은 노면 제동 테스트 결과와 비교한 결과다. 테스트 환경과 차량, 타이어의 사이즈까지 모두 상이하기 때문에 절대적인 비교가 아닌 참고용으로만 보길 바란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PS91은 젖은 노면서 인상적일 정도로 짧은 제동거리를 기록했다. 또한 제동시 발생하는 불안정한 거동도 보이지 않았다. 그저 마른 노면처럼 급하고 빠르게 속도를 줄였을 뿐이다. 분명 이부분에 대해서는 칭찬을 아끼고 싶지 않다.

참고로 4계절용 타이어와 겨울용 알파인 타이어의 젖은 노면 제동 감각은 비슷한 수준이다. 적당히 잘 서주지만 젖은 노면이니 만큼 소폭 불안한 움직임도 보인다. SUV용 타이어의 경우 차량의 무게로 인해 보다 밀린다는 느낌이 크게 작용한다. 겨울용 노르딕 타이어의 경우 제동시 별다른 감각이 느껴지지 않을 정도로 젖은 노면에서는 취약한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스포츠 타이어가 젖은 노면 성능이 오히려 기타 타이어 대비 뛰어났다. 스포츠 타이어니까 마른 노면에서만 좋고 나머지는 부족할 것이란 것은 편견이다. 실제 프로 드라이버 이원일 선수 역시 “스포츠 타이어를 장착한 소비자의 경우 빗길에서 유난히 겁을 내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오히려 스포츠 타이어이기 때문에 젖은 노면에서도 일반적인 타이어보다 뛰어난 성능을 발휘한다.”고 첨언하기도 했다.

금호타이어 엑스타 PS91. 어떤 타이어로 설명해야 할까? ‘올 라운드 스포츠 타이어’가 딱 적당한 표현인 듯하다. 누군가는 미쉐린 파일럿 슈퍼 스포츠의 짝퉁이라고 비아냥거릴 수 있다. 하지만 그런 취급을 받기에는 잘 만들어졌다고 평하고 싶다.

적당히 부드러워 승차감까지 만족시키면서 접지력도 좋다. 여기에 단순히 그립만 좋은 것이 아니라 운전자가 한계 파악이 쉽게 할 수 있다는 장점도 갖는다. 이는 스포츠 주행시 안전과도 연관되는 부분이기 때문에 매우 중요한 포인트라고 할 수 있다.

또 있다. 바로 젖은 노면 성능. 물살을 가르면서 접지력을 만들어내는 독특한 경험은 PS91을 장착한다면 누구나 느낄 수 있을 것이다. 여기서 나오는 안정감은 정말 뛰어나다.

마지막으로 가격적인 이점도 꼽을 수 있다. 금호타이어가 경쟁 모델로 꼽고 있는 미쉐린 파일럿 슈퍼 스포츠와 비교하면 동일 사이즈 기준 거의 절반 수준에 해당할 정도로 가격적인 이점이 있다. 성능 중심의 차량으로 일상 출퇴근과 근교 나들이, 스포츠 드라이빙까지 겸하면서 가격적인 이점까지 누리고 싶다면 금호타이어의 엑스타 PS91도 좋은 선택이 될 수 있다.

금호타이어 엑스타 PS91 장점

- 수준급 그립 성능

- 파악하기 용이하게 설계된 한계 성능

- 인상적인 젖은 노면 제동성능

- 동급 수입 타이어보다 저렴한 가격

금호타이어 엑스타 PS91 단점

- 다소 크게 느껴지는 소음

- 동급 국산 타이어보다 높은 가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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