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륜구동 시스템의 역사는?

  • 기자명 뉴스팀
  • 입력 2015.04.23 13:0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4륜구동 시스템이 산을 오르거나 험로를 달리기 위해서만 필요하다는 인식이 희미해지고 있다. 4륜구동 시스템은 이미 SUV의 장르를 넘어 승용차는 물론 고성능 스포츠카에까지 적용되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수입차의 경우 4륜구동 장치를 탑재하고 있는 비율이 높은 편이다.

4륜구동의 개념은 매우 간단하다. 엔진에서 만들어진 동력을 4개의 바퀴로 전달하는 것이다. 최근에서야 급격하게 보급된 듯 하지만 사실 4륜구동 장치의 역사는 자동차 역사와 함께 발전해왔다.

최초의 4륜구동 역사의 시작은 1893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칼 벤츠가 최초의 자동차로 특허를 낸 시기가 1886년이었으니, 10년이 채 지나기도 전에 4륜구동이 모습을 드러낸 것이다.

최초로 발명한 인물은 영국의 엔지니어 브래머 조셉 딥록(Bramah Joseph Diplock)이라는 인물이다. 내연기관이 아닌 증기기관 이동수단을 위한 4륜구동 장치를 만들어낸 것이다. 브래머는 이 개념을 발전시켜 현재에도 사용하고 있는 무한궤도를 발명해내기도 했다.

스포츠카 브랜드 포르쉐의 창시자 페르디난드 포르쉐(Ferdinand Porsche) 박사 역시 최초의 4륜구동 자동차를 만든 인물 중 하나다. 1899년 포르쉐 박사는 전기자동차를 위한 4륜구동 장치를 개발했다. 구조적으로는 매우 간단했다. 각각의 바퀴에 모터를 연결시켜 작동할 수 있도록 한 것이다. 모터를 4개나 사용했기 때문에 당시 기술로 만들 수 있는 가장 빠른 자동차 중에 하나로 꼽히기도 했다.

증기기관과 전기자동차 이후로 내연기관 자동차에 4륜구동 장치가 탑재되기 시작한 것은 1903년이다. 자동차 기술이 발달한 영국이나 프랑스가 떠오를 수 있지만 실제로는 네덜란드서 최초로 개발됐다. 제이콥 스파이커(Jacobus Spijker)과 헨드릭 얀 스파이커(Hendrik Jan Spijker)형제가 제작한 ’60 H.P’라는 모델을 통해서다.

60 H.P는 ‘세계 최초’ 타이틀을 3개씩이나 갖고 있다. 최초 내연기관 4륜구동 모델이자 최초 4개 바퀴 모두 브레이크를 장착한 모델, 최초로 V6 엔진을 탑재한 모델이기 때문이다. 이 차량은 역사적 가치를 인정받아 네덜란드 헤이그 루만 박물관에 전시되고 있다.

4륜구동의 역사는 네덜란드를 지나 미국으로 건너오게 된다. 1905년 펜실베니아주의 티포드(Twyford)라는 회사가 개발에 성공했지만 6대만 만들고 생산을 중단했다. 당시 너무 복잡하고 크기도 컸으며 필요 이상으로 무거웠기 때문이다.

1908년에는 위스콘신에 FWD라는 이름의 자동차 회사가 설립된다. FWD는 4륜구동(Four Wheel Drive)의 약자로, 1만 5천여대의 4륜구동 트럭을 생산했다. 1차 세계대전서의 보급 용도였다. 이후 1931년에는 마몬-해링턴(Marmon-Harrington)社가 개발한 4륜구동 시스템이 포드 트럭에 적용되기도 했다. 역시 군용 트럭으로의 사용 목적이었다.

1907년에는 다임러-벤츠가 데른베르크 바겐(Dernburg-Wagen)을 출시해서 유럽시장에 4륜구동 시스템을 선보였다. 이 모델은 식민지에서 사용할 목적이었다. 이후 1926년에는 벤츠와 BMW가 보다 정교한 4륜시스템을 내놓았고, 1937년부터 여러 차종에 도입되기 시작했다.

그 중 한 모델에 벤츠가 개발한 G5라는 모델이 있었다. 1차 세계대전 패전 후 자국 내 전차개발이 금지되자 대안으로 4륜 자동차를 만들어냈던 것이 G5였던 것이다. 당시로서 획기적인 주행성능을 경험한 미군당국이 개발을 지시했다.

윌리스 오버랜드(Willys Overland)와 아메리칸 밴텀(American Bantom), 포드(Ford)가 입찰경쟁에 뛰어들었고 결국 윌리스가 선택되었다. 포드는 설계도를 이어받아 윌리스 차량의 생산을 돕는 방식으로 방향을 돌렸다. 그렇게 탄생된 것이 바로 짚의 시조가 된다. 1945년에는 민간용으로 개조된 CJ-2A를 발표하면서 최초의 대량생산 4륜구동 자동차라는 타이틀을 남기기도 했다.

종전 후, 미국의 활약을 목격한 영국도 동일한 4륜 자동차를 개발할 것을 지시했다. 미국과 다른 점은 전쟁용이라기보다는 농장에서 사용할 수 있는 산업적 용도에 초점이 맞춰졌다는 것이다. 개발을 담당한 모리스 윌크스(Maurice Wilks)는 종전직후라 철판을 구하기 너무 힘들어서 폐기된 비행기의 알루미늄 몸체를 떼어내 차량을 완성시켰다. 재료를 구할 수 없어 어쩔 수 없이 만든 것이었지만 성형이 쉽고 녹슬지 않으면서 가볍다는 장점을 알게 되었다. 그리고 이를 1948년 암스테르담 모터쇼에 공개했다. 그것이 랜드로버의 조상이다.

1972년에는 스바루가 임프레자의 전신인 레온(Leone)을 통해 일본 최초로 양산 차량에 4륜 시스템을 접목시켰다. 스바루의 4륜 시스템 도입은 아우디보다 8년이나 빠른 기록이었다.

아우디는 1980년 현재의 콰트로 시스템을 개발하고 이를 차량에 이식시킨 아우디 콰트로(Audi Quattro)를 출시했다. 아우디 콰트로는 1981년부터 랠리 경주에 참전해 10번의 경기 중 6번을 우승했다. 스키 점프대를 거꾸로 올라가는 광고는 현재까지 가장 인상적인 자동차 광고 중 하나로 손꼽히고 있다.

최근 들어서는 4륜구동이 험로를 탈출할 때 사용된다는 인식이 희미해진 지는 오래다. 다양한 메이커들이 장르를 가리지 않고 4륜 시스템을 탑재하면서 일반인들에게는 뚜렷한 목적성 보다는 하나의 옵션 정도로 생각해서 선택하고 있을 정도다. 현대자동차도 제네시스를 통해 ‘HTRAC’이라는 이름의 4륜구동 장치를 선보이면서 4륜구동 흐름에 동참하고 있다.

저작권자 © 오토뷰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