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환경 강조하던 유로6 디젤, 알고보니 독성물질 "펑펑"

  • 기자명 뉴스팀
  • 입력 2014.10.21 16: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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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로6 기준 만족으로 친환경 고효율의 이미지를 갖게 된 디젤 자동차. 과거 디젤엔진은 시끄럽고 검은 매연을 뿜어내 트럭이나 SUV만 사용돼왔다. 하지만 현재는 기술의 발전으로 가솔린 엔진대비 높은 연비와 낮은 이산화탄소 배출을 통해 가솔린 하이브리드와 어깨를 나란히 할 정도로 깨끗한 이미지를 갖고 있다.

하지만 실상은 달랐다. 모두 이산화탄소 배출량에 초점을 맞추고 있을 때 독성물질인 질소산화물은 기준치보다 7배나 많이 검출됐다.

독일의 독립 연구기관인 ICCT(Council on Clean Transportation)가 발표한 보고서에 따르면 유럽의 유로6와 미국의 Tier 2 BIN 5 / ULEV II 기준을 만족하는 디젤 승용차의 실주행 배출가스를 분석한 결과 기준보다 7배 높은 질소산화물(NOx)이 검출된 것으로 나타났다.

ICCT는 연구소 내부 테스트가 아닌 실제 주행을 통해 발생하는 배출가스를 측정하는 테스트를 진행했다. 이를 위해 PEMS(Portable Emissions Measurement Systems)라는 이름의 이동식 배출가스 측정장치를 차량에 설치했다.

차량은 6가지 메이커가 만든 15가지 모델을 선정했으며, 차종은 SUV, 세단, 왜건, 미니밴, 해치백 등 다양하게 준비했다. 15개 모델 모두 유로6 혹은 Tier 2 BIN 5 / ULEV II를 만족하는 최신 디젤 모델이다.

테스트는 총 140시간 이상과 6,400km 이상을 주행하면서 측정됐다. 주행 속도에 따라 아이들링(2km/h 미만 주행), 도심(2~50km/h), 교외(50~90km/h), 고속도로(90km/h 이상) 구간으로 나눴으며, 가속 정도는 GPS 신호(9.2W/kg) 기반으로 마일드(Mild)와 스트롱(Strong) 가속으로 나눴다. 이외에 도로 경사 정도를 4가지 부문으로, 배기가스와 냉각수 온도를 3가지로 나눠 테스트를 진행했다.

테스트 결과 15개 차량 중 단 1대만이 유로6 기준을 만족했다. 2대의 차량은 유로5 기준을 통과하는 수준에 그쳤으며, 나머지 12대 차량 모두 이보다 못한 점수를 받았다.

현재 유로6 기준 질소산화물 배출 수치는 80mg/km. 하지만 15대의 평균 진소산화물 배출량은 560mg/km로 기준치의 7배가 검출됐다. 이중 일부 차량은 기준치보다 22배 이상 높은 1,809mg/km를 기록하기도 했다.

또 ICCT는 유럽의 복합연비 측정기준인 NECD(New European Driving Cycle) 공인연비가 실연비와 차이가 2001년 10%에서 2011년 25%까지 늘어났다고 비평하기도 했다.

유럽의 연비측정 방식은 상당부분 비현실적인 것으로 잘 알려졌다. 이번 연구 결과를 통해 제조사들이 인증 과정에서만 가장 높은 연비와 가장 낮은 이산화탄소 및 질소산화물을 발생시킬 수 있는 ‘꼼수’를 썼다는 비판을 피하기는 힘들어 보인다.

자동차의 연소 과정에서 발생하는 질소산화물은 보통 일산화질소와 이산화질소로 구분된다. 이산화질소는 고농도에 노출될 경우 폐기종이나 기관지염 등 호흡기 질환의 원인이 될 수 있기도 하다.

때문에 2012년 6월 세계보건기구(WHO)는 국제암연구소(IARC)의 결론에 따라 디젤 배출가스를 폐암을 유발하는 ‘1등급 발암물질’로 분류한다고 밝히기도 했다. 1등급 발암물질에는 석면, 플루토늄, 비소 등이 포함돼있다. 또 WHO는 디젤 배출가스는 방광암 발생 위험과도 순방향의 연관성을 보였다고 밝힌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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